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사회공헌 잘하기
새로운 보스를 어떻게 좋은 리더로 만들 것인가?
연말연초 인사철.... 일보다 사람이 힘들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연말연초 인사이동을 합니다. 상대적으로 사회공헌팀은 다른 부서들에 비해 실무자 인사이동이 자주 있는 편은 아니지만, 상사나 담당 임원들은 바뀔 수 있습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회사도 기존에 3년동안 함께 일하던 상사분이 다른 부서로 이동하시고, 새로운 임원이 오셨습니다.... 직장생활을 쫌.... 해보신 분들은 다 이해하시겠지만.... 회사생활이 힘든 건.. 일보다는 '사람' 때문입니다. '미생'에 등장하는 '오차장'과 같은 정말 좋은 리더를 만날 확률은 백분의 일, 천분의 일도 되지 않을 겁니다. 대다수가 '마부장'과 같은 '보스'를 만날 확률이 높습니다. 오늘은 '보스'를 '좋은 리더'로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쫌 해보려고 합니다. 그것도.. 사회공헌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보스를 말입니다 ㅠㅠ;; (벌써 한숨이 나오죠...ㅎㅎ )
나의 보스들...
1999년에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니... 올해가 15년째입니다. 그동안 직장을 다섯번을 옮겼서 지금 회사가 여섯번째 직장입니다. 참 많이 옮겼네요..(오해하실까봐 말씀드리는데... 한번도 회사에서 쫓겨난 적은 없습니다. 대부분이 좋은 제안에 대한 적극적인 반응이었습니다 ^^;;) 여섯번의 직장을 겪는동안 대략 열분정도의 상사를 모셨습니다. 정말 인생의 롤모델이 될만한 좋은 리더도 있었고, 생각하기도 싫고.. 그 이름도 입에 올리기 싫은 완전 꼴통보스 같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참.. 이상한건... 제가 좋은 리더로 생각하고 존경하고 있는 분을.. 어떤 사람은 '꼴통보스'로 기억하고 있고... 제가 '꼴통보스'로 기억하고 있는 사람을 다른 사람들은 '좋은 리더'로 생각하고 있는 경우도 있더라는 것입니다. 결국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라는 것은 절대적이기 보다는 상대적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땅따먹기 방식을 활용해봅시다.
정말 운이 좋게도 '좋은 리더'를 새로 모시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대부분 그렇지 않죠.. 특히나 사회공헌팀의 경우 업무의 특성상 이 분야를 잘 알고, 이해하고 있는 임원(회사에서 상무이상의 임원을 달기위해서는 보통 20년 가까운 직장생활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기업 중에 20년 이상 기업사회공헌을 지속해온 회사는 다섯손가락에 꼽을 정도입니다.) 분들이 우리나라에는 거의 없습니다. 그만큼 우리나라 기업사회공헌의 역사가 짧습니다. 그래서, 사회공헌팀의 임원은 대개 사회공헌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이 옵니다.
새로운 상사.. 임원이 오면 직원들도 빨리 그분에게 적응하고 맞추기 위해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새로오신 분도 마찬가지입니다.. 빨리 업무파악을 해서, 가능한 한 새로운 성과를 보여주어야 하는데, 느긋하게 앉아 있을 수 만은 없죠.. 하지만... 여기서 필요한 건 '스피드' 가 아니라... '조급함'을 내려 놓는 것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이런 놀이를 잘하지 않을텐데... 저는 어렸을 때 동네 골목에서 친구들과 땅따먹기 놀이를 자주 했습니다. 골목 흙바닥에 큰 사각형을 그리고, 네모 귀퉁이 하나씩을 맡아 손뼘만한 크기로 자기땅을 정하고, 거기서 부터 조약돌을 손가락으로 튕겨 세번만에 자기 땅으로 무사히 돌아오면 조약돌이 나갔다 들어온 만큼의 면적이 자기 땅이 되는 놀이죠... 새로운 상사와 적응하는 방식은 조급함을 버리고 하나씩 하나씩 차근차근... 땅따먹기 방식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물론 그 기간을 1년이나 2년으로 잡을 수는 없겠죠.. 그러나 1주일이나 2주일 만에 적응을 완료하겠다고 욕심을 부리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짧게는 한달에서 길게는 세달정도의 적응기간을 갖는다고 생각하시면 마음이 좀 편해지실 겁니다.
충분한 업무보고와 현장방문
사회공헌팀으로 갑자기(일반적인 기업에서 인사발령은 당사자에게 사전정보를 주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발령을 받은 임원들은 적잖이 당황한 상태에서 업무를 시작하게 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사회공헌업무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고, 좀더 솔직히 말하자면 사회공헌팀이 기업의 핵심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특히나 회사내 주요업무를 맡고 있었던 분들의 경우.. 갑자기 사회공헌팀을 맡으라고 하면... 회사내 핵심권력에서 밀려났다는 느낌을 쫌... 받는다고 합니다. (물론 회장님이나 사장님이 사회공헌에 팍!! 꽂히셔서 회장님, 사장님 직속부서인 경우에는 좀 다르겠지만요^^)
이렇게 당황한 상태에 있는 임원, 상사분들을 실무자들은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 일단.. 당장 매일 매일 해야하는 다급하고 일상적인 업무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사업이나 업무들은 1~2주 동안 잠시 '일시정지' 버튼을 눌러 놓습니다. 그리고.. 1~2주 동안 온전히 새로온 임원,상사분들이 업무파악을 하실 수 있도록 충분한 업무보고와 사업이 이루어지는 현장을 차근차근 방문 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두들 잘 하시고 계시겠지만.. 일단, 업무인수인계자료를 충분히 꼼꼼하게 잘 만들어 보고드리고, 팀원들과 함께 전체적인 사업보고 PT를 충분한 시간(적어도 3~4시간)을 가지고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본적인 서면보고와 업무보고 PT가 이루어진 다음에는 우리회사의 사회공헌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주요현장을 직접 방문해서 현장에서 업무파악을 할 수 있도록 도와드려야 합니다.
특히 사업협력단체의 대표님들과 서로 인사를 나눌 수 있는 공식적인 자리를 만들어 드리는 것이 중요하죠.. 그런데... 조심할 것은... 협력단체의 대표님들과 미팅은 그단체를 찾아가서 하는 것이지.. 그 단체의 대표분을 회사로 부르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서는 안됩니다. 특히나 '갑질'에 익숙하신 보스기질의 임원분들은 사회공헌팀에 오시면 더이상 '갑질'은 안된다는 것을 은연 중에 알려드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협력단체와의 상견례는 그곳을 찾아가서 하는 것으로 하면 좋겠습니다. 신년이 되기도 했으니 조그만 인사 선물을 준비하는 것도 임원분들의 체면을 세워주는 좋은 방법이라고 봅니다.
이런 부분이.... 평소 기업사회공헌실무자들이 협력단체나 시설들과 좋은 파트너십관계를 유지해야만 하는 중요한 이유가 됩니다. 평소에 현장에 잘 가보지도 않고, 협력단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했다면.. 새로 온 상사분을 현장에 모시고 다니기가 어렵죠.. 모시고 간다고 해도.. 좋은 소리를 들어야 하는데... 아쉬운 소리나.. 불만의 소리만 잔뜩 듣고 온다면... 새로온 상사분이 실무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그러니까.. 평소에 잘 하자는 말씀입니다.
마인드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제일 어렵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기업.. 극단적으로 이기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는 보통의 기업에서 20년 이상 회사생활을 하신 분들의 마인드는 어떨까요? 본인이 아무리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교회에서 장로님을 하실 만큼 신앙심이 깊다고 하더라고.. 회사원은 회사원입니다. 사회공헌활동을 기업중심으로 생각하실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부분을 완벽하게 변화시킬 수는 없지만... 절대 포기해서도 안됩니다.
사회공헌을 기업중심으로 생각하고 있는 분들의 마인드를 바꿀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자 유일한 방법은 '현장체험' 입니다. 보고서와 PT만으로는 절대 변화가 불가능 합니다. 실제 사업현장에서 어떻게 사업이 진행되고, 어떤 부분이 이 사업의 핵심가치인지를 본인의 눈으로 보고, 듣지 않고서는 절대로 변화가 가능하지 않습니다.
아.. 그러나.. 늘 사업이 이루어지는 현장이 감동이 넘치는 완벽한 장소는 아니지 않습니까.... 그죠!! 20년 넘게.. 일사분란한 명령체계와 성과중심의 효율적인 업무처리방식을 고수해 왔던 분들의 눈에.. 사회공헌의 현장은 매우 '어설프게' 보일 수 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설픈 부분에 대해서 굳이 변명하고 눈가리고 아옹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이 사업의 히스토리를 천천히 설명드리고, 현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의 한계와 문제점은 이런 부분인데.. 앞으로는 이렇게 개선, 발전되었으면 한다는 전체적인 '큰 그림'을 이해할 수 있도록 현장체험이 진행되는 것이, 현장을 이해하고 마인드를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숲을 보고 나무를 볼 수 있도록...
분명 실무자들과 임원들의 시각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각 개별 사업의 디테일한 프로세스가 중요한 실무자들은 새로온 임원, 상사들에게 큰 그림보다는 당장 급히 해결해야 할 프로세스적인 측면을 보고하고 의사결정해주기를 원하는데... 새로온 임원이나 상사는 팀 전체를 이끌어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큰 그림도 파악하지 못했는데.. 부분적인 것만 보고하면.. 쉽게 의사결정을 해줄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부임초기의 의사소통은 작은 프로세스에 대한 의사결정을 받아야만 하더라도, 먼저 그 사업전체에 대한 큰 그림.. 그리고 그 사업이 우리회사 사회공헌의 중장기적인 방향과 어떻게 연계되고 방향을 맞추고 있는지에 대한 큰 흐름을 보여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먼저 숲을 보여주고, 그 다음에 나무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것이죠....
사회공헌팀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특히나 회사의 주요업무를 맡고 있다가, 평소에 '한직(寒職)'으로 생각하고, 관심도 없었던 사회공헌팀으로 부임하는 임원이나 상사의 경우.... 사회공헌팀은 놀고 먹으며 '편하게 일하는 팀' 이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을 확률이 큽니다. 다른 팀들은 뼈빠지게 간, 쓸개 다 내놓고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허덕이며 '돈 벌고' 있는데... 사회공헌팀은 좋은 소리들어가며 여유롭게 '돈쓰고' 다니는 팀이라는 생각을 하기 쉽습니다. 뭐.. 회사내 많은 다른 직원들이 사회공헌팀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굳이 쇼를 할 필요는 없지만.. 사회공헌팀의 업무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어필'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평소에 쉬엄 쉬엄 탱자 탱자.. 일했던 분들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사회공헌팀도 부지런히 출근하고 늦게까지 일하고, 주말에도 행사하고 이런 부분에 대해 잘 보여줄 필요는 있습니다. 특히나 새로 부임하신 임원이나 상사보다 당분간은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정도의 '센스'는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업무외 시간에 충분한 의사소통이 필요합니다.
제한 된 업무시간에 미주알 고주알 모든 것을 말하고, 설명할 시간이 부족합니다. 새로운 상사분과 업무외 시간에 여유를 가지고 찬찬히 그동안의 히스토리와 사업방식에 대한 설명이 아닌 이야기를 드릴 필요가 있습니다. 현장방문을 하는 동안 자동차안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커피한잔 하면서.... 업무 마치고 맥주한잔 하면서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무실에서 책상을 놓고 마주앉아 보고 드리는 것보다 훨씬 부드럽게 깊은 이야기를 꺼낼 수 있습니다.
정리, 개선, 변화의 기회로 삼자.
제 인생 좌우명 중의 하나가 ' 위기를 기회로 삼자!!' 입니다.(근데.. 위기가 너무 많아.. ㅠㅠ;;) 새로운 상사, 임원이 오면.. 솔직히 익숙하지 않으니까.. 불편한 부분도 있고, 적응하는데 힘들 수 있고, 까다로운 분이 오면 스트레스가 늘어날 수 도 있겠지만... 어차피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할 상황이라면... 이번 기회를 그동안 앞으로 달리느라고 미뤄두었던.. 사업정리와 개선, 변화의 좋은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봅니다. 사소한 업무정리를 비롯해서 미뤄두었던 서류정리, 보고서작성, 사무실 환경을 한번 바꿔보는 것도 좋고, 업무 프로세스에 개선이 필요했던 부분도 보고를 통해 개선하고, 문제가 있던 사업을 정리하고 변화를 시도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당연한 말씀입니다. 사람은 잘 변하지 않습니다. 사회공헌실무자가 예수님도 아니고, 부처님도 아닌데.. 사람을 순식간에 어떻게 바꿀 수 있겠습니까.... 사회공헌에 대해 잘 모르시면.. 잘 이해하실 수 있도록 설명드리고 알려드려야 합니다.... '상무님.. 사회공헌은 이런 방식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무님이 이 분야를 잘 모르셔서 그런데.. 그동안 저희팀은 이런 방식으로 일해오지 않았습니다' 라고 대들면... 진짜 한대 맞을 수 도 있습니다.
'상무님이 말씀하시는 부분은 잘 알겠습니다. 그동안 저희팀은 이런 방식으로 일을 해 왔는데, 그렇게 일했던 이유는 이런 점 때문이었습니다. 상무님이 말씀하시는 방식을 저희 사업에 잘 적응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라고 말씀드리면.. '그래.. 그런 이유가 있었군... 내가 이 분야를 잘 몰라서 그래.... 내 방식대로만 하자는 건 아니야... 기존 방식과 내 방식을 잘 조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면 좋겠네...' ... 이런 식의 대화가 오고가야 하는 것이죠...
기존부서에서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해왔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 부서의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수 밖에 없죠.. 꼭 물어보셔야 합니다.
변하지 않는 '사람'이란 존재와 일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나만 힘들겠습니까? 상대방도 힘듭니다. 서로의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 바로... 인사이동철... 신년초입니다. 타이레놀과 우루사와 까스활명수와 겔포스... 박카스와 비타 500이 잔뜩 필요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여러분 화이팅!! 저도 화이팅!!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 정말 늘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위 이미지는 구글 이미지 검색에서~~ *^^*
'Balanced CSR & ESG' 카테고리의 다른 글
CSR 유럽배낭여행 - 참가자 모집 및 여행설명회 개최 (0) | 2015.01.14 |
---|---|
기업사회공헌담당자가 꼭 읽어봐야 할 칼럼 - 청년빈곤의 악순환 '그들과 통하는 길' (0) | 2015.01.11 |
2015년 Mr Yoo 블로그 사업계획 발표!! (0) | 2015.01.02 |
2015년 기업사회공헌 사업계획 보고....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0) | 2014.12.27 |
기업사회공헌 - 2014년 어떻게 실패하게 되었나? (0) | 2014.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