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지속가능경영 담당자가 여름 휴가에 읽으면 좋을 책 추천!!
ESG, 지속가능경영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올 가을 미국 파타고니아 본사 방문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요즘 외부 강의를 자주 나가는 편이다. 강의를 마치고 나서 Q&A를 하면 꼭 나오는 질문 중에 하나가 "ESG, 지속가능경영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이다.
이 질문을 받으면 내 대답은 " 제가 여러분 앞에서 강의를 하긴 했지만 저 스스로도 ESG, 지속가능경영 전문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죠. 단지, 여러분보다 쬐끔~ 더 알고, 쪼끔~ 더 경험을 해봤다는 정도입니다." 라고 답한다. 그리고, 아래의 유튜브 강의를 소개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3Bzmq7F_HRA
전문가냐 아니냐의 구분은 현상에 대한 "대응"의 차이이다.
2020년 말부터 우리나라에서 ESG 붐이 일자 많은 사람들이 전문가를 자처하고 등장했다. 내 생각에 우리나라에 그렇게 ESG 전문가가 많았으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 수준이 겨우 이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뭐만 유행이다 싶으면 이름을 들어내고, 한 몫 잡아보려는 가짜 전문가들이 판치는 세상이다.
지속가능경영(ESG) 분야에서 진짜 전문가를 구분하는 기준은 "대응" 방식의 차이에 있다.
수동적, 기계적, 단기적/일회성 대응 방법을 주로 제시하는 사람들은 진짜 전문가가 아니다. 이들의 특징은 단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6개월 만에 ESG 등급을 올려드립니다.", "1주일에 끝내는 ESG 전문가 과정", "이것만 하면 ESG 공급망 실사 완벽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가짜 전문가들이 주로 사용하는 문구들이다. 지금도 여전히 인터넷 검색포털과 SNS에 많이 돌아다닌다. 이런 문구에 현혹되면 안된다.
이런 사람들의 컨설팅과 교육에서는 투자사, 고객사, 평가사에서 원하는 그 부분에 대한 대응만 잘하면 지속가능경영, ESG를 잘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고객사에서 환경경영시스템 구축 여부를 체크하면, ISO 14001 인증을 취득하면 된다. 인증 취득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인터넷에서 인증사를 찾아 몇 백만원의 비용만 지불하면 3~4개월 지나 인증이 나온다.' 이런 식의 대응을 하면 된다고 한다. 환경경영을 제대로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돈 주고 인증서를 사라고 알려준다.
※ 오해를 위한 설명 : ISO 인증을 제대로 하는 제대로 된 인증사도 있지만, 몇 백만원만 주면 현실과 상관없이 인증서를 남발하는 인증사들도 꽤 있다. 썰이 아니라 얼마 전에도 그런 엉터리 인증을 경험했다.
이런 식의 대응은 몸이 아픈데 치료할 생각은 하지 않고 진통제만 먹는 꼴이다. 진짜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은 지속가능경영, ESG가 본질적으로 원하는 바에는 관심이 없고, 어떻게 하면 적은 자원을 들여서 손쉽게 문제에 대응할까에만 관심이 있다. 세상을 '요령'으로만 살아가는 사람들이고 이런 부류는 '요령' 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라고 착각한다.
ESG, 지속가능경영에 본 보기가 될 만한 기업가를 추천 부탁합니다.
눈 앞에 있는 사람이 지속가능경영(ESG)분야의 전문가인가 아닌가를 확인하는 쉬운 방법 중에 하나가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이다. "이 분야에서 추천할 만한 기업가가 누구인가요?" 라고 질문했을때 '아니타 로딕', '레이 C 앤더슨', '이본 쉬나드' 정도의 이름이 나온다면 그래도 '이 사람은 기본은 아는구나..' 라고 생각하면 된다.
만일 '글쎄요. 저는 추천할 만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라고 응답하거나 누구나 다 아는 대기업 총수의 이름을 댄다고 하면 그 사람은 이 분야에 대한 기본적인 독서가 많이 부족한 사람이다.
《더바디샵》을 창업한 '아니타 로딕'의 「영적인 비즈니스」는 지금의 ESG, 지속가능경영의 관점에서 쓰여진 책은 아니지만 지속가능경영, ESG가 지향해야 할 기업가와 기업의 방향과 원형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 책은 '여성' 창업가가 가져야 할 비즈니스에 대한 태도를 썰이 아닌 직접 경험을 통해 알려준다. 창업을 했거나 창업할 생각이 있는 여성이라면 이 책은 열 번쯤 읽어도 좋을 책이다. 물론 남성도 마찬가지다.
《인터페이스》를 창업한 '레이 C 앤더슨'의 「인터페이스」는 이미 기업을 잘 운영하고 있는 기업가나 그런 기업에서 일하는 지속가능경영 담당자들이 읽어보면 좋은 책이다. 이미 세계 시장 1위 점유율을 기록했던 카페트회사가 지속가능경영분야에서도 1위가 되기 위한 근본적인 혁신의 분투를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시스템적 접근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강추다.
《파타고니아》를 창업한 '이본 쉬나드'의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도 읽지 않았다면.... 지속가능경영 분야 전문가의 'ㅈ'자도 꺼내지 말라고 해야 한다. 현재 전세계에서 지속가능경영을 가장 잘 한다고 인정 받고 있는 파타고니아의 본질(본색)을 알려면 이 책은 통과의례와도 같다. 파타고니아는 너무 이상적이라서 우리가 따라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뭔가 아는 척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이다. 파타고니아가 너무 이상적이라서 따라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제대로 알지 못해서 따라하지 못하는 것이다. 제대로 알면 할 수 있는 방법이 보인다.
안타깝게도 「영적인 비즈니스」와 「인터페이스」는 절판된 책이다. 하지만 인터넷 중고서점(알라딘 등)에서 구할 수 있으니 꼭 읽어 보시라.
전문성은 <분야>가 있다.
학부를 졸업하면 내가 다 아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석사를 졸업하면 내가 요정도는 아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되고, 박사 학위를 받으면 아는 것이 쥐뿔 만큼도 안되는 것에 대해 절망한다고.. 한다. 경험자로서 아주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문성을 가지려면 내 <분야>를 찾아야 한다. 내가 지속가능경영(ESG) 전문가라고 듣는 것도 싫어하고 스스로 그렇게 부르지 않는 것도 아직 내 <분야>를 제대로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학부에서 역사와 신문방송, 석사에서 사회복지와 경영(PM), 박사에서 전략경영을 공부했지만, 아는 것은 겨우 '개론' 수준이다.
진짜 전문가가 되려면 특정 분야의 엣지있는 <전문서>를 쓸 수 있어야 한다. 시중에 ESG 이름을 달고 나와 있는 책들 중에 90%는 개론서이다. 교보문고 사이트에서 ESG 키워드를 검색해보면 대략 1,200여건 가까운 책이 나오는데, 이 중에 잡다구리한 이상한 것들을 빼고 200여권으로 추려도 그 중에서 <전문서>라고 말할 수 있는 책은 20권을 꼽기가 어렵다.
앞으로 10년 정도 꾸준하고 열심히 이 길을 가다보면 <전문서> 한 권 정도는 쓸 수 있는 전문가가 되지 않을까 희망하고 있다.
「인권경영, 세상을 바꾸는 패러다임」은 서강대 이상수 교수님이 쓴 책이다. 한국에서 기업의 노동권을 넘어 기업의 인권을 연구하신 몇 안되는 귀중한 학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기본적인 인권보다 노동조합중심의 노동권이 우선시되었고 그러다보니 인권이 노동권의 정치색에 뭍히거나 편향되게 이해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노동권과 인권은 별개의 것이 아니고 인권에 대한 존중과 보호가 바탕이 된 상태에서 노동권을 바르게 세워야 하는 것이 순서이다. 나는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인권 영역이 제대로 다뤄지지 않고 있는 점, 노동조합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작성에 참여하지 않는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Generations, 세대란 무엇인가?」는 미국 샌디에고 주립대학의 진 트웬지 교수의 책이다. 심리학자인 그녀는 MZ세대에 초점을 맞춰 이들 세대가 세상의 주류로 떠오르고 있는 현재 사회 현상에 대한 해석을 제시하고 있다. 나는 X세대이다. 나와 함께 일하는 직장 동료들은 MZ세대이며, 고객사의 담당자들도 MZ세대인 경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학교에서는 MZ세대에게 강의를 한다. 세대 구분론에 대해 회의적이거나 그 중요성을 지나치게 폄하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그들은 세대 갈등이 적은 환경에서 일하거나 아니면 무감각한 것이다.
지속가능경영에서 세대론은 매우 중요한 주제이다. 지속가능경영의 뿌리를 이루고 있는 개념이 지속가능한 발전인데, 바로 지속가능한 발전의 핵심 이해관계자는 '미래 세대'이다. 지금 세대가 미래 세대의 안정과 번영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성장과 발전을 해야한다는 것이 지속가능한 발전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한 기업 경영이 지속가능경영이다. (참고로, 지속가능경영을 잘하는 기업들을 골라서 투자하는 프레임과 방법론이 ESG이다.)
결국, 지금 세대의 지속가능경영의 성과는 지금 세대를 위한 것도 있지만, 미래 세대의 몫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지속가능경영은 지금 세대 보다 앞으로 세대가 더 잘해야 한다. 왜냐하면 환경과 사회문제의 심각성이 점점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의 베이비 붐 세대나 X세대가 지속가능경영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MZ세대가 지속가능경영에 우리보다 더 관심을 갖고 우리보다 더 잘하게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일이다. 이런 관점에서 MZ세대를 이해하고 이들과 함께 일하기 위해 이 책은 정말 좋은 길잡이가 된다.
「기후를 위한 경제학」은 기후경제학자이자 정책연구가인 김병권박사님이 지은 책이다. 직접 뵌 적은 없지만 책을 통해 느껴지는 이 분의 전문성과 열정은 기후경제분야에서 우리나라에 따라갈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한 기업의 경영 차원에서 기후위기대응 문제는 그리 큰 일이 아닐 수 도 있고,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을 수도 있지만, 기업이 속해있는 시장과 사회 관점에서 조망해 보면 기업이 해야 할 일이 분명히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TCFD를 중심으로 기업의 기후변화대응 정보공개 의무화가 현실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기후위기와 경제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김병권 박사님은 최근에 개인 차원에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라이프 스타일에 관한 책 「1.5 이코노믹 스타일」도 출간하셨다. 무릇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은 이렇게 한 분야를 넓고 깊게 팔 수 있어야 한다.
깊게 파려면 넓게 파야한다.
박사과정을 마치려면 최소한 관련 분야의 논문 1,000편을 읽고 정리해야한다는 지도 교수님의 말씀을 따르지 못했다. 겨우 400편이 조금 넘는 정도의 논문을 읽었다. 당시(2010년대 중반)에 지속가능경영분야에서 읽을 만한 수준의 논문이 그리 많지 않았다는 것이 주된 변명이지만, 한편으로는 '요령'을 부렸던 것도 사실이다. 그 '요령' 의 역효과 때문에 내가 박사학위를 받고도 스스로 전문가로 불리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것이다.
논문 1,000편이 의미하는 것은 깊이도 있지만 넓이의 이슈가 더 크다. 삽질을 해본 사람은 잘알겠지만 좁게 파서는 깊게 팔 수 없다. 지속가능경영에 전문가가 되기 위해 깊게 파고 싶다면, 지속가능경영을 둘러싼 더 넓은 영역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성장의 한계」는 우리 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에서 놓치고 있는 본질인 '지속가능성 위기'에 관해 설명해주는 책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지속가능성 위기'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 흉내를 내고 있는 사람들은 근본적인 지속가능성 위기를 말하지 않는다. 그들 스스로가 이 본질적인 문제에 관심이 없거나 인식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지속가능경영과 ESG의 필요성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대표적으로 트럼프) 지속가능성 위기란 음모론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 자체가 지속가능성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성장의 한계」는 지속가능경영, ESG를 깊게 파고자 하는 미래의 전문가들에게 자신들이 파야할 땅의 전경을 제대로 파악하게 해주는 책이다.
「도넛 경제학」은 영국의 경제학자 '게이트 레이워스'의 책이다. 2019년 영국을 방문했을 때 관련 학자들과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담당자들이 이구동성 추천해줬던 책이다. 「도넛 경제학」을 읽고 이해할 수 있을 정도면 이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본기가 갖춰졌다고 할 수 있다. 기업 경영을 이해하기 위해선 경제학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지속가능경영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와 <생태경제학>이 이론적 기반이다. 앞서 소개한 김병권 박사님의 책도 생태경제학을 알기 쉽게 설명한 책이다. 「도넛 경제학」은 생태경제학을 어떻게 현실 경제체계에서 작동시켜야하는지에 대한 원리와 실행 방법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다. 지속가능경영을 실행하면서 주주 자본주의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들과 상대해야 한다면 이 책을 읽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의 시대」는 UN SDGs를 설계하고 그 체계를 만든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제프리 삭스' 교수의 책이다. ESG는 지속가능경영을 잘하는 기업을 투자자 관점에서 판별하는 프레임과 방식이라고 설명했고, 지속가능경영은 '대의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달성하기 위한 경영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하면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국제적인 합의와 그 내용, 그리고 그 실행방식을 알아야만 지속가능경영도 제대로 할 수 있고, ESG 대응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 인터넷 검색으로 알 수 있는 UN SDGs의 맥락은 제한적이다. 이 책을 읽으면 제대로 알 수 있다. 뭐든지 제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 보시라.
여름 휴가철이다. 우리 직원들도 여름 휴가를 가고, 고객사 사람들도 여름 휴가를 가고 있다. 나는 딱히 여름 휴가 계획이 없다. 휴가인파에 섞여 왁자지껄한 휴가를 보내야 성이 풀리는 사람이 아니거니와 선풍기를 애인삼아 매미 소리를 들으며 시원 달달한 앙꼬바를 한 입 베어물고 조용히 책을 읽는 것이 가장 최고의 휴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휴가는 매일 가능하다.
더위 먹지 마시고 시원하게 여름 잘 나시기를 바랍니다.
Balanced CSR & ESG 유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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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경영(ESG)전략을 수립해야 하는데 어떻게하면 좋을지, ESG 실행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감이 잘 안잡힌다면, 지속가능경영 임직원 내재화를 위해 교육을 해야하는데 어떻게 얼마나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우리 스스로 만들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면... 바로 연락주세요. 이노소셜랩 지속가능경영센터가 친절하고 꼼꼼하게 상담해드립니다. esg@innosocial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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