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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기업사회공헌 올해 당신네 회사의 점수는?

by Mr Yoo 2013. 10. 18.

 

 

 

기업사회공헌.. 올해 당신네 회사의 점수는?

 

11월이 다가오고 있다. 기업사회공헌담당자들이 1년 중 가장 바쁠 때가 아닌가 싶다. 11월... 내년 사업계획 및 예산수립을 앞두고.. 올해 사업에 대한 평가와 내년사업에 대한 계획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여러명의 얼굴이 눈앞에 스쳐간다. (다들 고생이 많으십니다.그려~~ ^^)

 

오늘 오전에 우리팀도 내년 사업계획에 대한 기본계획(안) 검토회의를 했다. 각 프로그램과 프로젝트의 담당자들이 올해 사업에 대한 성과평가와 개선점을 바탕으로 내년 사업계획과 예산을 요약해서 발표하고.. 가감 없는 서로의 의견을 교환했다.

 

오늘 회의한 내용을 보완(아이디어수정, 외부 협력단체 의견수렴, 회사내 관련부서 협의, 데이터보완, 예산 세부근거 마련 등등등)하여 일주일 후 다시 회의를 하고.. 회사 제출용 PT자료를 만든다. 11월 초에 일단 1차 자료를 기획 및 예산부서에 제출하고.. 기획, 예산부서에서 1차 검토하여 자료에 문제가 없으면, 11월 초순에 관련 팀장(대외협력, 홍보, 브랜드전략, 사회공헌 등)들이 함께 모여  팀별로 사업계획을 추진 함에 있어 상호 협력 할 부분은 없는지, 문제되는 부분이 없는 지 등에 대한 최종 점검과 조정을 하고.. 보완한 내용을 바탕으로 2차  PT자료를 만든다.

 

이 자료를 가지고.. 팀장들은 의사결정권을 쥔 임원들을 찾아가 사업설명을 하고 보다 많은 예산지원을 요청하는 사전 작업을 한다. 그이후 11월말에 사장단과 임원들이 참석하는 2014년 사업계획 및 예산심의위원회에서 최종 심의와 의결을 하면.. 내년 사업계획과 예산이 정해진다. 

 

이렇게 골치아픈 과정을 겪기에 앞서.. 필요한 것이.. 올해 사업에 대한 평가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올해 사업평가를 잘해야.. 내년 사업계획을 더 잘 수립 할 수 있다.  사업평가는 의사가 병을 '진단' 하는 것과 일면 같은 부분이 있다. 정확히 진단하지 않으면 병을 고칠 수 없을 뿐더러.. 자칫 잘못하면 병을 더 악화시키고 환자를 더 고통스럽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제대로 진단을 하면... 병도 고치고.. 환자에게 건강과 행복을 선물해 줄 수 있다. 기업사회공헌도 사업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개선, 보완, 종결) 없이 사업을 지속하다보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는 커녕..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상처만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기업사회공헌에 대한 객관적이고 의미있는 평가를 기업내부에서 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기업마다 기업사회공헌의 가치를 어디에 두는지에 따라.. 홍보가 잘되면 사업을 잘한 것으로 평가 할 수도 있고.. 홍보 보다는 기업오너나 경영자의 만족도에 따라 달라 질 수 도 있고.. 실제로 사업의 효과성을 중요시하는 기업도 있기 때문에... 내부평가는 객관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사회공헌을 담당하는 실무자 본인의 주관적인 입장도 반영되다 보니.... 본인에게 불리하게 평가를 할 수 도 없게 된다....  그렇다고.. 매해마다 외부 평가기관에 수천만원씩 돈을 주고 평가를 받을 수 도 없는 일이다 (수천만원 받고 제대로 평가를 해주면 또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기업사회공헌에 대해 제대로 된 평가를 해주는 곳이 없다고 단언한다. 단.. 그것을 잘하기 위해 노력하고 성장하고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겠다.^^;;) 그래서.. 기업사회공헌실무자들은 '평가' 라는 말만 나오면... 인상부터 찌푸려지고 머리가 아파 오는 것이 사실이다.

 

기업사회공헌에 대한 평가지표를 몇년 전 모 비영리단체에서 개발하여 발표한 적이 있는데... 상당한 노력 끝에 비교적 활용가치가 있는 지표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 평가지표는 기업 외부에서 기업사회공헌에 대한 평가를 하기 위한 것이라서... 그것을 그대로 기업 내부로 들여와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기업사회공헌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지표를 만들어 내야하겠지만.. ..  평가자나 연구자 입장이 아닌...실무자로서는 가장 중요한 부분만 간단히 검토할 수 있는 평가지표가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우리팀 사업을... 위에 제시한 그림처럼... 4가지 지표를 가지고 간단히(?) 평가하고 있다.  

 

1. 사회적가치 - 이 사업을 통해 얼마나 많은 사회적가치를 거두었는가?

사업을 평가할 때.. 그리고 그 사업을 내년에도 계속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의 시작은 '올해 이 사업을 통해 실질적으로 얼마나 많은 사회적가치를 거두었는가?' 에 대한 질문이다. '사회적가치'라고 하면 너무 광범위해보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우리회사의 기업사회공헌사업과 활동이 펼쳐지는 지역이나 지원 대상자들의   '문제가 해결'되거나 '상황이 개선'되거나 '삶의 질이 나아졌는지' 에 대한 것을 평가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개별 사업별로 파고들면.. 그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수립할 때.. 분명히.. 그 사업의 목표를 정한다. 사업의 여러가지 목표 중에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무언가를 넣게 되는데.. 그 사회적의미를 실제적으로 달성했는가를 평가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장애인 고용 베이커리&카페 사업'의 경우 사회적가치는 실제로 장애인을 얼마나 고용했는가? 그리고 그 고용이 지속되었는가? 고용의 질이 취업한 장애인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는가? 에 대한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자면 '회사 임직원 사회봉사 프로그램'의 경우.. 회사 직원들의 사회봉사활동이 봉사하는 단체와 시설, 대상자들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는가?  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다.

 

기업사회공헌에 있어 사회적가치부분에 100점 만점을 받기 위해서는, 우리회사의 사회공헌사업이 없었더라면, 지금쯤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 라는 가정을 해보면 된다. 만일 우리회사의 지원이 없었더라도 그 문제와 상황은 지금 쯤 개선의 여지가 충분히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면, 사회적가치 부분에 있어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 반면 우리회사의 지원이 없었더라면 그 문제와 상황은 지금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거나, 개선되지 않고... 악화 되었을 것이라는 확신이 선다면.. 그 사업은 사회적가치가 높은 사업으로 평가할 수 있다.

 

2. 기업적가치 - 이 사업이 우리회사에 얼마나 많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가?

기업입장에서는 사회적가치보다는 기업적가치를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 당연할 지도 모르나... 나는 가능하면.. 사회적가치와 기업적가치가 균형을 이루거나... 사회적가치가 조금 더 중요하게 평가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어쨌거나... 기업적가치를 평가하는 일은, 올해 기업사회공헌 사업과 활동을 통해 우리회사에 어떤 실질적인 이익을 주었는가? 하는 부분을 평가하는 것이다. 근데.. 이게 말만큼 쉽지가 않다. 오히려 사회적가치는 누가 보더라도 공익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회사에 '어떤' 이익을 주었나...?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어떤 것을 근거로 해야할지 잘 판단이 서지 않을 때가 많다.

 

여러가지 이견도 있고, 변수도 많지만.. 나는 기업적가치에 대해서 3가지 부문이 중요하다고 본다. 첫째, 기업오너나 경영자의 평가이다. 거듭 거듭 강조하는 바이지만.. 기업은 정부, 공공기관, 민간단체보다 훨씬 권력이 한사람에게 집중되어 있다. 기업의 오너나 경영자의 의사에 따라 가치판단이 달라진다. 따라서.. 기업오너나 경영자가 올해 사회공헌사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사회공헌팀의 성과를 높이 평가한다면.. 일단 기업적가치는 높게 달성했다고 보면된다. 기업오너나 경영자가 기업사회공헌에 대하여 실무자보다 전문성은 떨어질 수 있어도, 기업경영의 전체적인 측면에서 사회공헌사업을 바라보기 때문에... 기업오너나 경영자가 올해 사회공헌사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경영에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둘째, 기업 임직원의 참여도와 만족도이다.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임직원의 회사에 대한 로열티(충성심, 자부심)와 만족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그래서 요즘은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하면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도 부여하고, 봉사활동에 참여하면 휴가도 주고.. 팀별로 참여하면 회식비도 주고.. 막 그런다. 회사의 임직원들이 사회공헌활동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올해 연초보다 연말에 가까워 질수록 참여도도 높아지고...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면... 기업적가치를 잘 달성하고 있다고 보면된다.

 

셋째, 기업의 좋은 이미지 구축에 도움이 되었는가? 기업사회공헌을 하는 첫번째 이유가 '좋은 기업의 이미지'를 얻기 위함이라는 것은 기업사회공헌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잘 아는 이야기이다. 이 부분에 대한 평가는 홍보팀이나 대외협력팀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 홍보팀이나 대외협력팀이 보기에.. 지난 1년 동안.. 우리회사의 사회공헌활동이 우리회사의 좋은 이미지 구축에 보탬이 되었는지? 아니면 방해가 되었는지? 를 판단해서 평가해주는 것이다. 평가회의에 홍보팀, 대외협력팀 팀장을 초빙해도 좋고.. 공식절차가 부담스럽다면.. 점심이나 커피라도 함께 하면서... 올해 했던 사업에 대한 홍보적 성과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 좋다.

 

3. 비용적가치 - 제한된 예산을 효과적으로 집행하였는가? 우리나라의 몇몇 대기업을 제외한 어지간한 대기업, 중견기업의 일년 사회공헌예산은 평균10억~20억 정도이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돈인데.. 이걸 효과적으로 잘 사용했는가에 대한 평가이다. 또한 예산과 결산을 비교하여 예산이 적정했는지? 덜 썼으면 덜 쓴 이유는 무엇인지? 초과했으면 초과한 이유는 무엇인지를 분석해야 한다. 또한 외부 단체나 시설에 대한 지원사업의 경우 쓸데 없이 '고퀼' '고가'의 지원사업은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현장 평가'도 필요하다. 예를 들면 얼마 전 방문한 복지시설의 경우... 우리회사의 지원사업은 아니었지만... 다른 회사의 지원을 통해 시설내에 인터넷 방송실을 갖추어 놓은 것을 보았다. 이 시설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이 기자와 피디가 되어 지역사회를 취재하고.. 시설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방송을 한다는 취지였는데... 방송시설이 어마아마했다. 아는 사람들은 알다시피.. 홈페이지를 통한 인터넷방송은 기술만 익히면 스마트폰 하나만 가지고도 가능하다. 그런데.. 방송장비며 촬영장비가 어지간한 조그만 방송국 못지 않았다. 수억은 드렸을 법한 이 시설은 정말 쓸데없는 '고퀄' 이다. 게다가 인터넷 방송 컨텐츠는 방송국 문을 연지 8개월이 지났건만... 한달에 5분짜리 하나정도만 홈페이지에 올라 와 있을 뿐이었다. 분명 이 인터넷 방송국을 개국할때는 지원한 회사의 사장님도 와서 축하말씀 해주시고.. 신문에도 막 내고... 그랬을 텐데... 넉넉잡아 천만원이면 가능할 지원사업을....수억을 들여서  해놓고.. 제대로 사용하지도 않고.. 먼지만 쌓여가는 모습을 본다면.. 그 사장님은 어떤 생각이 드실까?..... 사회공헌예산은 아껴써야 한다. 예산계획도 치밀하게 세우고.. 외부로 나간 지원금도 현장에서 잘 쓰이는지.... 수시로 현장 모니터링을 잘해야한다. 이게 내 돈이라고 한다면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은 회사 돈으로도 하면 안된다. 그것이 비용적 가치를 높이는 원칙이다. 

 

4. 지속적 가치 - 내년에도 계속할 가치가 있는가?  외부에서 기업사회공헌에 대한 가장 큰 비판 중에 하나가.. '지속적이지 못하다.' 라는 것이다. 기업의 오너나 경영자가 바뀔 때마다.. 혹은 기업사회공헌 부문의 임원이 바뀔 때 마다.. 사업이 엎어지고.. 중단되는 경우가 솔직히 많은 편이다. 기업의 운전자인 리더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다르니... 부산으로 가던 자동차가 광주로 방향을 바꾸면.. 뒤에 타고 있는 사회공헌 실무자는 그 방향을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할 가치가 있는 사업이면 계속하는 것이 당연히 바람직하다. 지속적 가치는 앞의 1번과 2번의 사회적가치, 기업적가치와도 연계된다. 사회적가치도 높고..기업적 가치도 높은 사업일 수록 지속적가치가 높은 것이 당연하지만... 어떤 사업은 사회적 환경변화로 인해 .. 그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어 더이상 지속적 가치가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기존에는 정부의 지원금이나 제도적 지원이 없어서 해결되지 못했던 문제가.. 정부가 제도적으로 지원을 하게 되면서.. 더이상 기업이 지원을 안해도 되는 경우가 종종있다.  어떤 질병은 그동안 건강보험 혜택을 못받는 희귀질병이어서.. 고액의 치료비지원사업이 필요했는데... 건강보험 혜택을 받게 되어 기업의 지원이 필요없는 경우도 발생한다. 꼭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아니더라도.. 다른 기업이 우리기업보다 훨씬 더 많은 자원과 노력을 투자하여.. 우리의 사회공헌사업의 지역과 대상의 문제까지도 지원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고 한다면.. 그 사업을 지속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말은 쉽지만.. 평가는 어렵고.. 또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가는 제대로 해야한다. 평가는 '나 혼자, 내 머리속'에서 하지말고.. 지난 1년 동안 우리회사의 사회공헌사업과 관련되었던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해야하고.. 반드시 그 사업이 진행되었던 현장의 변화 상황이 반영되어야 한다. 그래서..... 열심히만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잘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올해의 사업평가가 되시기를 바란다. 올해는 네가지 가치를 모두 만족시킨 4백점짜리 다이아몬드 사업이.. 하나도 없다. ㅠㅠ;;  내년에는 더 잘해야 겠다.......  오늘은 여기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