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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ESG, MZ .... 그리고, 에브리 씽 에브리 웨어 올 앳 원스.

by Mr Yoo 2023. 3. 18.

 

ESG, MZ .... 그리고, 에브리 씽 에브리 웨어 올 앳 원스.

 

 

ESG, 너... 잘해라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다. 이 친구는 대학 졸업 후 미국 유학길에 올라 잘나가는 대학의 MBA를 마친 후 잘나가는 미국과 유럽의 컨설팅 회사, 금융회사, 은행, 투자 회사(주로 그 회사들의 아시아, 한국 파트를 맡았다)들을 두루 거친 후 재작년부터 유럽에 본사를 둔 글로벌 투자회사의 한국 부지사장을 맡고 있다. 내가 기업에서 사회공헌을 하다가 MBA를 거쳐 경영전략으로 학위를 받은 것은 이 친구의 영향이 제법 컸다.

 

재동 골목길 김치찌개집에서 소주를 곁들인 저녁식사를 했다.  거의 1년만에 만났는데 보자마자 쏘아 붙였다.

 

"(친구) 너, ESG 컨설팅 좀 잘해라, 본사에서 한국 기업들의 ESG 대응 현황을 보고하라고 해서, 투자 리스트에 올라있는 기업들의 지속가능보고서를 쭉 봤는데... 솔직히, 걱정이 많이 된다. 쓸만한 보고서가 없더라."

 

"(나) 보자마자, 뭐래...?"

 

옆자리에 앉아 야자시간에 몰래 만화책을 돌려보던 우리는 오십이 되었는데도 말투는 고등학교 시절과 똑같다.   

 

"(친구) 아무리 봐도, 우리나라 기업들이 ESG를 잘못 알고있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지 않고서야 지속가능보고서를 그렇게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이 만들 수 있냐?"

 

"(나) 천편일률적으로 만드는 컨설팅 회사들에게 맡기니까 그렇지...."

 

"(친구) 너네 회사도 보고서 컨설팅 하잖아...잘해?"

 

"(나) 이제 겨우 3년차인데, 아직 갈길이 멀지...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은데..."

 

"(친구) 아이고... 뭐.... 얘기하자면 끝도 없지만, 우리 회사만 해도 투자 대상 기업이 얼마나 '지속가능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를 되게 중요하게 보거든...  중요한 건 ESG가 아니고 Sustainability라고.. 예전에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기업의 자체역량에 대부분 달려있었다면, 지금은 외부 상황의 지속가능성이 간당간당하기 때문에 기업이 자체 역량이 아무리 좋아도 외부 환경변화 때문에 한방에 훅 갈 수 있거든... "

 

"(나) 그건, ESG 개론이지, 그 정도는 우리기업들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니가 보기엔 우리나라 기업들이 뭐가 안되는 것 같은데?"

 

"(친구) 아냐....네버... 난 우리나라 기업들이 지속가능성의 위기를 잘 모른다고 봐... 서울 시내 한가운데 있으면 기후위기나 불평등 문제 같은 것을 피부로 느낄 수가 없으니, 이런 문제를 경영전략이랑 연결하지 못하는 거고..., 또 한가지는 ESG를 평가대응으로만 알고 있다는 거지, 내가 우리 팀원들을 시켜서 몇몇 기업의 ESG 담당자들을 인터뷰하라고 했거든, 인터뷰 보고서를 보니까, ESG를 다 평가대응차원에서 하고 있더라고, 그리고 ESG팀 외에 다른 직원들이 ESG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하더라고... "

 

"(나) 그건, 사실이지... 너네 팀원들이 일을 제대로 하네.."

 

친구는 빈 소주잔을 쑥 내밀었다. 채워줬더니 원샷을 한다. 또 채워줬다. 친구는 내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친구) 너는 ESG 컨설팅도 하고 학교에서 강의도 하는 놈이 그렇게 남의 일처럼 말하냐.... ESG는 평가대응이 전부가 아니라고, 전사적으로 해야한다고, 지속가능성을 상품과 서비스에 꽉꽉 채워야 한다고  목이 터져라 외치고 다녀야지... 그렇게 남의 일처럼 팔짱만 끼고 있냐!!"

 

친구의 목소리가 커졌다. 나는 그에게 진정하라는 손짓을 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에도 목소리 큰 "열혈남아" 였다. 나는 그에 비하면 무척 소심한 편이다.

 

"(나) 콩알만한 3부리그 컨설팅회사에서 떠들어봐야 무슨 소용 있겠냐, 학교에서도 다른 교수들은 대부분 ESG를 평가대응 잘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 ESG 판이 평가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어, 너도 잘알겠지만 정부도 그렇고, 교수들도 그렇고, 기업도 마찬가지고 근본적인 CSR이나 지속가능경영엔 관심이 없고 평가점수를 올리는데 급급하지, 우리회사에 제일 많이 들어오는 컨설팅 의뢰가 K*GS 평가등급 올려달라는 거야..."

 

"(친구) K*GS..., 그 평가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문제는 MZ야....

 

"(나) 우리나라 문화가 그렇잖아, 엄마 뱃속에서부터 평가당하고 경쟁하는 사회잖아. 윗 사람들을 설득하려면 평가를 강조할 수 밖에 없지, 그렇게라도 안하면 ESG에 관심갖는 기업들이 하나도 없을 걸..."

 

친구는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계란말이를 집어 삼켰다. 

 

"(친구) 그러니, 더 답답하다는 거지, 우리회사도 그렇지만 글로벌 투자회사치고 K*GS 평가를 중요하게 보는데가 어디있어.. M*CI도 볼까말까한데..."

 

"(나) 그럼, 뭘 보는데...?"

 

"(친구) 앞으로 점점더 악화될 환경과 사회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적응할 것인가를 기업경영전략에 제대로 현실적으로 반영하고 있느냐 없느냐 하는 거지..., 언론에 이미 보도되었지만 삼*도 2050 Net Zero 선언은 했지만 단기, 중기 실행전략이 두루뭉실 한거야... 그래서 외국 평가사에게 한방 먹은 거고, 우리같은 투자사들이 볼때  온실가스 문제에 대해 별 생각이 없어 보이는 거지, Net Zero를 진짜 실행할 생각도 없어 보이고... 그렇게 되면, ESG 투자 리스트에 포함시키기가 어려운거지.."

 

"(나) 그래서..."

 

친구는 에너지와 식량위기 문제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나) 그만, 거기까지... 그런 전 지구적인 얘기를 해봐야, 1~2년짜리 임기 밖에 안되는 우리나라 기업 임원들이 뭘 어떻게 하겠냐, 자기 목이 거기에 달렸으면 몰라도... "

 

"(친구) 그런 거시적인 문제에 신경쓰지 못하면, 눈 앞에 닥친 문제라도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 줘야지, 너무 안일하다고 본다.. 나는... "

 

"(나) 뭐가..?"

 

"(친구) 작년 말과 올해 초에 우리회사 Sustainability팀이 온라인으로 글로벌 컨퍼런스를 했어, 주제가 뭐였나면.. 『MZ세대와 멀티 유니버스』였어, 내용이 뭐였나면.. 기존 세대는 유니버스가 하나라는 거지, 그런데 MZ세대는 멀티 유니버스고, 그래서 기업내에 멀티 유니버스를 구축하지 않으면 MZ세대가 다 떠난다는 거야.. MZ세대가 떠난 회사가 앞으로 지속가능성이 있냐는 거지... "

 

"(나) 그래서?"

 

"(친구) 우리나라 기업들도 지금 새로 들어온 애들이 1년을 못버티고.. 1년이 뭐야.. 2~3개월만에 그만두는 애들이 엄청많아, 삼*도 작년에 신입직원 인재유지가 큰 이슈였다고... "

 

"(나) 다른 데도 마찬가지야... 공무원, 공기업도 그래.."

 

"(친구) 그렇다니까... 우리나라 기업들이 10년, 20년 후에도 최소 지금 정도라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어, 머리 잘돌아가고 쌩쌩한 젊은 애들이 많아야 하는데, 지금 우리나라 기업 인력구조를 봐...  어지간한 대기업들은 전부다 30대 후반이 평균이야.. 5년만 있어도 40대가 평균이라고, 책임질 것이 많은 40대들이 무슨 모험과 혁신을 하겠어.. 다들 자기 자리만 지키겠지...  온실가스, 에너지, 식량문제에 신경을 못쓰면, 최소한 젊은 애들이 들어와서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은 마련해 줘야지... 안그래.."

 

"(나) 그러게, 기업 사람들을 만나면... 실제 신입들이 없다고 불만이 많아, 10년째 부서 막내인 사람도 있고, 들어왔다가 금방 나간데.. 이렇게 되니까 회사내에 노하우가 쌓이지 못하고 자꾸 외주에 의존하게 되고... 내부 역량은 점점 더 약해지고...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지..."     

 

 

에브리 씽, 에브리 웨어, 올 앳 원스...

 

소주 한 병과 김치전을 추가했다.

 

" (친구) 너, 에브리 씽, 에브리 웨어, 올 앳 원스(이하 에브리) 봤냐 ?"

 

친구는 영화광이다. 개봉영화는 거의 다 본다. 고등학교때에도 주말 자율학습 빼먹고 영화보러 갔다가 담임한테 몽둥이질 당한적도 있다. 우리 둘은 양자경, 임청하, 왕조현, 그리고 장만옥 중에 누가 최고인지 말 싸움을 자주 했다. 친구는 왕조현이었고 나는 장만옥이었다.   

 

" (나) 유튜브로 봤지... "

 

" (친구) 그런 건 좀... 영화관에 가서 봐라...  스마트 폰으로 영화가 보이냐?"

 

" (나) 집에서 모니터로 봤어..."

 

" (친구) 잘났다. 이 놈아... 내 생각엔 에브리가 지금 상황을 아주 잘 묘사하고 있는 것 같아. 프레임은 멀티버스인데 결국 세대간 갈등이 핵심이잖아..."

 

" (나) 그렇지..."

 

"(친구) 우리세대까지는 유니버스가 하나 잖아,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가고, 좋은 직장 취직해서 결혼하고 집사고 차사고 애들 과외시키고 시집장가 보내고... 인생의 선과 기준이 하나인거지.. 그 하나의 선을 얼마나 성실하게 잘 따라가느냐 하는 것이 인생의 성공인거고..."

 

"(나) 그래서, 너는 성공한 인생... 나는 덜 성공한 인생...."

 

"(친구) 1년에 겨우 두 번 애들보는게 뭔 성공이냐..... 맨날 햇반에 컵라면 먹는게 뭔 성공이냐고..." 

 

친구의 가족은 미국 뉴욕에 살고 있다.

 

"(친구) 중요한 건, 에브리에서 나온 것 처럼 MZ세대는 멀티 유니버스라는 거지...  우리 때는 삼*맨은 회사에서도 삼*맨, 집에서도 삼*맨, 주말에도 삼*맨, 휴가가서도 삼*맨이잖아... 그런데, 요즘 애들은 회사에서만 삼*맨이고 퇴근해서는 유튜버고 주말에는 미식가고, 여행작가고...이런거지... 이걸 윗 세대들은 이해를 잘 못해요. 우리 세대는 회사 일 잘해 보려고 책도 읽고 학원도 다니고 심지어 자기 돈으로 대학원도 다니고 막 이랬는데... MZ세대는 안 그래요. 회사에서 임원다는게 인생의 성공을 의미하지 않으니까... 회사 유니버스외에도 다른 유니버스가 많으니까.. 굳이 회사에서 성공하기 위해 애쓰지 않는 거지 ... "

 

"(나) 그게 ESG랑 무슨 상관 있는데..."

 

"(친구) 당연히 아주 큰 상관이 있지... 그 정도 분석도 못하면서 무슨 ESG 컨설팅을 하냐.. 때려 치워라!"

 

"(나) 한 수 알려주시구랴...."

 

"(친구) 미래 인재가 확보 안되면 ESG가 무슨 소용이야... 그리고, ESG에 S를 보면 회사 구성원들이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고 이들이 지속가능경영을 잘 할 수 있도록 내재화해야 한다고 나와 있잖아... 그러니까 당연히 큰 상관이 있지...."

 

"(나) 그러니까... 니 말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MZ세대가 떠나지 않고 일을 잘 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ESG에서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이라는 거지.. 맞지...?"

 

"(친구) 그렇지!! 그런 기업이 되려면 당연히 환경 문제나 사회 문제를 높은 수준으로 콘트롤 할 수 있어야 되는거고..., MZ 애들이 눈이 높으니까..."

 

김치찌개 집을 나와 근처 카페에서 유럽과 미국 투자사들이 우리나라 기업들의 ESG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얘기를 들었다. 생각보다 심각했다. 

 

ESG 컨설팅과 강의를 한다고 다니는 내가 많이 부끄러웠다. 친구는 잘하라고 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한다고 자칭하는 어떤 ESG 월간지는 지난 호에 우리나라 기업들의 ESG 전략이 고도화 단계에 이르렀다고 썼다.

 

어림없는 소리다. 

 

Balanced CSR & ESG 유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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