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R을 위해 재단법인이 나을지? 사단법인이 나을지?

 

 

CSR을 위해 재단법인 나을지? 사단법인이 나을지?

 

지난 목요일 오후 이메일 한통이 왔습니다. 제목은 'CSR을 위해서 재단법인 설립이 나을지 사단법인 설립이 나을지요' 였습니다. 메일내용을 일부 공개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당연히 보내신 분의 동의를 구했습니다)

 

-  OO기업은 오너가 있는 기업이 아니라서 회장이나 사장의 사재를 출현하여 재단법인을 설립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력이 있진 않습니다. 물론 기업의 기존 CSR 활동들의 비용들을 모두 모아서 정리하다 보면 나올 수 있겠지만요… 그런데… CSR 사례들을 살펴보니… 재단법인이 제대로 설립이 된 후 진행된 CSR 활동들이 주로 눈에 띄고, 성과도 좋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비영리법인을 설립하려면 재단법인이 맞는 거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제가 궁금한 것은…그러면 기업 입장에서는 기본 재산이 5억 이상이 필요한 재단법인을 설립하여 CSR을 진행하는 것 보다, 아무래도 초기 설립이 좀 용이할 것 같은 사단법인을 설립해서 진행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 왜 기업들은 사단법인이 아닌 재단법인을 설립해서 CSR을 하는 것인지요? 기본 재산이 충분치 않은, 그러나 함께 공동설립을 진행할 만한 인물들로 나름 유명한 셀럽들이 주위에 많은 기업과 같은 경우에는 기업이 하고자 하는 사회공헌과 뜻을 같이하는 셀럽들과 함께 사단법인을 만들어서 진행하는게 더 나은 방법이 아닐까 해서요. CSR을 전혀 모르는 입장에서 정말 바보 같은 질문일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기업의 CSR을 위해 사단법인을 설립해야 하는지 재단법인을 설립해야 하는지 굉장히 헷갈립니다. (사단법인과 재단법인이 무슨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많은 단편적, 법률적 용어 설명이 난무하지만… 케이스에 직접적으로 적용해서 이럴 땐 사단법인이 좋고 이럴땐 재단법인으로 가야한다는 이야기는 도대체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MR. Yoo님의 고견이 야근을 바라보고 있는 한 회사원의 저녁 시간을 다시 되돌려 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그리고, 답장을 통해 블로그를 통해 답변을 드리기로 하였습니다. (원래.. 이번 주에 ISO2600에 대한 스터디내용을 공유하려고 했는데.. 다음 주로 살짝 연기하겠습니다. 블로그를 찾아오시는 분들의 궁금증 해소가 제일 먼저니까요^^)

 

일단.. 질문을 좀 바로 잡도록 하겠습니다.

CSR(coporate social responsibility-기업의 사회적책임)을 위해 재단법인이 나을지? 사단법인이 나을지? 에 대한 질문은 '사회공헌활동을 위해 재단법인 설립이 나을지? 사단법인 설립이 나을지?로 바로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CSR은 위 그림에서 보듯이 기업의 자선적 책임(사회공헌활동)을 비롯한, 기업이 사회적으로 책임져야 할 다양한 이슈들을 모두 포함한 포괄적인 활동을 의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자체가 경영활동 전반을 통해 스스로 해야하는 것이지, 별도의 공익법인을 설립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질문을 CSR이 아니라.. 기업사회공헌활동을 잘하기 위해 재단법인을 설립해야 하느냐? 사단법인을 설립해야 하느냐? 로 바로 잡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재단법인과 사단법인의 차이

재단(財團)법인은 말 그대로 재산(돈, 부동산, 주식, 금.. 등등등)을 일정한 목적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약속하고, 그 재산을 중심으로 단체(법인)를 설립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 재단법인 중에 공익적인 목적을 위해 설립하는 것이 사회복지재단, 장학재단, 문화예술재단 등의 '공익법인'입니다. 사단(社團)법인은 일정한 목적을 위해 결합한 사람(회원)을 중심으로 설립한 단체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등이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재단법인은 공익목적을 가지고 재산을 출연하여 설립되고 운영되는 반면, 사단법인은 공익적인 목적도 있지만 (예를 들면 사단법인 부스러기 사랑나눔회 등)  대부분 어떤 특정한 이해당사자들이 모여 그들의 이익과 친목을 꾀하고, 대변하기 위해 설립하여 운영되는 이익단체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기부금 처리는 어떻게 될까요?

기업이 공익법인을 설립하는 가장 현실적인 이유 중에 하나가, 기업이 출연한 재산이나 기부금에 대해 '지정기부금' 혜택을 받기 위해서 입니다. 재단법인이나 사단법인이나 상관없이 공익목적으로 설립되었으며, 실제로 공익목적사업을 하게 되면, 기획재정부에 지정기부금단체 신청을 해서, 지정기부금단체로 등록할 수 있고, 그 법인에 기부된 금액에 대해서 기부금영수증을 발급해 줄 수 있습니다. 즉, 기부금영수증과 관련해서는 사단법인이나 재단법이나 차이가 없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왜? 기업들은 사단법인이 아닌 재단법인을 설립할까요?

앞에서 말씀드렸지만, 사단법인은 사람(회원)들이 모여서 만든 단체입니다. 협회(協會-association)의 성격이 강합니다. 기업들이 모여 만든 단체중에 가장 유명하고 큰 단체는 여의도에 있는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입니다. 이처럼 협회의 성격이 강하다보니... 어떤 특정한 하나의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을 하기 위해 사단법인을 설립하면 쫌.. 애매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가장 애매한 부분은 사단법인의 회원을 누구로 할 것이며, 그 대표성을 한 기업이 독점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기업이 법적으로 사단법인을 설립할 수 는 있지만, 그 회원구성을 그 기업의 임직원으로 할 것이냐? 아니면 외부인으로 할 것이냐? 그 사단법인의 대표이사(사단법인 총회의 의장 - 회장) 는 기업의 사장이나 회장이 맡을 것이냐? 아니냐? 처럼...  사단법인을 구성하는 회원을 범위와 자격등을 정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사단법인과 관련된 법률을 찾아보시면 되는데.. 결론을 말하자면, 어떤 한 특정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위해 사단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단법인의 명칭에 특정한 기업의 이름을 사용하기도 어렵습니다.

 

대신 여러기업이 모여, 공익활동을 하기 위해 사단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당연히 가능하고, 적절하다고 봅니다. 지역에 있는 중소기업 여러곳이 모여, 서로의 힘을 보태 십시일반 그 지역의 장학사업을 위해 사단법인 성격의 장학회를 설립한 경우는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재단법인의 경우, 재단법인을 설립하는 근거인 기본재산출연을 어떤 특정한 기업에서 하게되면, 그 기업의 이름을 붙여 공익재단법인을 설립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곳도 'SPC행복한재단' 인데.. SPC그룹의 오너인 회장님과 계열사들에서 일정액의 현금을 출연하여 그 현금자산을 기본재산으로 해서 재단법인(사회복지법인)을 설립하고, 재단명칭으로 그룹명칭을 사용하였습니다. 설립의 주체가 명확하고 대표성도 명확합니다.  

 

즉, 어떤 특정한 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체계화, 전문화 하기 위해 공익법인을 설립하고자 한다면, 사단법인 보다는 재단법인이 그 성격에 더 적절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어떤 특정한 한 기업이 아니라.. 여러기업이 회원자격으로 참여하여 공익사업을 하기위해 법인을 설립한다면 사단법인도 괜찮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공익법인을 설립한다고 해서 기업사회공헌활동을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인 사단법인을 설립하느냐? 재단법인을 설립하느냐? 의 문제라기보다는 '기업사회공헌을 잘하기 위해서 공익법인 설립이 필수적이냐?' 라는 것인데.... 전혀.. 결코.. 절대로... Never ... 그렇지 않습니다. 기업사회공헌을 잘하기 위해서 공익법인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입니다.

 

회사가 설립한 공익법인이 있으면, 지정기부금단체로 등록해서, 좀더 수월하게 기부금영수증을 발급 받을 수는 있겠지만.. 공익재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직원도 필요하고, 여러가지 복잡한 행정적인 절차와 운영관리도 필요하기 때문에, 공익법인을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람이 없을 경우... 오히려 짐이 될 수 있습니다. 기업들이 무턱대고 재단을 설립한 이후에 운영능력이 없어.. 아무 사업도 하지 않고 잠만자고 있는 재단들이 생각보다 꽤.. 많습니다.  

 

기업사회공헌을 잘하기위해 무턱대고 공익법인부터 만드는 것에 대해 저는 반대합니다. 공익법인이 없어도 충분히 사회공헌활동을 잘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전문성도 없고, 전문인력도 없으니까.. 쫌 해맬 수 는 있겠지만... 조금씩 할 수 있는 것 부터 해나가고, 전문단체나 복지시설등과 협력하여 차근차근 해 나가다 보면, 2~3년 정도만 지나면 충분히 잘 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를 수 있습니다. 사회공헌인력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아시다시피 '기업사회공헌실무자아카데미'에 적절한 사람을 보내서 교육받아도 좋구요^^ 중급자과정은 4월에... 초급자과정은 8월에 시작합니다. 중급자과정 모집은 3월부터~~

 

공익법인을 설립하는 것 보다... 우선적으로 해야할 일은 회사내에 사회공헌담당자를 지정하고, 그 담당자가 사회공헌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을 키우는 것과 동시에 기본적인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체계를 세우는 일입니다. 기업사회공헌활동의 체계를 세우는 일은 본 블로그에 여러개의 글이 올라와 있으니 참고하시면 되고, 찾아보기도 귀찮고 읽어봐도 잘 모르겠다고 하시면, 저를 찾아오면 속성으로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자... 답변을 요약정리해드립니다.

 

기업사회공헌활동을 잘하기 위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턱대고 공익법인을 설립할 필요는 전혀없다. 우선적으로 기업사회공헌담당자를 키우고, 사회공헌체계를 수립한 다음에, 차근차근 할 수 있는 일부터 순서대로 하면 된다. 혼자하려고 하지말고 주변의 사회복지시설이나 비영리단체들의 도움을 받아서 하면 된다. 기업사회공헌활동을 잘 하고 있는 다른 기업의 도움과 조언을 받으면 더 쉽다. 그 다음 형편과 상황이 되고, 좀더 체계적으로 전문적으로 하기위해서 공익법인을 설립하고자 한다면 사단법인보다는 재단법인이 낫다. 끝!!

 

이정도면 될까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CSR영국배낭여행설명회가 1월27일 담주 화요일 저녁 7시에 SPC그룹 양재사옥에서 열립니다. 관심있는 분들 오세요^^ 꼭..여행을 가지 않으시더라도 놀러오시면 됩니다. 커피와 도넛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

 

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