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사회공헌의 포트폴리오
- 어떻게 하면 돈을 잘 썼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
오늘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에 용어해설부터..
포트폴리오 (portfolio)란 말의 뜻은? (Daum 영어사전에 따르면...)
【명사】
(1) [경제 ] 주식 투자 에서 , 여러 종목 에 걸쳐 분산하여 투자하는 방법 .
(2) [경제 ] 각각 의 금융 기관 이나 개인 이 지니 고 있는 여러 가지 금융 자산 을 분명하고 자세하게 적은 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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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새벽.. 주말의 나른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알람소리에 크게 한숨을 내쉬고 억지로 몸을 일으킨다. 덜컹거리는 버스에 앉아.. 만일 복권에 당첨되서 100억이 생기면.. 이 힘든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될텐데.. 100억이 생기면... 50억은 노후자금으로 안정금융자산에 묻어두고, 20억으로 서울근교에 땅을 사서 근사한 2층 주택을 짓고, 20억으로 상가를 사서 임대료 수익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10억으로는 당장 세계일주 럭셔리 해외여행을 떠나야지... 하는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한다. 실제로 복권을 사지도 않으면서... 쉽게 말해 목돈을 어떻게 투자하고 나누어 쓸 것인가 하는 계획이 포트폴리오다.
기업사회공헌에 있어서도 역시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이유는 앞선 글에서 여러번 설명했기에, 접어두고 그런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제한된 예산을 적절하게 분배해서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예전에 어떤 중소기업의 사장님이 기업사회공헌활동하는데 뭔 돈이 드냐고? 직원들이 가서 땀흘려 봉사활동하면 됐지! 돈까지 줘야하냐고... 라며.. 나를 윽박지르시던 기억이 난다. (한 5~6년 전에 어느지역 로타리클럽에서 기업사회공헌에 대한 특강을 해달라고 해서 30분 가서 이야기하고 사장님들의 잔소리만 듣고 왔던 기억이 새록~새록~) 만약에 그렇게 나를 윽박지르시던 사장님 본인이 솔선수범해서 직원들과 함께 자원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신다면.. 그 윽박지름의 말씀을 달게 받을 수 있겠지만, 사장님은 골프치러 가시고, 직원들만 자원봉사활동을 보낸다고 한다면.. 그건 또 다른 노동착취라고 말하고 싶다. 어쨌거나... 기업사회공헌을 하는데에도 돈이 들어간다.
우리나라의 10대 대기업그룹사의 연간 사회공헌예산은 많게는 몇천억에서 적게는 몇백억에 이른다. 그 많은 돈들이 어디로 갔을까? 아마도 그 10대 대기업그룹사의 사회공헌담당자 분들은 이 블로그를 보실 틈 없이, 그 많은 예산을 잘 쓰기 위해 지금 이 시간에도 머리 싸매고 고민하고 계실테니... 수백억되는 사회공헌예산들은 여기서 고민하지는 않아도 되겠다.
실제로 통계청이나 국세청의 자료를 보면(전경련이나 상공회의소에서 내놓는 기업에 유리한 입장을 반영한 자료는 액면그대로 믿기 어렵다.), 기업사회공헌을 많이 하는 10대 대기업그룹사의 사회공헌예산을 제쳐두고 나머지 매출 200대 기업의 사회공헌예산을 평균내어보니, 채 10억도 되지 않는다는 통계가 나왔다. 2012년 통계는 아직 안나왔으니... 나오면 공유하기로 하고... 즉,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들의 사회공헌예산이 10억 미만이고, 아주 잘나가는 매출 200대 기업을 넘어선 일반적인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연간 사회공헌예산이 1억 미만이 99%라고 보면.. 틀린말이 아니다. 그래서 오늘 이자리에서는 1천만원에서 ~ 10억 정도의 기업사회공헌예산을 가지고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많은 분들이.. 기업들이 돈을 잘 벌고 잘 쓰니까.. 기업사회공헌예산도 많겠지라고 착각하시지만, 실제로는 얼마되지 않는다. 그리고 또 한가지... 기업들이 발표하는 사회공헌예산 중에 실제 현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얼마되지 않는다. 기업들이 속속들이 밝히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으나... 대개의 기업들이 현금보다는 회사의 재고물품이나, 현물, 부동산, 재능 및 기술기부(현금환산이 가능한) 등 을 선호하기 때문에... 실제 기업사회공헌에 쓸 수 있는 현금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얼마 안되는 사회공헌예산으로 많은 성과를 거두어야하는 기업사회공헌담당자들의 고민을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위에 그림을 보며 차근 차근 풀어보자...
A형 : 올인형 - 사회공헌예산이 1천만원이하인 경우...
1년에 사회공헌예산으로 1천만원이 있다고 가정해본다면.. 어디에 어떻게 쓰는 것이 가장 좋을까? 물론 가장 쉽게 쓰는 방법은 연말 이웃돕기 성금으로 사회복지단체에 계좌이체하는 방법이다. 이건 제쳐두고... 내 생각은 이렇다. 연간 사회공헌예산으로 1천만원 이하의 예산이 책정되어 있다면, 일단 '돈만으로 뭘해보려고' 하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적은 예산은 심지에 불을 붙이는 성냥불 정도로 생각하고, 우선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사회봉사활동을 계획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본다. 그리고 적은 예산은 임직원들이 사회봉사활동을 할 때 필요한 경비로 지출하는 것이 좋다.
사회봉사활동이면, 그냥 몸만가서 봉사활동하면 되지.. 뭔 돈이 드냐고 하시는 분들은... 일단 사회봉사활동을 좀 해보시고 와서 다시 이 글을 읽으시면 좋겠다. 가능하면 매월, 안되면 분기 정도라도.. 회사가 위치한 지역이나 관련이 있는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시작해보자... 직원이 몇명되지 않는다면... 한번에 10명 내외의 직원들이 팀을 나누어 매월 정기적으로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한꺼번에 수십명이 찾아가는 것은 할일도 없고, 복지시설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찾아갈 때 복지시설에 필요한 물품이나 간식을 구입해서 가져가는 것이 복지시설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분기나 반기에 한번 정도는 임직원들과 복지시설 식구들이 소풍이나 무박여행, 작은 운동회나, 명절행사를 열어 일상에 즐거움을 주는 이벤트를 해보기를 권한다. 이럴 때 돈이 드는데, 매월 정기방문시에는 10~20만원 정도... 분기나 반기 이벤트에는 300~500만원정도의 비용이 발생하니.. 연간 1천만원도 빠듯한 예산이다.
기업의 규모가 작고 (100명 이하) 예산도 적을 경우, 외부 홍보에 치중하는 것 보다는 일단 기업내 사회공헌활동을 시작해 임직원들이 사회공헌활동에 익숙해지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홍보성이벤트 보다는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봉사활동을 출발점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B형 : 7대3 - 사회공헌예산 1천만원~5천만원인 경우...
사회공헌예산이 1천만원을 넘어서 5천만원 정도가 되면,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사회봉사활동도 보다 다양하게 진행할 수 있고, 봉사활동을 가는 사회복지시설도 몇군데로 늘릴 수 있게 된다. 이 정도가 되면, 회사 임직원 전체가 참여하는 시즌 이벤트 사회공헌활동도 해볼 수 있다. 명절이나 연말을 맞아 평소에 봉사활동을 가던 사회복지시설을 비롯하여, 기업이 위치한 지역에 살고 있는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이나 조손가정 등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 명절선물이나 난방용품을 지원해줄 수 도 있다. 직원들이 참여하는 자선경매나 바자회, 일일찾집 등을 열어 사내 사회공헌분위기도 조성하고, 평소 사회공헌활동에 관심이 없던 직원들의 참여도 이끌어 낼 수 있다.
더불어 사회공헌활동을 시작한 지 2년차 쯤 되면,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소액기부활동을 시작해 볼 수 있다. 흔히 급여 중에 천원미만의 끝전을 떼거나 1천원 단위의 소액을 기부하는 것으로, 임직원들의 급여에서만 기부하면 불만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회사가 임직원급여기부액에 동일한 금액이나 두배정도의 기금을 매칭해서 기부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해외 최빈국 아이들을 위한 급식비, 의료비, 교육비 지원사업이나, 국내 소아암, 소아희귀질환, 중증장애아동 동을 돕는 기금들이 많이니, 회사직원들의 의견을 물어 소액기부활동을 시작해 보는 것이 좋다. 실제 큰 금액은 아니지만.. 직원들이 회사 돈으로 사회봉사활동을 할 때 보다.. 내 월급에서 단돈 1천원이라도 빠져나가는 것에는 훨씬 더 큰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회사내 사회공헌의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단... 기부는 항상 자발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임직원이 참여하는 사회봉사활동예산으로 70%정도를, 소액기부활동에 30%정도의 예산을 사용하는 게 적당하다고 본다.
C형 : 4대 3대 3형 - 사회공헌예산 5천만원~3억원정도
사회공헌예산이 5천만이 넘으면, 새롭고 특색있는 사회공헌활동을 기획해볼 수 있다. 전체 예산중에 40% 정도는 임직원이 참여하는 사회봉사활동에, 30% 정도는 소액기부활동에, 나머지 30% 정도는 기업의 특성을 반영한 프로젝트성 사업을 해 볼 수 있다. 프로젝트성 사업이란,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일정한 기간동안 일정한 성과를 내는 사업으로, 교육, 문화, 복지,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해 볼 수 있다. 내가 아는 경기도의 한 공단지역에 위치한 직원 150명 정도의 염색관련업체의 경우,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으로 삭막한 공단 분위기를 개선하기 위해 지역 대학의 산업디자인학과 학생들과 함께.. 칙칙한 공장의 담장을 계절마다 아름답게 새로운 그림으로 바꾸고 있는 회사가 있다. 물론 자기 회사 공장의 담벼락 뿐만 아니라, 인근의 원하는 회사 담벼락도 공짜로 그림을 그려준다.
또 다른 기업의 경우는 회사가 위치한 지역의 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청소년대상으로 여름방학 캠프를 지원한다. 그리고 그 캠프에 임직원들을 자원봉사를 보낸다. 캠프를 통해 친해진 직원들과 복지시설의 청소년들이 멘토, 멘티가 되어 고민상담, 진로상담도 받고, 그 기업 공장에서 직업교육도 받아 그 회사에 취직한 복지시설 청소년들도 있다. 평소에도 효심이 가득하여, 주변 어르신들을 깍듯이 모시는 한 기업의 사장님의 경우 지역의 복지관과 협력하여 가정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들의 치과진료를 정기적으로 돕는 회사도 있다. 이렇듯 기업사회공헌예산이 어느정도 여유가 있으면,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외에 지역사회의 복지시설이나 단체등과 협력하여 특정한 목적을 이루기 위한 프로젝트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해 볼 수 도 있겠다.
D형 : 3대 2대 3대 1 - 사회공헌예산 3억원~10억원
일단 이정도 예산이 되면, 사회공헌담당자를 전담으로 뽑아써야 한다. 더 이상 총무팀이나 관리팀에서 사회공헌활동을 부가적인 업무로 시행하기엔 돈이 너무 아깝다. 한 기업의 사회공헌예산이 3억원을 넘어가면, 본격적으로 프로젝특성 사업을 시행해 볼 필요가 있다. 여전히 기본으로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사회봉사활동에 30%, 소액기부 매칭펀드에 20%, 그리고 프로젝트성 사업에 30%... 나머지 10%는 예비비 또는 재해구호기금, 연말 이웃돕기성금 등으로 사용할 수 있겠다. 어떤 한 프로젝트에 연간 5천만원 이상을 투입할 수 있다면.. 협력단체를 잘 골라 재미있는 사업을 많이 해 볼 수 있다. (프로젝트 사업에 대한 아이템선정과 프로젝트 관리는 다음 기회에 또 이야기 할 예정이다.)
사회공헌예산으로 현금 10억이 넘는 기업은 우리나라에 그리 많지 않다. (기업재단은 별개의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 사회공헌예산을 지금보다 조금 더 효율적, 효과적으로 사용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사회생활을 기업에서 시작한 사회공헌담당자들은 사회복지현장에서 천원짜리 한장, 만원짜리 한장이 얼마나 소중하게 쓰이는 지 현실감이 없다. 그래서 실제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한테 가는 것 (돈, 현물, 서비스 등등)보다, 그 사업을 하기 위한 부대비용이나 홍보비용을 더 많이 쓰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 기업 사회공헌담당자들에게 현장경험이 필요한 이유중에 하나이다.
또한 이런 비효율적인 사회공헌예산집행은 앞서 다른 글에서 이야기한 것 처럼 기업사회공헌과 CSR, 기업사회공헌과 기업사회공헌마케팅의 개념이 혼동되고,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의 효과를 지나치게 홍보성으로 가져가기 때문에 발생하는 결과라고 본다.
최소한의 비용을 가지고 최대한의 사회적효과와 기업의 홍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잘 잡을 수 있도록 늘 고민하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 기업사회공헌담당자의 운명인 것 같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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