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사회공헌담당자가 읽어야 할 책
착한기업 콤플렉스
(이보인 / KOSRI / 2015)
착한 사회공헌담당자 콤플렉스 셋..
1. 회사에 출근하면 늘 웃는 얼굴.. 행복한 모습..
사회공헌 담당자인 저는 회사에 출근하면 늘 웃는 표정을 지으려고 노력합니다. 출근해서 처음 마주치게 되는 경비계장님에게도 "안녕하십니까? 좋은 아침입니다!!" 라고 경쾌하고 활기차게 인사를 건네고,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직원들에게도 미소가득 인사를 합니다. 사무실을 청소하시는 환경미화 여사님들께도 웃는 얼굴로 "수고하십니다" 라고 인사를 건넵니다. 출근해서 하루종일 회사 안에서는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웃으려고 하고, 회의에 들어가서도 다른 사람들은 죽(을)상을 지어도... 저는 가능하면 옅은 미소라도 지으려고 노력합니다. "해피봉사단(우리회사 사회공헌팀 이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늘 행복해서 좋겠어요" 라는 직원들의 말을 가끔 들을 때 마다.. 더욱 얼굴에는 웃음을 지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행복(?)한 일을 하는 사회공헌담당자가 회사에서 죽상을 하고 있는 것 보다는 웃는 얼굴로 사람들을 대하는 것이 낫겠다 싶은 마음에서 하는 행동입니다.
2. 열심히.. 누구보다 더 열심히...
아침 7시엔 어김없이 책상에 앉아 업무를 시작합니다. 다른 부서의 직원들보다 늦게 출근한다거나 지각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회사에 무슨 일이 있으면.. 솔선수범 발 벗고 나서서 참여하고... 사회공헌담당자들이 회사내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애를 씁니다. 직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나가면, 상자 하나, 의자 하나라도 제가 더 많이 옮기려고 하고, 우산 없이 비를 맞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제 우산을 다른 직원에게 쥐어주고 비를 맞습니다. 사회공헌담당자들이 회사일에 소극적으로 참여하고, 봉사현장에서 입으로만 일하고, 사진만 찍으려고 한다는 말을 듣기 싫어서 그렇습니다. "우리회사 사회공헌팀 사람들은 정말 부지런하고 열심히 일하는 것 같아요. " 라는 말이 회사내 여기저기서 들릴 때 까지... 뛰고 또 뛰는 일상이 반복됩니다.
3. 공부.. 공부.. 그리고 또 공부..
"사회공헌.. 뭐.. 별거있어... 연탄나르고, 김장하고, 밥푸고, 빵 나눠주고.. 기부하고 사진찍고, 헌혈이나 하고.. 그러면 되는 거 아냐.." 라는 말을 듣기가 싫어... '기업'과 '사회'와 '공헌'에 관한 책들을 의무적으로 읽어대고, 무슨 좋은 강연이 있다고 하면.. 쪼르르 달려가서 듣고... 일 잘하는 사회공헌담당자가 있다고 하면 어떻게 해서든 연락해서 이야기 좀 들어보려고 하고.. 해외에 CSR과 관련된 좋은 사이트가 있다고 하면... 읽히지도 않는 영어를 억지로 해석하며 보느라고 눈이 씨뻘게 지고.... 뼈빠지게 일해서 번 귀한 돈과 안그래도 부족한 시간 들여서 대학원 다니고... '전문가' 까지는 아니더라도... '사회공헌에 전문성이 뭘 필요해.. 그냥 착한 마음 가지고 정성껏 하면 되는 거지... ' 라는 소리가 듣기 싫어 새벽부터 새벽까지 공부.. 공부.. 그리고 또 공부를 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착한기업 콤플렉스를 읽으며, 제 스스로 가지고 있는 기업사회공헌실무자로써의 콤플렉스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콤플렉스라는 것이 상대방 또는 나를 둘러싼 외부환경과 나를 비교했을 때 발생하는 것인데... 사회공헌담당자는 회사내에서 늘 행복하고 즐겁고 착한 사람으로 인식되어야 한다는 것, 사회공헌담당자는 회사내 누구보다 열심이고 부지런해야 한다는 것, 기업사회공헌에 대한 전문성까지 인정받지는 못하더라도... 그래도 아~무 생각없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회사내에서 또는 외부로 부터 '인정' 받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 저만 그런 건가요 ㅎㅎㅎ.. ?
CSR '관점'을 이야기하다.
몇몇 아는 기업사회공헌담당자들끼리 한달에 한번 만나서 책 읽고 밥 먹는 아주 작은 모임이 있는데, 지난 주 그 모임에서 이 책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기업사회공헌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한 멤버는 이 책의 전반부를 읽으며 '많이 허탈했다' 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기업사회공헌의 가치에 대해 고민되기 시작했다는 말을 했습니다. 어떤 멤버는 이 책을 읽으며 본인이 그동안 생각해 왔던 사회공헌과 CSR에 대한 개념과 범위에 약간의 혼란이 왔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비즈니스영역까지 아우르는 사회공헌을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 하는 과제가 무게로 느껴졌다고 합니다. 또 다른 멤버는 책 막바지에 나오는 솔루션들을 조금 더 깊게 자세히 다뤄어주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전반부 문제제기와 후반부 대안(솔루션)제시가 좀더 균형을 이루었다면 좋았겠다는 겁니다.
이 책을 읽은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이 책은 CSR과 관련된 '개념'을 설명하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책.... 이라기 보다는 '관점(觀點)' 에 대한 책입니다. 좀더 거창하게 치장하자면 CSR과 기업사회공헌에 대한 세계관(世界觀)을 건드린(?) 책 이라고 할까요? 그리고 저자가 '관점'을 중심에 둔 이유는 기존에 '기업사회공헌담당자' 들이 가지고 있는 '기업사회공헌'에 대한 좁은(약간은 편협한)생각을 깨기 위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관점에 대한 이야기는 저자의 전작 '기업은 저절로 착해지지 않는다'에서도 일정부분 언급되고 있습니다. 전작에서 기업이 CSR을 잘하기 위해서는 내적요인보다는 외적요인(경영환경변화, 제도, 법의 변화 등)이 중요하고, 영향력도 훨씬 크다라는 주장을 했는데.. 이 부분도 결국은 CSR을 순수한 '자선' 이 아닌 전략적 '경영'의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기업경영의 관점에서 본... CSR
10년 전 쯤 한창 기업사회공헌의 '진정성' 에 대한 논의가 있을 때.. '전략적 사회공헌' 이라는 말에 대해서 기업사회공헌담당자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대체로 '거부감'을 들어냈습니다. 기업이 사회공헌을 하는데, 기업의 이익이나 기업의 입장에서 사업을 선택하고 지원해서는 안된다는 정서가 많았습니다.
기업사회공헌은 진정성과 사명감을 가지고 긍정적 사회변화를 위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회투자를 해야한다는 것이 그당시 사회공헌실무자들의 입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사회공헌담당자들도 '사회복지사'출신이 많았습니다. 사회복지시설이나 단체에서 일하다가 기업에 들어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기업의 자원을 열악한 복지현장으로 보낼수 있을까?' 하는 고민들을 많이 했습니다. 기업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사회공헌을 PR에만 활용하려고 하는 홍보팀 소속 사회공헌담당자들을 가까이 하려고 하지 않는 분위기가 쫌..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 입장을 고수하는 기업과 담당자들이 존재합니다. 저 또한 많은 부분 이쪽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10년이란 세월이 지나고, 이제는 전략적사회공헌이란 말이 입에 쉽게 붙습니다. 오죽하면 '순정파(?)'였던 저도 현재 대학원에서 전략적 CSR을 공부하고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기업사회공헌의 환경과 상황이 변하고 있다는 말씀입니다. 기업은 생물이어서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기업의 순수한 자선활동이 강조되던 시절에는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것이 대세였다고 한다면, 공익마케팅이 절정을 이루던 때에는 거의 모든 회사가 자사의 상품과 서비스에 공익단체의 로고를 그려넣고.. '이걸 사시면 얼마가 기부됩니다' 는 광고를 했습니다.
전략적사회공헌은 여전히 사회공헌분야에서 힘을 더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업(業)의 특성을 살리고 핵심역량을 활용하여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방법론은 현 시점에서 가장 일반적인 기업사회공헌 프레임입니다. 작년 한해동안 기업사회공헌계를 혼란하게 했던 CSV(공유가치창출)는 '사회공헌담당자의 입장'에서 보면 전략적사회공헌의 한 형태라고 이해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톡 까놓고... 사회공헌담당자들에게 사회공헌부서의 입장만 고수(고집)하지 말고, 기업전체의 시각에서 CSR이나 사회공헌을 바라보라고 이야기합니다. 저 또한 동감하는 바 입니다.
순수한 착함 vs 영리한 착함
CSR이나 기업사회공헌.. 모두 기업이 '주체' 입니다. 기업이 없으면 CSR도 기업사회공헌도 모두 없어지는 것이 됩니다. 기업이 지속해야 CSR도 기업사회공헌도 지속되는 것이 당연한 이치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사회공헌담당자, CSR담당자들은 어떻게 일해야 할까요? 단순히 관점만 사회공헌중심에서 기업경영중심으로 바꾸면 될까요? 어쨌거나.... 지금까지는 어느정도... 사회공헌담당자들에게 기업이 요구했던 것은 순수한 착함과 성실, 부지런함과 열정이었다면... 앞으로는 기업의 경영활동과 사회공헌을 결합하여 어떻게 시너지효과를 내게 할 것인가에 대한 요구를 점점더 강하게 할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사회공헌담당자는 '기업'과 '사회'와 '공헌' 에 대한 전문성과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듣기 위해 강연을 마련했습니다.
기업사회공헌과 CSR에 대한 이보인 팀장과 Mr Yoo의 관점과 생각이 완벽히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나름 각자가 위치한 기업의 상황들이 있고, 상황을 해석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보인팀장과 블로그를 찾아오시는 여러분들을 만나게 하고 싶습니다. 그의 착한기업 콤플렉스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사회에서 기업이 어떤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들어볼 가치가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왜 이런 책을 쓰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는 누구에게 어떤 영감과 깨달음을 주고 싶었는지.. 그런 이야기들을 듣는 자리를 조촐하게 마련했습니다. 지금 신청하시면 됩니다. 몇자리 남아 있습니다.
초대합니다.
2015. 7. 17. FRI. PM 7 : 30
착한기업 콤플렉스 저자 이보인 강연
SPC양재사옥 2층 사업설명회장
(지하철 양재역 5번출구 직진 200m)
초청인원 : 선착순 50명
(기업재단 및 기업사회공헌실무자 완전 우대)
참가신청 : yoosg@spc.co.kr
(이름, 소속, 연락처 - 핸드폰번호)
메르스를 뚫고!! 지금 바로 신청하십시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2015년 절반이 남았습니다. 정신줄 놓지 말고 각자가 자신의 앞가림을 잘 하고 살아가야 할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건강유의하시고, 담주에 또 뵙겠습니다. 블로그 찾아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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