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본 쉬나드를 만난 날 _ 2026년 1월 8일
파타고니아의 창업주이자 (前)이사회 회장인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 가 방한했다. 2박3일 동안의 짧은 방한 기간에도 불구하고, 그를 만나 「파타고니아 비즈니스 스쿨」에 대한 소개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 미팅에는 2018년 파타고니아 본사에 함께 다녀왔던 멤버(서진석, 김민석, 김정태)들과 파타고니아 비즈니스 스쿨 1기가 함께 참석했다. 다음은 이본 쉬나드 앞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Back in 2016, I was working as a CSR manager for a Korean company. At that time in Korea, CSR was usually seen as something separate from the core business. It was mostly about charitable donations or employee volunteer activities, rather than how a company actually made its money.
I felt uncomfortable with that idea. A company could generate profits while harming people or the environment, and then try to compensate for that harm through charity. To me, that did not feel right. It did not feel like responsible business.
This discomfort led me to ask myself a very simple question: Is it possible to run a business without harming people or the planet? I began to feel that responsibility should not be defined by how much a company gives back after the fact, but by whether its business model causes harm in the first place.
I wanted to find a company that was genuinely trying to operate in that way. Not a company to admire from a distance, but one I could study deeply and learn from, and whose lessons I could share with Korean companies. That search eventually led me to Patagonia in 2016.
2016년, 나는 한국 기업에서 CSR 매니저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한국에서 CSR은 기업의 핵심 사업과는 분리된 영역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CSR의 주된 활동은 기부나 임직원 봉사활동이었고, 기업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와는 별개의 문제처럼 여겨졌습니다.
나는 이런 방식이 늘 불편했습니다. 기업이 사람이나 환경에 해를 끼치며 이익을 창출한 뒤, 그 피해를 기부나 봉사로 만회하려 한다면 과연 그것이 책임 있는 경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에게 그것은 어딘가 잘못된 구조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은 결국 아주 단순한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사람이나 지구에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기업은 사업을 할 수 있을까?” 책임이란 사후적으로 무엇을 돌려주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피해를 만들지 않는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설계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생각이 점점 분명해졌습니다.
나는 실제로 그런 질문에 답하려 노력하는 기업을 찾고 싶었습니다. 멀리서 사례로 그냥 아는 것이 아니라, 깊이 이해하고 가까이 배울 수 있는 기업을 찾고 싶었고, 그 배움을 한국 기업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탐색의 과정에서, 나는 2016년 파타고니아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My first visit to Ventura was very short—only about two hours. On the flight back to Korea, I found myself wishing I had stayed longer. I felt that I had not seen enough.
I knew there was something deeper behind what I had read in Yvon Chouinard’s book, Let My People Go Surfing. I wanted to understand Patagonia not just through words, but from the inside.
나의 첫 번째 벤투라(파타고니아 본사) 방문은 매우 짧았습니다. 체류 시간은 고작 두 시간 남짓이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계속해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충분히 보지 못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나는 이미 이본 쉬나드의 저서 『렛 마이 피플 고 서핑』에서 읽은 이야기들 뒤에, 더 깊은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글로 읽는 파타고니아가 아니라, 내부에서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직접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After returning to Korea, I contacted Sean at Patagonia Korea. I asked if there was any way to learn more about the company. After almost two years of preparation, I returned to Ventura in 2018 for a second visit—this time accompanied by four sustainability management leaders from Korean companies.
This second visit lasted a full week. On the first day, we met Chipper Bro. He explained that Patagonia does not use the word “sustainability,” because every company in the world—including Patagonia itself—operates on an unsustainable planet, and therefore cannot be truly sustainable.
Instead, he told us, Patagonia uses the term ESR, which stands for Environmental and Social Responsibility. His message was very clear: at Patagonia, the mission and the planet come first—not sales.
He took us to the design studio and said, “We make products. So our top priority is to make sure our products do not harm people or the planet. That is what ESR means.”
At that moment, everything became clear to me. Responsible business was no longer a theory. I could see it being practiced every day.
During that week, we met and interviewed more than ten Patagonia employees, including Rick Ridgeway. It was an unforgettable experience.
한국으로 돌아온 뒤, 나는 파타고니아 코리아의 션(김광현 환경팀장)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회사에 대해 더 깊이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리고 약 2년에 가까운 준비 끝에, 2018년 나는 네 명의 한국 기업 지속가능경영 담당자들(서진석, 김민석, 김정태, 이준석)과 함께 두 번째 벤투라 방문길에 올랐습니다.
이번 방문은 일주일간 이어졌습니다. 첫날, 우리는 치퍼 브로를 만났습니다. 그는 파타고니아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파타고니아를 포함해 이 세상의 모든 기업은 (현재와 같은 환경, 사회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지속가능하지 않은 지구 위에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진정으로 지속가능하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대신 파타고니아는 ESR이라는 개념을 사용한다고 했습니다. ESR은 Environmental and Social Responsibility, 즉 환경적·사회적 책임을 의미합니다. 그의 메시지는 분명했습니다. 파타고니아에서는 매출보다 미션과 지구가 먼저라는 것입니다.
그는 우리를 디자인 스튜디오로 안내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제품이 사람이나 지구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ESR의 의미입니다.”
그 순간, 모든 것이 또렷해졌습니다. 책임 있는 경영은 더 이상 이론이 아니었습니다. 나는 그것이 매일의 업무 속에서 실제로 실천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 일주일 동안 우리는 '릭 리지웨이'를 포함해 열 명이 넘는 파타고니아 임직원들을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그 경험은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When the five of us returned to Korea, we shared one strong belief: this way of doing business needed to be shared in Korea. Not as a slogan, but as real practice.
We created a small booklet using the interviews and photos we had gathered. We also held seminars in Patagonia stores in four major cities, including Seoul, with more than 100 companies participating. In addition, we wrote many articles on blogs and online platforms about Patagonia’s philosophy and its approach to responsible business.
Through these activities, we began to notice something important. Many people in Korea wanted to learn more about Patagonia—not just the brand, but the thinking behind how it does business.
At the beginning of 2024, we decided to plan a new project. This time, the goal was not simply to introduce Patagonia, but to go one step further: to cultivate people through Patagonia’s philosophy.
다섯 명이 함께 한국으로 돌아온 뒤, 저희는 하나의 분명한 확신을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방식의 비즈니스는 한국에서도 반드시 공유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실제로 실천 가능한 방식으로 말입니다.
저희는 인터뷰 내용과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작은 소책자를 제작하였습니다. 또한 서울을 포함한 네 개 주요 도시의 파타고니아 매장에서 세미나를 개최하였고, 100곳이 넘는 기업들이 이 자리에 참여하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파타고니아의 철학과 책임 있는 경영에 대해 블로그와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에 여러 편의 글을 써서 공유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이어가며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는 파타고니아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단순히 브랜드가 아니라, 그 비즈니스 철학 자체에 대한 관심이었습니다.
그리고 2024년 초, 저희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번에는 파타고니아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파타고니아의 철학을 통해 사람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였습니다.

So in 2024, we launched the Patagonia Business School. Eight people joined the program. All of them were young managers in Korea, working in roles with direct business responsibilities.
2024년, 드디어 우리는 파타고니아 비즈니스 스쿨을 시작하였습니다. 총 여덟 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였으며, 모두 한국에서 책임있는 비즈니스 영역에서 일하는 젊은 매니저들이었습니다.

After completing the six-month program, we returned to Ventura once again in April 2025. This was my third visit.
This time, the visit felt different. We carried a strong sense of responsibility, because we were traveling with the next generation who will lead business responsibility in Korea. We wanted to deeply understand Patagonia’s business mindset and find ways to implement it in our participants’ companies immediately, not someday in the future.
6개월간의 프로그램을 마친 뒤, 저희는 2025년 4월 다시 한 번 벤투라를 찾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세 번째 방문이었습니다.
이번 방문은 이전과는 다른 무게감으로 다가왔습니다. 한국에서 기업의 책임 있는 경영을 이끌어갈 다음 세대와 함께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파타고니아의 비즈니스 마인드셋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그 내용을 언젠가가 아니라 즉시 참여자들의 기업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했습니다.


Today, I feel that this journey, which began in 2016, has reached a meaningful moment.
When I first started this journey, very few people in Korea truly understood what responsible business meant. At that time, responsibility was often seen as something separate from business itself. Today, that perception has clearly changed. More people now understand that responsibility is not about giving money away. It is about how a company operates, how it makes decisions, and how it takes responsibility for its impact on people and the planet.
At the same time, in 2016, Patagonia was not very well known in Korea. Only a small number of people recognized it as “the company behind the Don’t Buy This Jacket campaign.” Today, however, almost everyone in Korea who works on responsible business, or studies business at university, knows Patagonia. And many of them want to learn from Patagonia—its values, its strategy, and its way of doing business.
I truly believe that this change has been possible because of Patagonia, and because of the people who have shaped and protected its vision.
Thank you, Yvon Chouinard, for showing us that business can help save the planet.
It is a great honor to have you here. Thank you very much.
오늘 저는 2016년에 시작된 이 여정이 하나의 의미 있는 지점에 도달했다고 느낍니다.
이 여정을 처음 시작했을 당시, 한국에서 ‘책임 있는 비즈니스’가 무엇인지 진정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책임은 종종 비즈니스와는 별개의 영역으로 인식되곤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분명히 달라졌습니다. 책임이란 단순히 돈을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어떤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하는지, 그리고 사람과 지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어떻게 책임지는지의 문제라는 인식이 점점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편, 2016년 당시 파타고니아는 한국에서 널리 알려진 기업이 아니었습니다. 일부 사람들만이 ‘Don’t Buy This Jacket’ 캠페인을 진행한 회사로 기억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책임 있는 비즈니스를 실천하는 사람들, 혹은 대학에서 경영을 공부하는 사람들 가운데 파타고니아를 모르는 경우를 찾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들 중 많은 이들이 파타고니아의 가치와 전략, 그리고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방식을 배우고자 합니다.
저는 이러한 변화가 파타고니아라는 기업, 그리고 그 비전을 만들어 오고 지켜 온 사람들 덕분에 가능했다고 진심으로 믿습니다.
비즈니스가 지구를 살리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신 이본 쉬나드 회장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 자리에 함께해 주셔서 큰 영광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날 발표를 경청한 이본 쉬나드는 우리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기업이 항상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힘은 '시장'의 힘입니다. 무언가를 변화하려고 한다면 (기업은) 시장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그 시장의 힘을 변화하기 위해서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평범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면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만드는 것이 좋은 방법인지를 알려줘야합니다. 그렇게 되면 고객이 변합니다. 고객이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면 기업이 변화하고 기업이 변화하면 정부가 변합니다."
.....................
내 인생의 중요한 순간으로 기억될 만남이다. 다시 한 번 신발끈을 조여맨다.
Balanced CSR & ESG 유승권
※파타고니아 비즈니스 스쿨과 미국 본사 방문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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