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기업사회공헌 사업계획을 수립하기 전에....
2016년 기업사회공헌 사업계획을 수립하기 전에....
세상에나.. 2016년 이라니요...!!
2016년.. 공상과학만화에서나 나오던 숫자.. 이제 겨우 한달 열흘만 있으면 옵니다. 제가 대학에 들어가던 해에 태어난 아기들이 벌써 대학을 졸업할 때가 되었다니... 세월이 참 빠릅니다... 오늘은 2016년 기업사회공헌 사업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쫌 해보겠습니다.
몇주째 영국 다녀 온 이야기만 했더니...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고, 영국은 영국이고, 한국은 한국이니까... 영국 얘기는 가끔씩 해도 되지 않겠냐고 지나가며 한말씀 하시는 분들도 있어서... 일단 오늘은 다가올 2016년의 '우리'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Ctrl C 2015 & Ctrl V 2016
저도 요즘.. 회사에서 2016년 사업계획을 짜고 있습니다. 담주까지는 마무리하고 결재 받으려고 하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사업계획수립하는 것이 '재미'가 없습니다.
올초에 새로 오신 위에 임원분이 점잖은 '안전 수비형' 이셔서... 새로운 사업아이템과 조금 도전적인 사업계획을 올렸다가... 보기좋게 모두 '까였습니다'. 오히려 2015년 사업예산보다 몇% 정도 줄여서 사업계획을 올려야 할 상황입니다.
우리회사만 그런게 아니라...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른 회사들도 2016년 사회공헌 사업계획서가... 거의 '컨트롤 C 2015년' & '컨트롤 V 2016년' 으로 가는 분위기 입니다.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옛날 것 똑같이 반복하는 '무사안일 만사태만' 스타일인데... 2016년에는 제가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2016년 우리의 '기업', '사회', '공헌'은 어떻게 될까요?
2016년.. 우리가 하는 일 '기업사회공헌'은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얼마 전 모 복지단체에서 '2016년 기업사회공헌 전망'에 대해 말해달라고 해서, 주제넘게 생각을 좀 해봤습니다.
딱히.. 제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나 실력이 있는 건 아닙니다만.... 부탁을 거절할 상황이 아니어서... 며칠동안 자료도 찾아보고, 책도 읽어보고, 신문도 보고, 잡지도 읽고... 다른 블로거들이 쓴 2016년에 관련된 글들도 읽어봤더니..... 아!.. 암울하더군요...
기업사회공헌은 늘 말씀드리지만.... '기업(주체) + 사회(대상) + 공헌(방법)'의 합성어입니다. 따라서 2016년 기업사회공헌에 대해 예측하려고 한다면.. 당연히 '기업'과 '사회'와 '공헌'에 대한 것을 하나씩 뜯어보고, 나중에는 그것들을 통합해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오늘 블로그를 통해 하나씩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2016년의 기업.... 구조조정과 신사업발굴
기업사회공헌의 주체인 기업의 2016년 전망은 매우 어둡습니다. 이것은 우리기업이나 우리경제가 뭘 그리.. 크게 잘못해서가 아니라... 세계경제 자체가 불황과 저성장이 지속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지난 20년간 세계경제의 엔진과 구동축이 되었던 '중국'의 성장률이 10% 아래로 떨어져 올해 7% 정도에 머무를 것이라고 합니다. 얼마전 11월 초에 발표된 중국의 13차 5개년 계획(예전에 우리나라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같은 것)에서, 향후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연 10% 미만으로 예상한 상황을 가정해서 다른 계획들을 발표하였다고 합니다. 그동안의 5개년 계획이 10% 이상의 고성장을 목표로 했다고 한다면, 이번에는 10% 미만의 성장을 전제로 지속가능한 중국경제의 큰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 합니다.
우리나라 기업은 대부분 수출을 기반으로 먹고 살고 있습니다. 지난 십수년간 중국은 우리의 가장 큰 시장이었습니다.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기업의 수출이 줄어든다는 것이고, 먹고 살기가 어려워 진다는 얘기입니다.
중국정부 또한 중국기업들의 역량을 키워서, 수입을 줄이고, 중국내 기업들의 내수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적극적으로 수출도 확대한다는 명확한 경제정책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습니다. '대륙의 실수' 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낸 샤오미를 비롯하여 .. 가격대비 뛰어난 성능의 중국제품들이 바다를 건너 우리나라로 몰려오고 있습니다.
중국과의 FTA가 성사되야 우리 기업의 수출이 훨씬 수월해 진다고 우리 정부는 FTA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중국경제와 산업의 전문가들은 오히려 한중 FTA가 다시는 건너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셈이라며... 향후 중국제품이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분야와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런 암울한 경제상황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비즈니스의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즉.. 구조조정입니다. 중국과 붙어서 게임이 되지 않을 사업들을 정리하고, 중국과 비교해서 경쟁력이 있거나, 중국 이외의 시장에서 팔릴 만한 것들로 기업의 비즈니스를 재구성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글로벌 경쟁력이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금융산업의 경우는 더 심각해서, 외국의 은행들에게 밀리는 것 뿐만 아니라... 핀테크를 무기로 순식간에 치고나오고 있는 IT기업들에게 눈뜨고 고객을 내주는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 합니다.
기업의 구조조정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만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비즈니스를 하던 사람을 버리고, 새로운 사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쓴다는 것인데.. 어떤 경제 전문가는 IMF이후에 가장 큰 인적 구조조정이 2016년 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기업의 사정이 어려워지고, 임직원들을 무지막지하게 구조조정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일단 많이 주고 보는 숫자중심의 일방적인 자선적 사회공헌활동은 점차 위축될 수 밖에 없어보입니다. 기업이 어려워 지면 기업의 사회공헌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본태적인 한계에 맞닥뜨리는 해가 2016년이 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기존의 자동차, 전자, 반도체, 조선, 석유화학, 중공업, 은행 등 기업사회공헌의 큰손이었던 기업들의 사회공헌은 줄어들겠지만, 반대로 IT, 온라인게임, 연예, 영화, 식품, 여행, 온라인 유통 등 개인의 소소한 소비를 바탕으로 한 기업들의 사회공헌은 어느정도 유지되거나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불황형 소비라고 해서, 사람들이 불황에는 큰 씀씀이(자동차, 가전제품, 집, 럭셔리 관광, 고가의 제품과 의류 등)는 줄이고 대신 개인의 소소한 만족을 위한 일상적인 씀씀이(음식, 음악, 영화, 중저가 의류 & IT제품, 배낭여행, 게임, 온라인 쇼핑 등)는 증가한다고 합니다. 이런 개인중심의 중저가 소비와 관련된 기업들의 상황은 그리 나빠질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입니다.
2016년의 사회..... 선거로 인한 갈등과 혼란의 가중
많은 정치와 사회 전문가들이 2016년 한국사회에 대해 '그동안 한국사회가 경험해 보지 못했던 다양하고 이상한 사회갈등들이 많이 증가할 것이다' 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지난 2015년도 그랬습니다. 지난 주에 있었던 광화문 집회가 그것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이 사회갈등이 증폭되리라고 예측하는 이유는 총선과 대선 때문입니다. 내년엔 국회의원 선거가 있고, 2017년엔 대통령선거가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2016년 우리의 정치판은 늘 그렇듯이 사회의 통합과 안정보다는 갈등과 분열을 조장해서 확실히 자기편과 남의 편을 구분하려고 할 것입니다.
여당이냐? 야당이냐? 하는 정치성향 뿐만 아니라... 지역간, 세대간, 빈부의 차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공공영역과 민간영역, 집주인과 세입자, 고용인과 피고용인 등 사회 전분야에 걸쳐 갈등을 조장하고, 그 폭과 골을 넓히고 깊게 하기 위해 여당과 야당 모두 기를 쓰고 달려들 것입니다.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크고 작은 집회와 1인 시위는 점점 늘어날 것이고, 그것에 대한 공권력의 편파적인 방어와 탄압의 강도는 점점 더 강해질 것이라고 예측됩니다.
TV와 신문 등의 매스미디어들은 어느 편이 자신들에게 유리할 것인지를 판단하여, 공정한 보도보다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편향된 보도를 할 것이라서... 기존의 매스미디어와 시민개인 중심의 SNS미디어가 본격적으로 한판 붙는 해가 바로 2016년이 될 것이라는 것이 미디어 쪽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현재 국회에서 여당이 SNS에 대한 통제를.. 야당이 SNS에 대한 자유를 주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사회의 혼란한 상황은 사람들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증폭시키고, 남의 일에 상관없이 나 혼자 편히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즉.. 사회적으로도 기부, 사회공헌, 나눔, 봉사와 같이 남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다른 사람의 어려운 상황을 돌보는 일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갖지 않게 되는 팍팍한 2016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2016년의 공헌.... 선거에 이용되는 복지와 문화.. 정부의 눈치를 보는 사회공헌
2016년의 사회복지계는 '어르신'에게 '몰빵' 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해 보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그랬던 것 처럼..... 선거가 가까워질 수록 투표율이 높은 어르신들에게 선심성 복지정책과 예산이 몰리게 될 것입니다. 투표권이 없는 아동, 청소년과 투표장에 가기 어려운 중증장애인... 정치에 관심이 없고 투표율이 낮은 청년들에게 돌아갈 복지혜택과 몫은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지역사회복지의 기본 인프라, 안정망을 이루고 있는 지역의 복지관, 복지시설들도 서비스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어르신이 주 대상인 곳은 관심과 예산.. 정치가와 자원봉사자들의 방문이 상대적으로 넉넉해지는 반면.. 아동과 청소년,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복지시설 들은 예산도 관심도 후원도 줄어들 것이라고 봅니다.
이런상황에서 기업 기부금에 대한 아동, 청소년, 장애인 복지시설의 의존도와 후원요청이 늘어날텐데.. 오히려 기업은 사회공헌예산을 줄이거나 현 수준을 유지하는 정도가 될테니..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는 안타까운 상황이 일어날 것이라고 봅니다.
또한 새로운 사회공헌분야로 떠오르고 있는 문화예술의 경우도... 선거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고, 대부분의 문화공연과 예술활동이 정치적으로 활용되거나, 보수성향의 문화재단이나 단체에 기업기부금이 몰리고, 그것도 어르신들을 주대상으로 하는 것이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도 정부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현 정부의 창조경제센터에 수십억에서 수백억의 돈을 이미 쏟아부은 기업들이 있고, 보수언론이 주도하는 통일펀드와 청와대가 주도하는 청년희망펀드에 기업과 총수, 임직원들이 기부금을 내고 있습니다. 결코 자발적인 기부라고 볼 수 없습니다. 이 돈들이 어디서 나오겠습니까... 결국 기업의 사회공헌예산에서 나올 수 밖에 없고, 이렇게 비자발적으로 기부된 자금 때문에 기존의 사회공헌활동이나, 신규로 필요한 사회공헌사업들이 위축될 수 밖에 없습니다.
기업의 연말 기부금이 기존에는 사회복지나 문화예술, 장학중심의 민간단체들에게 돌아갔다면... 이제는 정부주도 사업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습니다. 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현 정부의 정책방향은 사회공헌부분에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미 주요 그룹사와 대기업이 그 방향으로 가고 있고, 내년에는 중견기업과 중소기업도 그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입니다.
암울한 2016년 우리는 어떻게 일하면 좋을까요?
각계 전문가들의 2016년 예측을 모아보았더니, 암울하기 그지 없습니다. '하아~' 하고 한숨만 절로 나옵니다. '기업, 사회, 공헌'... 모든 영역에서 암흑기, 빙하기가 오는 것 같습니다. 사회공헌실무자들이 아무리 용을 쓰고, 전문성을 살린다고 해도... 큰 흐름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일하면 좋을까요?
장기적인 관점과 큰그림....
2016년.. 한발 앞만 바라보면... 암울하기 그지 없고, 일하기 싫어지고, 로또나 당첨되었으면 하는 허망한 바람만 생기지만.... 이럴 때 포기하고 눌러 앉아버리면... 다시 일어나기 쉽지 않습니다. 지나간 시간은 결코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어려운 환경탓만 하며, 의미없이 허무하게 보낸 시간이 가장 후회되는 일이 될테니까요....
기업사회공헌실무자 한사람이 큰 흐름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거슬러 올라기기 위해 헤엄치지 않으면... 헤엄치는 것을 포기하는 그 순간.. 흐름에 떠밀려 저 아래로.. 아래로.. 흘러갈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 당장은 물살이 너무 거세서 앞으로 나아갈 순 없겠지만.... 그래도 심호흡을 하고, 힘을 모으고, 상류로 올라가기위한 몸부림을 쳐야 할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기업사회공헌이 위축되고, 새로운 사업을 하기 위한 예산은 없어지고, 정부의 정책사업에 울며 겨자먹기로 기부를 해야 하는 일들이 벌어지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이 시기를 잘 넘기고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렇게 어려울 때는 그동안 바빠서 못했던, 실력을 키우고, 전문성도 높이고, 공부도 하고, 같은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만나서 생각과 아이디어도 나누고, 위로도 받고....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다시 일어나 뛰어 나갈 수 있는 기초체력을 키우는 그런 시간을 보내는... 그런... 멀리뛰기 위해 힘을 모으는 일들을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멀리보고 큰 그림을 그리는 2016년이 되기를 바라며....
저를 포함한 기업사회공헌실무자 여러분의 건투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