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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실행단계(4) _ 혁신, ESG 경영 결코 쉽지 않다.

by Mr Yoo 2021. 5. 22.

ESG 경영 실행단계(4)

- 혁신 -

ESG 경영 결코 쉽지 않다.

 

Easy 경영, 동감과 유감

 

"주변의 작은 것도 지키지 못하면서 무슨 거창한 2050 탄소중립이고, 이해관계자의 자본주의를 읊어봐야 공염불 되기 십상이지.' 그러니까 거창한 것 말고, '이지경영'합시다. "

 

지난 5월 10일 우리나라 경제인을 대표하는 단체인 전*련의 부회장이 M경제지에 기고한 '이지경영' 이란 글의 마지막 부분이다. 이지경영은 'ESG 지속가능경영'에서 '이(E)' '지(G)' '경영'을 따서 만든 용어라고 한다. 주변에서 이지(easy)하게 할 수 있는 탄소중립, 기후변화 대응, 환경보호 실천 과제를 지키면서 ESG 경영을 확산시키자는 취지의 캠페인이라고 전*련은 설명하고 있다.

 

나는 이 글을 읽으면서 동감과 유감의 감정이 동시에 일어났다. 개개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고 박수칠만한 글이다. 일상생활에서 아주 쉬운 실천도 안하는 사람들이 탄소중립을 외치고 사회불평등해소를 언급하는 모습을 보면 메스꺼움이 몰려온다. 지구환경보호와 인류 모두의 삶의 질 개선이라는 지속가능발전의 길고 험난한 여정은 누구나 예외 없이 우리 모두 한사람 한사람의 작은 발걸음에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개인이 아니라 전*련 부회장이라는 타이틀로 글을 썼다는 부분에서 나는 '유감()' 이다.  전*련 부회장은 명실공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경제단체의 핵심인물이자 리더라고 할 수 있다. 신문을 통한 공적 발언은 그 무게와 파장을 고려해야만 한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의 ESG 경영 수준은 그가 글에서 언급한 것 처럼, 회사에서 종이컵 안쓰고,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불 끄고, 대중교통이용하고, 종이문서를 없애는 페이퍼 리스 정도의 쉬운(easy) 행동만으로는 해결이 안되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전*련은 우리나라 GDP가 세계 10위라고 자랑하지만, 신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은 OECD 평균 27.2%에 한참 뒤지는 4.8% 밖에 안된다. 전*련은 기업경영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이유로 중대재해발생시 경영자의 처벌기준을 낮춰달라고 계속 요구하고 있지만 산업재해 사망비율에서는 우리나라가 십년이상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언급조차 안한다. 또, 전*련은 글로벌 경쟁력 약화와 경영환경악화를 이유로 비정규직 채용기준 강화, 최저 인건비 상승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지만 그로인해 취업기회가 줄어들고 일자리를 잃은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자살률은 20년째 세계 1위이다.

 

REDIAN

 

전*련은 지난 3월 KRX 산하 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ESG 표준규범안 개정도 반대했다. 전경련은 지배구조원의 ESG 표준 규범안을 "기업규제를 집대성한 버전" 이라고 평하고 "다 지키다간 성장은 커녕 지속가능은 과연 가능할까요?"라는 공식입장을 지배구조원에 전달했다.

 

3월에 기업지배구조원이 제시한 ESG 표준규범안은 지속가능(ESG)경영의 가장 기본이 되는 글로벌 가이드 라인인 ISO26000과 GRI STANDARDS, 파리기후협약에서 협의된 TCFD 등에 기반한 아주, 매우, 가장 기초적인 규범안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기준을 훨씬 더 높이면 좋겠다는 생각인데, 전*련은 이 기본, 기초적인 수준도 '지나친 규제'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전*련의 부회장이 '거창하게 탄소중립을 얘기하지말고 종이컵대신 텀블러나 쓰자'는 이지경영을 얘기한 것이다. 나는 이 글을 보면서 우리나라 기업의 경영자들이나 경영리더들의 ESG 경영에 대한 인지, 인식수준이 어떤지 가늠할 수 있었다. 

 

지속가능(ESG)경영의 출발은 지구환경오염과 사회불평등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바르게 인식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기업 경영자나 기업계 리더들은 환경, 사회문제에 관한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것 같지 않다. 하기야, 아침에 일어나서 기사가 운전해주는 커다란 세단을 타고 회사에 출근해 하루종일 23도를 유지하는 쾌적한 사무실에서 일하다 호텔식당에서 경영진들끼리 모여 점심먹고 저녁에 다시 세단타고 몇십억, 몇백억이 넘는 고가의 아파트와 저택으로 퇴근하는 삶을 사는 그런 사람들이 지구온난화, 플라스틱 폐기물, 사회불평등, 비정규직의 불안, 산재사고의 심각성을 알 턱이 없다. 

 

전*련 부회장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한다는 경제단체의 리더가 ESG를 이지경영으로 몰아간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지속가능(ESG)경영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종이컵 대신 텀블러써서 될만한 일이 절대 아니다. 

 

올 가을엔 전*련이 사절단을 꾸려 미국 MSCI 등을 방문해 우리나라 기업의 ESG 경영 상황을 설명하고 제대로된 평가를 해달라는 요청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으..... 정말...  창피만 당할 것 같아서 벌써부터 쪽 팔린다. CO2 배출 많이하는 비행기타고 미국가지 말고 그 돈과 시간으로 우리나라 기업가와 경영 리더들이 지속가능(ESG)경영에 대해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나 많이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속가능(ESG)경영 실행의 다섯번째 단계 _ 혁신(Innovation)

 

지속가능(ESG)경영의 다섯번째 단계는 "혁신" 단계이다. 혁신단계는 지속가능(ESG)경영이 개별기업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가치사슬 전체로 확산하고 전환하는 단계를 말한다. 혁신단계의 활동은 지속가능(ESG)경영혁신을 위한 가치사슬 기업간의 협력, 공동의 지속가능(ESG) 목표수립과 실행이며, 지속적으로 더 높은 단계를 추구하는 것이다.

 

지속가능(ESG)경영의 필요성을 제대로 인지(1단계)하고 글로벌 가이드라인에 비춰 개선(2단계)하는 단계를 지나 개선의 한계에 부딪쳐 비즈니스 모델의 전환(3단계)을 선언하고 기업의 모든 구성원이 전환을 받아들인 후 지속가능(ESG)경영을 실무현장에서 반드시 해야할 일로 실천하는 내재화(4단계)의 단계에 이르면, 비즈니스 가치사슬 전체를 혁신하는 단계로 이어지게 된다.

 

지금은 하나의 기업이 제품과 서비스를 완전 독립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불가능한 시대이다. 따라서 지속가능(ESG)경영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우리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데 연결되어있는 다른 기업 및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지속가능(ESG)경영을 실천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지속가능(ESG)경영의 글로벌 선두기업이라고 하는 파타고니아 또한 생산협력업체의 사회, 환경 기준을 세우고 관리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일로 삼고 있다. 파타고니아의 ESR(Environment Social Responsibility/파타고니아의 CSR팀)팀의 가장  중요한 과업은 생산협력업체의 ESR을 관리하는 것이다. 

 

서진석

 

파타고니아는 생산협력업체를 선정할때 4가지 기준을 제시한다. (1)비즈니스와 (2)품질부분은 대부분의 기업이 당연히 그렇게 하고 있는 부분이다. 파타고니아는 여기에 (3)사회와 (4)환경 기준을 더했다. 사회는 인권보장과 법 준수 및 임금, 근로시간 등 노동환경의 안전/안정성, 그리고, 정보공개의 투명성과 구성원 관리 등이며, 환경은 환경관리시스템 운영여부, 위험 화학물/탄소배출/에너지/폐기물 관리 등이다.

 

파타고니아는 협력업체를 선정하는 4가지 기준을 2000년대 중반부터 하나씩 마련해왔으며, ESR팀이 본격적으로 조직된 2010년 이후부터는 ESR팀이 협력업체를 선정할때 직접 현장에 가서 실사를 하고 선정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파타고니아가 이렇게 협력업체 선정기준을 까다롭게 제시하고 유지하는 이유는 파타고니아의 비즈니스 모델이 직접생산이 아니라 위탁생산이기 때문이다. 파타고니아 설립 초기인 1970년대에는 봉제공장을 직접 운영했지만, 생산량이 늘어나고 회사가 성장하자 아시아와 중남미에 있는 협력업체들에게 생산을 맡기고 파타고니아 본사는 생산과정에서 제품기획과 디자인만 한다. 따라서, 파타고니아의 지속가능(ESG)경영 철학이 온전히 완성되기 위해서는 아시아와 중남미에 있는 생산협력업체들이 파타고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같은 지속가능(ESG)경영을 해야만 한다.

 

이렇기 때문에 지속가능(ESG)경영은 정말 어려운 것이다. 절대 이지(easy)할 수 없다. 생산협력업체 역할을 하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OECD에 속한 선진국이 아니라 제3세계에 속한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아프리카에 위치해있다. 한국 본사의 지속가능(ESG)경영을 실현하기도 쉽지 않은데, 베트남과 멕시코에 있는 협력업체들의 지속가능(ESG)경영을 신경써야 할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와 인도네시아의 카카오 농장과 팜유 농장도 살펴보아야 한다.

 

Goolge

     

 

박사과정때 파타고니아의 비지니스 가치사슬 혁신에 관한 논문을 쓰면서 한국의 파타고니아 협력업체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나의 인터뷰 질문은 이랬다. 파타고니아의 까다로운 협력업체 선정기준을 유지하면서까지 파타고니아에 납품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 회사의 대답은 이랬다.

 

"첫번째는 파타고니아가 성장하고 있는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나 유럽의 아웃도어 회사들은 거의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데, 파타고니아만 유일하게 매년 10% 이상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웃도어를 생산하는 우리회사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파타고니아에 납품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

 

"두번째 이유는 파타고니아는 한번 계약을 하면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10년이든 20년이든 좋은 관계를 유지합니다. 경쟁업체가 5% 싼 납품 가격을 제시해도 계약을 바꾸지 않습니다. 파타고니아는 납품가격 보다는 상호간에 신뢰를 더 우선으로하는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원재료 단가가 조금 올라도 파타고니아에게 바로 반영해달라는 요구를 잘하지 않습니다. 오래 같이 가는 관계는 아무래도 서로 짐을 나눠질 필요가 있으니까요."

 

"세번째 이유는 우리회사를 애벌레에 나비로 만들어줬기 때문입니다. 파타고니아에 납품하기 이전에 우리회사는 애벌레 수준이었습니다. 나방이 될지 나비가 될지 알지 못하는 기업이었죠. 아마 파타고니아에 납품하지 않고 우리나라 대기업에게 납품했으면 나방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파타고니아에 납품을 하면서 환경경영이나 사회경영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했고, 지속가능경영, 일하기 좋은 기업, 공정무역 등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기준을 만들고 지켜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파타고니아가 앞에서 이끌어주고 먼저 길을 만들어 주니까 우리도 그 길을 따라 갈 수 있었습니다. 매년 미국 본사에서 열리는 생산협력업체 컨퍼런스에 가면 그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굉장히 좋은 정보와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회사도 나방이 아니라 나비가 될 수 있었던 거죠. "

 

"네번째 이유는 파타고니아에 납품하면서 우리회사의 납품 실적이 굉장히 많이 성장했다는 것입니다.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파타고니아를 벤치마킹하는 브랜드와 회사가 많이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우리회사가 파타고니아에 납품하고 있다는 사실을 바이어들에게 알리면 바이어들이 파타고니아를 닮고 싶어하는 회사들을 많이 물어다줍니다. 지난 10년 동안 유럽과 미국에 친환경 의류 브랜드들이 많이 늘었고 그중에 우리회사에서 제품을 만들어가는 회사들이 꽤 됩니다."

 

 

Mr Yoo

 

지속가능(ESG)경영의 완성은 우리회사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우리회사의 제품과 서비스에 연관된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바뀌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완성을 애기할 수 없다. 지속가능(ESG)경영의 완성 단계를 "혁신"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애벌레가 나비로 변하는 것처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뀌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은 기업 홀로 존재할 수 없다. 기업을 기차에 비유할 수 있다. 기차는 레일(선로) 위를 달린다. 레일이 없으면 기차는 움직일 수 없다. 기차의 레일은 두 줄로 이루어져 있는데, 기업으로 치면 한 쪽 레일은 비즈니스 가치사슬이고 또 다른 레일은 이해관계자이다. 이 레일은 시장이라는 침목 위에 설치되어 있다. 시장이라는 침목은 사회라는 기반(대지)위에 놓여져 있다. 그리고 사회라는 대지는 지구환경에 속해있다.

 

따라서 기업이라는 기차가 안전하게 출발해서 목적지까지 잘 도착하려면 지구환경도, 사회도, 시장도, 비즈니스 가치사슬도, 이해관계자도 안정적이어야만한다. 이런 전체적인 관점을 가지고 기업을 경영하는 것이 지속가능(ESG)경영이다. 때문에 지속가능(ESG)경영을 완성하려면 기차만 잘 관리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선로(레일)도 지속가능하게 잘 관리해야 하고 선로가 놓인 기반과 대지 그리고 지구환경도 잘 살펴야 한다.

 

지속가능(ESG)경영의 완성은 기차의 혁신만을 가지고 절대 이룰 수 없다. 100km로 달리던 디젤 기관차에서 300km로 달리는 KTX로 바꾸려면 기차만 바꾸어서는 안된다. 300km를 견딜 수 있는 선로, 침목, 지반 모두를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

 

지속가능(ESG)경영이 그렇다. 기존의 관습과 사고방식을 버려야 달성가능하다. 어떻게든 되겠지하는 안일한 생각, 쉬운(easy) 접근을 가지고 지구온난화, 사회불평등 문제를 대하면 우리의 삶 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보장할 수 없을 것이다. 

 

......................

 

지속가능(ESG)경영의 실천과 실현은 어렵다. 이지경영으로 절대 달성불가능하다. 과연 전*련 부회장님은 이지경영이라도 잘 실천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전*련 부회장님이 기사딸린 세단대신 지하철과 버스로 출퇴근하는 것을 보신 분이 있으면 알려주시면 좋겠다. 

 

Balanced CSR 유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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