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CSR 1기 - 영국기업 CSR 벤치마킹투어
리뷰(3) HSBC
오늘은 꽃보다 CSR 1기 - 영국투어 세번째 리뷰 HSBC편입니다. 투어 멤버였던 MBC나눔 이건동PD님이 만든 동영상을 먼저 감상하시면 영국 현장의 모습이 더 생생하게 다가오실겁니다. 이건동PD님 사랑해요^^
그리고, 영국에서 먹었던 음식사진도 투척 !! '영국은 먹을 것이 별로 없다'는 소문을 직접 확인하고 돌아왔습니다. ^^;; 음식의 다양성과 맛은 우리나라가 최고인 것 같아요^^ (런던가서 라면집하면 장사 잘 될 듯..^^;;)
글로벌 금융의 심장을 가다.
영국 런던은 미국의 뉴욕, 아시아의 홍콩과 같은 유럽과 글로벌 금융의 중심지입니다. 영국이 1970년대 이후 장기불황과 경기침체를 거듭하다가 그나마 2000년대 이후, 현재 상태로 경제상황을 끌어 올리고, 사회안정을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금융산업의 역할이 매우 컸습니다. 그리고 영국 금융산업의 리더 역할을 했던 기업 중에 하나가 바로 HSBC그룹입니다.
HSBC는 Hongkong & Shanghai Banking Corp의 약자, 즉 홍콩&상하이은행입니다. 1865년 홍콩에서 무역업을 하던 스코틀랜드계 상인들이 자본을 출연하여 홍콩현지에 설립한 은행이며, 영국의 홍콩식민지 지배와 운영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금융회사입니다. 현재 세계최대금융기관 중에 하나이며 전세계 72개국에 지사를 두고, 4천8백만 고객에게 글로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 그룹본사는 영국런던에 은행의 본점은 홍콩에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1897년에 제물포(현재 인천)에 지점을 개설하였고, 1984년에 서울에 사무소를 개설하였습니다. 생각보다 우리나라와 오랜 인연을 가지고 있는 회사더군요...^^
금융시장의 지각변동..
여러분도 그렇겠지만... 저도 은행 가본지 꽤 오래되었습니다. 대부분 인터넷뱅킹을 활용하고, 현금대신 카드를 주로 사용하다보니, 은행가서 통장으로 거래해 본 것이 2~3년 정도가 된 것 같습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올해 2분기.. 은행지점에서 은행원 얼굴보고 직접 거래하는 비율이 전체 은행거래의 11.2% 밖에 안된다고 합니다. 즉 90%가까운 거래가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고, 2020년 부터는 아예 종이통장이 없어진다고 합니다. 바야흐로 은행창구에서 번호표 뽑고 한참 기다리던 시대는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최근 스마트폰을 플랫폼으로 하여, 핀테크(Fin_Tech : 파이낸셜(financial)과 기술을 뜻하는 테크놀러지(technology)의 합성어)시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금융시장의 중심이 기존은행에서 IT기업으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국의 알리바바나 한국의 카카오, 네이버가 이미 핀테크시장에 진입하여 선점 경쟁을 하고 있고, 기존의 은행들도 IT기업들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도모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즉, 그동안 은행지점에 앉아서 이자와 수수료 수익으로 고액연봉을 받던 은행원들에게 근본적인 위기가 찾아온 것입니다. 은행지점의 역할이 사라지고 있으니까요...
HSBC 또한 최근 몇년간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미 2014년에 일반 개인금융서비스를 중단했고, 10개에 이르던 지점의 문을 닫았습니다. 현재 기업과 기관을 대상으로 한 영업활동만 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근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를 겪고 있는 현시점에서 올해 150년이 된 금융기업 HSBC그룹은 어떻게 이 위기와 변화를 헤치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이런 위기상황에서 CSR은 어떻게 작용하고 .. 기업경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HSBC의 문을 두드렸고, 운좋게도 우리팀은 세계금융의 심장부를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멤버로 함께 참여했던 한국 HSBC의 이승훈지배인님의 덕분이었지요^^)
템즈강 유람선에서 본 HSBC 그룹의 본사
(그 바로 옆에는 CITY은행 건물도 있습니다)
HSBC의 지속가능경영과 CSR의 총괄책임 Fransis Sullivan
열심히 설명을 듣고 있는 우리팀
(시간이 없어서 점심도 못먹은 상태로...^^;;)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HSBC의 전략적 CSR
HSBC그룹의 지속가능경영과 CSR의 총괄업무(공식명칭 Deputy Head of group corporate sustainability and adviser on enviroment and climate change at HSBC)를 책임지고 있는 Fransis Sullivan 씨의 두시간에 걸친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HSBC의 CSR은 HSBC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전략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HSBC는 지속가능경영과 CSR을 전략적으로 결합시켜 유기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이건 뭐.. 지속가능경영과 CSR을 조금이라도 공부해 본 사람이라면 당연한 상식에 해당하는 일인데... 한국의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CSR은 CSR의 아주 일부분에 해당하는 사회공헌활동에 몹시 치우쳐 있고, 지속가능경영이라는 기업의 핵심과제와는 별개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쨌거나, HSBC는 CSR과 지속가능경영을 결합하기 위해 CSR을 세가지 영역으로 구분하고 전략적 방법을 통해 실현하고 있었습니다. 그 세가지 영역은 바로 1.비즈니스(Finance/금융산업) 2. 회사운영 (Operations) 3.지역공동체(Communities) 입니다. 영어가 좀 되시는 분들은 아래 링크된 페이지에 가시면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보실 수 있습니다.
HSBC의 지속가능경영 소개 페이지 ☞ 바로가기 클릭!!
이렇게 CSR을 3가지 영역으로 구분하고, CSR과 지속가능경영을 전략적으로 연계한 것은 'TBL(Triple Bottom Line - 지속가능경영의 3대 축, 경제, 사회, 환경)의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저 혼자 했습니다. TBL과 관련된 내용을 자세히 알고 싶으시면 아래 책을 읽어 보시면 됩니다.
1. 비즈니스와 CSR
HSBC의 CSR은 지속가능경영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CSR이라는 것이 결국 기업경영활동의 일부이기 때문에, 기업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면, CSR도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 당연한 일이겠지요... 또한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사회(넓게 보면 지구)의 지속가능성과도 연관됩니다. 기업은 사회구성원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사회가 지속가능하지 않게 되면, 기업도 지속가능할 수 없습니다. 즉, 사회와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한쪽면만 존재해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HSBC의 비즈니스는 사회와 HSBC가 공존하며 지속가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된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지구환경을 오염, 악화시키는 산업, 기업과의 거래는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팜오일산업, 지역분쟁을 일으키는 특정지역의 광물(아프리카의 다이아몬드, 동남아시아의 주석 등)산업, 무기제조회사,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석탄발전산업, 수질오염을 발생시키는 무분별한 수자원 개발 산업 등과는 금융거래를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신, 그린에너지 (태양에너지, 풍력발전, 저탄소배출 자동차, 전기자동차 등)와 청정 수자원 개발사업등을 중심으로 투자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구환경을 보호한다는 '명분'과, 미래산업에 대한 주도권과 전문성을 확보한다는 '실리'의 두마리 토끼를 함께 잡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이런 것을 바로 전략적 CSR경영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 기업운영과 CSR
Operation, 즉 기업운영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용절감입니다. 어느기업을 막론하고 비용절감은 기업의 숙명이자, 가장 어려운 과제 중에 하나입니다. 늘 그렇지만.. 이 비용절감 때문에... 많은 수의 직장인들이 하루아침에 갑자기 일자리를 잃습니다. 기업의 운영비용 중에 가장 큰 것이 바로 인건비이기 때문입니다. HSBC도 최근 몇년간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금융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무지막지한 인력감축과 구조조정을 하면, 기업에 대한 인식이 나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황당하게 짤린 직원들과 직원들의 가족들이 그 기업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기가 당연히 어렵습니다. 우리나라의 쌍용차사태를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사회적인 반발도 당연히 생기게 마련입니다. 인원감축외에 다른 방법을 통해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면 그것이 기업의 평판과 지속가능경영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HSBC가 택한 CSR의 3대 영역 중의 하나가 '비용절감', Operation(기업운영) 부분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실행영역이 '탄소배출량 감소' 이고, 그 구체적인 실행방안으로 에너지절약과 종이사용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회사운영에 있어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고효율제품으로 교체하고, 물 사용량을 줄이며, 태양전지와 풍력발전을 통해 청정에너지 사용을 늘리고, 종이문서를 통한 거래와 결제를 없애고 있습니다. 모든 직원들에게 에너지와 종이사용 절약에 대한 목표를 부여하고 그 목표 달성여부를 수시로 체크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데이터센터를 유럽, 미국, 아시아 3곳으로 집중시켜, 에너지 소모량이 많은 전산시스템의 효율화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첨부자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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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커뮤니티와 CSR
실제로 이 부분이 우리가 이야기하는 기업사회공헌부분입니다. HSBC는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HSBC의 지사가 있는 72개국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것저것 잡다한 것을 하지 않고, 환경과 교육, 그리고 문화유산보존 분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환경은 특히 물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고, 교육분야에서는 저개발국가의 경우 초등교육수준향상을 선진국에서는 직업교육과 학생들에 대한 금융교육에 집중 투자와 기부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문화유산보존과 관련한 단체에 지속적인 기부를 하고 있습니다.
HSBC의 사회공헌활동은 대부분, 그 지역의 NGO들과 협력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우리나라 기업의 의무동원방식의 임직원 봉사활동에 비하면, 참여율이나 참여시간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밖에 없지만, HSBC의 임직원 봉사에서 주목할 점은 고위임원들의 참여와 교육에 핵심을 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봉사활동이 과장급 이하 주니어 직원들이 대부분 참여하는 것에 비해, HSBC는 정반대의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입니다. 고위 임원들, 즉 리더들이 솔선수범해야 직원들도 따르고, 참여할 수 밖에 없다는 당연하고 상식적인 논리와 방법입니다.
HSBC의 지속가능경영 성과
글로벌 TOP 기업의 CSR...
HSBC가 전세계 금융기업 중에 CSR을 가장 잘하고 있는지...아닌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HSBC를 찾아간 이유도... HSBC가 CSR을 참 잘하고 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글로벌 TOP위치에 있는 기업의 CSR은 어떤 수준인지.. 그리고, CSR이 기업 내외부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알고 싶었습니다. 현장에서 보고 들은 결론은 CSR과 기업경영이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CSR이 곧 비즈니스고.. CSR이 바로 기업운영이며, CSR이 기업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기업의 사회공헌은 몇년전 부터 한계에 직면에 있습니다. 3조를 넘나드는 막대한 자금지출에도 불구하고,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업사회공헌을 통해 우리사회가 좀더 살기 좋아졌다... 좀더 건강해졌다... 좀더 자연환경이 나아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기업경영과 사회공헌이 철저히 분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이익 중에 아주 일부분 (평균적으로 기업 세전이익의 1% 내외)을 가지고 보여주기식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것과, 기업의 본질적인 비즈니스를 좀더 사회적 가치를 위해 방향을 선회하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른 결과를 가지고 오게 됩니다.
기업사회공헌을 어떻게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은, 결국 현재 수준의 사회공헌 이벤트와 프로그램, 프로젝트 자체를 효율, 효과적으로 운영하려고 하는 좁은 고민을 벗어나야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업이익의 아주 일부분을 기부하는 수준이 아니라, 기업의 비즈니스 자체를 지구와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와 문제해결, 지속가능성을 위해 변화시키는 것.... 그것이 기업사회공헌을 잘 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인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얼마 안되는 사회공헌예산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티나게 잘 쓸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기업사회공헌담당자의 역할을 넘어서, 기업의 비즈니스와 연계된 CSR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몇년 남지 않은 직장생활... 과연 그런 날이 올지 모르겠습니다만... ^^;;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다음 주에도 영국CSR투어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늘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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