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anced CSR & ESG

기업사회공헌.. 해외에선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요?

Mr Yoo 2017. 4. 9. 17:07




기업사회공헌..

해외에선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요?


- 캄보디아 프놈펜 출장 후기 -



3박5일 캄보디아 프놈펜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위에 사진은 비가 내리는 프놈펜 Central Market 뒷골목 모습을 찍은 겁니다. 괜찮죠? .. 사진기자를 꿈꾸던 대학생은.. 어느새 사십대 중반 배나온 아저씨가 되어.. 뽀대나는 렌즈가 달린 묵직한 카메라가 아닌..  스마트폰으로 출장사진이나 찍고 있습니다. 인생이 뭐.. 그런거죠  뭐.. 마음먹은데로 되면 재미 없잖아요...^^ 


캄보디아 프놈펜엔 제가 일하는 JB금융그룹의 계열사 PPCB(프놈펜상업은행)가 있습니다. 이번 출장은 PPCB 자체 사회공헌활동 계획을 세우는 일과 앞으로 한국직원들의 캄보디아 해외봉사활동을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해 협의하고 현장방문을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해외출장을 다녀올 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가기전엔 현지사정을 잘 몰라서 고민이고.. 다녀온 후엔 조금 알것 같긴 한데.. 여전히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는 고민이 머리속에 가득합니다. 아무래도 두통이 팔자인가 봅니다.


오늘은.. 프놈펜 출장후기와 함께 기업사회공헌 중에 해외사회공헌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다른 곳에서 같은 것을 할 수 있는 방법...


해외사회공헌사업하면.. P사의 N팀장님이나.. L전자의 K팀장님... 그리고 C재단의 C본부장님이 저보다 수십배 경험도 많고, 내공도 한참 높으시지만 그분들은 블로그를 안하시니... 제가 그분들을 대신(?)해서 몇마디 적어보겠습니다. 그동안 몇몇회사를 거치면서 경험한 저의 해외사회공헌 진출경력은 중국, 북한,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 스리랑카, 베트남.. 정도입니다. 그리 많지 않습니다...^^;;  P사의 N팀장님은 20개국이 넘는다고 하던데... ㅎㄷㄷ


아무튼... 해외사회공헌계획을 세울때마다 고민하는 것이 있는데... 첫번째가 '한국과 전혀 다른 상황에 있는 현지에 어떻게 한국식 사회공헌사업을 실행할 수 있을까?' 에 대한 것입니다...  '현지상황이 다르면.. 현지 상황에 맞게 사회공헌사업을 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왜...한국식 사회공헌사업을 고민하나요?' 라고 '정곡'을 콕!! 찌르는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실무자인 저도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현지에 가면 현지방식대로 사회공헌을.... 그런데 그게 생각대로 잘 안됩니다. 왜냐하면....


왜냐하면... 해외사회공헌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을 해주시는 분들이 한국에 계신.. 현지 사정을 잘 모르는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일하던 회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해외현지에 직업,기술교육을 하는 사회공헌프로그램을 기획하라고 하셔서 현지에 가봤더니.. 실제 현지에선 그 직업이 별로 인기가 없는 직업이었고, 기술교육에 대한 욕구나 필요도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라.. 현지 주재원들도 별 실효성이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 현지사정을 있는 그대로 보고드렸더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성공했던 프로그램이니까.. 한번 밀어 붙이라는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성패를 알 수 있냐면서.... 현지보다는 한국에서 홍보꺼리가 되는 사업을 해야된다고... ㅠㅠ;;  그래서.. 억지로.. 억지로.. 그 바쁜 현지 주재원들을 설득하고 바쁜 손을 빌어서 프로그램을 오픈했는데... 결과는 역시... 교육생 모집이 전혀 되지 않았습니다. 다른 이유도 있었겠지만 현지화를 깊게 고민하지 않은 사업기획이었습니다. 결론은 대실패.. 그것을 지시했던 윗분은.. 모른척... 저만 독박!!





해주고 싶은 것이 아니라... 필요있는 것을 해야 하는데..


국내 기업사회공헌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기업의 업의 특성을 살리고, 비즈니스와 연계해야한다는 미명아래... 해외 현지에 정말 필요한 사회공헌사업을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우리회사가 해주고 싶은 것.. 해주기 편한 것.. 하면 뽀대나는 것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토목,건축회사들이 현지 건설시장에 진출하면서 병원이나 학교를 세워주는 사업을 2000년대 중후반에 많이 했습니다만... 몇년 후 그곳을 가보면 폐허가 된채 방치된 경우를 종종봅니다. 제가 직접 목격한 것도 있지만... 언론기사에서도 자주 봅니다.


국제개발지원과 관련된 세미나에 가보면.. 10년전에도..요즘도.. 한결같이.. 현지 사정을 고려해서, 현지에서 지속가능한, 그리고 현지인들의 자립성을 높여줄 수 있는 지역개발사업을 해야 한다고 다들 한목소리로 말씀하십니다. 그런데..기업사회공헌에서 그런 이상적인 지역개발사업이 잘 안되는 이유는.. 국내기업들이 해외 진출 초기에는 그 국가나 지역에 호감을 얻기 위해 이벤트 중심으로 크게 크게 시작하지만.. 실제 그 이후 지속적인 지원이나 관리가 안되고.... 그 일을 벌린 기업이 현지 진출이나 사업이 계획대로 잘 안될 경우에 기업사회공헌은 뒷전으로 밀리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국내기업의 해외사회공헌은 아무래도 순수하게 자선적인 의도나 지역개발의 목적 보다는 비즈니스 현지진출을 위한 선심성 지원, 이벤트성 지원이 우선이다보니... 현지에서 사업이 잘되고 수익이 잘나면.. 어느정도 유지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예를 들어.. 그 지역의 건축공사가 끝나고 현지 사무실이 철수하면 그 회사가 설립했던 병원이나 학교도 얼마 후 문을 닫는.. 그런 악순환이 현실이라는 겁니다. 기업사회공헌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일까요?





내가 생각할 때는 꼭 필요할 것 같은데.. 현지에서는 다른 걸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할 때...   


캄보디아 같이.. 국가의 전체적인 경제수준이 낮고.. 모든 사회인프라가 부족한 경우.. 기업사회공헌은 어떤 것을 해도 다 필요한 일입니다. 사회공헌에 투입할 수 있는 재원만 충분하면.. 정말 많은 사업을 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 국내기업의 해외 현지 지사 사정은 넉넉하지가 않습니다. 인원과 재원이 모두 부족한 열악한 상황에서 한사람당 서너명의 업무를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사회공헌까지(!)해야 되는 상황이라 더 어렵습니다. 그래서.. 투입재원이 얼마 안들면서도 정말 필요하고, 정말 시급하고, 효과가 오래갈 수 있는 사업을 해야합니다만...그런 대박 아이템을 찾기가 쉽지 않고 사소한 지원 건이라도,  출장간 사회공헌실무자(저)와 현지 지사(주재원), 또는 현지 협력 NGO, 현지 지역주민들의 원하는 바가  모두 다를 수 도 있습니다.


이것도 예전에 있던 회사의 일입니다만... 해외현지에 출장가서 현지 직원들이 봉사활동을 가는 복지시설을 방문했습니다. 제가 보기엔 일년내내 현지 기후가 무지하게 덥고 습하기 때문에.. 복지시설에서 하루종일 생활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천장팬(동남아시아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천장에 달린 큰 선풍기)이나 음식물을 위생적이고 시원하게 보관, 관리할 수 있는 급식용 대형냉장고가 가장 필요해보였습니다. 그런데, 현지 주재원은 그런 고정시설을 해주면 나중에 고장이 나거나 문제가 생기면 귀찮아 진다고... 그냥 책이나, 옷 같은  문제 안되는 것을 선물하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반면... 복지시설 원장님은 업무처리를 위한 컴퓨터가 오래되어 새걸로 교체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물론 다 해주면 제일 좋겠지만..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결론은... 이동 가능한 스탠드형 선풍기로와 주재원의 말대로 책장과 책을 선물하는 것으로 합의를 봤습니다. 앞으로 그 주재원이 계속 사회공헌을 진행할 텐데.. 그 직원의 의견을 가능하면 받아들여주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찌되었건.. 그때 기증한 그 선풍기가 아이들 방에 잘 쓰이고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한번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가 더 중요하다.


작년에.. 저희회사 직원들이 해외봉사활동으로 프놈펜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캄퐁슈프 지역의 중고등학교에 컴퓨터 21대를 기증하고 컴퓨터교실을 만들어주고 왔습니다. 지난 주 출장 때 이곳을 방문해 컴퓨터교실이 잘 운영되고 있는지 현장을 살펴보고 왔습니다. 그동안 현지에서 전해들은 말로는 '운영이 정말 잘되고 있고 아이들이 좋아해서.. 키보드의 숫자판이 다 닳아버릴 지경이다' 라는 것이었는데.. 실상 현장에 가보니.. 컴퓨터 교실은 자물쇠로 굳게 닫혀 있었고... 언제 수업을 했는지 잘 모를 정도로 휑한 상황이었습니다. 


현지 상황을 살펴보니...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최근 프놈펜에 대형 빌딩들이 많이 들어서면서 전기가 프놈펜 시내로 집중되는 바람에, 주변 지역 전기사정이 많이 좋지 않게되었다고 합니다. 날씨가 더울 때나 우기에는 하루에도 서너번 정전되기는 다반사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여름에 큰 빌딩에서 에이컨을 많이 켜면 전기가 부족한 것과 같은 상황입니다. 발전소를 건립하고 있기는 하지만, 10년 정도 걸릴 거라고 합니다.


또.. 그 비싼 컴퓨터의 도난 방지를 위해 창문과 환풍구를 모두 자물쇠로 잘 걸어 놓은 덕분(?)에 환기가 되지 않아.. 수업할 때 내부 온도가 너무 높아져서  교육받는 아이들도 힘들고.. 컴퓨터가 다운되는 일이 계속 발생한다고 했습니다. 또.. 아이들이 컴퓨터를 좋아해서 너무 열심히 하다보니.. 키보드 문자 판이 다 닳아 없어진 건 사실이었는데... 꼼꼼히 살펴보니 원래 현지에서 구입한 자판기 품질이 좋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현지 봉사활동의 최우선 과제는 컴퓨터 교실의 '정상가동' 입니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전원공급, 컴퓨터 교실의 온도를 낮추고 적정한 환기를 위한 천장팬설치와 환기팬설치.. 먼지쌓인 컴퓨터 내부청소와 정비, 교육용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와 문자판이 잘지워지지 않는 키보드로 교체하는 것... 이 중에 안정적인 전원공급을 위해 외부 전원공급방식이 아니라.. 자체 발전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프놈펜 출장을 다녀온 후.. L전자의 태양전지발전기가 자꾸 눈에 들어옵니다. 알아보니.. 캄보디아가 태양발전하기엔 최적이라고 합니다(우리나라 태양발전 가능시간 3.5시간/일... 캄보디아 5.5시간/일).  L전자 K팀장님^^ 저희랑 손잡고.. 좋은 사업한번 하시죠^^ 프놈펜을 제외한 캄보디아 대부분 지역 학교엔 아직 전기가 들어오지 않다고 합니다. 그 어두컴컴하고 그 더운 교실에서 50~60명이 넘는 아이들이 힘들게 공부하고 있는 겁니다. 캄보디아보다 훨씬 밝고 시원한 우리나라 학교 교실엔 환한 LED전등도 있고, 에어컨이나 선풍기도 몇대씩 있는데 말이죠..  캄보디아의 미래를 밝히기 위한 학교 태양전지발전기 보급사업!! JB와 L*가 손에 손잡고!!


어떤 기업들은 해외봉사활동을 갈 때 한번 간 곳은 안가고... 계속 새로운 곳을 찾아간다고 합니다. 혜택을 여러 곳에 나눠주고 싶은 그 의도는 십분 이해가지만... 한 곳을 지속적으로 정해서.. 꾸준히 지원한다면 더 실제적인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요? 한번 주고 마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에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꾸준히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것은 빗물을 받아 저장했다가 사용하는 소위 '적정기술' 설비인데.. 비가 많이 오는 캄보디아 현지에 꽤나 유용하고 쓸모있는 설비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의 한 단체가 10년전에 설치해 주고는 그 이후 한번도 관리를 해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현재는 망가진 후 거의 방치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설명하면... '설치만 해주면.. 그 이후에 관리는 알아서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이런 설비에 사용되는 소모품이나 관리장비를 캄보디아 현지에서 구하기 불가능하고.. 정비 기술도 없고.. 그리고, 새로 교체할 경우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선생님들 인건비도 제대로 못줄 정도로.. 학교 예산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한번 고장나면 대책이 없다고 합니다. 한때.. 적정기술의 심볼이었던 아프리카의 '플레이 펌프'도 같은 처지라고 하더군요...


 



배보다 배꼽이 더 튼 임직원 해외봉사.. 잘 되야 할텐데..


십수년전부터 해외기업사회공헌을 계획하고 진행하면서, 늘 계산이 잘 안나오는 것이 있습니다. 국내 임직원들이 한 사람당 최소 백만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서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비행기를 타고 현지에 가서 사나흘 봉사활동 하고 오는 것이 과연 비용대비 효과가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차리리 그 비용을 현지 지사에 지원해 주고 자체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하게 하면 더 낮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이런 고민에 대해 어떤 사회공헌담당자는 '국내 임직원들이 해외현지에 가보면, 현지 지사에서 어렵게 일하는 것도 알게 되고, 현지 지사 주재원들도 한국직원들이 오면 반갑기도 하고(실제로는 쫌 귀찮다고 합니다만..).. 한국이 이렇게 다른 나라를 도울 수 있을 만큼 발전된 나라가 되었다는 것에 자부심도 느끼고.. 지사의 현지인 직원들에게 모범이 되기도 하고... 무엇보다 그 이후에 지속적으로 그곳을 후원하고 돕는 마음이 생긴다' 고 하는데...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 효과가 있는지 검증도 잘 안되구요... 또.. 그런 효과가 있다고 한들.... 그 큰 비용을 들여서 꼭 가야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왕에 가기로 결정했다면... 최대한의 효과를 볼 수 있도록 '노력'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동시에.. 현지 법인, 주재원, 현지인 직원들이 스스로.. 지속적으로 사회공헌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지원하는 것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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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출장후기는 여기까지입니다. 5월 중순에 진행될 현장봉사활동 상황은 그때 또 전해드리겠습니다. 봄꽃이 만발합니다만 미세먼지 탓에 꽃들도 뿌옇게 보이네요... 미세먼지가 극성인데... 이것도 CSR차원에서 접근한다면 어느정도 해결 가능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싱가포르는 인도네시아에서 넘어오는 매연에 대해 싱가포르에 진출한 인도네시아 기업들에게 부담금을 부과하고, 인도네시아 정부에게 함께 매연을 줄이기 위한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인근 국가들에게 이를 예방하고 방지하기 위한 협력을 하자고 적극적인 호소를 한다고 합니다. 우리 환경부는 뭘하는지.... 


다음 주에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