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anced CSR & ESG

기업사회공헌 파트너십의 변화와 발전

Mr Yoo 2018. 6. 23. 12:18



기업사회공헌 파트너십의 변화와 발전

(산타, 세일즈맨 그리고 닥터)



발표자료 공유


오늘은 지난 주에 기업사회공헌과 관련된 모임에서 발표했던 자료를 '축약'해서 공유합니다. 이 블로그에서 이미 수차례 언급하고 기업사회공헌 아카데미를 비롯해 다른 자리에서 여러번 발표한 내용이지만 다시한번 깔끔하게 정리하는 차원에서 공유합니다 (공유한다고 하면 꼭 원본 PPT를 보내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




기업사회공헌모델의 변화


기업사회공헌(CSC : Corporate Social Contribution)모델은 시혜적 자선활동 중심의 CSC 1.0에서 기업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적 CSC 2.0을 거쳐, 사회문제해결(중장기 변화과제)과 혁신 그 자체를 비즈니스 모델로 하는 CSC 3.0 사회혁신(변화) 비즈니스로 변화, 발전, 확대되고 있습니다.   





CSC 1.0 = 산타모델


대부분의 국내기업들의 현재 수준인 CSC 1.0= 산타모델은 '불우이웃 돕기모델'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원을 더 많이 가진 기업이 자원이 부족하거나 자원으로부터 소외된 개인이나 집단에게 자원을 '주는 것'에 초점에 맞춰져 있습니다. 산타모델의 장점은 '실행의 용이성', 즉 돈(자원)만 있다면 굉장히 실행하기 쉽다는 점입니다. 또한 '신속성' 도 장점입니다. 의사결정만 빨리 이루어지면 하루안에도 뭔가 사업을 기획하고 집행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마지막 장점은 '실패할 가능성이 적다' 는 것입니다. 공짜로 돈과 선물을 주면 싫어할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장점은 반드시 이면에 단점이 붙어 있기 마련입니다. 사업실행의 용이성은 누구나 돈(자원)만 있으면 똑같은 사업을 똑같이 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기업사회공헌의 차별성을 살리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또한 빨리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사회문제나 대상자의 필요나 욕구, 문제를 심층적, 장기적으로 분석하고 다층적, 단계적으로 설계하지 않기 때문에 자원의 효율성, 효과성이 많이 떨어집니다. 이런결과 산타모델은 사회나 대상자의 문제를 근본적, 장기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치명적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기업내 사회공헌조직(별도의 공익재단이 아닌..)을 설치하고 사회공헌사업을 시작한 시기가 1990년대 중반이고 이후 2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사회공헌으로 우리사회가 뭔가 긍정적인 변화를 이루지 못한 까닭은 바로 우리나라 기업사회공헌 모델이 20년전이나 지금이나 '산타모델'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CSC 2.0 = 세일즈맨 모델


전략적 CSR이라고도 불리고, 최근 몇년동안 CSV(공유가치창출)라고 불리웠던 모델이 바로 CSC 2.0 = 세일즈맨 모델입니다. 보통 기업의 업을 특징을 살리고 기업의 특성에 맞춰 마케팅, 홍보 등 PR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설계된 모델입니다. 2000년대 미국기업들을 중심으로 이 모델이 붐을 일으켰고, 우리나라에서 일반 시민들이 가장 좋은 기업사회공헌으로 기억하는 유한킴벌리의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도 바로 이 모델에 해당합니다.


세일즈맨 모델은 설계와 목표자체가 비즈니스 연계성이 핵심이기 때문에, 당연히 비즈니스 연계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PR하기에도 좋고 덕분에 기업의 마케팅이나 홍보 컨텐츠를 제공하는 것도 쉽습니다.


그러나, 이 모델은 PR과 기업이 얻는 이득에 초점이 맞춰져있기 때문에 사회문제나 해결과제가 중심이 아니라 기업중심이 되기 아주 쉽고, 자연과 환경을 파괴하는 기업이 마치 환경보호기업처럼 보이는 착시현상(Green Washing)을 일으킬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소비자들이 인터넷과 SNS로 기업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얻고 공유 할 수 있으며 보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지적수준과 비판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세일즈맨 모델이 등장했던 2000년대 중반과 같은 효과를 얻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CSC/CSR 3.0 = 닥터모델


CSC 3.0 모델은 비즈니스와 사회혁신이 혼연일체가 된 닥터모델입니다. 의사는 환자의 병을 고치면서 동시에 자신의 수입도 얻는 직업입니다. CSC 1.0과 2.0 모델은 기업의 가치사슬인 프로세스, 프로덕트, 프라핏에서 프라핏의 아주 일부분에 해당하는 자원을 가지고 사업을 진행했다고 한다면 (그래서 대상이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충분한 자원을 투입하지 못했습니다.) CSC 3.0 모델은 기업의 모든 가치사슬과 사회적 가치를 결합하는 모델이기 때문에 기업이 비즈니스를 하면서 사회문제도 해결하는 일석이조의 모델이고 따라서 훨씬 더 많은 자원이 사회문제해결에 투입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사회혁신의 방향으로 전환시키고 가치사슬의 기본 목표자체를 사회변화로 가져가기 때문에 산타모델이나 세일즈맨 모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회변화를 기대할 수 있으며, 동시에 비즈니스 효과도 거둘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와 사회공헌사업이 붙어 있기 때문에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차별화되면 당연히 사회공헌의 차별성도 달성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걸 알면선도 못하는 이유는 정말 어렵기 때문입니다. 쉬우면 벌써 모든 기업들이 이걸 하고 있을 겁니다. 어쩌면 어떤 기업들에게는 완전히 실현 불가능한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모델은 기업사회공헌이나 CSR 부서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모든 임직원과 사업부서가 한마음 한뜻을 가지고 동시에 해야하기 때문에 (마치 단체 줄넘기처럼), 누구하나 딴 마음을 먹으면 와장창 무너지기 십상입니다. 따라서 단시간에 뭔가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 그래서 임기가 길어야 2년, 3년 밖에 안되는 월급쟁이 CEO들이 실행하기에는 쉽지 않다는 아주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산타모델 = 파이프 라인 파트너십


산타모델에서 기업과 NGO와의 파트너십모델은 '파이프 라인' 모델입니다. 위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일방적입니다. 기업중심이고 자원의 전달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기업의 이해관계에 따라 자원의 전달양이 정해집니다. 당연히 기업의 편의가 우선입니다. 이 파트너십 모델은 중간단계에서 자원누수가 많고 자원의 공유가 불가능하며 1회성, 소모성 자원이기 때문에 비효율적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급구호, 재난재해지원, 긴급의료/수술지원 또는 1회성 이벤트의 경우는 이 모델을 활용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세일즈맨 모델 = Give and Take 파트너십


세일즈맨 모델에서 NGO들과의 파트너십은 거래관계, 즉 기브 앤 테이크 모델입니다. 기업은 NGO에게 자원(돈,인력,전문역량,인프라 등)을 제공하고 NGO는 기업에게 사업(전문성, 현장성, 책임성, 공신력, 아이템 등)을 줍니다. 이 모델은 기업이 사회공헌사업을 NGO에게 돈을 주고 대행시키는 겁니다. 기업사회공헌현장에서 기업의 '갑질' 문제가 등장하는 것도 바로 이 모델로 사업을 수행하기 때문입니다. 모델자체가 가지고 있는 문제와 한계이기 때문에 이 모델을 고집하는 한 기업사회공헌의 '갑질'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렵습니다.




닥터 모델 = 팀 파트너십, 콜랙티브 임팩트 모델


이상적인 모델이고 아직 세계적으로도 성공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모델이 '팀 파트너십 모델' 입니다. 요즘 기업사회공헌바닥에서 유행어가 된 '콜랙티브 임팩트' 가 바로 이 모델입니다. 수술실에서 의사가 환자를 살리기 위해 여러명의 의료진과 엄청난 집중력을 가지고 수술을 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수술실 모델'로 불리우기도 합니다.


이 모델은 사회문제와 중장기 변화, 발전과제를 가운데 두고 각각의 사회구성체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점과 자원을 동원하는 것으로 기업은 비즈니스와 사회공헌으로 중앙정부는 법,제도와 예산으로 지자체는 지역 행정력으로 언론은 대중의 관심을 유도함으로 시민단체는 시민참여의 플랫폼으로...  각자 장점을 최대한 발휘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어렵고, 넘어야 할 산의 크기가 거의 에베레스트 수준인 모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넘기만 한다면 다른 세상이 열리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언급한 내용들은 위 세 책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관심있으면 꼭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내일부터 다음 주 한주 동안 미국 캘리포니아 벤추라 시티에 있는 파타고니아 본사를 방문합니다. 내가 일하는 기업도 아닌 다른 기업을 일주일동안 방문해서 어떻게 CSR을 잘하고 있냐를 꼼꼼히 살펴 볼 수 있는 기회는 평생 단 한번 밖에 없을 소중한 기회인 것 같습니다. 잘보고 잘배워서 이 블로그에 잘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블로그 찾아주셔서 늘 고맙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