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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기업사회공헌을 잘 하는 방법? 첫번째- 내가 일하는 회사를 잘 알아야 한다.

by Mr Yoo 2012. 12. 23.

 

 

 

기업사회공헌을 잘 하는 방법?

첫번째 - 내가 일하는 회사를 잘 알아야 한다.

 

"당신이 만일 어떤 기업의 사회공헌담당자라고 한다면...  지금.. 당신의 명함첩을 한번 살펴보라. 그 명함첩에 당신이 속한 회사의 직원명함이 더 많은지? 아니면.. 다른 회사나.. 외부 단체 사람들의 명함이 더 많은지 세어보라. 만일.. 당신의 명함첩에 당신이 일하는 회사 직원 10% 이상의 명함이 들어 있다고 한다면.. 당신은 그럭저럭 일을 잘 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당신이 일하고 있는 회사 직원의 명함은 몇장 없고.. 온통 다른 회사나 다른 단체 사람들의 명함으로 당신의 명함첩이 가득차 있다고 한다면.. 당신은 일을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7~8년 전 쯤에 다른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기업사회공헌분야 선배님의 특강에서 들은 말이다.

 

명합첩을 요즘시대에 맞게 바꾸면.. 카카오톡친구나.. 페북친구나... 스마트폰의 전화부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7~8년 전에 선배님의 특강에서 들은 이야기가 그 때에는 딱히 와 닫는 말씀이 아니었는데.. 이제는 그 말의 뜻을 조금 알 것 같다.

 

내가 일하고 있는 회사 직원들의 명함이 많다는 것은 그 만큼 회사 내의 인적 네트워크가 촘촘하다는 뜻이고.. 그것은 내가 기업사회공헌담당자로서 우리 회사를 그만큼 많이.. 잘.. 파악하고 있다는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다.

 

기업사회공헌담당자로서 사회공헌활동을 잘 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첫번째 요건은 자신이 일하고 있는 기업에 대해 잘 아는 것이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인데... 실제로 기업의 사회공헌담당자들을 만나 보면... 생각보다 본인이 일하고 있는 기업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경우를 종종본다. 이것은 어떤 의미에서 기업사회공헌담당자들이 다른 부서의 직원들보다 기업에 대한 소속감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볼 수 있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는 기업사회공헌담당자들이 신입공채로 입사하기 보다는 경력직으로 입사하는 경우가 많고, 회사 내에서 중추조직이 아닌, 주변조직으로 일하면서 회사의 경영활동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지 않아도 일을 할 수 있는 부서이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어찌되었건... 한 회사에 입사를 하고.. 그 회사에 월급을 받아 생활하는 월급쟁이가 되면.. 그 회사에 대한 소속감과 애사심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기업사회공헌담당자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아무래도 기업사회공헌이라는 분야가 기업의 이기적일 수 밖에 없는 경영활동과 반대되는 입장에서 일을 하다보니..   마치 기업사회공헌담당자는 자신이 일하는 기업의 안 좋은  부분은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인 것 처럼 인식하고.. 외부에 나가도 기업의 이기적인 경영활동과는 상관없는 것 처럼.. 착각할 때가 있는데... 그건 정말 착각이다.  기업사회공헌담당자는 본인이 일하고 있는 기업의 좋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아야하고, 그 좋지 않은 부분을 갖고 있는 회사의 일원이라는 것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회사에 대한 정확한 인식자체가 기업사회공헌을 더 잘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본인이 일하는 회사를 옹호하거나, 잘못된 부분을 가리기 위한 홍보수단으로 사회공헌활동을 기획하거나 실행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부분은 고쳐나갈 수 있도록 소속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기업 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할 것이다.

 

올해 1월 SPC 입사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이.. 우리회사가 운영하는 야간제빵학원에 등록한 것이었다. 워낙 먹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내가 이 회사에서 앞으로 가장 많이 할 일 중에 하나가 빵을 나눠주는 것인데.. 빵에 대해서 잘 모르면서 빵을 가지고 사회공헌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업무를 마치고 40분을 전철을 타고 가서 매주 화,수,목.. 4개월을 제빵학원에 다녔다. 제빵기능사자격증도 땄다. 피곤하고.. 지치는 일이었고.. 누가 시키는 일도 아니었지만... 그 4개월 동안 빵을 만드는 법을 배우고, 빵을 만드는 우리회사의 다양한 구성원들을 만나고 사귀면서... 우리회사에서 할 수 있는.. 그리고 해야만 하는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와 자원, 인적 네트워크를 얻을 수 있었다.

 

온라인게임회사에서 일하는 사회공헌담당자들은 적어도 그 회사에서 만드는 온라인 게임에 어느 정도 수준의 레벨은 올라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게임을 만드는 프로그래머와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누군지.. 그리고 그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힘들어하는 것이 무언지 알아야 한다. 건축회사에서 일하는 사회공헌담당자들은 현재 우리회사에서 시공 중인 빌딩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건축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건축현장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우리회사에서 가장 좋은 기술을 가진 설계사와 시공기사와 전기기술자와 배관기술자, 구조기술자가 누군지 파악하고.. 그들과 친해져야 하다.  빵을 만드는 회사의 사회공헌담당자는 우리회사에서 하루에 만드는 빵은 얼마나 되는지.. 몇 종류나 되는지... 출고가와 판매가는 얼마나 되는지... 어떤 밀가루와 재료들을 쓰는지... 유통과정을 어떻게 되는지... 판매하고 남은 제품은 어떻게 처리가 되는지... 그 빵을 만드는 과정에 어떤 부서와 어떤 사람들이 일하고 있는지... 그런 것들을 시시각각 파악하고.. 늘 정보를 업데이트 해야 한다. 

 

도데체 이런 것들이 왜 필요하냐고...? 그냥 사회공헌예산 안에서... 적당한 아이템 잡아서.. 일 잘하는 단체 하나 선택해서... 전달식하고 사진 찍고... 연말에 가서 보고서 받으면 되지... 우리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 꼭 알아야 하냐고...? 물으시다면.. 뭐... 그런 식으로 일해도 큰 상관없겠지만... 

 

적어도.. 기업사회공헌담당자로서 일 좀 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한다면... 기업사회공헌 예산외에도 기업내의 다양한 자원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세상에 돈만 가지고 되는 일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일도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최근들어 기업사회공헌의 화두가 '참여'.... 즉 기업의 핵심역량과 기업 임직원들의 '참여'인데...  우리회사의 핵심역량이 뭐고... 그 핵심역량을 쥐락펴락하는 부서와 사람들이 누군지도 모르고 서는... 이런 앞서가는 사회공헌활동을 하기가 점점..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기업사회공헌을 잘 하기 위한 첫번째 조건... 내가 일하는 회사를 잘알아야 한다. 

 

Merry Christm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