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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2023년 ESG 전략 수립에 고려해야 할 요소들...

by Mr Yoo 2022. 11. 6.

 

2023년 ESG 전략 수립에 고려해야 할 요소들...

 

계획은 전략이 아니다.

 

전략경영(Strategy Management) 분야의 현존하는 대가 중에 한 사람인 토론토 대학의 로저 마틴(Rorger Martin)교수는 얼마 전 HBR 유튜브 채널에서 "계획은 전략이 아니다. (A Plan is Not a Strategy)" 라는 제목의 강연을 했다. 그는 대부분의 기업과 조직들이 (일상적인) 목표, (현존하는) 실행 조직, (가용 가능한 범위 내의) 예산 등의 요소들을 '안전한 범위' 내에서 끼워 맞춘  '계획'을 수립한 후 '전략'을 세웠다는 착각에 빠진다고 설명했다. 

 

"계획은 전략이 아니다" 라는 말은 어지간한 전략경영 교과서에 항상 등장하는 오래된 경구(警句)이다. 잘 알다시피, 전략(戰略)이란, 어떤 특정한 목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실행 방법을 의미한다. 따라서 얼핏 생각하면 '실행 계획'을 세우는 것 자체가 전략을 수립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이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계획은 전략이 아니다. 라는 말이 전략경영, 경영전략에서 중요한 이유는 아무리 실행 계획을 잘 세워도 목적, 목표가 잘못되면 그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즉, 전략이 목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실행 방법이긴 하지만, 실행 방법은 그럴 듯 한데 목적과 목표가 잘못되었거나 분명하지 않으면 그것을 온전한 전략이라고 부를 수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전략은 올바른 목적과 명확한 목표 그리고 구체적 실행 계획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뛰어난 전략은 "혁신(innovation)"이라는 기업을 성장 시키는 가장 중요한 성과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안전한 범위 안에서 목표를 세우고 안전한 범위 안에서 실행 계획을 세우면 혁신은 커녕 "개선(improvement)"도 어렵다는 것이 전략경영의 기본 정설이다.  

 

            < 로저 마틴 교수의 강연 바로 가기 ☞ 클릭 >

 

 

ESG의 목적, 목표는 무엇인가?

 

우리나라 기업들의 ESG 전략이 딱 그런 상황이다. 어지간한 기업들의 ESG 담당자들에게 ESG를 하는 목적을 물으면 열 중 여덟은 이렇게 답한다.

 

"투자자, 거래처에서 요구하니까요." 

 

그렇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스스로 ESG를 하는 목적과 목표를 세운 것이 아니라, 또는 기업의 혁신을 위해 ESG 전략을 세운 것이 아니라, 외부 환경 변화에 수동적으로 안전하게 대응하고 있을 뿐이다. 거센 파도를 헤치고 대양을 넘어 신대륙(혁신)을 발견하겠다는 원대한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몰아치는 파도에 떠밀리지 않고 가라앉지 않기 위해 애만 쓰고 있는 상황이다.  

 

 

2023년이 코 앞이다.

 

20년, 10년을 앞서고 있는 유럽과 미국 기업들은 ESG(투자와 평가)에 휘둘리지 않고 지속가능경영, 지속가능발전, 재생비즈니스를 차별화 전략, 생존 전략으로 삼아 활주로를 달리고 있는 중이다. 2023년이 되면 이 중 몇몇 기업은 활주로를 박차고 날아 오를 것이다.

 

내년에도 우리는 하늘을 날아오르는 기업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할까...

 

지금, 우리 기업들은 내년 계획을 세우기 위해 분주하다. ESG 담당자들은 내년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고민 중이다. 내부 역량이 부족한 기업들은 컨설팅 업체들과 계약을 서두르고 있다. 경제 상황이 좋고 매출과 수익의 성장이 분명해 보인다면 고민 꺼리도 없겠지만 다들 알다시피 상황이 좋지 않다. 그래서, 내년 ESG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도통 모르겠다는 전화와 카톡들이 최근 부쩍 늘었다. 그 전화와 카톡에 대한 대답을 이번 주 블로그에 쓰겠다고 답했다.

 

  

대략, 이런 그림이 그려진다. 외부 환경 변화를 보면  경기 후퇴에 따른 지출 축소가 예상된다. 코로나 팬더믹에 겨우 적응했나 싶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대란, 식량생산 감소에 따른 곡물 가격 폭등, 물가상승과 소비위축, 경기침체와 금리인상 등이 연달아 기업 경영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고 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ESG를 하겠다고 큰 투자를 하거나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 전환하는 과감한 행보를 하는 용기있는 기업들이 나타나기는 어렵다. 비용을 아껴서 일단 살고 보자는 의사결정을 하는 기업들이 대부분 일 것이다. 따라서, 당장 수익이 창출되지 않는 ESG에 투입할 수 있는 자원이 얼마되지 않을 것이고, 큰 돈 쓰는 일들이 잠정적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경기가 침체되어 투자가 위축되고 기업들이 몸을 사리게 되면, ESG 반대론자들이 힘을 얻을 것이다. 이미 벌써 그런 기사들이 언론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ESG가 기업의 근본적인 사회/환경 책임경영이나 지속가능경영이 아닌 ESG 투자와 평가 중심으로 가면 이런 일이 반복될 것은 이미 충분히 예견된 바이다. 투자는 경제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얼굴을 바꾼다. 글로벌 경기가 침체되어 당분간 단기 이익 중심의 투자가 활성화되면 당연히 장기 관점의 ESG 투자는 주춤할 수 밖에 없다. ESG 투자 대응이 아니라 지속가능경영 실현으로 ESG 목적과 목표를 두지 않으면 ESG는 비판론자, 비관론자, 트렌드주의자들에 좋은 먹잇감이 되어 만신창이가 되고 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U를 중심으로 ESG 관련 글로벌 가이드 라인은 확대, 강화될 것이다. 이미 작년 말과 올해 초에, <GRI 2021>,  <EU 공급사슬망 지속가능성 실사지침>, <ISSB>, <ESRS> 등이 발표되었고, 이런 가이드 라인들이 본격적으로 현실화되는 것이 바로 내년 2023년이다. 수년 전 부터 이런 가이드 라인 제정 작업에 직접 참여하고 미리 준비하고 있던 글로벌 리딩 기업들은 강화된 가이드 라인을 발판 삼아 뛰어 오를 것이고 눈치만 보던 준비되지 않은 기업들은 허우적 거릴 수 밖에 없다. 

 

기업의 수익은 줄고, ESG 반대론자들은 큰 소리를 칠 것이고 (언론에서 이런 기사를 본 임원들은 ESG 실무자들에게 기사를 던지며 어떻게 할 거냐고 눈을 부라릴 것이고 ....), 글로벌 가이드 라인은 점점 더 강화되는 상황에서 기업의 ESG 실무자들은 어떻게 원형탈모와 대상포진과 역류성 식도염을 피해 갈 건인가?

 

우선, 다음의 것들은 상황이 어려워도 ESG 실무자들이 내년에 꼭 해야만 하는 과제들이다. 

 

첫째, 연결기준 ESG DB를 구축해야 한다. GRI 2021을 비롯해 ISSB, ESRS 등 최신 글로벌 가이드 라인들이 이구동성 연결기준 ESG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2025년 KRX 지속가능보고서 의무공시를 준비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할 수만 있다면 ESG와 ERP를 연동하는 작업을 해야하고 그것을 계열사 전체로 확장해야 한다. 말이 통하는 국내 계열사들은 어떻게 해볼만 한데 그렇지 않은 외국 현지의 계열사나 공장, 사업장들이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에 가장 애를 많이 써야 할 것이 ESG DB 구축이다. DB가 구축되지 않으면 ESG는 한 발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는 사실을 실무자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둘째, 공급망 ESG 확산을 본격화해야 한다. 이것도 역시 모든 글로벌 가이드 라인들이 요구하는 바이다. ESG 리스크의 대부분이 대기업 본사나 자체 공장이 아니라(우리나라 기업들은 본사나 자체 공장의 ESG 리스크도 크다) 공급사슬망에 존재 한다는 글로벌 ESG 평가사들의 분석은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올해 공급망 관리 원칙을 세우고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가동을 시작했다면 내년에는 협력업체들과 현장에서 만나는 일들을 더 자주, 더 적극적으로 해야만 한다. 분명한 건 아직 ESG의 실체가 중견, 중소 기업들에게 까지 전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급하다고 대기업 혼자 작전을 짜면 아무 소용이 없다. 현장을 찾아가 협력업체들을 만나고 함께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공급망 ESG 확산의 실체인 인권과 환경 실사가 실제 이루어 지려면 협력사들의 동의와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ESG 갑질이 되지 않고 진정한 지속가능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선 공동 자원 투입을 비롯한 공급망 전체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셋째, 지속가능한 원재료, 재생 원재료 확보 및 확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식품회사들은 농산물 원재료 가격 폭등에 따라 원재료 자체를 구하기도 어려워 질 것이지만 ESG의 관리범위가 공급망 전체와 Scope 3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지속가능성이 검증된 원재료' 나 '재생 원재료' 는 제조업의 경쟁력과 ESG 차별화 전략의 핵심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를 위해 원재료와 관련된 수많은 지속가능성 인증, 재생 가능 여부를 제대로 잘 파악해야 하고 그린 워싱, ESG 워싱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넷째, ESG 임직원 내재화이다. 위의 세 가지를 모두 실행하기 위해선 기업의 실무 부서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하는데 지속가능경영의 필요성을 실무 부서들이 스스로 내재화하지 않으면 ESG 담당자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기존에 있던 자료만 가지고 지속가능보고서 하나 만드는 일에도 실무 부서 협력 없이는 아무 것도 되지 않는데, 실제 ESG 실행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일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최고 경영자가 ESG 실행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리더십을 발휘하게 하는 일,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실무 교육 진행, 성과 평가에 ESG 반영 등이 내년에 ESG 실무자들이 해야 할 일들이다.

 

그리고, 내년에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보다

 

ESG 경영의 목적과 목표를 ESG 투자나 평가 대응이 아니라 "지속가능경영"으로 향하게 하는 일이다.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안가는 ESG 담당자라면, 이 블로그의 글들을 조금 더 읽어 보시면 좋겠다.

 

Balanced CSR & ESG 유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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