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기업사회공헌담당자의 이직과 경력관리 (Career Management)

by Mr Yoo 2013. 11. 24.

 

 

 

 

기업사회공헌담당자의 이직과 경력관리

 

 

 

취업을 준비 중인 분들이나, 기업사회공헌담당자를 꿈꾸는 분들에게는 오늘 포스팅은 매우 배아픈 글이 될 것 같습니다....양해부탁드립니다.....^^;; (죄송) 

 

연말이 되니... 기업사회공헌담당자들이 여기저기서.. 직장을 옮기고... 대학원에 진학하고... 결혼식도 올리고... 모두들 분주하게... 다가올 2014년과 본인의 더나은 미래를 위해 여러가지를 준비하고 실행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진지 오랜 된 상황에서.. 직장인들에게 주어진 업무를 잘하는 것 만큼 중요한 것이 본인의 경력관리 (Career Management)이다. 요즘 만나는 기업사회공헌담당자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것도.. 현재 직장을 언제까지 다닐 수 있을 것인가? 현재 직장보다 좀더 좋은 여건에서 일할 수 있는 곳은 없을까?.. 지금 직장보다 사회공헌담당자로써 기업사회공헌의 가치를 더 잘 살릴 수 있는 곳은 없을까?   그리고.. 옮긴다면 어디로 옮길 것인가?  다른 회사에서 스카웃제의가 왔는데.. 연봉은 좋아졌는데... 고생할 것 같아서.... 응해야 되나..? 말아야 하나...? .....일을 좀 더 잘하고... 내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대학원에 진학을 해야하는 건가? 만일... 대학원에 진학한다고 한다면 어느 대학원, 어느학과에 가야하나? .....등등등 본인의 진로와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나 또한 이런 경력과 진로에 대한 고민을 정말 많이 했고.. 현재도 하고 있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다. 

 

오늘의 포스팅은 Mr Yoo의 지난 이직경험과 대학원 진학 등을 소개하고...  기업사회공헌담당자로서의 이직과 경력관리에 대해 느끼고 깨달은 바를 나누고자 한다. 

 

 

(표1) Mr Yoo의 파란만장 이직과 대학원 진학현황

 

 

이 표를 그리면서... 블로그에 지나온 직장들의 실명과 연봉을 공개를 해야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이걸 빼면 앙꼬 없는 찐빵... 맥주 없는 치킨이 될 것 같아... 과감히 공개하는 것이니.. 오해가 없으시길 바란다. 남들은 한 직장에서 10년...20년... 30년도 잘 버티고.. 잘 다니고 있는데.. 나는 3년에 한번씩 옮겨 다니는 꼴이라.... 도서관 메뚜기 신세고, 가지에서 언제 떨어질 지 모르는 말라버린 초겨울 낙엽 신세다. ㅠㅠ;;

 

생계형 이직... 현장에서 기업으로... 돈에 팔려가는 건가?

1999년 숭실대학교 대학원 사회사업학과 1학기에 다니던 중.. 특강을 오신 들꽃피는 마을 대표님의 강의에 감동을 받아.. 경기도 안산에 있는 들꽃피는 마을/학교로 대학원 실습을 갔다. 대표님이 실습 2주일 만에 그냥 눌러 앉으면 안되겠냐고 제의를 하셔서... 청소년 그룹홈 생활교사로 사회복지사 일을 시작했다. 가정으로부터 보호 받지 못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한 4년 남짓의 시간은.. 그 이후 내가 사회복지사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어떤 가치관과 기준을 세우고 일해야 할지를 결정해 준 기간이었으며.. 지난 14년간의 직장생활 중에 가장 행복하고 보람있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그 당시는 그룹홈이 아동복지법상 아동복지시설에 포함되지 못했던 시절이라...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운영보조금을 받지 못했었다. 그래서.. 100% 후원금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고.. 당연히 생활교사의 인건비는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첫월급이 30만원이었고.. 그마저.. 후원금이 들어와야 받을 수 있는 형편이라...월급날이 잘 지켜지는 않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와중에 미래에 대한 대책도 없이.. 사회복지사였던 아내를 만나 결혼을 하고 아들을 낳았다. 아들을 낳는 과정에서 예상 외로 병원비가 많이 들어가는 일이 발생했는데... 은행잔고가 없었다. 하나 밖에 없는 아들 병원비도 못내는 아빠가 되면 되겠나 싶어... 결국 그룹홈 생활교사를 그만두고.. 기업복지재단에 입사하게 되었다.

 

생계를 위한 이직... 지금 보다 더 나은 연봉을 위한 이직... 사회복지현장의 상대적으로 낮은 급여로 인해 이직을 고민하는 사회복지사들이 많을 것이다. 특히 생계를 책임질 수 밖에 없는 '가장'이라고 한다면, 그 고민의 정도는 아주 깊을 것이다. 그렇다고 생계를 위한 이직을 고민할 때.. 무턱대고 연봉만 생각할 수 도 없는 일이다. 

 

본인이 아직 '미혼'이거나.. 결혼해도 '가장'이 아니고... 30대 이하이거나... 맞벌이나.. 물려받은 재산 등을 통해 경제적으로 바닥인 상태가 아니라고 한다면... 가능하면 사회복지현장경험을 3~5년 정도는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향후 기업재단이나.. 기업사회공헌담당자로 이직을 하더라도... 사회복지현장경력과 경험은 소중한 자산이 된다. 나 또한.. 지금의 내자리를 유지하며..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원동력은 그룹홈에서 겪은 '산전수전 공중전' 의 경험때문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급여가 낮은 만큼 본인이 열심히만 한다면... 오래동안 일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 알다시피.. 기업사회공헌담당자는 연봉이 사회복지현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스트레스가 많고... '사회복지사의 가치'를 지킬 수 없는 때도 종종있다. 또한 사회복지현장보다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적으며... 다양한 현장 네트워크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알 수 있는 기회도 적다. 직장생활 수명도 짧다... 사회복지학과의 대학생들이나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들이라고 한다면... 첫번째 직장으로 기업사회공헌담당자보다는 사회복지현장의 사회복지사가 낫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갈등형 이직... '일'보다 '사람'이 힘들다. 

기업복지재단에 입사하여.. 실질적인 가장의 역할을 할 수 있을 만큼 월급을 받게 되었다. 아들의 병원비도 댈 수 있게 되었다. 여름휴가에 비행기 타고.. 제주도로 가족여행도 갈 수 있게 되었다. 중고지만 내 이름으로 된 자동차도 갖게 되었다. 사회복지현장에서... 후원금을 받기 위해 후원자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고.. 심지어 어떤 때는 "내가 먹고 살기 위해 그룹홈의 우리 아이들을 팔아먹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는데... 그런 고민이 없어져서 좋았다.

 

후원을 받던 입장에서.. 후원을 하는 입장이 되어보니... '왜...? 기업이나 후원자들이 사회복지시설이나 단체에 선뜻 후원이나 지원을 하지 않는지도 알게 되었다. 사회복지현장을 떠나 기업재단에서 일을 시작하면서..역시.. 무지(無知)와 무식(無識)으로 인한 실수도 많이 하고... 곤란도 많이 겪었다. 사회복지현장에서 4~5년 일하고... 어린나이에 아무것도 모르고... 법인의 사무국장까지 했지만... 사회복지현장과 기업복지재단은 달라도 정말 많이 달랐다.... 선한의지와 사회복지적 가치만 가지고 의사결정을 하고 일을 추진할 수 없었다. 내가 몸 담고 있는 기업의 가치와 기업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3년 동안 기업에서.. 기업을 알아가는 좌충우돌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또 한가지 깨달은 것은 '일보다 사람이 힘들다'는 사실이었다. 기업재단에서 3년의 시간을 일하고... 결국 '사람'에 적응하지 못하고... 직장을 옮기게 되었다.

 

많은 직장인들이 공통적으로 말한다. '일보다 사람이 힘들다'고... 사사건건 트집잡는 상사.. 나를 미워하거나 경쟁상대로만 생각하는 동료... 힘든 일은 나에게만 시키고.. 본인은 생색나는 일만 하려고 하는 바로 윗 선배... 말도 안되는 사업을 하라고 강요하는 임원...  광화문 교보문고에 가면.. 직장내 인간관계 개선에 대한 책들이 수십권이 나와있다. 얼마전 직장내 인간관계와 관련된 신간서적을 잠깐 본 적이 있는데... 그 책의 결론은 이랬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절이 중을 떠날 수는 없다'... 직장내 인간관계 개선과 관련된 대부분의 책들의 마지막 결론은 '이직'이다. 직장이 나의 삶과 행복을 책임져 주지 않는데... 내가 해결할 수 없는 직장내 인간관계 갈등 때문에.. 나의 행복과 삶을 희생할 수 는 없는 일이다.

 

직장내 인간관계 갈등으로 인해 이직을 경험하면서.. 느낀 점은 정도의 차이일 뿐..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힘듦은 어느곳에나 존재하며.. 그 갈등의 50% 정도의 원인은 나에게 있다는 점이다. 어떤 사람은 내가 그렇게 힘들어 하는 사람을 '정말 좋은 직장상사'이다..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반대로 나는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느끼며.. 함께 일하고 있는데... 옆의 동료는 그 사람 때문에 정말 미치겠다라고 머리를 쥐어 뜯을 수도 있다. 사람관계라는 것은 정말 상대적인 것이어서.... 절대적으로 어떤 사람이 좋고 나쁜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또한.. '조직문화'에 의해 인간관계가 정해질 수도 있는데... 기업도 기업마다 '기업문화'가 있다. 오래된 기업, 공공기관형 기업, 금융, 제조, 건설관련 기업일 수록 기업문화가 상명하복.. 보수적인 경우가 많고... 설립한지 얼마되지 않은 기업.. IT나 엔지니어링, 서비스 관련 기업일 수록 기업문화가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경우가 많다. 

 

현재 직장에서 조직문화나 인간관계갈등으로 인해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면... 가슴에 손을 얹고 한번 생각해보자... 그 갈등의 원인이 100% 회사문화나 힘들게 하는 상대방에게만 있을까? 내게도 50% 정도는 '적응의 책임' 있다고 생각하자... 그런데... 개중 정말 아닌 회사와 정말 아닌 사람들도 있다... 전임자들이 3개월도 못 버티고... 줄줄이 그만 둔 역사가 있는 회사라면... 당신이라고 버틸 재주가 있겠는가? 그런 곳은 가지 않는 것이 좋다. 

 

인간관계의 갈등과 부적응으로.... 기업재단에서 사회복지모금회(법정민간단체)로 옮긴 후 나는 정말 재미있게 일을 했다. 직장생활 7~8년차.. 회사에서는 대리급... 사회복지현장에서는 팀장급 정도... 30대 중반의 나이또래가.. 아마 가장 활기차게 일을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상사가 시키지 않아도... 찾아서 일을 했고... 동료가 힘들어 하는 일이 있으면... 내가 대신 그 일을 맡아서 했다. 아침에 가장 일찍 출근하고.. 밤에 가장 늦게 퇴근하고... 가장 많이 현장 출장을 가고.. 가장 많은 프로젝트를 담당해서 일을 했다. 말 그대로.. 에너지가 넘쳤다. 24시간.. 꿈 속에서도 일을하고.. 주말에도.. 일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반면... 일에 대한 넘치는 에너지에 비해.. 내 역량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도 그때쯤이었다.

 

일을 잘하기 위한 공부인가? 나의 명예욕을 위한 공부인가?  

우리나라에서 사회복지와 관련 된 직업만큼 "쓸데(?!)" 없이 가방 끈이 긴 직업이 있을까 싶다.. 가방 끈이 길면... 월급이라도 많아야 할 텐데.. 가방 끈이 긴만큼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도 사회복지와 관련된 직업들이다. 아시다시피...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장사(?)가 잘 되는 대학원이 사회복지대학원이다. 사회복지대학원마다 사람들이 넘친다. 복지시설이나 단체의 팀장급 이상은 어지간하면.. 대부분 대학원을 나왔다. ...어지간한 복지관의 관장님들이나.. 비영리단체의 대표님...사무국장님들은 대개 박사이시거나.. 박사과정을 수료하신 분들이다. 여러사람들로 부터 돌을 맞을 각오로 말하자면... 솔직히 '과잉교육' 이다. 일적인 측면에서만 보면... 학부교육만으로도 업무를 수행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런데.. 사회복지현장에서 직급이 높아지고.. 경력이 쌓이면... 어디 조그만 이름없는 대학이라도  "겸임교수" 명함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시는 모양이다. ..... '명예욕'이다. 

 

나는 학부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회복지일을 하고 싶어서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했다. 실제로 기업사회공헌업무에 있어 사회복지를 대학원에서 공부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기업사회공헌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실무자 중 40~50% 정도가 사회복지를 전공한 사람들인데... 이것은  우리나라 기업사회공헌이 사회복지쪽에 편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그리고 앞으로는 사회복지뿐만 아니라.. 교육, 문화, 환경 분야.. 또는 이 분야들이 복합적으로 결합되어서 기업사회공헌활동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지금 사회복지를 전공하지 않았다고 해서... 기업사회공헌담당자가 되기 위해 비싼 돈과 많은 시간을 들여서 사회복지대학원에 진학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단지... 내가 지금 현직 기업사회공헌담당자이고... 학부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지 않았고... 우리회사의 주된 사회공헌활동분야가 사회복지분야라고 한다면.. 그리고.. 이 업무를 5년~10년 이상 앞으로 쭈욱~ 할 계획이라고 한다면 사회복지대학원에 진학해 공부하는 것도 좋은 자기계발, 역량강화라고 생각한다.

 

내가 모금회에서 일할 때 경영대학원에 진학한 이유는...  모금회에서 수많은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담당자의 역량에 따라서 프로젝트의 성과가 많이 차이가 나는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보고 싶어서였다. 아시다시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국민의 소중한 성금으로 공공복지서비스가 미치지 못하는 사회복지 사각지대에 복지자원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힘들게 모금된 성금을 단순히 사회복지현장에 나눠주는 역할 만 하는 곳이 아니라... 우리사회의 사회문제를 분석하고.. 앞으로 다가올 복지문제를 예측하고.. 그런 분석되고 예측된 자료와 시나리오를 가지고... 사업을 기획하고.. 그것을 실현할 사회복지현장의 민간단체와 시설들을 찾아..  함께 그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 역할을 잘 하기 위해서는 사회현상에 대한 조사와 분석, 빅데이터의 활용, 분석된 자료를 반영한 프로젝트 기획과 관리, 성과평가와 성과평가를 통해 넥스트 프로젝트에 대한 연계 등등등을 잘해야 하는데... 대학원에서 배운 사회복지실천론만 가지고는 모자란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경영대학원에 진학을 했고... 기업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일반화 된 Project Management를 전공하게 되었다.  

 

경영대학원에서 PM을 전공하고.. 기업사람들과 만나서 함께 공부를 하면서.. 기업에 대한 이해를 어느정도 할 수 있었다. 물론 기업재단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기는 하지만... 기업과 기업재단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 별개의 분리된 법인이기도 하지만... 기업쪽에 약간 치우친 민간단체, 비영리단체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기업재단에서 일해보았다고 해서.. 기업에서 일해보았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때 .. 학부에서 이미 사회복지를 공부했고... 향후 "교수님" 소리를 듣고자 하는 명예욕이 별로 없는 현직 기업사회공헌담당자라고 한다면... 그리고... 기업에서 앞으로 오래동안 일하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사회복지대학원이 아닌.. 경영대학원에 진학할 것을 추천한다. 요즘은 오히려.. 사회복지기관이나.. NGO,NPO의 기관장님, 대표님들이 경영대학원에 많이 진학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사회복지단체, 비영리, 민간단체의 발전을 위해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미개척지에 대한 동경... 모험형..개척형... 이직... 인생은 모험을 통해 단련된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추구하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성향이지만... 때론 '미개척지에 대한 모험'을 해보고 싶은 '욕망'이 꿈틀 거릴 때가 있다. 모금회에서 열심히 일하던 때.. 갑자기 어떤 기업에서 전화가 왔다. 우리회사가 사회공헌활동을 본격적으로 해보려고 하는데.. 함께 일해 볼 생각이 없냐고..? .... 말로만 듯던 '스카웃'제의였다. 솔직히 모금회에서 일하는 것이 나쁘지 않았고... 모금회에서 해보고 싶은 일도 많았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도 참 좋은 사람들이어서... 그 제안을 선뜻 받아들이기까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모금회는 내가 아니어도.. 잘 굴러 갈 것이고.. 일 잘하는 사람들도 많아서...내가 그만 둔다고 해도... 별일 없을 것 같았다. 일주일 고민 끝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라는 큰 배에서 내려... 어디로 갈지도 모르는 작은 쪽배에 승선했다. 

 

모험은 쉽지 않았다. 기업재단이 아직 설립되기 전이라.. 전략기획팀에 소속된 나는... 기업재단이나.. 모금회에서 일하던 것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로.. 훨씬 훨씬 스마트하게.. 훨씬 훨씬 훨씬 높은 성과를 내야 했다. 처음 3개월은 정신없이 혼나기에 바빴다. 나는 이곳의 회사원들보다 사회복지경험이 더 많으니까... 그래도 전문성을 살리면.. 어느정도 이 사람들에게 먹힐거라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오히려...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사회와 복지문제에 대해 사회복지사들보다 훨씬 더 "객관적"으로  "균형잡힌"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10년 가까이 사회복지라는 우물안에 갖혀 있던 나에게 바깥 세상은 찬바람이 쌩쌩부는 겨울이었다. 하지만.. 다시 우물안으로 도망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사회복지현장이나 비영리단체에서 5년 이상 일하다가 좋은 근무조건이나 높은 연봉을 바라고... 기업사회공헌쪽으로 이직한 사람들을 만나면.. 대부분.. '역시 돈을 주는 만큼 일을 시킨다'는 말을 한다. 또는... 사회복지현장에서 최우선적으로 여겼던 가치가 기업에서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거나 별로 소용없는 것을 깨달을 때 가치혼란이나 문화적 충격을 받는다고 했다. 나 또한 마찬가지의 경험을 했고.. 마찬가지의 갈등을 했다. 고향을 떠나면 고생하는 법이다...우리동네에서 짱!으로 통했던 방법이.. 다른 동네에 가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될 수 있다.  모험으로 신대륙을 발견할 수도 있지만.. 폭풍을 만나.. 표류하거나... 무인도에서 생을 마감할 수도 있다. 모험에 대한 굳은 각오와 철저한 준비가 없다고 한다면.. 섣불리 모험을 떠나지 않을 것을 권한다. 

 

내 능력은 어디까지일까?  기업사회공헌담당자로서의 "역량시험" 

모금회에서 기업으로 자리를 옮기고... 기업에서 사회공헌담당자로서 일하며.. 재단설립을 진행해서.. 우여곡절 끝에 2년만에 재단을 설립하고.. 다시 1년 반동안 재단의 사업과 조직을 세워가던 중에... 현재 일하고 있는 SPC그룹에서 사회공헌업무와 재단설립을 도와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역시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이제 겨우 재단사업이 자리를 잡고.. 바람을 타고.. 순항을 하려던 찰나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새로운 배를 건조해야 되는 상황인데.....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나.... 함께 일하자고 꼬셔서 불러들인 착하고 순진한 동료들의 얼굴이 머리 속에 스쳐지나가고... 고민의 날들이 계속되었다...... 결국 새로운 모험을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소주 두병 마신 선배의 충고 한마디... "너를 시험해 볼 기회가 있다면.. 놓치지 마라.."... 내가 이 기업에서 일을 잘 했다고 해서... 과연 다른 기업에 가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까? 하는 내 자신에 대한 질문에 답을 찾고 싶었다... 

 

생계를 위한 이직, 인간관계의 갈등과 실패로 인한 이직,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으로 인한 이직.. 그리고... 나의 진정한 능력을 시험해 보기 위한 이직.... 14년 동안 다섯번의 직장을 경험하면서.. 깨달은 바는...

 

1. 평생직업은 있어도.. 평생직장은 없다.

2. 가족의 생계보다 중요한 직업선택의 기준은 없다.

3. 서른살 이전에는 돈보다는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곳이 좋다. 

4. 인간관계는 어느 직장에서나 어렵기 마련이다. 인간관계가 어렵다면.. 50%는 내 탓이다.

5. 조직문화는 나 혼자 어떻게 해본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변하는 게 아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된다.)

6. 명예를 위한 공부가 아니라... 일을 잘하기 위한 공부를 해야 한다.

7. 나의 필요를 채울 곳 보다는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일해야 한다.

8. 우물 밖에 나오면.. 우물 안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9. 나를 시험할 기회가 주어지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10. 모험에는 대가가 따르고.. 대가를 제대로 치루면.. 보물을 얻을 수 있다.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