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SG, 지속가능경영을 잘하기 위해 버려야 할 5가지!!
버리고!! 하지 말아라!!
최우선으로 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요?
중소기업대표분들을 대상으로 <지속가능경영&ESG 전략의 이해와 실행> 강의를 했다. 마지막에 어떤 대표님이 "강사님, 오늘 강의하신 이 많은 것들 중에 무엇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까요?" 라는 질문을 하셨다. 강의에 집중하셨으면 스스로 충분히 답을 찾을 수 있는 질문인데, 강의 시간에 계속 스마트 폰만 보시더니 결국 사족 같은 질문을 하신다. 좋은 질문이라고 받아치며 웃음으로 답했다.
"최우선으로 해야 할 것은 대표님들 스스로가 불필요한 일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지금의 지속가능성 문제가 대부분 불필요한 것을 더하다가 발생한 것입니다. 여기계신 대표님들이 기업을 운영하시면서 불필요하게 자원을 낭비하거나 대표의 품위(?)나 자존심을 유지하기 위해 과하게 하고 있는 것들을 줄이시고, 그 줄인 자원을 기업의 효율적인 운영과 직원들의 더 나은 근무 환경을 위해 사용하시면 됩니다. 일단 대표님들이 먼저 바뀌시면 회사가 바뀔 수 있습니다."
대표들 면전에서 이런 얼굴 따가운 말을 하니, 강사를 부른 주최측이 좋아할리 없다. 대표들 듣기 좋은 말을 하는 강사를 찾으려면 나한테 연락하면 안된다.
전략의 기본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것이다.
전략경영으로 학위를 받는 동안 수많은 논문과 책, 강의를 통해 얻은 경영전략의 핵심 키워드는 "효율화"이다. 옥스포드 사전에서 전략(戰略, Strategy)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의미한다. 이것을 더 파고 들어가면, 전쟁에서 승리하는 방법에 그 기원이 있고, 더 파고 들어가면 적보다 불리한 상황에서 적을 이기는 방법 또는 최소한의 피해를 보면서 적을 이기는 방법에 전략의 뿌리가 있다. 영화 "300"을 보면 전략의 기원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즉, 전략이 탄생한 이유는 자원의 유한성과 제한성 때문이다. 자원이 무한하고 사용에 제약이 없으면 전략이 필요 없다.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면 된다. 무한한 무기와 병사가 있으면 전쟁은 늘 이긴다. 그렇지 않기 때문에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즉, 전략은 제한된 자원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 했을 때 우리가 원하는 목적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가에 관한 것이다.
당연히, 지속가능경영과 ESG의 성공적인 실행을 위해서도 전략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또한 마찬가지로 '자원의 효율성'이 그 중심에 있어야 한다. 전략경영의 원조 할아버지라고 말할 수 있는 이고르 소프의 <전략경영>을 살펴보면 그 유명한 '앤소프 매트릭스'도 나오지만 그가 책 전반에서 주장하고 있는 전략경영의 정수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것' 이다. 그는 이것이 전략의 첫 출발이자 기본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지속가능경영, ESG를 제대로 잘 하기 위해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1. 지속가능경영과 ESG에 역행하는 이벤트는 하고 욕먹는 일이다.
'짐 콜린스'는 그의 책 <경영전략 : 원제 Beyond Enterpreneurship>에서 자원의 효율적 사용을 강조하면서 기업이 지향하는 방향과 거꾸로 작용하는 것들 또는 그런데 사용하는 자원을 당장 제거하라고 강조한다. <에너지 버스>의 저자 '존 고든'도 버스에 탑승해서 다른 방향과 목적지로 가자고 요구(떼쓰는)하는 '에너지 뱀파이어'들을 버스에서 빠르게 내쫓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지속가능경영, ESG를 제대로 하려면 일단 반(反) 지속가능경영, 반(反) ESG적인 것들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ESG 이름을 붙인 반(反) ESG적 이벤트이다. 언론에서도 몇 번 소개되었지만 'ESG 이름을 붙인 골프대회'가 있었다. 잘 알겠지만 골프는 ESG, 지속가능경영과 거리가 멀어도 한 참 멀다. 지속가능경영, ESG를 강조하는 유럽과 미국 기업에서는 회사 돈으로 골프를 치는 것이나 골프대회를 후원하는 것을 금지한 곳들이 이미 꽤 많고 골프를 대하는 태도에 따라 지속가능경영, ESG의 스펙트럼을 가늠하는 지표가 있을 정도다.
일본은 버블경제가 꺼지면서 수많던 골프장이 점차 태양광 발전소나 숲과 공원으로 다시 변화하고 있다. 골프장이 솔라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에 우리나라 서해안에 새로 생긴 거대한 간척지에 골프장을 조성한다는 기사를 봤다. 그 간척지에 태양광 발전소를 세우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땅이 좁아서 태양광 발전을 못하는 것이 아니다. 인식과 의지가 없어서 그렇다.
가끔, 기업과 지자체, 공공기관이 주최하는 지속가능경영, ESG 행사에 가면 한 숨이 나올때가 많다. 행사를 위한 행사가 많을 뿐만 아니라 행사를 위해 사용되는 자원과 일회용 폐기물, 친환경이라고 주는 행사 기념품 등이 결국 반(反) ESG 적인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지속가능경영, ESG에 역행하는 이벤트들만 하지 않아도 많은 자원을 아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린워싱, ESG 워싱' 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위험도 사라진다.

2. 돈 내고 ESG상 받기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얼마 전 모 언론사에서 개최한 'OOOO ESG 대상' 소식을 보면서 흠칫 놀랐다. 대상을 받은 기업은 온실가스 배출도 국내 10위권 안에 있는 곳이고 중대산업재해와 사망사고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이다. 그리고 그 회사 본사 빌딩 앞에는 협력회사들이 몇 년 동안 불공정거래를 중단하라는 시위를 하고 있다. 이런 기업이 어떻게 ESG 대상을 받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그런데, 이런 언론사 주최 시상식의 구조를 알면 이해가 간다.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이런 시상식을 운영하는 이유는 바로 '돈' 때문이다. 겉으로는 돈을 받지 않는 공정한 시상이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항목만 다를 뿐 행사비와 시상 광고비로 적게는 몇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돈을 뜯어내는 구조다.
여러 해 전의 일이지만, 이 블로그에서 메이저 언론사의 사회공헌대상을 비판한 글을 썼다. 블로그를 보고 그 언론사의 기자가 전화를 했다. 통화의 요지는 '먹고사는 일은 건들지 말아라' 였다. 언론사들이 가뜩이나 힘든데 이런 상이라도 팔아서 기업도 좋고 언론도 좋으면 다 좋은 거 아니냐는 말이었다. 천만에 말씀... 좋은게 좋은게 아니다.
먹고 살기 위해 상을 팔고 기업에게 빨대를 꽂는 것은 언론이라는 명찰을 달고 해야할 일이 아니다. 그런 일을 하면 할 수록 언론은 독자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더 먹고 살기가 힘들어 진다. 언론은 신뢰가 생명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실효성 측면에서도 언론사에서 주는 ESG상은 아무 쓸모가 없다. 언론사가 주는 ESG상은 언론사의 수익이 되고 기업 홍보팀의 KPI 가점이 될 수 있는 정도의 효용성 밖에는 없다. 오히려 상 받은 것이 부메랑이 되어 문제를 키울 수 있다. ' 아니, 저 기업은 ESG 대상도 받았는데 이렇게 ESG를 하나?' 라는 비판이 더 크게 되돌아 올 수 있다.
기업 홍보팀 입장에서는 돈 주고 이런 상이라도 받지 않으면 그 언론사에서 해코지 할까봐 어쩔 수 없이 받게 된다는 변명을 할 수 도 있다. 돈 안준다고 해꼬지하는 놈들을 우리 사회에서는 '양아치' 라고 부른다.
언론으로부터 비판 받을 것을 있다면 달게 받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 비판을 수용해서 더 나은 기업이 되면 된다. 해코지가 두려워 돈으로 틀어 막는 것은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다.

3. 디자인에 쓸 돈을 데이터에 써라.
광복절 저녁, 세 손가락안에 드는 글로벌 투자사 아시아 지부에서 기업평가팀장을 맡고 있는 고교 동창에게 카톡콜이 왔다. 싱가폴에 살고 있는 그는 내 블로그를 가끔 읽고 독설을 퍼붓는다. 이 블로그 글에는 그와의 전화 통화 내용이 많이 들어었다.
"야! 너 기업들 만나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디자인비 좀 아끼라고 그래... 그리고 그 돈으로 데이터 관리하는데 쓰라고 해라!!"
자칭 ESG 전문가들은 이구동성 ESG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전문가가 되고 싶은 나 또한 ESG는 데이터 관리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지속가능경영은 경영차원의 리더십과 전략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면, 투자와 관련된 ESG는 객관적인 데이터의 신뢰도와 데이터로 보여주는 성과가 전부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투자사들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디자인보고 평가하냐? 데이터보고 평가하냐? 아주 상식적인 얘기잖아... 데이터는 엉망인데, 디자인은 아주 독보적이예요. 독보적!! "
디자인이 과하고 데이터는 엉망이라는 친구의 쓴 소리는 이번 만이 아니다. 벌써 여러해 동안 같은 욕을 듣고 있다.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ESG 담당자들이 올해 남은 기간과 내년 상반기까지 한 가지 일만 해야한다면 바로 데이터 관리 체계를 제대로 만드는 일이다. 예산이 부족하다면 디자인을 버려야 한다. 디자인 회사에게는 정말 미안한 일이지만, 디자인과 데이터 중에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디자인을 버릴 수 밖에 없다.
참고로 내 친구는 투자 평가사 입장에서 보기 좋은 보고서로 독일 '푸마'의 보고서를 추천했다. 다른 기업들의 보고서도 알려줬는데 우리가 잘 모르는 회사들이다. 아무튼, 대한민국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만드는 디자이너들이 보면 푸마의 보고서는 디자인 시안도 통과하지 못할 수준이다.

4. 의전이 없어지면 직원의 사기와 ESG 평가가 함께 올라갈 것이다!!
친구는 말(욕과 함께)을 이어갔다.
"7월 초에 우리회사에서 IR 행사를 했잖아. 150개 기업이 넘게 왔지.. 대표들도 한 100명쯤 왔을 걸... 그런데, 유독 한국기업들이 의전에 신경을 많이 쓰더만... 예전보다는 나아졌다고 해도...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에서 온 대표들도 수행원 1~2명 데리고 조용 조용 소박하게 다니는데... 한국 기업 대표들은 아주 돈을 길에 뿌리고 다니더만, 고급 외제차 렌트에 최고급 호텔에 자기들끼리 모여서 야간에 파티하고 골프치러 다니고.. 회사돈이라고 너무 막 쓰는 거 아니야?"
친구는 ESG 파트 평가 미팅을 하는데 유독 한국 기업들이 앓는 소리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EU의 규제가 너무 쎄다거나, 회사 사정이 좋지 못해서,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 등을 핑계 삼아 ESG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는 한국 기업들의 발언을 들으며 친구는 한국 기업들이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의전비용부터 줄이라고 해라!! 의전 줄이고, 임원들 방이랑 차랑 줄이면 효율이 쭉!! 쭉!! 올라가지!! "
친구는 지난 5월에 방문한 인도네시아 S기업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인도네시아와 동남아시아, 유럽 등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식품/유통기업 S는 회장은 물론 임원용 차량은 한대도 없고 회장도 사장도 직원용 통근버스를 타고 다닌다고 했다. 회장과 임원들의 방이 따로 있지도 않고 회장과 임원들의 법인 카드 사용 내역을 인트라 넷에 모두 공개한다고 했다. 외국 출장에 비즈니스석이나 골프투어, 리무진 대여는 아예 생각도 하지 않는 회사라고 했다.
"회장과 경영진이 검소하고 정직하게 일하니까 직원들도 당연히 따라 할 수 밖에 없지, 직원들의 만족도와 충성도가 아주 높아요. 직원들이 진심인 회사가 진짜 좋은 회사거든, 우리 회사가 그 회사를 아주 좋게 평가하고 있어요."
회사 빌딩의 한 층 전체를 회장과 가족 공간으로 쓰고 또 다른 한 층 전체를 회장의 취미를 위해 쓰는 회사에 다녔더랬다. 그 회사 직원들의 1인당 업무 공간은 내가 다닌 회사 중에 제일 좁았다. 청소하는 협력회사 분들은 에이컨과 환풍기도 없이 선풍기 한대만 달랑 있는 지하 4층 주차장 구석 휴게실에서 쓰레기와 함께 휴식과 식사를 해결했다. 그 회사가 지난 5월 언론이 주최한 'ESG 혁신상'을 수상했다. 지하 휴게실이나 혁신했는지 확인해보고 싶다.

5. ESG 광고는 자신있을 때만 하는 것이 좋다.
ESG 캠페인이 아니라 ESG 광고는 조심하는 것이 좋다고 친구는 강조했다. 시민 단체나 정부, 기업 연합체 등이 주최하는 공공성 캠페인을 후원하는 것은 별 문제가 아니지만, 우리 기업은 ESG를 잘한다 또는 추구한다고 강조하는 기업, 제품, 서비스 광고는 그린워싱의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옛날 생각만 하고 광고에 ESG를 많이 사용하는데, EU 기준으로 보면 문제 삼을 것들이 많아... 우리 회사도 매스 미디어에 ESG 광고하는 회사들의 그린 워싱 리스크를 주의 깊게 보고 있어, 몇몇 회사는 아직 실용화되지 않은 기술이나 현실성 없는 내용들로 ESG 광고를 하던데, 그건 좀 위험해.. 그런 것들은 투자사 입장에서는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아, 투자사들이 광고보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잖아... ESG 광고는 확실할 때, 자신 있을 때 하는 것이 좋아."
TV나 신문, 잡지를 보면 흠칫 놀랄때가 있다. 너무 자신있게 ESG를 들어내놓고 광고하는 모습을 보며 실제 저 회사는 그렇지 않은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제품과 서비스 광고도 마찬가지다. 무공해 OOO, 탄소중립 OOO, 친환경 OOO 이라고 광고하는 제품과 서비스들을 가만히 뜯어보면 아주 일부분만 그런 것이 99%이다. 그 제품과 서비스를 제대로 분석한다면 절대 그런 광고를 할 수 없다. 소비자 기만이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를 기만하고 평가사에도 환영 받지 못하는 ESG 광고는 전혀 효율적이지 않다. 자원낭비일 뿐이다. 그 돈으로 회사 옥상과 주차장에 태양광 발전기를 달아 직원들 전기차 싸게 충전해 주고 청소하는 협력사 분들의 휴게실이나 넓혀주고 에어컨 달아주면 좋겠다. 그러면 평가사도 좋아하고 직원들도 좋아하고 협력사도 좋아하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자랑할 꺼리도 생긴다.
오늘의 결론.... '쓸데 없는데 돈 쓰지 말자.'
Balanced CSR & ESG 유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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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경영(ESG)전략을 수립해야 하는데 어떻게하면 좋을지, ESG 실행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감이 잘 안잡힌다면, 지속가능경영 임직원 내재화를 위해 교육을 해야하는데 어떻게 얼마나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면, 지속가능성보고서를 우리 스스로 만들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면... 바로 연락주세요. 이노소셜랩 지속가능경영센터가 친절하고 꼼꼼하게 상담해드립니다. esg@innosocial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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