기업사회공헌 실무자는 무슨 일을 할까? (1) 사회공헌계획수립하기..
기업사회공헌 실무자는 무슨 일을 할까?
No 1. 사회공헌계획 수립하기
Planning, Scheduling, and Controlling
PM(Project Management)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교과서인 해롤드 커즈너 교수의 책에서는 PM을 Planning, Scheduling, and Controlling 으로 설명하고 있다. (참고로 나는 숭실대 대학원에서 1999년~2001년 사회사업을, 2008년~2009년 PM을 전공했다.)
모든 일을 Project 개념으로 일하는 것이 요즘 일하는 방식의 대세이다. 어딜가나 프로젝트란 말이 넘쳐나고, 심지어 다이어트 프로젝트, 연애 프로젝트, 우리아기 키우기 프로젝트, 내 집 마련 프로젝트 등 프로젝트가 들어가지 않는 말을 찾아보기 힘들다.
기업의 사회공헌 실무자들이 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사업에 대한 기획을 하고, 일정을 조정하고, 사업을 운영,관리하는 일을 한다. 말 그대로 기업사회공헌담당자들은 기업사회공헌 프로젝트의 프로젝트 매니저인 것이다. PM 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오늘은 계획수립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한다.
1. 사회공헌활동 계획을 수립하기 이전에 해야 할 일들... 조사하고 학습하고 도움을 청하기..
모든 일이 그렇듯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그러나 계획을 수립하기 이전에 준비해야 할 일들도 만만치 않다. 2010년에 작고하신 리영희 교수님의 경우 국제정세에 대한 신문칼럼 하나를 쓰기 위해 몇천페이지나 되는, 미국의 정부문서를 탐독하신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는 글을 쓰기 위해 70%의 에너지를 자료조사에 투입하고, 20%를 구상, 나머지 10%를 집필에 사용한다고 회고한 바 있다. 그런데, 나를 비롯한 요즘 친구들은 화려한 PPT를 만드는 데 70%, 그것을 만들기 위해 생각하는데 20%, 자료를 조사하고 연구하는데 10%만의 에너지를 쓰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나 부터 반성하고 고쳐야 할 일이다.
어쨋거나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사전조사활동을 해야한다. 기업의 사회공헌 조직에 처음 입사한 사회공헌담당자라면, 우리회사가 그동안 어떤 사회공헌활동을 해 왔는지 철저히 조사해서 현황 파악을 해야한다. 관련된 기업내부의 선배들과 관련부서 담당자와의 인터뷰,각종자료에 대한 취합 정리 및 그동안 협력관계에 있었던 외부 단체들과의 미팅 및 담당자 인터뷰도 빼 놓지 말아야 한다. 특히나 신입으로 사회공헌담당자로 입사했을 경우에는 몇 개월동안에는 그 누구도 당신에게 성과를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한 입사 한 기업에 대한 학습을 철저히 해 두어야 한다. 사전조사활동은 그동안 우리기업에서 어떠한 사회공헌활동을 했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조사와 함께 최근 다른 기업들이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는지, 또,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사회공헌활동은 어떤 것이 있는지 조사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조사를 데이터화해서 본인의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데 기초자료로 활용해야 한다.
기존에 사회공헌활동을 잘 하고 있고, 사회공헌조직이 잘 갖추어져 있는 회사에 입사하는 경우에는 신입 실무자가 맡게 되는 일은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전체적인 계획을 하는 것 보다는, 비교적 작은 규모의 사업의 PM(Project Manager)을 맡는 다 거나 직원들의 사회봉사활동에 대한 담당을 맞는 경우가 많다.
기존에 사회공헌활동을 제대로 한 경험이 없고, 사회공헌조직도 갖추어진 것이 얼마되지 않는 회사에 신입으로 입사했다고 한다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본인이 입사한 회사에 대한 학습과 동시에 본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업사회공헌활동을 잘 하고 있는 다른 회사의 사회공헌담당자를 만나 도움을 청하는 일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어느 대학에서도 기업사회공헌에 대한 제대로 된 전공강의를 하고 있는 학교가 없다. 사회복지, 환경, 교육, 문화 어느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에서 특강이나 전공선택으로 한,두 학기 들은 얄팍한 지식을 가지고 사회공헌 담당자로서 성과를 내려고 덤벼들지 말기를 충고하고 싶다. 먼저 앞서 간 선배들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겪은 노하우에 대해 배움을 청하는데 부끄러워하지 말기를 바란다. 우리나라에도 이미 많은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을 잘 하고 있고, 그 중에도 대기업들은 사회공헌활동만 놓고 보면, 세계 어디에 내 놓아도 부끄러움이 없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사회공헌활동을 잘 하고 있는 기업의 사회공헌담당자를 찾아가 물어보고, 또 물어보고, 반드시 명함을 받아서 스마트 폰에 저장해두라고 권한다.
2. 우리회사의 사회공헌활동의 기본 틀을 '구상'하는 것
우리나라에서 사회공헌을 좀 한다하는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을 조사해보면 다음 네가지 공통 된 사업의 틀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1) 기업 구성원이 참여하는 사회봉사활동 : 보통은 임직원의 자원봉사활동이라고 많이 부르지만, 솔직히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예는 극히 드물고, 대부분 회사의 정책 (연간 OO시간이상 참여 등)에 따라 타율적으로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회봉사활동'이라고 하는 것이 적합한 표현인 것 같다. 어쨋든 기업사회공헌활동에 있어 가장 핵심적이며 많은 에너지와 시간,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 직원들이 참여하는 사회봉사활동이다. 사회복지시설 등과 연계하여 매월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고, 여름철 수해발생시에 단기적으로 수해복구활동을 하는 등 단기성 봉사활동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후에 다시 한번 자세히 이야기를 나눠보기로 하자.
(2) 기업 비즈니스와 연계된 단,중,장기 프로젝트 : 자동차회사는 자동차를 통해, 빵회사는 빵을 통해, 학습지 회사는 학습지를 통해, 건축회사는 건축을 통해 사회공헌활동을 한다. 당연한 이치고 이것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기획하는 가장 기본적인 틀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그리고 잘하는 것을 통해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며, 효과적이다. 회사의 주요 비즈니스분야를 활용하여 단, 중,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활동이다. 이 경우 보통 회사가 단독으로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경우보다는 국내외 NGO나 사회복지단체, 시설 등과 같이 협력하여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후에 다시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3) 소액기부활동 - 회사 임직원의 급여에서 천원미만의 소액이나, 몇천원, 몇만원 단위의 기부금을 사회복지단체에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것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월드비전, 굿네이버스, 어린이재단, 국제기아대책, 아름다운재단, 푸르메재단, 유니세프 등 다영한 국내외 복지 및 구호단체와 결연을 맺는 경우가 많다.
(4) 사회공헌 이벤트 (행사) -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에 연탄나르기, 김장철에 김장하기, 농번기에 농촌일손 거들기 등 지속적으로 하지는 않지만, 매해 시즌이 되면 하는 행사성 활동으로, 실질적인 효과보다는 회사의 홍보활동을 위해 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또는 사회적 이슈를 소재로 하여 캠페인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위의 네가지 기본 틀을 가지고 우리회사에 맞는 사회공헌활동의 기본 틀이 어떤 것인지 먼저 구상해 볼 필요가 있다.
3. 중장기계획 수립
우리 회사가 향후 5년 또는 10년 이내에 사회공헌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수립하고, 그것을 위해 현재 부터 단계적,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계획하는 일로, 구체적인 목표와 투입되어야 할 자원(인력, 예산, 시간 등), 변수와 위험(리스크) 등을 파악하여 계획을 수립하는 일이다. 물론 이것은 한 번 계획을 수립한다고 해서, 고정되는 것은 아니며, 회사의 상황이나, 경영자의 바뀜에 따라 변화 가능성이 크다. 보통 2~3년에 한번씩 중장기 계획을 수정,보완하거나 새롭게 수립하는 것이 보통이다. 중장기 계획을 수립할 때 고려해야 하는 점은, 기본적으로 우리회사가 가지고 있는 중장기 경영계획이나 목표의 틀안에서 사회공헌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며 회사의 향후 5년간 최대 목표가 중국 및 동아시아 시장에 대한 사업확장이 라고 한다면, 사회공헌활동에 있어서도 중국 및 동아시아 시장에 대한 사회공헌계획이 수립되어 있어야 한다.
4. 연간계획 수립
매년 11월 정도가 되면, 내년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 사회공헌조직도 회사조직의 일부분이므로, 회사의 경영기획부서에서 내년 계획과 평가의 툴을 제공한다. 그 툴에 맞게 연간계획을 수립하되, 사회공헌조직내부의 실행계획서는 별도작성이 필요하다. 먼저 수립한 중장기계획의 범위안에서 연간 해야 할 일들의 우선 순위를 정하고, 실현 가능한 목표에서 120% ~ 150% 정도의 범위안에서 사업목표를 수립한 후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운다. 이러한 계획수립은 반드시 혼자서 하면 안되고 팀단위의 업무이다. 만일 회사 내에서 사회공헌담당자가 자신 혼자라고 한다면,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자신이 혼자라고 해도 속해 있는 부서가 분명히 존재하는 데, 그 부서의 선배들에게 계획수립에 대한 조언을 듣고, 그 선배들이 기존에 작성한 사업계획을 철저히 참고하여 사회공헌활동에 맞게 첨삭하면 된다. 연간계획에는 평가지표도 들어가게 되어 있는데, 회사의 경영방식에 따라 다양한 용어의 평가척도가 존재한다. 이건 회사에 입사해서 배우면 된다.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BSC( Balanced Scorecard ) 등 경영계획수립과 평가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 있다면 도움이 된다.
5. 실행계획 수립
연간계획을 수립했다고, 그리고 그것이 통과 했다고 사업을 막 추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회사마다 사회공헌조직에 대한 자율성과 책임성, 부서의 사업 및 예산집행권을 어느정도 부여하는지는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시킬 수는 없지만, 적어도 연간계획서만 손에 들고 사업을 실행하는 경우는 드물다. 연간계획을 수립하면 단위별 사업에 대한 실제적인 사업계획서가 필요하다. 사업개요, 사업목표, 사업효과, 사업내용, 사업일정, 업무분장, 대외협력, 홍보방안, 사업예산, 사업리스크, 평가방법 등이 기재 된 사업실행계획서를 작성하고 1page 분량의 개요서와 각 파트별 내용이 담긴 계획서를 작성하고 상급자의 결제를 얻으면 된다. 이 때 계획서를 다 작성한 후에 상급자에게 마지막에 보고하거나 사전에 관련 부서와 상의 없이, 계획서만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상급자에게 수시로 계획에 대한 상의를 하고, 관련업무부서 (경영기획, 인사, 총무, 예산, 홍보 등) 담당자들과 계획 내용을 공유하여 실행계획이 회사 내부에서 일단 추진하는데 어려움이 없는지 확인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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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 시간에 계획수립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해야 할 것 같다. 굿 나잇... 새로운 일주일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