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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기업사회공헌에서 CSR로 첫걸음_인권경영(1)

by Mr Yoo 2018. 1. 7.



기업사회공헌에서 CSR로 첫걸음

인권경영(1)_개념과 이론편


2018년은 '4+1'


지난 주 블로그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올해는 아래 표와 같이 일요일 기준 '4+1' 로 구성해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첫번째 주에 해당하는 CSR 기본체계를 정리하는 시간입니다.  CSR 기본체계 콘텐츠는 CSR 실무자 또는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이 정도의 개념과 지식의 체계는 알아두면 좋겠다' 의 내용으로 구성될 예정입니다. 오늘은 그중에 CSR의 첫걸음인 '인권경영'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인권경영은 (1)개념과 이론편(2)실행편으로 나누어 집니다. 




계획은 세웠는데, 잘 실현될지는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인권경영길라잡이


기업의 인권경영과 관련해서 2014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발간한 '인권경영길라잡이(다운로드 바로가기 ☞ 클릭)'란 교재가 있습니다. 이 교재 안에 인권경영에 대한 어지간한 내용은 모두 들어있습니다. 다운받아 보시면 인권경영에 대한 80~90% 이상의 내용은 파악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교재가 280페이지가 넘는데다가 딱딱한 개념 설명과 이론적인 내용이 많아서... CSR이나 인권에 대해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는 다소 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듭니다. 저도 처음 접했을 때 많이 졸았다는.. ^^;;





CSR에서  '인권' 이 갖는 의미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국제표준화기구 ISO가 2010년에 발표한 CSR 글로벌 가이드 라인 ISO26000의 7가지 핵심주제를 보면, 제일 처음 등장하는 것이 'Human Rights' 입니다. 다른 6가지도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특별히 인권을 제일 처음에 둔 까닭은 '인권을 존중하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시작' 이기 때문입니다. 인권 다음에 따라오는 노동, 환경, 공정거래, 소비자, 지역사회공헌은 조금 과장되게 말하면 인권이라는 커다란 카테고리내에 포함되어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몇년동안 국내에서 기업과 관련되어 발생하는 대부분의 부정적 이슈와 사회적 문제는 곰곰히 살펴보면  '사람보다는 이윤' 또는 '사람보다 조직' 을 우선시하는 기업들의 행태 때문입니다. 오너나 상사의 직원들에 대한 인권을 무시하는 말과 행동, 성차별과 성희롱, 성폭력, 임산부에 대한 차별,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 협력업체 직원이나 대리점 점주에 대한 인격모독 등은 모두 인권에 대한 무지와 차별의식, 즉.. '내가 너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고 너는 그것을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 또는 '조직을 위해서 개인의 인권을 희생하고 무시하는 것 쯤은 당연하다' 는 것을 들어내는 반인권적 행태라 볼 수 있습니다.  


CSR에서 인권경영이 첫 시작인 이유는 현대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인권, 즉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그에 따른 개인의 자유와 행복 추구권' 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어떤 다른 가치라도 인권보다 우선적인 가치가 없기 때문에 기업경영에 있어서도 '인권' 은 가장 우선된 가치로 실현되어야 한다는 것이 CSR에서 인권경영이 첫번째로 중요한 이유입니다.  


이것을 거꾸로 말하면 인권경영을 제대로 못하는 기업은 CSR을 아무리 잘한다고 떠들고 광고해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재벌 대기업들이 기업사회공헌에 연간 수백, 수천억을 쓰면서도 욕을 먹고 있는 이유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대부분 '인권문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본능적, 이성적으로 '사람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라는 생각과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만일 어떤 기업이 사람보다 이윤 또는 조직(조직보다는 오너나 고위 경영진)을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면 그것이 본능적, 이성적으로 '나'에 대해 그렇게 대하는 것 처럼 느끼고 인식하게 됩니다. 기업이 고객이나 사회구성원 개개인에게 외면 받지 않으려면 인권경영에 반드시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는 말입니다.


개별 기업의 인권경영의 수준은 개인과 조직간의 관계의 균형을 어떻게 조화롭게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 하는데 있습니다. 기업과 관계하는 모든 개인들의 인권을 존중하면서도 기업경영의 중심과 조직안정성, 비즈니스의 수익성과 지속성을 어떻게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 인권경영의 끝나지 않는 해결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의 인권경영은 갈 길이 멉니다. 국가, 사회적으로도 아직 인권에 대한 인식과 실천수준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권을 이야기하면 빨갱이라 쏘아 붙이고 전체주의와 반공주의 망상에 빠져 태극기를 모독하며 아무곳에서나 흔들고, 생각없이 아무말 잔치나 해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개인보다 조직이 먼저고, 국가가 있어야 개인이 있다는 주장을 하며, 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억지 주장을 통해 개인의 희생과 인권무시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떠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사회의 방향은 전체를 위한 개인의 희생이나 개인을 위한 전체의 희생이 아니라, 개인과 전체, 전체와 개인간의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인권경영이란?


그럼 인권경영이란 뭘까요? 인권경영은 기업을 경영하는 과정에서 사람을 중시하는 경영, 즉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중시하고 보호하는 경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이윤극대화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관련된 모든 이해관계자의 인권을 존중하는 경영을 말하는 것입니다(인권경영길라잡이. 4p).


인권경영의 뿌리에는 1948년 제3차 유엔총회에서 결의된 '세계인권선언'이 있습니다. 총30조로 구성된 세계인권선언의 서문일부와 제1조는 아래와 같습니다.


"인류가족 모두의 존엄성과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세계의 자유, 정의, 평화의 기초다. 인권을 무시하고 경멸하는 만행이 과연 어떤 결과를 초래했던가를 기억해보라. 인류의 양심을 분노케 했던 야만적인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던가? 그러므로 오늘날 보통사람들이 바라는 지고지순의 염원은 ‘이제 제발 모든 인간이 언론의 자유, 신념의 자유, 공포와 결핍으로 부터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는 것이리라. (중략..) 유엔총회는 이제 모든 개인과 조직이 이 선언을 항상 마음속 깊이 간직하면서, 지속적인 국내적 국제적 조치를 통해 회원국 국민들의 보편적 자유와 권리신장을 위해 노력하도록, 모든 인류가 ‘다 함께 달성해야 할 하나의 공통기준’으로서 ‘세계인권선언’을 선포한다."


제1조 :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성과 권리에 있어 평등하다.




인권경영과 UN의 노력


1948년에 유엔이 세계인권선언을 선포하기는 했지만, 실제 기업경영에 있어 인권경영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이후 부터입니다. 또한 지속적으로 인권경영의 중심축을 이끌어 갔던 곳은 UN이었습니다. 1970년대 이후에 인권경영이 본격적으로 논의된 것은 거대 글로벌 기업들이 그 시기에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즉, 어지간한 국가보다도 전 세계적으로 더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기업들이 나타났고 그 기업들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공장을 만들고 제품을 판매하면서 그 과정 중에 인권과 관련된 많은 문제들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실제 기업과 관련된 인권문제는 17세부터 19세기에 걸친 노예무역으로 이미 최악의 정점을 찍은 상태였지만, 이후 노예무역이 없어진 후 19세기 부터 20세기 중반에 이르는 동안 기업내 인권문제가 워낙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기 때문에 그 중심 쟁점을 찾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UN은 1974년 유엔경제사회이사회의 발의로 '다국적기업위원회'가 구성되었고, 이곳에서 1982년 '다국적기업에 관한 행동규칙'이 제정되었습니다. 이 규칙에 '인권과 기본적 자유에 대한 존중' 정도로 인권경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 행동규칙은 구체적인 실행내용을 포함하지 못했고, 이후 유야무야되어 폐기되었습니다.


UN이 본격적으로 인권경영을 쟁점화 시킨 것은 2000년에 설립한 UNGC(유엔글로벌 컴팩트)였습니다. UNGC의 회원기업이 되면 10가지 행동규칙에 대한 실천보고서를 매년 UNGC에 제출해야 하는데, 그 10가지 중에 2가지가 인권에 대한 내용입니다(원칙 1 : 기업은 국제적으로 선언된 인권 보호를 지지하고 존중해야 한다. 원칙 2 : 기업은 인권침해에 연루되지 않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 


UN은 UNGC와는 별개로 1990년대 부터 꾸준히 다국적 기업의 인권침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왔고, 2003년에는 '다국적기업과 기타 사업체의 인권책임에 관한 유엔 인권규범' 제정을 시도하였으나 인권위원회 본회의에서 채택되지는 못했습니다. 이후 2005년에는 '존 러기(John Gerard Ruggie)'를 특별대표로 임명하여 기업인권문제의 현황을 조사하기 시작하였고, 2008년에 <보호, 존중, 구제 : 기업인권프레임워크> 라는 보고서가 발표되었습니다. 이후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2011년에 <기업인권에 관한 이행원칙 : 유엔 '보호, 존중, 구제' 프레임워크의 실행>이 발간되어 UN인권이사회 만장일치로 승인되었습니다. UN의 '기업인권에 관한 이행원칙'은 현재 CSR을 포함한 여러 영역에서 인권경영의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기업인권에 관한 이행원칙의 내용은 다음 실무편에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인권경영의 특성


개인의 권리와 행복보다 국가(국가라기 보다는 독재자)와 조직, 경제발전이 먼저였던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인권경영은 아주 최근에서야 등장한 개념이고, 여전히,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고 부수고 넘어야 할 벽과 산이 많은 상황입니다. 저의 개인적인 생각엔 글로벌 기준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의 인권경영은 100점 만점에 50점도 안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럼, 인권경영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을까요? 인권경영길라잡이에서는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기업은 인권과 관련된 국제기준을 잘 파악해야 하고, 그것이 기업과 관련된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적용될 수 있도록 능동적인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권경영의 능동적 활동은 다음 시간에 소개하겠습니다.




인권경영의 범위와 실행척도 _ 이해관계자


그럼, 인권경영의 대상인 기업의 이해관계자는 누구일까요? 인권경영길라잡이 72p에는 위의 그림과  같이 기업의 이해관계자 지도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기업이 '인권경영의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가?' 하는 것이 인권경영의 실천수준을 말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기업의 인권경영수준은 아직 경제적 책임, 경제적 이해관계자 범위를 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권경영을 비롯해 CSR의 모든 실천영역에서 이해관계자의 개념과 범위를 이해하는 것은 정말 정말 중요합니다. 위의 그림처럼 범위를 나타내는 방법도 있지만 기업의 이해관계자를 관계의 형태별로 구분하면 1)내부 이해관계자 : 기업내 모든 임직원, 2)경제적 이해관계자 : 주주, 고객, 협력업체, 대리점 등 경제적 관계로 맺어는 이해관계자, 3)사회적 이해관계자 : 중앙정부, 지자체, 지역사회, 언론, 시민단체 등 사회 공동체의 구성원관계로 맺어진 이해관계자 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현재와 같은 기업의 형태가 나타났고, 20세기에 현재의 기업들의 급속히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1990년대까지는 경제적 이해관계자, 특히 오너나 주주 중심의 경영이 이루어졌다면, 20세기 말과 21세기에 들어 경제적 이해관계자 뿐만 아니라 내부 이해관계자와 사회적 이해관계자까지를 고려한 경영방식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ISO26000의 인권관련 쟁점


오늘은 인권경영의 개념과 뿌리, CSR에서 인권경영이 중요한 이유, 인권경영과 이해관계자에 대한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음 시간에 구체적으로 알아볼 인권경영의 실천에 앞서, CSR 실무자들이 알아두면 좋을 ISO26000 인권분야 8가지 쟁점을 소개하고 마치겠습니다.


○ 쟁점 1 : 실천점검의 의무 ○쟁점 2 : 인권 위험상황 ○쟁점 3: 연루예방 ○쟁점 4 : 고충처리 ○쟁점 5: 차별과 취약그룹 ○쟁점 6 : 시민권, 정치적 권리 ○쟁점 7 :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 ○쟁점 8 : 근로에서의 근본원칙과 권리


이상의 8가지 쟁점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과 실천방안에 대해서는 2월 첫째 주에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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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올해는 '간략하고 읽기 쉽게..' 를 목표로 노력하겠습니다. 블로그 찾아주셔서 늘 고맙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