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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기업사회공헌의 사회적 역할 - 불평등의 대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by Mr Yoo 2013. 7. 12.

 

 

기업사회공헌의 사회적 역할 - 불평등의 대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미국은 이제 더 이상 수많은 자수성가의 이야기로 대표되는 기회의 땅이 아니라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 되었다. 미국의 국부가 상위 계층에게 집중되는 것은 독점이윤, 즉 일부 최고 경영자들 및 고액연봉자, 금융부분이 차지하는 과도한 부의 집중의 결과라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도 없다. ... (중략)..... 시장은 정치의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정치는 대개 상위 계층에게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시장의 힘이 작용하는 방향을 바꾸는 데는 큰 영향을 미칠 수 없지만, 부자들의 자신들의 독점적 이익추구를 제한하는 것은 우리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이다. 정치를 바로 잡는 데 성공한다면 우리는 충분히 부자들의 독점적이윤추구를 제한 할 수 있다.  (불평등의 대가 / 조지프 스티글리츠 / 52p)

 

부유층은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신념을 형성하기 위한 수단과 자원과 유인을 가지고 있다. 부유층이 늘 싸움에 이기는 것은 아니지만, 이 싸움은 결코 공정한 게임이 아니다.... 힘을 가진 사람들은 형평성과 비효율성을 거론하면서 대중적인 인식을 조작하려 한다. 하지만 이런 대중적인 인식조작의 혜택은 당연히 그들 자신에게 돌아간다. (불평등의 대가 / 조지프 스티글리츠 / 321p)

 

불평등이 점차 심화하면서 모든 것이 시장의 지배를 받는 현상은 부유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삶이 점차 분리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서로 다른 장소에서 일하고 쇼핑하며 논다. 우리 아이들은 서로 다른 학교에 다닌다.... 민주주의는 완벽한 평등을 필요로 하지는 않지만 시민에게 공동체적 생활을 공유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려면 배경,사회적 위치, 태도, 신념이 다른 사람들이 매일 생활하며 서로 마주하고 부딪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서로의 차이를 견뎌내고 이를 놓고 협상하고 공공선에 관심을 쏟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결국 시장의 문제는 사실상 어떻게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싶은가에 관한 문제다. 모든 것을 사고 팔 수 있는 사회에서 살고 싶은가?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고 돈으로 살 수 없는 도덕적, 시민적 재화는 존재하는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마이클 샌델/275~2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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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평등하고, 누구든지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경제적 의미가 큰) 할 수 있는 나라인 줄 알았던.. "미국"에서 연이어 "불평등"에 대한 두 권의 책이 태평양을 건너 날아왔다. 올여름 기업 CEO들과 국회의원, 청와대 비서진, 고위공무원들의 휴가에 동반 될 책들이라고 언론에서 떠들기에 사서 읽어 보았다. 밑줄을 긋고... 몇주동안 두 권을 비교해 읽으면서... 내가 서 있는 자리.. 기업사회공헌과 두책을 연관시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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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사회공헌은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 할 수 있는가?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2012년 우리나라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에 사용한 금액은 5조원(현물도 포함되어 있으니.. 실제 현금은 훨씬 못미치라 생각된다.) 이라고 한다. 같은 해 정부예산이 325조4,000억원이었으니... 정부예산에 비하면 1.5% 밖에 되지 않는다.  복지예산이 92조원이었으니.. 복지예산과 비교해도 5%에 지나지 않는다. 즉... 단순히 산술적인 면에서만 보면..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여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불평등의 문제를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해소하거나 해결할 수 없다는 단순한 결론에 이를 수 있다. 기업사회공헌실무자 입장에서 보더라도 기업들이 사회공헌을 하는 이유가 사회적 불평등 해소에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의 양과 수준을 아무리 높게 본다고 하더라도... 기업사회공헌을 통해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기란 절대 불가능하리라고 본다. 

 

그렇다면.. 기업사회공헌의 사회적 역할은 뭔가?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복지, 교육, 문화, 환경 등 다방면에 걸쳐 다양한 활동을 하는데.. 기업입장에서 보면..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이유는 '기업의 지속적 성장과 원활한 경영활동'을 위해서이다. 쉽게 말하면.. 기업의 이익, 장사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이다. 기업사회공헌을 통해 기업의 이미지가 좋아지고, 기업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 결국 기업의 성과는 좋아지고.. 기업은 망하지 않고 계속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  만일 기업사회공헌이 기업의 성장이나 경영활동에 지속적으로 방해가 된다면.. 사회공헌활동을 할 기업은 하나도 없다고 본다. (사회적목적자체를 위해 설립한 사회적기업은 번외의 이야기이다.) 기업이 사회공헌을 하는 이유가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사회적으로 볼때 '기업사회공헌의 사회적 역할은 뭘까?' 사회학과 교수님들이 이런 연구를 쫌 해주면 좋겠다. 

 

기업사회공헌의 사회적 역할 - 노블리스 오블리주 ?

노블리스 오블리주라는 말의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가장 유명한 일화는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전쟁 당시 칼레의 시민 중에 귀족계급의 사람들이 칼레시의 함락을 눈 앞에 둔 상황에서, 일반 시민들을 대신해 적진에 목숨을 바치려고 했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EBS 지식채널 칼레시민의 이야기 ☞ 클릭) 즉.. 귀족, 특권계층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대의와 타인을 위해 자신들을 희생한다는 의미에서 사용된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우리나라에 와서는 너무 값싸게 사용되고 있는 것 같다. 특히나 신분제사회가 아닌 우리나라에서 기업오너, 국회의원, 고위공직자, 교수 등이 자신들의 선의적 행동을 '노블리스 오블리주' 라고 부르는 것은 스스로를 특권층으로 규정짓는 것으로.. 그들의 행동이 아무리 선의적이었다고는 하나.. 근본적으로는 본인들이 우리사회의 계급차이와 분리를 인정하고.. 우리사회의 특권층의 존재를 스스로 확인해 주는 즉, 사회적 불평등을 조장하는 언행을 일삼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런의미에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노블리스 오블리주라고 보지 않는다. '노블리스 오블리주' 는 적어도 사회적 부와 권력을 가진 자들이 본인들의 부와 권력, 특권을 '포기'하고 남을 위해 '희생' 해야 하는 것이 동반되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기업의 사회공헌은 '특권의 포기'도 '자기의 희생'도 없기 때문이다. 기업 순이익의 몇%를 사회에 환원하고, 임직원들이 근무시간에 몇시간을 내어 실제 도움이 되지도 않는 시간 떼우기 식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결코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아니다. 거대자본이 돈을 더 잘 벌 수 밖에 없는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대기업들이 번 돈의 아주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도박판에서 돈을 휩쓴 타짜가 도박 초짜인 패자에게 선심쓰듯 "개평"을 조금 주는 것에 불과하다고 본다.

 

기업사회공헌의 사회적 역할 -  사회변화와 혁신에 참여

필립코틀러의 최신 저서 '굿워크 전략'에서 초창기 기업사회공헌은 단순 기부, 즉 어려울 때 나타나 책사주고, 밥사주고, 학비대주는 '키다리아저씨' 역할이었다고 했다. 그러다가.. 조금 영악해진 기업들이 기업사회공헌을 마케팅의 수단과 경영전략(여기에서 전략적 사회공헌이란 말이 생겼다)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는데.. 그것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만들어 주고, 비싸게 컨설팅을 하고.. 책을 써 부자가 된 양반이 바로 '필립 코틀러 (하버드대 교수)' 본인다. 그 단계를 넘어.. 기업자체에 대한 변화보다는.. 1980년대 이후 기업을 새롭게 설립한 새로운 종의 '벤처 기업가 (벤처기업가들이라고 해서, 모두 선의를 가진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돈지랄 하는 벤처기업가들이 더 많다.)' 들에 의해 기업의 본래의 목적인 영리추구를 '넘어서' 사회적 변화를 위해 기업을 설립하고, 그 이익을 가지고..  또 새로운 사회변화를 일으키고자 하는 '변종기업(인)'들이 등장했다. 현존하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공익재단을 운영하고 있는 빌게이츠가 바로 그 대표적인 예이다. 단순히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 뿐만 아니라... 기업의 생산한 상품, 서비스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그런 기업들의 예를 보기 원한다면.. 필립코틀러의 책을 한번 보시면 좋을 것 같다.

 

기업 이익 추구를 위해 시장독점, 불공정행위, 환경파괴, 불법, 인권무시를 일삼던 기존의 전통적인 기업(그것의 면죄부를 받기 위해 사회공헌활동을 하는)에서, 반대로 시장공유, 공정무역, 환경보호, 준법, 인권보호를 외치며 그것 자체를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로 활용하는 변종기업의 등장은 기업사회공헌의 패러다임 전환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장사하고 이익을 남겨서.. 그 이익의 일부를 선심쓰듯 좋은 일에 쓰며.. 이것이 바로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주라고 자화자찬하던 시대는  가고 있는 것 같다. 본 블로그를 통해 여러차례 강조하고, 지겹도록 이야기한 바 있지만.. 기업사회공헌의 시대는 가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시대가 온 것이다. 더 나아가 기업이 생산하는 상품과 서비스 자체를 소비자들이 구매하고 이용함으로써 통해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불평등을 해소해나가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기업이익의 일부환원이 아닌.. 기업이 생산한 상품과 서비스 자체가 사회의 변화, 불평등의 해소가 되는 시대

이제 앞으로의 기업사회공헌은 사회복지사나 NGO에서 일하던 사람들 몇몇을 고용하여, 임직원 자원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연말에 김장을 하고, 연탄을 나누고, 복지단체나 교육, 문화, 환경단체와 캠페인을 하고 이들의 사업에 자금줄이 되는 단순한 것이 아닌, 기업의 모든 총력을 동원하서  생산하고 개발한 상품과 서비스 자체가 사회공헌이 되어, 소비자가 그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고 이용할 때 마다 사회문제가 해결되고 점점 가속화되어가는 세계적 불평등 현상을 해소 할 수 있게 발전할 것이라 본다.

 

연탄을 나누는 대신, 연탄보다 훨씬 싸고 환경에도 좋은 대체 에너지 기술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일년에 한번 어설프게 만들어 쉽게 쉬고 삮아 빠지는 기업의 임직원들이 만들어 주는 김장김치 대신.. 실시간 무선통신과 SNS, 스마트폰 앱을 통해.. 먹지 않아 김치냉장고에서 잠자고 있는 수많은 가정의 맛있는 김치들이 바로 이웃에 있는 홀로 계신 어르신들께 전해질 수 있는 공동체적 커뮤니티 서비스들이 개발되어질 것이다. 교통체증을 해결하고 에너지가 자가 발전되는 교통수단이 발명될 것이다. 장애인들을 소외시키던 기존의 상품과 기술, 서비스들이 사라지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기술과 디자인, 서비스들이 생산될 것이다.

 

소비자들은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적극적으로 환원하는 기업의 제품도 선호하겠지만, 제품의 구입자체와 사용자체가 사회공헌이 되는.. 그래서.. 소비자가 구매와 사용행위자체를 통해 본인도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는 참여의 자각을 할 수 있는 제품을 구매하게 될 것이다.  이제 기업사회공헌활동은 몇몇의 기업사회공헌담당자만의 업무가 아니다. 기업이 미래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사회적변화, 사회적가치에 대한 생산을 기업이 전 역량을 동원하여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로 나타내 주어야 할 때이다. 그것이 미래의 기업사회공헌이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기업사회공헌의 사회적역할이다. 

 

 

 

 

참고 현대자동차의 광고 - 한번 보시길..

클릭 ☞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UlpgNAjDzO8)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