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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기업사회공헌과 사회적 기업, CSV와 사회적 기업

by Mr Yoo 2016. 5. 9.




사회적 기업과 기업사회공헌, CSV와 사회적기업




사회적기업과 CSV가 어떻게 다른가요?


경영학을 공부하고 있는 대학생이 지난 주에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기말 리포트 주제가 '사회적기업과 CSV' 입니다. 사회적 기업과 CSV 모두..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또한 CSV를 하고 있다는 기업들의 자료를 찾아보니.. 몇몇 기업은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거나, 지원하면서.. 그것을 CSV라고 홍보하기도 하던데요... 자료를 찾아보면 볼 수록 둘 사이의 관계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좀 도와주시면 안될까요? "


안될리가 있겠습니까.... 애독자의 메일인데.... 사회적 기업과 CSV를 이야기하는 김에... 기업의 사회공헌과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이야기도 좀 해보겠습니다.



                                 ※ 출처 : 구글



영리기업, 사회적 기업, 자선사업...


미국의 사회적 기업의 하나인 루비콘베이커리에는 "우리는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 라는 유명한 문구가 걸려있다고 합니다 (진짜인지 아닌지는 안가봐서 모르겠습니다만...^^;;)... 즉.. 사회적기업은 '사회적 문제해결이나 사회적 가치의 달성을 위해 영리의 방법을 사용하는 기업' 말합니다. 사회적기업에 관한 개념을 아주 쉽고, 간결하게 정리해 놓은 책이 사회적기업지원네트워크 정선희 대표님이 2004년에 쓰신 '사회적 기업' 입니다. 사회적 기업에 관심있는 분들은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구글에서 퍼온 위의 이미지를 보면... 영리기업, 사회적기업, 자선사업의 관계를 알 수 있습니다. 영리기업은 수익을 위해서 에너지를 집중하고 움직입니다. 수익과 성장이 존재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성과는 재무적인 매출과 순이익으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반면 자선사업은 스스로 돈을 버는 기업에 비해, 외부의 지원과 후원에 재정을 의존합니다. 성과에 대한 측정은 사회나 환경적인 효과, 단체의 설립목적에 따라 사회문제나 환경문제 등이 개선되고 해결되는 것에 따라 잘했다.. 못했다를 판가름하게 됩니다. 당연히 자선단체의 목적은 사회 공동체의 행복과 문제의 해결, 개선 등 입니다.


이에 비해 사회적 기업은 자선사업과 영리기업 중간 쯤에 위치합니다. 스스로 비즈니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도 하지만, 외부의 후원이나 지원을 받기도 합니다. 사회적기업의 성공, 성과를  '딱! 이거다' 라고 한가지로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비즈니스도 어느정도 성공해야 하고, 그를 통해 사회적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마리 잡는 것도 엄청나게 어려운데, 두마리를... 그것도 동시에 잡아야 하니... 영리기업이나 자선단체 운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어려운 건 당연한 일입니다.

      


 클릭  사회적기업 진흥원 홈페이지




우리나라의 사회적 기업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으시다면...


우리나라에서 사회적 기업이란 말이 등장하고, 외국사례가 소개 된 것은 2000년대 초반입니다. IMF이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제정되고, 실업자와 극빈층을 위한 공공근로사업, 자활사업이 한창 활성화되던 시기였는데.. 정부와 지자체 주도의 공공근로와 민간단체 중심의 자활사업이 그 다음 단계로 어떻게 발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많이 이루어졌고... 여러 대안 중에 하나로 사회적 기업이 등장하게 됩니다. 그 당시 사회적 기업과 관련된 세미나나 토론회에 많이 참석했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나라에서 사회적 기업 탄생에 큰 역할을 한 것이 2003년에 설립된  '실업극복국민재단(IMF이후 실업문제해결을 위해 조직된 실업극복국민운동 본부가 재단으로 형태를 갖추었고, 그 이후 현재 '함께 일하는 재단 http://www.hamkke.org' 으로 명칭을 변경하였음) ' 이었습니다. IMF로 인해 갑자기 발생한 엄청난 실업문제를 민간차원에서 해결해 보고자 설립된 공익재단(설립은 노동부 주도)이었습니다. 실업극복국민재단에서 발간한 '사회적기업 어떻게 만들것인가?' 를 읽어보시면.. 현재 우리나라 사회적 기업의 틀이 어떻게 짜여졌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사회적 기업에 대한 논의가 많이 이루어졌고, 실제로 2004년 교보생명과 '교보다솜이간병사업단(현재 다솜이 재단 http://www.dasomi.org)' 이라고 하는 간병서비스업체를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교보다솜이간병사업단은 교보생명에서 출자하고 실업극복국민재단에서 위탁받아 운영하는 모양새를 갖춘 사회적기업이었습니다. 실제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제정되었을 때, 사회적 기업 1호로 인증을 받았습니다.


2007년에는 사회적기업의 설립과 운영을 지원하기 위한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제정되어, 본격적으로 사회적 기업의 확대가 이루어집니다. 2007년에는 교보다솜이간병사업단, 아름다운 가게, 위캔쿠키 등 50여개의 기업이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는데.. 2016년 5월 현재 자료를 찾아보니... 1,506개로 30배가 넘는 양적 성장을 했습니다.  


사회적기업 육성법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사회적 기업들이 탄생하고 성장하는 데 큰 밑받침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중심의 인증제도와 지원금에 의존하게 만드는 시스템으로 인해.. 사회적기업의 자생력과 독립성이 약화되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인증을 받지 않은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기업이 아닌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사회적 기업분야의 전문가들께서 활발한 논의와 대안을 계속 찾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길게 이야기 할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암튼... 사회적기업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얻고 싶으시면 위에 링크한 사회적기업 진흥원 홈페이지로 가보시면 됩니다.




기업사회공헌과 사회적 기업..


기업사회공헌은 태생적으로 기업의 PR을 위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보니.. 사회적 이슈에 대해 민감할 수 밖에 없고, 더욱이 정부나 지자체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업일 경우, 기업사회공헌의 아이템이 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2000년대 중반 사회적 기업은 이쪽 분야에서 핫 이슈였고, 주요 언론에서 자주 많이 소개를 하면서 기업사회공헌의 주요 아이템으로 떠올랐습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사회적기업에 대한 기업들의 지원을 많이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전경련 자료를 뒤져보니 한때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으로 100여개가 넘는 사회적기업을 지원한 시절도 있었더군요... 사회공헌은 유행을 따른다... 는 말입니다.


우리나라 사회적 기업 인증 1호인 '교보다솜이 간병사업단'을 비롯하여, SK의 '행복도시락', 포스코의 '포스코휴먼스', 현대자동차그룹의 '이지무브' 등은 이런 배경 속에 태어난 사회적기업들입니다. 기업사회공헌담당자 입장에서 보면... 사회적 기업은 잘만하면 사회공헌아이템으로 굉장히 좋은 소재입니다. 기업사회공헌이 비판 받는 주요 이유가 "일회성, 홍보성이다. 지속성이 없다. 진정성이 없다." 등인데.. 사회적 기업은 일회성으로 할 수 도 없고, 진정성 없이 그냥 성의없이 하다가는 투자한 금액을 홀랑 다 날릴 수 도 있기 때문에.. 기업입장에서는 전심전력을 다해 자원을 투자할 수 밖에 없는 분야입니다.


잘만되면.. 사회적 기업이 기업사회공헌아이템으로 굉장히 좋긴 하지만, 다른 자선사업이나 지원사업에 비해 성과가 창출되는 속도가 느리고, 초기에 투자해야 되는 투자금(비용)이 만만치 않고, 자선사업 형태의 사회공헌사업은 파트너를 할 수 있는 기관이나 단체들이 많지만.. 사회적 기업은 그럴만한 파트너 단체를 구하기가 쉽지 않고... 심지어는 직접 설립해서 운영해야 되는.. 그래서 리스크를 혼자 책임져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일반적인 사회공헌사업은 3년 정도 하고 정리하거나.. 잘되면 좀더 확대하는 패턴으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사회적기업은 3년 하고 접을 수 도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런 여러가지 어려움을 감수하고 사회적기업을 사회공헌사업으로 실행하는 기업은 많지 않았습니다.   


    


 

사회적기업과 CSV 관계..


이제서야 오늘에 본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빙~ 돌아왔는데... 왜 빙~ 돌아왔냐고 하면... 사회적기업과 기업사회공헌의 관계에 대해 좀 알아야 CSV에 대한 이야기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래 질문으로 돌아가보면... 사회적 기업과 CSV의 관계가 어떻게 되냐는 것이었습니다.

 

질문을 보내 준 대학생이 지목한 S* 그룹의 사회공헌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정말 CSV와 사회적기업을 굉장히 혼란스럽고, 혼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놨더군요...기업사회공헌 홈페이지라는 것이 대개 그래요.. 이것 저것 좋은 포장을 많이 씌우다보니.. 뭐가 본질인지... 스스로도 잘 모를 때가 있거든요.

 

위의 그림을 보시면 사회적 기업은 4번의 'Social purpose business / 사회 목적 사업' 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CSV는 5번의 Social responsible business / 사회 책임 사업' 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 영리기업이 사회공헌활동으로 '사회적기업'을 설립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무조건 CSV가 되는 건 아닙니다.


CSV를 주장하고 있는 마이클 포터에 따르면 'CSV란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는 비즈니스를 통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주체가 일반 영리기업이라는 것이고 영역도 사회공헌이 아닌 비즈니스 자체입니다. 기업이 돈을 버는 비즈니스가 아닌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뭔가를 한다면... 그건 사회공헌활동으로 봐야지... CSV로 보기에는 좀 억지가 있습니다.

 

이 부분이 우리나라에서 논란과 문제를 일으키는 부분입니다. CSV가 공유가치, 즉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라고 하니까... 우리나라 기업들은 원래 비즈니스를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곳으로 방향을 돌리거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해왔던 사회공헌활동 중에 뭔가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을 가지고... 예를 들면 일자리창출이나, 유료 서비스 등.... 그것이 CSV다 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 기업은 CSV로 포장하기 딱 좋은 사례가 되는 겁니다. 사회적 가치도 만들어 내면서, 이윤도 창출하니까요... 그런데.. 마이클 포터의 주장에 적용해 보면... 만일 사회공헌활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이.. 기업 비즈니스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이윤 창출에 도움이 된다면... 그건 어느정도 CSV로 인정해 줄 수 있지만... 원래 기업의 비즈니스와 동떨어져서 아무 상관없이 별도의 사회공헌기금이나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있고... 기업의 비즈니스 이윤창출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한다면.. 그것은 CSV로 보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2. 사회적 기업과 CSV는 출발점도 목표점도 다르다.


사회적 기업에 정통한 교수님 한분이 얼마전 강연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회적 기업이란 출발점도 사회적 가치이고, 목표점도 사회적 가치입니다. 이윤 창출과 사회적 가치가 충돌했을 때, 진정한 사회적 기업이라고 한다면.. 두번 생각할 것도 없이 사회적 가치쪽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사회적 기업도 종종 보입니다. 지난해에 언론에 보도되었지만, 저소득층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하는 도시락 사회적기업에서 유통기간이 지난 식재료를 사용한 예가 그렇습니다. "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CSV의 주체는 사회적 기업이 아니라 일반 영리기업입니다. 영리기업은 아무리 CSV를 잘한다고 해도, 이윤과 사회적가치가 충돌할 때 이윤을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사회공헌활동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영리기업의 CSV는 출발점도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이고, 목표점도 기업의 이익입니다. 사회적 기업과는 출발점도 다르고 목표점도 다릅니다.  

 

3. 사회적 기업은 대안이 될 수 있지만, CSV는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사회적 기업은 본질적으로 자본주의의 경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적 프레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유럽 등에서는 사회적 기업을 통해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사회적 기업도 완벽한 정답, 완벽한 해결방법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세상에 완벽한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의 병폐와 문제들이 점점 심각해져 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애초부터 더불어 사는 공동체와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설립된 사회적 기업들이 분명..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CSV는 한계는 가지고 있습니다. 대안이 되기에는 뭔가 어설픈 구석이 있습니다. CSV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한다는 결과물과 성과, OUTPUT, OUTCOME에만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실제로 그런 결과물과 성과물이 만들어지는 과정, Process를 명확히 하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결과물과 성과물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는 반드시 CSR과 지속가능경영이 뒷받침이 되어야 하는데... 그것을 명확하게 확실히 주장하지 않은 것이 CSV의 한계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신발 한켤레를 사면 또 한켤레를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에게 선물로 주는 탐스슈즈에서 .. 만일(실제로 그렇다는 이야기가 절대 아닙니다).. 신발을 만드는 과정에서 아이들을 노동자로 부리고,  폐기물을 아무곳에나 막 버리고, 탈세를 한다면...  탐스슈즈의 자선사업이 무슨 효과가 있을까요....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위해 기업의 이익을 포기할 때도 있습니다. 제가 아주 잘 아는 사회적 기업도 그렇습니다. 장애인 열명을 고용하는 것 보다.. 자동화 기계 한대를 놓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비용도 적게 들고, 이윤도 많이 나는데... 자동화 기계를 설치하지 않습니다. 영리기업이라고 한다면.. 벌써... 자동화 기계를 설치하고, 열명의 직원을 짤랐을 겁니다. 


기업사회공헌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일을 한다고 하지만.. 기업입장에서 조금이라도 손해보는 것이 있다고 한다면.. 조금이라도 기업입장에서 아쉬운 것이 있다고 한다면... 그쪽 방향으로 가는 것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중요한 사회문제라고 해도 그것이 우리 기업에 별 도움도 안되고 관련된 없는 것이라고 한다면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그것이 기업의 본질이고 생리입니다. 안타깝지만... 이게 현실입니다.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좀 바꿔보는 기업이 있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메일을 보내주신 대학생 분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블로그 찾아주시고, 메일 보내주시는 분들에게 늘 감사드립니다.  다음 주에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