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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2023년, ESG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당신의 선택은?

by Mr Yoo 2022. 12. 4.

 

2023년, ESG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당신의 선택은?

 

비판만 하지말고 대안을 제시하라!

 

나름, 실무적 대안을 제시한다고 이 블로그를 쓰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는 대안보다 비판이 먼저 눈에 들어오나보다. 지난 주 KCGS의 ESG 평가에 대한 블로그 글을 보고 몇몇 분이 톡과 메일을 보내왔다. 잘 읽었다는 톡도 있었지만, 실무자 입장에서 ESG 평가에 목을 멜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너무 비판적으로 얘기한 것에 대한 서운함과 답답함이 담긴 메일도 있었다. 그리고, 비판만 하지말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달라는 요청들이 여럿 있었다.

 

그 중에 눈에 밟히는 메일은 이랬다. 

 

"이사님의 블로그를 보며 고개도 끄덕이고 공감도 많이 하지만, 문제는 우리 회사의 경영진들이 ESG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죠. 얼마전 조직 개편을 했는데 우리는 전략이나 경영지원 쪽으로 ESG팀을 옮겨달라고 계속 요청을 했지만, 결국 커뮤니케이션 본부에 남게 되었고, 임원도 홍보팀 출신이 되었습니다. 결국, 내년 사업계획을 짜는데 ESG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 가장 큰 예산을 'ESG 유튜브 채널'을 만드는 것과 ESG를 다루는 주요 언론 매체에 'ESG 광고'를 싣는 것이 되버렸습니다. 이사님이 그렇게 강조하신 ESG DB를 구축하는 일은 '돈이 많이 든다'고 다른 회사들이 하는 것을 지켜보고 천천히 하자는 쪽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중략)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런 톡도 한참을 보게 만들었다.

 

"이번에 KCGS 평가에서 작년보다 낮은 등급을 받았어요. 엄청 깨졌어요. 담당 임원이 원인 분석과 함께 당장 내년에 작년 보다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는 계획을 가지고 오라고 합니다. 다른 회사들도 등급이 대부분 낮아졌다는 말은 꺼내지도 못했어요. 이사님 블로그를 임원에게 보여주고 싶은데, 그러면 더 깨지겠죠. 내년에 제 KPI는 KCGS ESG 등급이 왕창 들어갈 것 같아요. ㅠㅠ"

 

하나 더 소개하자면...

 

"G 평가가 낮게 나와서 그 주요 원인을 이사회에 감사위원회가 없는 것과 사외이사가 없는 것으로 보고했더니, 사외이사도 없고 감사위원회도 없는 기업들이 정말 G 등급이 낮게 나왔는지 조사해서 보고하라고 합니다. 이사님, 그런 기업들의 정보를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요? 막막하네요. "

 

 

 

 

ESG의 한계 = 경영진의 한계...?

 

ESG 실무자들이 힘들어하는 목소리를 모아보면 경영자들이 ESG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우선 순위를 제대로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물론, ESG를 포함한 대부분의 회사일에서 실무자들의 불만은 대개 윗 사람에 대한 것이다. 

 

"CFO님이 OOO법무법인 (공동)대표님과 점심을 드시고 오더니, 그 법무법인이 새로 만든 ESG센터에서 컨설팅을 하고 있으니 알아보라고 지시하셨어요. 그래서 제안서를 받아봤는데 지속가능보고서 컨설팅에 3억을 달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다른 컨설팅사는 보통 1억 정도면 하는데 왜 3억이나 하냐고 물어봤더니 '변호사님'들이 법률적인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감수를 해주기 때문에 그 비용이 포함되어있다고 하더라구요. 게다가, 우리 회사는 이미 법률 자문을 받고 있으니 많이 깍아준 것이라고 하더라구요. 올해 어떤 회사는 5억 주고 지속가능보고서를 만들어줬다고 했어요. (중략) 그래서, CFO님께 2억 더 주고 법률 자문을 받는 것이 실효성이 별로 없을 것 같다는 보고를 했거든요. 그런데 무슨 소리를 들었냐면, 'ESG는 결국 법률 리스크니까, 2억 더 주고 20억짜리 소송 막는게 더 싸게 먹히는 것이 아니냐'고 한 소리를 들었어요. 정말 3억 주고 지속가능보고서 만들어야 하나요?"

 

나는 그러지 말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ESG, 지속가능경영은 법과 제도를 넘어서 더 넓은 영역을 볼 줄 알고 수비적인 리스크 대응을 넘어서 공격적인 혁신을 해야 하는데, "변호사님"들께서는 법률이라는 울타리 안에 계시기 때문에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본연의 역할이고) 바깥 세상을 잘 모른다고 답했다. 그리고, 지속가능보고서에 대해 '아직' 은 법적 책임을 묻고 있지 않기 때문에 비싼 돈을 주고 법률 자문을 받는 것은 시기상조일 뿐만 아니라 과연 지속가능경영에 제대로된 자문을 해 줄 수 있는 변호사가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답했다.     

 

"저희 전무님이 얼마전에 M언론사가 주최한 ESG 포럼에 다녀오셨어요. 거기서 만난 다른 회사 임원분들이 '내년에 경기가 안좋아지면 ESG는 소리소문 없이 사라질 것 같다'는 얘기를 많이 들으셨데요. 또, 그 포럼에서 강연한 OO대학 교수도 'ESG에 대해 너무 민감하고 과하게 대응할 필요가 없다. 지금하고 있는 것을 잘 포장하면 된다'라고 했나봐요. 알아봤더니 그 교수는 마케팅을 가르치는 교수더라구요. 결국, 우리회사 ESG는 마케팅으로 가지 않을까 싶네요..."

 

나는 그러지 말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과도한 ESG 거품이 걷히고 냉정한 현실 경영으로 돌아와 실효성 중심의 지속가능경영을 하는 것은 나 또한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바이지만, 그렇다고 ESG 경영 자체가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런 전망을 하는 사람들은 원래부터 ESG를 반대해서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일 뿐이다. 

 

낙하산을 타고 떨어졌다면 모를까... 한 회사에 입사해 경영진이 된다는 것은 정말 고되고 힘든 일이다. 업무 능력도 당연히 뛰어나야하고, 무엇보다 윗 사람의 심기가 불편하지 않도록 잘 살펴야하며, 회사가 팥으로 메주를 만들라고 해도 군말 없이 그렇게 "충성"해야 하는 사람들이 오르는 자리가 바로 임원이다. 그렇게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과 가정까지 불살라 오른 임원 자리를 어떻게든 지키고 싶어하는 것이 임원인 사람의 마음이고, 그래서 모험보다는 안정을 가능성보다는 확신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하고 싶어하는 것 또한 '임원인 사람의 마음'인 것이다.

 

이런 경영진들에게 ESG는 아직 낯선 개념이다. 자신을 임원까지 오르게 한 '이익 지상 주의, 성과 제일 주의, 우리 회사 최우선 주의'를 가지고 이해하거나 해석할 수 없는..., 그래서 임원의 윗 사람인 대표나 오너에게 자신있게 설명하거나 그들을 쉽게 설득 시킬 수 없는 개념이기 때문에 경영진들은 선뜻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이다. 나서지 않고 가만히 있거나 확실히 결과가 보장된 (그래서 자신이 책임지지 않을) 거래가 아니면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 것이다. 더구나 내년 경기가 매우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돈이 많이 드는 또는 돈이 들어서 그만큼 돌아올 것이 없는 일에는 결제를 하지 않는 것 또한 '임원인 사람의 입장' 인 것이다.

 

 

           

2023년 ESG, 당신의 선택은...?

 

어중간한 국내 기업들이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ESG 바다에 배를 띄울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해 우물쭈물하고 있는 반면, 외국계 기업, 특히 EU나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들은 전혀 다른 기운을 보이고 있다.

 

"저희 본사가 독일에 있잖아요. 작년부터 올해까지 환경경영 DB 구축과 온실가스 감축 전략화, 차별화 방안에 엄청난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요. 독일 애들이 엄청 깐깐하잖아요. 대충 말로만 이렇게 할거다라고 할 수 가 없어요. 우리 담당 임원이 올해 초에 S사에서 왔는데, S사가 ESG 대응하는 것은 장난감 물총이고 여기는 완전 기관총 실탄 사격이라고 하더라구요. 올해까지는 어떻게 버텼는데 내년에는 정말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할 것 같아서 머리가 아픕니다"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의 CSR 담당자는 이런 말을 했다.

 

"미국 본사는 ESG란 말 자체를 쓰지 않아요. 우리나라 기업들이 ESG라고 하는 것을 우리는 Sustainability(지속가능성)로 부르는데, 내년 초에 우리 회사와 공급사들을 함께 묶어서 아시아·태평양 Sustainability Alliance를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아마 한국 지사가 오피스(사무국)를 맡을 것 같고, 각 국가별로 담당자를 둘 것 같은데 내년에는 해외 출장이 많을 것 같아요. 그리고, 미국 본사에서 제시한 KPI가 장난이 아니예요. 한국 지사장 KPI에 온실가스 감축이 10%나 들어가 있고요. 그 외에도 Sustainability 관련 KPI가 거의 절반을 차지해요. 이렇게 되면 한국 지사 직원들 전부다 KPI에 최소 30% 정도가 Sustainability가 된다는 얘기 거든요. 이 정도면 Sustainability가 내년에 제일 중요한 타겟이 되는 거죠"

 

한국 기업 임원들이 언론사 조찬 포럼에 모여 '내년 경기가 안 좋아지면 ESG도 어쩔 수 없다'라는 말을 주고 받으며 자신들의 자신 없음을 애써 감추고 있을때 글로벌 기업과 시장은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빠르게 진화·전환하고 있다.

 

미국과 싱가폴에 본사를 둔 기업의 임원은 이렇게 말했다.

 

"마치,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는 바로 그때의 느낌이 다시 들어요. 이제는 지속가능성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미국 본사와 회의를 할 수가 없어요.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제품과 서비스에 녹여 낼 것이냐? 직원들이 어떻게 지속가능성을 각자의 업무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냐? 지속가능성이 어떻게 우리 회사의 차별화된 전략이 될 것이냐? 상대적으로 한국 기업들보다 앞서고 있는 지속가능성 우위를 어떻게 더 벌리고 따라오지 못하게 할 것이냐? 이런 것들이 요즘 미국 본사와 컨퍼런스 콜에서 주로 하는 얘기예요. 미국 얘들이 이 정도로 하는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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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임원에게 한 소리 들었다고 주저 앉아 모른척 하던지, 아니면 몇 대 더 맞더라도 당신과 당신의 회사를 위해 계속 이마를 들이밀고 해야 할 건 해야한다고 임원을 설득하던지.... 

 

2023년 ESG, 주저 앉는 기업과 앞으로 치고 나가는 기업이 명확히 갈리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Balanced CSR & ESG 유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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