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경영(ESG)보고서를 직접 써야만 하는 이유 3가지!!
인스비(INSBee)가 돈을 잘 벌지 못하는 이유
내가 일하고 있는 이노소셜랩 지속가능경영센터(줄여서 INSBee)가 돈을 잘 벌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고객을 고르기 때문'이다. 이런 얘기를 하면 '배가 덜 고프구나' 라는 핀잔을 들을 수 있겠지만... 아무거나 먹고 소화를 못 시키거나 배탈이 나는 것 보다 살짝 배고픈 것이 정신을 맑게 하는데 도움을 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우리 같은 지속가능경영(ESG)업자들에게 '캐시카우(cash cow)'의 역할을 한다. 이 돈 버는 소를 잘 키우고 마리 수를 늘리는 것이 이 영역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본 바탕이 된다. 그런데, 우리의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컨설팅을 의뢰하려고 하는 대부분의 회사가 작성 "가이드(코칭) 컨설팅"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작성 대행"을 맡기려고 한다.
인스비는 원칙적으로 작성 "대행"을 하지 않는다. 예외의 경우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 예외는 고객과의 충분한 협의 과정을 거쳐 필수불가결한 경우에만 대행을 한다. 아마 처음부터 대행 비즈니스를 했다면 지금보다 몇 배의 매출을 올리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대행을 하지 않는 이유는 인스비의 목적 자체가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실무자의 역량을 향상시키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인스비는 고객사가 요구한 프로젝트가 실무자의 역량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하지 않는다.
인스비 컨설팅의 방식을 "셰르파(shrapa)"로 부르는 이유도 우리는 셰르파의 역할을 충실히 해서 고객이 직접 산 정상을 오르게 하겠다는 목적 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고객의 가면을 쓰고 대신 올라가서 사진 찍고 고객이 올라간 것 처럼 하는 것은 우리의 방식이 아니다. 이런 쓸데 없는 원칙과 고집 때문에 우리는 돈 벌이를 잘 못하고 있다.
이런 고집과 원칙을 지키는 이유를 설명하려고 한다.
1. 당신이 "진짜" 지속가능경영, ESG 실무자가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나는 내 일을 통해 이루려고 하는 목적이 있다. 나의 일의 목적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을 제대로 잘하도록 돕는것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을 제대로 잘하게 되면 결국 그것은 내가 살고 있는 사회와 환경이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내 아들이 살아갈 미래도 마찬가지다.
그 목적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람'을 키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의 일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어떤 기업에 지속가능경영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 애쓰는 단 한 사람만 있어도 그 기업은 희망이 있다. 그 한 사람이 두 사람이 되고 팀이 되고.. 그리고 조직 전체에 지속가능경영 바이러스(?)를 확산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자신이 OO기업의 회사원이라기 보다 지속가능경영 담당자라는 직업인으로써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회사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려고 한다. 그 프로젝트를 통해 그 사람을 성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지속가능경영(ESG)의 전문가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내가 요구하지 않아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직접 써 보고 싶다는 말을 한다.
이 블로그에서 여러차례 언급했지만 10년 동안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담당자와 그 팀의 팀장까지 맡았던 사람이 지속가능경영에 대해 매우 낮은 수준의 이해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이유는 그 10년 동안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남이 만들어줬기 때문이다.
물론,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내가 직접 써봐야지만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속가능경영에는 매우 다양한 분야가 있고 그 분야별로 전문성을 가늠하는 지표들이 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기업내에서 지속가능경영(ESG) 전문가로 자리 잡고 인정받기 위해서라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직접 작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것이다.
초보자라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작성이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말을 하는 실무자들이 많다. 맞는 말이다. 2007년 내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처음 쓴 때에 '나'도 그랬다. 내가 직접 쓴 단 한 가지 이유는 회사에서 돈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사는 디자인 비용과 인쇄비를 합해서 900만원을 예산으로 줬다. 그 비용으로 컨설팅을 받는 것은 불가능했다.
당시에는 국내 보고서들이 그리 좋은 것이 없어서 외국 보고서들을 가져다 놓고 영어사전을 찾아가며 보고서를 썼다. 그렇게 고되게 보고서를 처음 써본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
기업에서 실무 역량과 실력을 쌓는 유일한 방법은 일을 "직접" 해보는 것이다. 문제 해결 능력을 직접 가지고 있는 사람과 늘 남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처음에는 별 차이 없어 보이지만 시간이 갈 수록 큰 차이가 난다.
당신이 실력자가 되어 인정 받고 싶다면 직접 부딪쳐야 한다. 부딪치는 두려움과 아픔, 고난, 힘듦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당신은 계속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좋은 강의를 열 번 듣는 것 보다 한 번 직접 해 보는 것이 실제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유튜브 다이어트 영상을 열 번 보는 것 보다 밖에 나가서 한 시간 운동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있다.
2. 지속가능경영 내재화에 보고서 직접 작성은 꼭 필요하다.
10년 동안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지만, 기업의 누구도 지속가능경영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회사를 여러차례 경험했다. 이 회사들의 공통점은 지속가능경영이란 남들이 하니까 우리도 하는 척 하는 정도의 이슈였다. 특히, EU와 직접 거래가 없거나 외국 투자사의 요구, ESG 규제 대상이 아닌 기업들은 이런 상황이 더 심했다. 이런 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내는 거의 유일한 이유는 '상장사 ESG 평가' 때문이다. 즉, 평판 관리 때문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다.
이렇게 외부에 보여주기 위해서만 보고서를 내는 기업들은 인스비의 고객이 되기 어렵다. 이런 기업에서 보고서는 대부분 홍보팀이나 홍보팀 산하의 ESG 팀에서 만든다. ESG를 홍보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지속가능경영, ESG를 통해 정말 우리 회사의 지속가능경영 수준을 높이고 우리의 이해관계자들에게 더 나은, 더 좋은 회사로 인정받기 위해서라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홍보용으로 만들면 안된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대행을 맡기면 대행사가 고객사 실무자들에게 원고에 쓸만한 소재나 데이터를 요청해서 그것을 기반으로 원고를 작성하고 편집을 해서 고객사의 검토를 받아 보고서를 완성한다. 보통 고객사의 실무자들은 작년 보고서(대행사가 써준) 원고에 올해 성과를 더한 정도의 자료를 대행사에 보낸다. 그것으로 실무자들의 역할은 끝난다.
즉, 기업의 누구도 지속가능경영 업무가 내 일이 아닌 것이다. 내 일이 아닌, 즉 내가 책임을 지지 않는 일에 대해서 사람은 관심을 갖기 어렵다.
회사내 각 영역의 실무자들이 지속가능경영을 내 일로 받아들이고 내 일에 적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원고를 직접 쓰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 역할과 책임을 줘야 한다. 그렇게 되면 뭔가 분위기가 달라진다. 내가 쓴 원고이기 때문에 보고서 제작에 관심도 가지게 되고 내년 보고서를 위해 뭐 하나라도 더 하려고 애쓰게 된다.
이 과정이 정말 정말 중요하다.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ESG 담당자들의 가장 큰 고민이 지속가능경영의 "내재화"인데, 이것을 하기 위한 첫 걸음은 기업의 영역별 실무자들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제작 과정과 원고 작성에 직접 참여하게 해서 내 일이 되게 끔 하는 것이다.
3. 좋은 코치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성장하는 사람, 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은 좋은 코치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대행을 맡기는 순간, 좋은 '코치'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내 발로 걷어차게 된다. 대행 컨설팅을 받게 되면 코치가 아니라 대리인을 고용하는 것이다. 즉, 가르침을 얻는 기회가 아니라 업무 지시와 잔소리를 하는 역할이 된다. 업무 지시와 잔소리도 할 역량도 없는 사람은 그저 메일 전달자의 역할만 하게 된다.
당신이 진정 지속가능경영(ESG)영역에서 전문적인 커리어를 쌓아 지금 일하는 회사에서 인정 받을 뿐만 아니라, 기회가 되어서 더 좋은 직장으로 스카웃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직접 써보는 일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 좋은 코치와 셰르파를 만나는 일도 중요하다.
나름 시골 강가에서 수영을 좀 하던 나였는데 대학에 와서 교양 체육시간에 수영 코치님께 호된 질타를 받았다. 촌놈 수영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코치가 필요한 이유는 제3자적 관점에서 메타인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내가 제일 잘하는 것 같아도 객관적인 눈에서 보면 부족한 점, 개선할 과제가 보이게 마련이다. 뿐만 아니라 훌륭한 코치는 우물 밖 세상의 진실을 알려주는 역할도 한다.
지속가능경영뿐만 아니라 직장의 일, 개인의 삶에 있어서도 좋은 코치 또는 멘토는 정말 중요한 존재이다. 그런 존재가 있다면 당신은 정말 행운아이다.
이 영역에 컨설팅회사들이 대행을 주 사업으로 하는 이유는 컨설턴트 한 명이 많은 보고서를 한꺼번에 작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투입 자원 대비 매출이 높기 때문이다. 대행이 아니라 가이드 컨설팅을 하게 되면 물리적으로 많은 시간을 고객사와 함께 해야하기 때문에 컨설턴트 한 명이 많은 보고서를 쓸 수 없다.
컨설턴트 한 명이 적게는 대여섯개, 많게는 열개가 넘는 보고서 대행 수주를 받고, 실제 작성은 1~2년차 주니어들이 맡게 된다. 컨설턴트가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시간과 자원이 매우 적다. 우리 고객사 중 어떤 회사는 예전에 대행을 맡겼더니 10개월의 컨설팅 기간 동안 컨설턴트를 딱 두 번 만났다고 했다. 나머지 일은 주니어들과 메일로만 진행했다고 했다. 대행 컨설팅 자체가 실무자 역량강화에 목적이 없으니 굳이 컨설턴트가 고객사를 만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보기에 그럴듯한 보고서만 나오게 하면 컨설팅회사의 역할은 끝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기업명만 바꾸면 똑같은 보고서를 공장에서 찍어내듯이 만들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올해 나온 보고서들 중에도 같은 문장이 여러 기업에서 등장하는 것을 발견했다. 내용은 같을 수 있지만 문장까지 같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대행' 보다 '코칭'이 훨씬 더 많은 에너지, 시간, 노력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코칭보다 대행에 더 많은 비용을 쓴다. 지속가능경영을 제대로 하기 보다 남들 하는 만큼 하는 정도로 보이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코칭 방식의 컨설팅이 더 많은 비용을 받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꺼꾸로다. 코칭 방식을 하게 되면 훨씬 적은 비용을 주겠다고 한다. 역설이다. 그래서 인스비가 돈을 잘 벌지 못한다.
좋은 코치를 만나는 것은 행운이다. 운명이 바뀔 수 있는 큰 기회가 되기도 한다.
회사 돈 가지고 손 쉽게 일하는 것이 '슬기로운 직장인의 자세' 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영원히 직장인으로 머물것이고 그 직장은 어느 순간 당신을 모른채 할 것이다.
프로패셔널, 직장인에 만족하지 않고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가능한 내 일을 남의 손에 맡기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좋은 코치에게 코칭을 받으시라.... 끝.
Balanced CSR & ESG 유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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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소셜랩 지속가능경영센터 9월 교육 안내>
9월에도 인스비(INSBee)의 지속가능경영은 계속됩니다. 올 가을에는 EU의 지속가능경영 관련 가이드라인을 집중해서 교육할 예정입니다. 9월에는 EU의 지속가능성 실사지침 (CSDDD)와 지속가능성 보고지침 (ESRS) 원문을 가지고 강독과 해설을 진행합니다. 진짜 원문을 보고 제대로 해석하고 이해하고 실천하기를 원하는 기업 실무자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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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경영(ESG)전략을 수립해야 하는데 어떻게하면 좋을지, ESG 실행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감이 잘 안잡힌다면, 지속가능경영 임직원 내재화를 위해 교육을 해야하는데 어떻게 얼마나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면, 지속가능성보고서를 우리 스스로 만들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면... 바로 연락주세요. 이노소셜랩 지속가능경영센터가 친절하고 꼼꼼하게 상담해드립니다. esg@innosocial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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