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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기업사회공헌..? Santa or Doctor..?

by Mr Yoo 2013. 10. 8.

 

 

기업사회공헌

 

Santa or Doctor

 

지난 주 블로그 글인 '10월에 기업사회공헌담당자에게 던지는 10가지 질문' 을 보고.. Mr Yoo가 블로그 쓰기 되게 힘든가 보다.. 대충 질문이나 던지고....말다니..... 정성이 부족해!! 라고 생각하셨다면..."빙고~~^^!" 요즘 월급 받고 하는 일들이 몇가지 꼬인 것이 있어서.. 블로그 쓸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 상황이다. 10월 내로 쫌... 정리가 되야 하는데.. 이리저리 얽힌 것들이 많아서.. 쉽게 풀어질지 고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걸 또 풀어내면..  또 한가지 얘기거리가 생길테니.. 머리 아파도 해 볼 수 밖에.....  

 

오늘은 지난 주에 질문한 한가지에 대한 대답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질문은 바로.. 8번 질문이다..

 

8. 당신의 업무의 결과로 인해 우리사회의 문제가 조금이라도 해결(개선)되었다고 생각하는가? 

 

.............................................

 

지난 추석에 고향집에 내려가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난자리에서 나눈 이야기다.

 

친구 1  :  승권아 너는 서울에서 뭐하냐? 

나        :  어.. SPC란 회사에서 사회공헌사업하고 있지...

친구 2 :  SPC가 뭔데?

나       :  삼립샤니, 파리바게트, 던킨도너츠, 베스킨라빈스 이런 사업하는 회사...

친구 1 :  그게 다 한회사였어? 몰랐네...애들이 엄청 좋아하겠네.. 근데..너 거기서 뭐하는데? 빵 만드나?

나       :  빵은 다른 직원들이 만들고.. 나는 빵 팔아서 남은 돈으로 사회사업하고 있지..... 

친구 1 :  그래.. 우리회사에도 그런 부서 하나 있는데.. 도대체 뭘하는지 잘 모르겠어... 자원봉사나 나오라고 하고...

나       :  요즘은 어지간한 회사엔 사회공헌부서가 다있어... 너네 회사는 꽤 큰 물류회사잖아... 좋은 일 많이 하는 것 같던데?

친구 2 :  좋은 일은 뭐.... 직원들한테나 잘해주지.. 다 밖에 보여주려고 하는 거지 뭐... 너네도 그렇지 않아? 

나       :  밖에 보여주기 위해서 하는 것도 있고... 진짜 좋은 맘 먹고 하는 일도 있지...

친구 1 :  회사얘기 그만하고 술이나 먹자~~!! 

 

친구 2가 다니는 회사는 국내 굴지의 물류회사다. 회사의 규모만큼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 회사에서 8년이나 일한 친구는 정작 자신의 회사에서 어떤 사회공헌활동을 하는지 잘 모르고 있었다. 기억나는 거라곤.. 몇년 전 연말에 산타클로스 복장을 입고 복지시설에 찾아가.. 아이들에게 과자선물세트 하나씩 나눠 준게 전부라고 한다.

 

얼마 전 모 신문에서 기업사회공헌에 대한 일반시민들의 인식조사를 한 것이 있는데... 놀랍지도 않지만... 일반시민들은 기업사회공헌에 대해 별로 인지하고 있지 못했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기업사회공헌하면.. '유한킴벌리의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정도만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연재해 피해주민 돕기성금이나.. 연말 불우이웃돕기성금을 내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2012년 기업사회공헌관련 각종 자료를 모아보면... 대략 작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에 사용한 금액이 3조~5조에 이른다고 한다.. 이런 막대한 돈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일반 시민들은 기업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인지조차 못하고 있는 것일까.... 홍보가 부족해서 그런가?... 유한킴벌리처럼... 막대한 광고비를 써가면서...우리강산푸르게 푸르게..같은 캠페인 구호를 30년 동안 줄기차게 TV 와 신문광고로 때려야만 하는가? 물론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기업사회공헌실무자로서 곰곰히 생각해보면... 광고나 홍보가 부족해서 라기 보다는 우리나라의 기업사회공헌이 사회문제해결을 위한 Doctor 형 사회공헌이 아닌.. 단순 지원방식인 Santa형 사회공헌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당신회사의 사회공헌활동은 Santa 형인가? Doctor 형인가?

 

당신이 기업사회공헌담당자라면 다음의 몇가지 질문에 대답해보자...

 

1. 우리회사의 사회공헌활동은 대부분 '남에게 뭔가를 주는데' 집중되어 있다.  □ yes    □ no

2. 우리회사의 사회공헌활동은 대부분 한나절 행사로 치뤄지고 있다.  □ yes    □ no

3. 우리회사의 사회공헌활동의 대상은 대부분 어려운 이웃, 소외계층 등 '사람'에 집중되어 있다. □ yes    □ no

4. 우리회사의 사회공헌활동의 컨텐츠와 수행방식은 5년전과 지금이 별반 차이가 없다. □ yes    □ no

5. 우리회사의 사회공헌활동의 성과는 대부분 지원한 돈의 액수, 물품의 양, 지원한 대상의 숫자로 나타내고 있다. □ yes    □ no

6. 우리회사의 사회공헌활동에 대해서 최근 3년간 외부 평가기관의 성과평가를 받아 본 일이 없다.  □ yes    □ no

7. 우리회사의 사회공헌활동으로 지원한 사업에 대하여 지원 종료 후 1~2년 후에 다시 지원 현장을 가본 일이 없다.  □ yes    □ no

8. 우리회사의 사회공헌활동을 기획할 때 실제 도움을 받을 사람들의 욕구와 필요를 객관적으로 조사하지 않는다. □ yes    □ no

9. 우리회사의 사회공헌활동과 다른 회사의 사회공헌활동을 회사로고만 떼버리면 구분하기 쉽지 않다. □ yes    □ no

10. 우리회사의 사회공헌활동으로 사회문제가 해결되거나 개선되어질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 yes    □ no

 

 yes가 몇개나 나왔는가?  내 생각엔 5개 이상 yes 가 나왔으면... 그 회사는 Santa 형 사회공헌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Santa형 기업사회공헌활동을 특징과 문제점

우리나라 기업들은 대부분 Santa형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 이건.. 나만의 주장이 아니라.. 우리나라 기업사회공헌과 관련된 대부분의 문제지적에서 나타나고 있는 부분이다. Santa형 사회공헌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단순 지원형' 사회공헌이고.. 쫌더 적나라하게 표현하면 '거지 적선형' 사회공헌활동이다. Santa 형 사회공헌은 크리스마스에 선물주듯 1회성 지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당장의 배고픔, 당장의 아픔, 당장의 추위, 당장의 학비부족, 당장의 헐벗음, 당장의 욕구충족을 해결해주기 위한 기업사회공헌활동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방식을 기업들이 계속하고 있는 이유는 기획하기 쉽고.. 돈이 적게 들고.. 홍보하기 좋고.. 사진 잘나오고.. 숫자로 표현하기 쉽고.. 부담없이.. 오랜 동안 책임지지 않아도 되고.. 이해관계자들이 비교적 쉽게 동의하고.. 사업을 추진하면서 크게 갈등을 일으킬 꺼리가 없기 때문이다. 산타형 사회공헌활동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은 기쁨은 삶에 활력을 더하고 행복을 풍성하게 한다. 그런데.. 딱! 그것 뿐이다... 선물은 선물로 끝난다. 잠시의 만족과 행복이 지나면.. 삶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다. 마치 크리스마스 이브를 화려하게 보내고... 크리스마스 아침에 선물을 주고 받은 후에.. 그 다음날 왠지모를 허무함이 밀려오는 것 처럼....

 

기업사회공헌을... 손쉽다고.. Santa형으로 계속 가져가다보면... 1년.. 2년.. 5년.. 10년이 지나도... 우리사회에 책임있는 기업으로서 인정받기 힘들다. Santa할아버지가 1년에 한번 반짝! 그 존재를 들어냈다가 순식간에 기억저편으로 사라지듯이.. 그 누구도 Santa 할아버지를 우리동네, 우리사회의 구성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산타할아버지처럼...그냥 선물이나 주고 가는 사람 정도의 기업으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우리동네, 우리사회의 책임있는 시민으로 인정 받을 것인지는 온전히 기업이 선택해야 할 문제이다.

 

Dactor 형 사회공헌은 어떻게?

1년에 한번 순식간에 왔다가 얼굴 볼 사이도 없이 사라지는 Santa 할아버지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의사선생님과 같은 사회공헌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

 

 Doctor형 사회공헌의 첫번째 특징은 지역중심형이라는 것이다. 병원이 없던 시절에는 돌팔이 의사가 여기저기 다니면서 '야매' 로 진료를 해주곤 했는데.. 나도 어렸을 때 우리동네에 온 야매 치과의사로 부터 충치치료를 받고 후유증에 고생한 기억이 있다. Doctor는 1년에 한번 올까말까 한 Santa할아버지와 달리.. 늘 우리동네병원에 있다. 그리고 동네사람들의 아픈 구석을 잘 알고 있으며.. 진료카드와 컴퓨터에 환자들의 기록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Doctor형 사회공헌도 마찬가지이다. 일단 기업의 위치한 지역이 사회공헌의 주 대상이 되어야 한다. 그 지역의 복지기관 사회단체들과 좋은 관계,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지역사회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기업이 위치한 지역의 사회문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회사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인지를 지역의 공공기관, 복지단체, 시민단체들과 함께 찾아야 한다. '어~ 우리회사는 강남 한복판에 위치해서 우리동네에서 할 것이 없는데... 지방에 공장도 없고.. 지사도 없는데' 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다음 특징을 준비했다.

 

Doctor형 사회공헌의 두번째 특징은 '환자중심, 질병중심' 이라는 것이다. Santa는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Santa할아버지... 자기가 주고 싶은 것을 준다. 물론  엄마,아빠들이 자녀들이 가지고 싶은 것을 물어보고 산타할아버지 대신해서 주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선물이라는 것이.. 받는 사람 중심이 되면 좋은데... 대부분이 주는 사람 마음이다. 그러다 보니.. 받아도 그만.. 안받아도..그만...  내 삶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기업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할 때 물품지원하는 것을 보면.. 지원대상의 상황과 형편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동일한 것으로 화악~ 뿌려버리는 것을 자주 본다. 옷회사에서 일할 때.. 수백벌의 동일한 사이즈와 동일한 색상의 재고 옷을 한 복지기관에 지원한 경우가 있었다. 아~~ 참... 아픈 과거이다... 그땐 그게 뭐가 잘못됐는지도 몰랐다. 그런데.. 지금도 그런방식으로 지원사업을 하는 기업이 많다. 상대방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줄 수 있는 것을 주는 것은 올바른 선물의 방법이 아니다. 산타와 달리 의사는 환자가 찾아오면 어디가 아픈지 물어보고, 체온을 재고, 혈압을 재고, X-ray를 찍고.. 청진기를 가슴에 대어본다. 환자의 병을 고치기 위해 전문지식과 첨단의료기기를 활용하여 객관적으로 환자의 병을 분석하고, 처방을 내린다. 기업사회공헌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지원대상의 필요와 욕구를 잘 헤아리고. 지원대상자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맞춤형 사회공헌사업을 해야 한다. 

 

Doctor형 사회공헌의 세번째 특징... 문제가 해결될 때 까지 지속적으로 끝까지.... Santa 할아버지는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만 오신다. 계속오시는 것도 아니며.. 오지 않는 것에 대해 본인이 책임을 지지도 않는다.  그런데 동네 의사선생님은 내가 죽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만난다. 내 병이 나을 때까지 만난다. 자기가 고치지 못하겠으면.. 더 큰 병원을 가라고 한다. 일말의 책임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기업사회공헌도 마찬가지이다. 기업이 위치한 지역을 중심으로 그 지역의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 문제의 당사자들에게 다가가 묻고, 진단하고, 그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아 함께 협업하며.. 그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끊임없이 책임지고 사회공헌활동을 펼쳐나가면... 그지역의 사람들은 그 기업을 좋은 기업.. 사회공헌활동을 잘 하는 기업으로... 그리고 그 지역사회의 책임있는 구성원으로 인정해 줄 것이다. 

 

Doctor형 사회공헌의 네번째 특징...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산타의 전문성은 남의 집에 몰래 들어와서 선물만 놓고 냅다 튀는 것이다. 그런 전문성은 우리사회에 별도움이 되지 않는다. 의사는 각자의 전문영역이 있다. 동네의원은 대부분 내과, 소아과, 이빈후과이지만.. 의사들은 각자 전공이 있고.. 한 분야에 대해서 전문성을 가지고 진료활동을 한다. 기업사회공헌도 마찬가지이다. 백화점식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처럼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것은... 결국 아무런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는다. 국가예산 수백조를 가지고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일개 기업이 몇억의 사회공헌예산을 가지고 해결할 수 없다. 결국 선택과 집중의 문제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재단인 빌게이츠&멜란다 재단도 그 어마어마한 자산을 가지고 '세계를 구하겠다' 라고 하지 않는다. 몇가지 중요한 전염병 문제의 해결, 아프리카 지역사회개발, 빈민층을 위한 고등교육의 확대.. 이런 몇가지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기업들은 빌게이츠&멜란다 재단의 몇천분의 1도 안되는 예산을 가지고.. 온 사회를 구하겠다고 이런저런 사업을 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 유한킴벌리가 일반 시민들 머리속에 각인 되어 있는 이유도... 30년 동안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에 선택과 집중을 했기 때문이다. 그것 하나는 아주 잘했다는 평가를 해주어야 한다. 당신의 기업이 어떤 한 분야의 독보적인 전문성을 가진다면.. 사람들은 당신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기억해줄 수 밖에 없다. 남들이 다 하는 것을 뒤 늦게 따라해봐야... 별 소득이 없다.

 

 

 

 

자...이제... 맨 앞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8. 당신의 업무의 결과로 인해 우리사회의 문제가 조금이라도 해결(개선)되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못했다고 한다면... 결국 당신의 업무는 Santa할아버지의 선물주기방식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기업사회공헌활동이 일반시민들에게 인정받고.. 우리사회를 조금이라도 행복한 사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1,000명의 산타할아버지 같은 기업사회공헌 보다는 1명의 진정한 의사와 같은 기업사회공헌이 필요하다고 본다. 2014년이 다가오고 있다. 2014년 사업계획을 수립할 즈음이다. 2014년의 당신회사는 여전히 Sant형 사회공헌활동에 만족 할 것인가? 아니면.. Doctor형 사회공헌활동에 좀더 노력을 기울일 것인가?

 

우리회사? 우리회사는 Doctor 7명과 Santa 3명을 고용할 예정이다!!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