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CSR...
대통령 탄핵과 CSR
기뻐하는 것이 슬픈 현실...
2017년 3월10일 금요일 오전 11시21분.. 사무실의 동료들과 함께 스마트폰의 작은 DMB화면으로 박근혜'전'대통령의 탄핵 결정장면을 지켜보았습니다. 이정미재판관의 입에서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는 결정문이 낭독된 순간... 함께 지켜보던 동료들 그 누구하나 박수를 치거나 기뻐하는 표정을 짓지 않았습니다. 허탈한 쓴 웃음들이 무의식적으로 스쳐지나가고... 잠시 모였던 동료들은 금새 자기 자리로 돌아가 업무에 파묻혔습니다.
순간적으로 지나간 저의 쓴 웃음 속에는 박근혜 '전'대통령이 당선되던 날... 친구와 카톡으로 '야! 진짜 이민가야겠다!' 라는 문자를 주고 받은 일... 세월호 참사 당일의 기억, 팽목항과 진도체육관 현장에서 목격했던 참담한 장면들.... 창조경제 컨퍼런스에 가서 경제부총리의 말도 안되는 발표를 들으며 짜증났던 일... 그 알맹이도 없는 창조경제와 합을 맞추겠다고 CSV를 억지로 갖다 붙인 김장행사를 한 기업에 대해 이 블로그를 통해 쓴 소리를 했다가 늦은 밤 그 회사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았던 일... 미르재단과 K재단 설립과 관련하여 전경련의 연락을 받았던 일.... 등등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유시민작가와 박주민의원이 출연한 탄핵 후 정국에 대한 TV 토론회를 보며... 오늘의 이 상황을 나 스스로 어떻게 정리하고, 이해하고, 기억해야 할까를 고민하다가... 이번 주 블로그 제목을 정했습니다. 대통령 탄핵과 CSR.......이유는.. 나라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원인을 제공한 큰 축의 하나가 'CSR을 제대로 알지도.. 실천하지도 못하고 있는 기업' 들이기 때문입니다.
한국기업의 CSR이 잘 안되고 있는 이유...
한국기업의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제대로 실천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ISO26000의 집행위원장 마틴 노이라이터 교수는 2015년 국내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가하여 이런 인터뷰를 남겼습니다. "한국기업의 폐쇄적인 지배구조, CSR에 대한 이해부족, 그리고 CSR을 실현 할 수 있는 정치, 사회적 환경의 미성숙이 한국 기업의 CSR 실천을 더디게 하고 있다" .....
한국기업의 제왕적 지배구조....
2010년에 발표된 ISO26000을 보면.. 7가지 핵심주제 중 가장 중요한 한 가운데를 떡 하니 차지하고 있는 것이 '조직의 거버넌스'.. 즉 조직의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조직구성의 형태와 의사결정방식입니다. 가운데 위치한 조직 거버너스가 '바퀴의 축'과 같은 역할을 제대로 해줘야.. 나머지 6가지.. 인권, 노동실천, 환경, 공정거래실천, 고객이슈, 지역발전과 기여가 제대로 돌아가고 실천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기업의 크고 작음을 떠너 오너는 제왕적 존재입니다. 기업안에서 회장, 사장님은 대통령보다 더 큰 권력과 통치력을 갖습니다. 그리고.. 그 제왕적 지위를 유지하고 자녀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불법과 편법을 저지르는 것을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불법과 편법이 걸리면... 밖으로는 잘못을 인정하는 척 하면서도.. 내부에서는 재수없어 걸렸다는 생각과 함께 해당업무를 담당한 실무자 개인들의 무능으로 돌리고 책임을 묻습니다.
"기업경영의 목적은 오너 개인의 사익을 추구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라는 피터 드러커 교수의 말은 그저 경영교과서에나 있는 말일까요.... 기업 오너(실제 최대주주도 아닙니다만..)일가의 제왕적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권력과 뒷거래를 하는 일들이 어디.. 우리나라만 그렇겠습니까만은... 오너일가 몇사람의 사치와 안녕을 위해 국가와 사회의 법과 원칙이 무너지고 무시되는 것이 묵과된다면... 아무리 대통령을 탄핵하고 자리에서 끌어내린다라고 해서... 사회의 정의, 기업의 정의가 바로 설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전경련을 탈퇴하면 정경유착이 없어질까요...?
기업이 권력의 호주머니 역할은 한 것이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호주머니 역할을 한 기업이 권력을 좌지우지 한 일이 우리나라에만 있었던 일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국민들이 원하는 정의롭고, 민주적인 사회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권력과 기업의 음성적인 고리를 끊어내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권력과 기업의 고리를 완벽하게 끊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도 안되구요.. 국가권력인 정부와 경제의 주요 주체인 기업은 우리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인데..이 두개가 상호교류와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국가와 사회의 발전을 이루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와 과제는... 국가권력과 기업을 단절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익만 추구하는 부패한 권력'과 경제,사회적 가치창출이 아닌 '제왕적 경영을 유지하기 위한 기업간'의 음성적 관계를 끊고, 정부와 기업이 국가와 사회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양성적으로 협력하는 일을 원활하게 하는 것입니다.
'전경련은 자유시장경제의 창달과 건전한 국민경제의 발전을 위하여 올바른 경제정책 구현과 우리 경제의 국제화를 촉진하고자 합니다.' 라는 전경련 정관 제1조의 내용만 잘 지켰더라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는 않았으리라 봅니다.
전경련만 탈퇴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또는 검찰과 국세청을 통해 엄벌과 무지막지한 과세로 기업을 정부권력 아래 두고 조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정부와 기업이 국가와 사회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협력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대안제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사회의 역할.... 나쁜 기업 앞에도 촛불이 필요하다.
어떤 정치인은 이번 대통령 탄핵이 '촛불과 광장의 승리'이다. 라고 기쁨을 표현했는데... 일면 동의하면서도.. 광장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기 전에 그말을 한 정치인들이 좀더 제대로 일을 했더라면... 이 추운 겨울내내 힘들게 시민들이 나설 일도 없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권력에 대해서만 촛불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기업이 경제적, 법적, 윤리적, 환경적, 사회공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시민사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이 아무리 법을 어기고 잘못을 저질러도... 정부권력은 음성적인 정치자금을 받고 솜방망이로 떼리는 시늉만 하고... 게다가 시민들은 입으로는 나쁜 기업을 욕하면서도 실생활에서는 그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계속 구입한다면... 기업은 준법경영, 윤리경영, 환경경영, 사회공헌... 이딴 것을 할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오직 기업의 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고... 그 피해는 그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구입한 시민들에게 부메랑이 되어 고스란히 돌아올 겁니다.
법치국가 민주사회에서 대통령도 법을 어기면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준 것 처럼... 우리나라 경제를 좌지우지 하는 기업인도 법을 어기면 벌을 받고.. 그 기업이 존폐에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더불어 소비자인 시민들은 5년에 한번 선거로 대통령을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일 매일 일상에서 구입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할 때 투표하는 심정으로 기업을 선택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기업의 CSR을 현재의 1차원적 사회공헌활동에서 2차, 3차원적인 사회책임경영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방법은.. 국회에서 관련법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고, 대통령을 비롯한 행정부에서 기업과 건전한 파트너십을 이루는 정책을 만들고 실천하는 것도 필요하며... 더욱 중요한 것은 소비자인 시민들이 법적, 윤리적, 환경적, 사회공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들의 제품을 선호하고 구입하는 것... 그리고... 그렇지 않은 기업들의 제품과 서비스는 이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부디.. 제발.. 바라건데...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있는 시민들이 말합니다. "대통령 탄핵이 끝이 아니다..이제 시작이다.. 우리사회를 병들게 하는 적폐를 청산하고 정의가 살아있는 법치국가.. 국민의 행복이 우선인 민주사회를 새롭게 세우기 위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 그 개혁 대상엔 반드시.. 기필코.. 기업이 들어가야 합니다.
시민들이 추운 한겨울 광장에서 촛불로 만들어낸 이 절호의 기회가 피터 드러커 교수의 말처럼... 한국의 기업들이 기업의 유일한 존재이유인 사회발전을 위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들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저도 기업사회공헌담당자라는 제자리에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마음이 무거우면서도 가벼운 이 느낌...참.. 묘합니다.
다음 주에 또 뵙겠습니다..... 그리고.....
....... 올 가을......
2017년 CSR 벤치마킹 유럽투어 참가자 모집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2년에 한번 밖에 돌아오지 않는 CSR 벤치마킹투어.. 2015년 첫번째 영국CSR투어를 성황리에 성공적으로 마치고, 올 가을 두번째 벤치마킹투어를 영국과 스위스로 갑니다. 먼저 2년전 영국 다녀온 이야기를 보신 후 신청할까..말까..를 고민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1. 꽃보다 CSR - 영국기업 CSR 벤치마킹투어 첫번째 이야기 (클릭 ☞ 바로가기)
2. 꽃보다 CSR - 영국기업 CSR 벤치마킹투어 두번째 이야기 (클릭 ☞ 바로가기)
3. 꽃보다 CSR - 영국기업 CSR 벤치마킹투어 세번째 이야기 (클릭 ☞ 바로가기)
4. 꽃보다 CSR - 영국기업 CSR 벤치마킹투어 네번째 이야기 (클릭 ☞ 바로가기)
자!! 그러면.. 올해 이 멋진 여행에 함께 가실 더 멋진 분들을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내용을 꼼꼼히 읽어 보시고 마음이 동하면 첨부된 신청서를 작성하여 이메일로 보내시면 됩니다. 신청서와 자세한 문의사항은 이메일 csr_academy@hanmail.net 로~~ 투어 가이드와 진행은 Korea CSR 유명훈대표님과 제가 함께 합니다.
2017_CSR_Europe_Benchmarking_Tour_Plan_ 게시용.pdf
자!! 올 가을에 저와 함께 런던 펍에서 기네스 한잔 하실 분!! 함께 가시죠!!
(★중요!! 저도 똑같이 참가비 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