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anced CSR & ESG

남양유업사태를 지켜보는 기업사회공헌담당자의 마음.... 기업사회공헌활동에서 기업의 사회적책임으로...

Mr Yoo 2013. 5. 8. 21:46

 

남양유업사태를 지켜보는 기업사회공헌담당자의 마음....

기업사회공헌활동의 한계... 그리고...기업의 사회적책임

 

 

최근 벌어지고 있는 남양유업사태를 지켜보면서, 기업사회공헌담당자로서... 이제 우리나라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의 '활동적' 한계가 다가왔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기업의 비리와 불공정거래 등의 악행을 몇몇 주요언론에 막대한 광고비를 지불하고, 담당기자들에게 돈봉투살포와 융숭한 접대로 국민의 눈과 귀를 막았던 시대는 감히 종말을 고했다고 말하고 싶다. (간만에 SNS가 제역할을 한듯... 그리고.. 계속 이어질 특종들을 기대하는 바이다^^)

 

남양유업의 사태는 이미 예고된 사건이었다. 그동안 알면서도 모른 척 했을 뿐...남양유업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영업활동에 있어 대리점과 소매점, 납품업체, 협력업체 등에 대한 불공정행위를 일삼고 있다. 소위 '갑을관계'는 기업간의 모든 영업행위에서 공정하지 못한 형태로 오랜 시간 우리사회에 관행적 악행으로 아주 깊숙히 뿌리박혀있다. 기업과 기업간의 거래뿐만 아니라, 관공서와 민간기업과의 관계, 병원과 제약회사의 관계, 바르고 정직하게 약자를 보호하고 더불어 살아 가라고 교육하는 공간인 학교에서도, 심지어는 기업사회공헌활동에 있어서도 후원기업과 지원단체사이에도 갑을관계가 존재한다..(그동안 내가 몸담았던 기업과 단체들, 그리고 지금 일하고 있는 기업과 협력 중인 관광서와 단체의 관계에 있어서도 정도의 차이일 뿐 '깨끗하다' 라고 말할 수 없다.)  이렇게 우리사회에 만연한 불공정한 갑을관계에 대하여 마치 남양유업만 유독 잘못이 크다라는 식의 감정적 반응과 다분히 일시적인 불매운동은 오히려 근본적인 문제의 핵심을 보지 못하게 하고, 한바탕 난리법석으로 끝나게 할 우려가 있어... 다소 걱정스런 마음이 든다.

 

남양유업의 이번 사건은 향후 기업사회공헌'활동'에 있어서도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 같다.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과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혼용하여 개념없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번 사건으로 인해... 국내 몇몇 대기업에서만 이루어지던 기업사회공헌활동과 기업의 사회적책임의 구분이 보다 구체적으로 이루어지고, 많은 기업들에서 사회적책임에 대한 본격적인 체계적 대응이 시작될 것 같다. 무엇보다 기업사회공헌'활동'만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했다는 식의 기업경영자들의 기업의 사회적책임에 대한 편협한 인식이 깨질 것 같아 반가울 따름이다.   

 

이번 남양유업 사건은 기업이 사회적책임을 다하지 못해서 발생한 문제이다. 기업의 사회적책임, 즉 CSR (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이란 단순히 '기업사회공헌활동'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본 블로그를 통해 수십번 이야기한 바 있지만...) CSR이란 것은 기업의 경영활동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에서 사회적, 윤리적, 공익적 판단기준을 세워 그 기준대로 기업을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2010년 11월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도 기업의 사회적책임에 대해 사회의 모든 조직이나 기업이 의사결정 및 활동 등을 할 때 소속된 사회에 이익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책임을 규정하여 국제표준인 ISO26000을 권고사항으로 제정했다. 구체적으로 산업계, 정부, 소비자, 노동계, 비정부기구(NGO) 등 7개 경제주체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인권, 노동관행, 환경, 공정거래, 소비자 이슈, 공동체 참여 및 개발 등 7대 의제를 사회적 책임 이슈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실행지침과 권고사항 등을 제시하였다. 

 

이제는 단순히 임직원의 자원봉사, 기부행위, 해외구호활동, 사회복지단체지원, 헌혈, 김장이나 연탄나르기 등의 시즌 이벤트, 공익재단의 설립 등 착하고 공익적으로 보이는 몇몇 '활동' 만으로 기업이 사회적책임을 다했다고 여겨지고 평가되어지는 시대는 끝났다고 본다. 이미 수년동안 남양유업과 비슷한 사례들을 겪은 학습 된 소비자들이 '착한 척' 하는 기업들의 '쇼'의 실체를 파악해버렸다. 이제 쇼를 하다가는 SNS를 통해 순식간에 정체가 까발려질 것이다.  이제 더럽고 냄새나는 본체를 가리기 위해 화장하고 향수를 뿌리는 고상한 사회공헌'활동'의 시대는 가고, 화장과 향수를 지우고 본체를 깨끗이 씻고, 체질자체가 거듭나는 기업의 사회적책임 시대가 왔다.

 

기업사회공헌담당자의 한사람으로 눈앞에 다가 온... 아니 이미 우리의 무릎까지 차오른 기업의 사회적책임시대를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맞이할 따름이다..... 이런 기회를 제공해 준 남양유업에 감사인사를 드려야 되나... 는 고민 좀 해봐야 겠다... 쓰고 다시 읽어보니.. 오늘은 쫌.. 오버한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