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사회공헌 실무자는 '사회복지사'가 좋은 가요?
오늘 점심 시간에 핸드폰으로 전화가 한 통왔다. 'O'의 기업의 총무팀장이신 'ㄱ' 부장님의 전화였다. 일전에 그 회사의 직원 사회봉사활동에 대한 도움을 드린 적이 있어서 전화번호를 저장해 두었는데, 거의 일년만에 전화를 하셨다.
전화기 너머로 대뜸 질문 하나를 던지신다. "저.. 우리회사에서 사회공헌실무자를 한사람 새로 뽑으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사회복지사를 뽑는 게 좋겠지요?" 대답을 하기도 전에 말씀을 이으신다. "유국장님이 좋은 후배 있으면 한사람 소개시켜 주세요"
오전 한 때 세찬비가 오더니, 점심때 쯤 되니 비가 부슬비로 바뀌어 있었다.
" 부장님, 사회공헌실무자가 꼭 사회복지사일 필요는 없습니다. 사회복지 쪽을 좀 알면 좋기야 하겠지만, 오히려 'O' 기업의 젊은 친구들 중에 사회공헌업무를 희망하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회사내에서 잘 키우는 것이 낮지 않을까 싶습니다. "
전화기 너머로 약간 의아하다는 표정이 전해져 온다. "유국장님도 사회복지사이고, 아무래도 사회공헌업무가 복지관련된 업무가 많은데, 사회복지사가 낮지 않을까요?" ㄱ 부장님의 톤 낮은 목소리에 나도 톤을 맞춰 대답했다. "아시겠지만 저 또한 학부전공이 사회복지는 아니구요, 제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하다보니.. 대학원에서 사회복지사를 공부한거지... 사회복지사이기 때문에 기업에서 사회공헌업무를 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회사 별관에 위치한 사내식당 처마에서 부슬비를 피하며 통화는 이어졌다. " 부장님,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학부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한 친구들은 일반 기업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사회복지라는 학문이 기업경영과는 어떤 측면에서 극과극인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기업은 최우선의 목표가 영리추구이지만, 사회복지는 정 반대이지요.. (중략) 사회복지를 전공한 졸업생들이 졸업하자마자 일반 기업에 들어가 사회공헌담당자로 일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기업에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 하거나, 사회복지사로서 본인의 정체성 때문에 퇴사의 고민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오히려 그 회사를 잘알고 회사원으로서의 정체성이 확고한 일반 직원이 사회공헌담당자가 되고, 필요에 의해 사회복지나, 그 밖의 사회공헌과 관련된 공부를 하고나서 훨씬 사회공헌활동의 성과가 높아지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중략) 제가 일하고 있는 SPC의 경우도 어느정도 해당되는 얘기입니다. "
"유국장님 말씀을 들으니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그럼... 내부에서 좀 논의를 해 보구요. 우리회사 내에서 괜찮은 친구를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회사내에서 사회공헌담당자를 선정하게 되면, 유국장님이 잘 좀 알려주세요^^" "그럼요.. 잘 논의해 보시구요... 언제든지 연락주시면, 찾아가 뵙겠습니다. 부장님... 점심 식사 맛있게 하십시요" ...
오랜만에 걸려 온 전화는 10분 넘게 대화가 오고 갔다.
다들 잘 아는 사실이지만, 현재 우리나라 기업의 사회공헌담당자들이 모두 사회복지사들은 아니다. 사회공헌업무와 관련된 별도의 조직을 두지 않는 기업은 대개 총무팀, 홍보팀, 인사팀, 마케팅 팀 등 관련 업무를 보고 있는 부서의 1~4년차 실무자들이 대개 사회공헌업무를 "겸직"하고 있다. 최근 조선일보의 조사에도 나왔지만, 사회공헌전담조직을 둔 우리나라의 기업은 대기업만 하더라도 전체 기업 수의 1%도 안된다. 기업내에 사회공헌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별도의 조직을 둔 경우에도 "사회복지사"를 특별히 고용한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다. 사회복지사를 특별히 고용한 기업의 경우는 별도의 '사회복지재단'을 운영하고 있거나 설립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2000년대 초반, 기업의 사회공헌은 사회복지와 관련 된 사업이 많았기 때문에 기업사회공헌담당자로써 사회복지를 전공한 졸업생이나, 사회복지현장 또는 관련 단체에 있던 사람들이 기업에 입사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나 또한 그런 경우다), 최근에 들어서는 사회복지의 영역이 교육, 환경, 문화, 체육 등 다방면으로 다양화되고 있어, 다양한 전공과 경력을 가진 기업사회공헌담당자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사회복지학과 교수님들의 이야기를 전하자면, 사회복지학과 졸업생들의 취업 1순위는 사회복지공무원이고, 2순위가 기업의 사회공헌담당자라고 한다.
사회복지사로서 기업의 사회공헌담당자가 된다는 것은 어떠한 것을 의미할까?
오늘은 여기까지만... (아함~졸려서^^)
'Balanced CSR & ESG'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업사회공헌 실무자는 무슨 일을 할까? (1) 사회공헌계획수립하기.. (0) | 2012.07.15 |
---|---|
기업사회공헌 이해에 도움이 되는 기사^^ (0) | 2012.07.11 |
기업사회공헌 이해에 도움이 되는 책들... (1) (0) | 2012.07.11 |
기업사회공헌 컨설팅.. 누구나 할 수 있다!! (0) | 2012.07.10 |
기업사회공헌담당자는 사회복지사가 좋은 가요? (2) (0) | 2012.07.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