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CSR 1기 영국기업 CSR 벤치마킹 투어
리뷰(1)
Oxfam - Critical Friendship
리뷰를 시작하기 전에..
블로그를 읽으시는 분들은 다들 한번 이상 해외연수의 경험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물론 아닐 수 도 있지요..^^;; ... 아직 못가 보신 분들은 2년 후에 저랑 같이 '꽃보다 CSR 2기' 에 가시면 됩니다 (자!! 지금 당장 매월10만원짜리 적금가입!! 영어공부 시작!! 모집은 2017년 1월!!).. 암튼.. 저도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만..
해외연수 가보면.. 현장에서는... '야! 이렇게 하면 진짜 대박나겠다!' 라고 막 흥분하고, 한국에 돌아가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 같은 아이디어도 막.. 떠오르고, 가슴도 쿵쾅거리는 설레임도 생기고....더 열심히 해야지.. 라고 동기부여가 되지만.. 막상.. 인천공항에 내리는 순간.... 그리고... 다음날 출근하는 순간... 그 감동과 결심은 어디로 사라지고 마는지... ㅠㅠ;;
암튼.... 일단.. 인정할 건 인정하고, 리뷰에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영국 며칠 갔다왔다고 해서, 영국기업들의 CSR을 잘 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출발하기전 몇개월 동안 사전 스터디를 했지만... 영국 현지에서 기업과 NGO를 방문했던 시간은 길어야 한곳당 고작 2시간 남짓... 그것도 통역을 통해 쉽지않은 커뮤니케이션을 했기 때문에... 준비해 간 질문과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충분히 듣고 오지 못했습니다.
그런면에서 이번 1기 투어는 어떤 완벽한 정답이나 모델을 찾았다기 보다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우리의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 또한 개인적으로 CSR전문가가 되기 위해 어떤 준비와 공부를 해야할 지에 대한 것들을 보고, 느끼고.... 영감(inspire)을 얻어온 여행이었습니다. 2기, 3기, 4기를 이어서 준비하는 이유도 한번보고 와서 될 일이 아니란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기 블로그 리뷰는... 영국기업의 CSR이나 영국기업과 영국NGO들 사이의 CSR파트너십이 정답이고, 우리는 그렇게 못하고 있으니, 그 갭(gap)을 줄이기 위해 열심히 쫓아가야 한다는 '촌스러운' 리뷰는 하지 않겠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죄송..;;
오늘은 지난 10월 9일.. 첫번째로 방문했던 국제구호단체 옥스팜 방문기를 싣도록 하겠습니다. 리뷰에 기본이 되는 자료는 현대제철 CSR팀의 윤석산대리님이 아주 잘 정리해 주셨습니다. 윤석산대리님!! 만세!! 만세!! 만만세!!
Welcome to OXFAM
국제구호단체인 옥스팜(www.oxfam.org)의 본부는 옥스포드에 있습니다. 세계적인 명문 옥스포드대학이 있는 도시입니다. 런던에서 1시간 정도 기차타고 가야 되는데... 저희 팀은 일정 상 옥스포드까지는 못가고, 런던에 있는 옥스팜 런던사무실에서 미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만난 사람들은 국제시장개발팀 및 한국 옥스팜을 담당하는 팀장과 담당자였습니다.
우리를 반갑게 맞아준 사람은 영국사람이 아닌, 한국인 '최신명'씨... 영국에서 유학 후 현재 옥스팜 본부에서 국제개발팀의 팀원으로 일하고 있고, 한국지부에 대한 지원업무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시죠^^ 지성과 미모, 유머를 겸비한.. 출중한 글로벌 인재!!... 역시.. 사람은 큰 물에 가서 놀아야...!! .. 암튼... 글로벌 인재 최신명씨를 만나고 싶으면.. 석달만 기다리면 됩니다. 내년 1월 한국에 온다고 합니다 (그때.. 아마도.. CSR 파트너십에 대한 간단한 세미나를 준비해서 진행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공지하고 초대하도록 하겠습니다).
반짝 반짝 빛나는 크리스 애시워스 팀장님....^^
1942년 설립된 옥스팜..
1942년..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당시.. 독일 나치군의 점령하에 있던 그리스국민들이 식량부족으로 어려움에 처하자.. 이들을 위한 구호활동을 위해 옥스포드에서 설립된 단체가 '옥스포드기근구호위원회 (Oxford Committee for Famine Relief)' 였고, 그 이후 이름을 쉽게 부르기 위해 줄여서 옥스팜(Oxfam)이 되었습니다.
이후 활동폭을 넓혀 전쟁 중이거나 전쟁이 끝난 세계 여러곳의 분쟁지역 난민구호에 앞장섰고, 1948년 옥스팜 체러티 샾 (우리나라 아름다운 가게가 옥스팜 샾을 벤치마킹 했다고 보시면 됩니다)을 오픈하였고, 국제적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표적인 국제구호 및 개발 NGO로 성장하였습니다. 현재 94개 국가에서 활동 중입니다. 영국사람들은 옥스팜과 함께 성장하였다는 말에 당당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옥스팜의 비전은 '가난이 없는 공정한 세상'... 목표는 '불공정한 가난을 극복하기 위한 장기적인 해결책을 제시'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가난이라는 인류의 문제가 결국 공정하지 못한.. 즉 공공의 정의가 바로서지 못한 상태에서 발생하고, 지속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공공의 정의를 바로 세우고 가난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단기적인 생존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가난을 벗어날 스스로의 힘을 기르게 한다는 것이 옥스팜이 일하는 이유라고 보면 됩니다.
윤석산대리님이 정리해준 자료..... 저보다 백배 낫다는..!!
옥스팜의 조직 및 현황
옥스팜 회원국은 전세계 19개국이며, 구호 및 개발활동은 94개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2014년, 영국 옥스팜의 주도로 한국지부가 설립되었습니다. 각국 지부가 대부분 독립적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지만, 영국국제본부의 운영원칙과 비전, 철학을 따르고 있습니다. 주요의사결정시 국제본부에서 회원국 전체 회의를 열어 결정한다고 합니다. 옥스포드에 있는 옥스팜 국제/영국본부에는 500~6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고 합니다.
옥스팜의 3대 주요사업 분야..
One Program Approach..
옥스팜은 1.인도주의적 긴급구호활동, 2.지속적/장기적 국제개발사업, 3.캠페인 및 옹호활동이라는 주요 3대 사업영역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실행하는 전략은 One Program Approach.. 즉 각 영역들 사이의 공통된 부분을 찾아 혁신적인 해결책을 찾아내는 방법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전쟁난민이 발생하면,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긴급구호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해당 지역에 대한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국제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전쟁을 멈추고 사회가 안정될 수 있도록 국제기구와 국가들에게 캠페인을 통해 여론을 형성하고, 압박을 가하는 방식으로 일을 한다는 것입니다. One Program Approach.. 멋진 말이죠..!!
Critical Friendship..
영국기업의 CSR을 배우러 간 우리팀이 기업부터 안가고 영국의 대표적인 NGO 옥스팜을 먼저 간 이유가 뭘까요? .... CSR이란 것이 기업의 사회적책임인데.. 사회적책임이라는 것이.. 기업 스스로 '우리는 참 잘하고 있다' 고 자화자찬 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이 속해있는 사회가 그것을 인정해 줄 때... 비로소.. 그 기업이 CSR을 잘하고 있다라고 평가 할 수 있습니다.
그런의미에서.. 사회를 대변할 수 있는 공익단체를 먼저 찾아가.. 영국기업들이 CSR을 잘하고 있는지 물어보기로 한 겁니다. 옥스팜은 영국 및 세계의 유수한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가장 많은 CSR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단체 중에 하나입니다. 그 옥스팜에서 기업과 NGO사이의 파트너십에 대해 듣고 싶었습니다.
옥스팜 실무자로부터 들은 말은 Critical Friendship.. 이 말을 듣는 순간... '그래.. 내가 찾던 말이 바로 이거였어' 라고.. 머리를 빡! 때리는 충격..... 까지는 아니었구요..^^ .. 영어가 간략 명료하게 표현하기는 참 좋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업과 NGO간의 관계가 지원하는 쪽과 지원 받는 쪽, 기부금을 놓고 '계약관계(우리나라의 갑과 을의 관계 처럼..)'가 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는 관계... 각자의 특성과 역량을 발휘해서 함께 일하되, 서로의 잘못이 있으면 비판하고,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충고를 아끼는 않는 관계.... 친구가 담배를 피고 있으면... 친구의 건강을 위해 담배를 끊으라고 충고하고 담배를 끊을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관계.. 가..Critical Friendship의 관계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렇죠... 기업과 NGO가 협력하는 이유가 뭘까요? 더 나은 사회, 사회 구성원들이 좀 더 살기 좋은 사회,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NGO가 가진 기획력과 실행력, 현장전문성과 공익성.. 그리고 기업이 가진 자금과 자원을 한데 모아.. 문제를 해결하고 개선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내서 협력을 통해 공동의 성과를 만들어 나가는 것.... 그것 말고 또 뭐가 있겠습니까?
기업이 일으키는 부정적 이슈와 문제들을.. NGO, 공익단체의 명성으로 덮고, 가리고, 희석시키기 위한 협력은 기업과 NGO.. 그리고 우리 사회를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공식적인 자리와 언론을 통해서는 기업들의 부정과 부패, 기업들이 일으키는 사회문제와 부정적 이슈들에 대해 비판하고, 기업사회공헌이나 일회성 기부금, 이벤트로 그런 걸 덮으면 안된다고 하면서... 그 기업으로 부터 거액의 기부금을 받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 기업을 위해 공익사업을 펼치는 기업사회공헌의 대행사 같은 NGO...공익단체, 컨설팅 회사들이 가끔 눈에 보입니다.
NGO의 생존을 위해, 문제가 있는 기업들의 기부금을 받는 것을 중단할 수 없다고 합니다.... 어차피 면피하려고 쓰는 기업의 돈을 다른 공익단체들이 가져갈 바에야 우리가 받아서 더 잘 쓸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받아서 사업 잘하면 될 거 아니냐고 반문합니다.
그런데.. 그런 일이 자꾸 반복되면... 일시적, 단기적으로는 생존하고 사업규모를 유지할 순 있겠지만.... 공익단체의 근본적인 목적인 사회문제해결은 점점 더 어려워 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심각한 수질오염을 유발하고 있는 기업의 기부금을 받아서, 어려운 이웃에게 정수기 몇대 사주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일이 반복 된다면, 우리사회는 기업의 사회공헌으로 인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더 나빠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당연히 더 나쁜 건 생존을 위해 기부금을 받는 NGO가 아니라 그런상황을 악용하는 기업들입니다. 저 또한.. 기업사회공헌실무자로서 이부분에 대해 잘하고 있다... 깨끗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습니다. 답답하고, 부끄럽고, 안타깝습니다.
옥스팜은 실제로 협력하는 기업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거나, 협력과정에서 정당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기업과 협의를 통해 그 문제를 빨리 해결하려고 공동으로 노력하고, 노력해도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에는 그 기업과의 협력관계를 끊는다고 합니다. 이후 그 문제가 해결되고, 기업이 다시 협력할 준비가 되면... 그때 다시 새로운 협력의 관계를 찾아 본다고 합니다.
이렇게 옥스팜이 본인들의 원칙을 지키며, 문제가 있는 기업들과 협력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700개의 옥스팜 샵을 통해 어느정도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고, 70여년이란 긴 역사를 통해 단기적인 생존과 이익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옥스팜 스스로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존재하는 이유과 방법,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터득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옥스팜이 당당하게 기업들과 Critical Friendship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생각됩니다.
옥스팜의 캠페인...
옥스팜이 참 잘하고 있고, 배우고 싶다고 느낀 것이 캠페인이었는데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에서 직접 문제를 고쳐나가는 현장 프로젝트들이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그 사회문제에 대해 시민들이 인지하고, 시민들의 인식과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중요하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옥스팜은 기업의 CSR과 관련된 다양한 공익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 중에 인상 깊었던 캠페인이 '비하인드 더 브랜드' 라는 캠페인이었습니다. '브랜드 뒤에 감춰진 것'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는데요... 옥스팜은 세계의 빈곤과 가난을 가장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업들이 바로 농업 및 식품과 관련된 기업들이라 판단하고, 글로벌 식품기업들의 CSR 활동에 대한 자료를 조사, 분석하여... 순위를 발표하고 시민들에게 알리는 그런 캠페인이었습니다.
여기서 발표하는 기업의 CSR활동은, 단순히 기부를 얼마나 했나.. 하는 그건 단순한 것이 아니구요.. 농업, 환경, 기후변화, 지역개발, 여성, 인권, 자선활동 등 기업의 사회적책임과 관련된 실제적인 프로그램과 프로젝트를 기업내외부에서 얼마나 하고 있는가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과 평가를 하는 것입니다.
이 캠페인은 '특정기업이 잘하지 못하고 있으니.. 더 잘해라' 는 식으로 비판의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기업들이 참 잘하고 있네요' 라고 칭찬하는 방식... 즉 네거티브(부정적)방식이 아닌, 포지티브(긍정적) 방식을 지향한다고 합니다... 참 멋진 캠페인이죠..^^
옥스팜 다음으로 방문할 M&S와의 협력 캠페인에 대한 소개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사례는 M&S 리뷰에서 보다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모바일기업과 공유비즈니스기업과의 협력도 소개받았습니다.
기업사회공헌, CSR을 잘하기 위해서... 건강한 파트너십이 필수다.
두시간의 짧은 공식미팅을 마치고, 아쉬운 마음에 점심식사를 함께 하면서.. 기업과 공익단체간의 파트너십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나마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기업과 공익단체.. 둘다 우리사회에서 생존하고 지속되기 위해서는.. 사회자체가 건강하고 지속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힘을 합칠 수 밖에 없다는 당연한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기업이 사회공헌사업을 하면서 공익단체에 대한 갑질논란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기업의 막대한 기부금을 받아 그 기업의 부정적 이슈를 가려주는 역할에 앞장서는 공익단체가 목격되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생각하니...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저 부터.. 그러지 않도록 노력해야 될 텐데.. 실무자 한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의 한계가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옥스팜 방문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내년 1월에 크리스 팀장님과 최신명씨가 한국을 방문한다고 하니, 그때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습니다.
블로그 찾아주셔서 늘 감사드리고, 다음 주에는 M&S에 대한 방문기를 싣도록 하겠습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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