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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유승권씨, CSR의 본질은 뭐예요?

by Mr Yoo 2017. 12. 17.



CSR의 본질은 무엇인가?



그래서.. CSR의 본질에 뭐예요?


저는 요즘 한창 논문 마무리를 하고 있습니다. 3년 전 시작할 땐 언제 Dr Yoo가 되려나 했는데, 시간이 휙..! 휙..! 휙..! 지나, 이제 정말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며칠만 더 고생하면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달성됩니다. 40대가 지나면 학벌이 아무 소용 없다고 하던데, 제 생각엔 그냥 "자기만족"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쨌거나.. 공부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가족과 회사, 도움을 준 지인 분들에게 그저 감사 할 따름입니다.


아무튼.. 학위논문을 쓰고 졸업하기 위해선, (학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석사는 2회, 박사는 3회의 심사를 통과해야 합니다. 바로 지난 주에 최종 3차 심사, 대학원 용어로 Defense가 있었습니다. 회사에 반차를 내고 학교로 향하는 동안 교수님들이 어떤 질문을 하실지, 그리고 그 질문에 어떻게 대답을 해야할지 생각하느라 하마터면 환승역을 지나칠 뻔 했습니다.


제 순서가 되어, 자꾸 후들거리는 다리를 애써 진정시키고 연신 물을 들이키며 다섯분의 교수님 앞에서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참고로 저의 학위논문 주제는 "전략적 CSR의 성공적 실행을 위한 방안연구" 입니다. 발표 후 교수님들의 날카로운 평가와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역시...ㅠㅠ;;  논문의 부족한 부분을 놓치지 않으시는 교수님들의 가차없는 질타, 그에 대한 저의 궁색한 변명, 궁색한 변명에 대한 교수님들의 연이은 송곳 같은 지적, 또 그에 대한 저의 앞뒤 안맞는 맹한 응답들이 수차례 오고 갔습니다. 그렇게 열시간 같은 한시간이 흐르고 식은 땀이 등에 흥건히 흐를 즈음..... 심사위원장 교수님께서 마지막 질문을 던지십니다.


"유승권씨... 그래서.. CSR의 본질이 뭐예요?"


"네...?"


이 질문이 나올꺼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 CSR의 본질에 대해서는 이미 논문 안에 수십 페이지를 써 넣었기 때문에 질문 꺼리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심사위원장 교수님은 저의 이런 안일한 생각을 꿰뚫어 보시기라도 한 듯 정중앙을 깊숙히 찌르셨습니다. 3초~5초 정도 머리 속이 하얗게 되었다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떠듬 떠듬 이렇게 답했습니다.


"네.. CSR은 잘 아시다시피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의 약자입니다. 저는 이 말 중에 Responsibility를 이렇게 해석하면 CSR의 본질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Responsibility를 'Respons, 즉, 반응하다. 부응하다' 와 'Ability, 즉, 능력 또는 역량'의 합성어로 보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CSR은 '기업이 사회에 대해 반응 또는 부응하는 능력, 역량' 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앞서 발표에서도 말씀드렸지만, CSR은 사회의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 발전하고 있습니다. 사회공헌, 공익마케팅, CSV와 같이 어떤 특정한 영역이 강조된 단편적 개념이 아니라, 사회가 기업에 요구하는 바에 따라 기업이 그것에 대응하고 부응하는 '상호작용의 방식'으로 끊임없이 변하고 발전하는 것이 CSR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알겠어요.... 오늘 심사위원들이 말한 내용을 잘 보완해서 기한까지 제출하도록 하세요. 3년 동안 수고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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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지금 빡세게 마지막 보완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주 블로그는 이렇게 여기서 간단히 끝내겠습니다. 다음 주엔 제대로 된 내용을 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 블로그 찾아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추운 날씨에 감기조심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