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는 기업사회공헌활동의 조건
지난 2005년에 발간 된 짐콜린스의 'Good to Great / 좋은 기업을 넘어서 위대한 기업으로 / 김영사 / ' 는 경영학을 전공하거나, 경영학에 관심이 있거나, 회사를 경영하거나 회사원(회사에서 권장도서로 지정해서~~)이거나.. 기타 등등 국내외 수많은 기업과 관련 된 사람들이 읽은 베스트셀러 중에 베스트인 책이다. 만일 이글을 읽고 있는 분 중에 기업사회공헌에 관심이 있거나, 현재 기업사회공헌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중에 하나이다. 이 책이 기업사회공헌을 주된 내용으로 다루고 있진 않지만.. 이 책을 통해서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이라는 개념이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 된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어서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의 핵심적인 조건으로 '기업의 사회적책임'이 강조되었고, 기업의 사회적책임의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가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임으로... 결국 기업이 왜? 사회공헌활동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와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책이라고 보면 된다.
그 옆에 있는 '위대한 기업을 넘어 사랑받는 기업' ( Firms of Endearment : How World-Class Companies Profit from Passion and Purpose/럭스미디어/2008년 발간)은 원제는 영국식으로 '애정받고 있는 기업' 정도로 표현이 되는데.. 이걸 짐콜린스의 책이 빅히트를 치자 따라서 위대한 기업을 앞에 넣어 책의 가치를 떨어 뜨리고 말았다. (좋은 책을 발간해 주시는 출판사 여러분께 늘 감사드리고 있지만.. 책 제목을 너무 유행따라 짓지 말아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현재 이 책은 새책을 구할 수 가 없다. 가능하다면 이책도 한번 구해서 읽어 보시라 권하고 싶은데..(유명 인터넷서점 중고코너에 가면 구하실 수 있다.) 이유는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가느냐에 따라서 사랑받는 기업이 될 수 도 있고, 증오를 받는 기업이 될 수 도 있다는 내용을 다양한 조사와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지속가능경영이나 기업의 사회공헌에 있어 이 '이해관계자(Stakeholder)'라는 부분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해관계자에 대한 개념과 중요성을 잘 설명해 주는 책이라 볼 수 있다.
기업사회공헌을 잘 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사회복지시설에서 일할 때에는 기업의 후원을 받아 후원 받는 입장에 서보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일할 때에는 기업이 기부한 기부금을 가지고 기업과 사회복지시설/단체 사이의 중간입장에 서보고, 그리고 3개의 기업을 거치면서 사회공헌업무를 담당하며 늘 고민하고 숙제로 남아 있는 것이 기업사회공헌을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이런 풀리지 않는 고민을 가지고 씨름하며 흘리는 땀의 흔적이 이 블로그의 조잡한 글들이다.
기업사회공헌을 잘 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위의 두 책의 프레임을 빌려서 정리하자면 이렇다. 결국 기업사회공헌을 잘 한다는 것은 기업사회공헌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을 만족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사회공헌을 둘러싼 주요 이해관계자들은 먼저 기업(기업오너, 주주, 임직원)을 중심으로 해서, 기업의 물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고객, 기업사회공헌의 지원을 받는 수혜자(개인, 지역사회, 사회단체, 복지시설 등)가 핵심 이해관계자들이고, 이런 이해관계자들을 둘러싸고 있으며, 많은 영향력을 주고 받는 것이 국가와 사회환경이다.
기업사회공헌을 둘러싼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만족 - 기업
우선 기업사회공헌의 주체라고 말할 수 있는 기업이 만족하는 기업의 사회공헌은 무엇일까? 몇해 전 전경련의 조사에 의하면 기업의 경영자들이 기업사회공헌을 통해 얻고자 하는 가장 큰 성과는 기업이 좋은 이미지를 얻는 것이라고 답했다. 기업사회공헌을 통해 단기적인 매출이나 순익이 증대되는 것 보다는 고객이나 사회로부터 '저 기업은 참 좋은 기업이다', '착한 일을 많이 하는 기업이다', 라는 소리를 듣고 싶은 것이 기업경영자들의 마음이다. 그런데.. 기업이 좋은 이미지를 얻는 것은 단순히 기업사회공헌활동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경영과 기업사회공헌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기업사회공헌활동만을 통해서 기업이 좋은 이미지를 얻을 수 없다' 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착한 일을 할 때만 착한 것이 아니라, 평소 기업경영의 전반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기업의 사회적책임 즉 CSR이 나온 것이다. 몇년 전부터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사회공헌부서가 CSR부서로 이름을 바꾸거나, 아예 이보다 더 큰 개념인 지속가능경영부서를 두고, 그 부서 안에 CSR팀과 기업사회공헌팀을 하부구조로 두는 곳이 늘기 시작한 이유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예전에 기업사회공헌하면.. 연말에 불우이웃돕기 성금내고, 여름에 장마나 태풍피해가 나면 수재의연금내고, 라면이나 쌀 사다주고, 김장철에 체육관에 모여 김장하고, 눈오면 달동네에 연탄배달하면 끝이었는데.. 이제는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거리가 그 만큼 늘어난 것이다. 기업사회공헌활동을 기획하면서 이 활동이 우리 회사의 사회적책임과 어떤 연관성을 가질 수 있는지, 우리회사의 지속가능경영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 등을 고민해야 된다는 말이다.
기업사회공헌을 둘러싼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만족 - 고객
고객은 기업에 있어 영원한 짝사랑의 존재이다. 수천권의 마케팅관련 경영서적들의 공통된 한가지 목표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 이다. 기업의 상품이나 제품에 대해 '광팬'을 만들어 내는 것... 이것이 기업 마케팅의 최종 목표이다. 기업사회공헌에 있어서도 가장 손에 잡히지 않는 부분이 '고객'부분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지만 고객들이 우리 기업의 사회공헌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우리 기업이 착한 일을 많이 하는 기업이라는 것을 알아줄까...?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우리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경쟁회사의 것보다 더 많이 구입하고 사용해줄까? 하는 것이 기업사회공헌담당자가 고객 부분에 있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최근에는 고객들을 직접적으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하게 하는 프로그램들이 생겨나고 있다. E마트의 노란앞치마 봉사단이나.. SKT의 대학생 써니봉사단 같은 경우는 가장 핵심적인 고객을 대상으로 사회공헌활동에 동참하게 함으로써 해당 기업에 대한 좋은 인식과 관계를 갖게하고 기업에 대한 우호세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하나 우리나라 기업사회공헌계의 영원한 타산지석(他山之石)이자 롤모델 격인 유한킴벌리의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 처럼.. 그 캠페인을 주도하는 회사가 산림을 가장 많이 파괴하는 회사중에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언론매체 광고홍보를 통해 유한킴벌리의 제품을 구매하면 마치 내가 나무를 한그루 심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며 유한킴벌리는 정말 좋은 회사야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효과를 거두는 CSR 마케팅의 부분이 있다. CSR 마케팅에 대해서는 본 블로그에서 여러차례 다뤘기 때문에 간단히 말하면, 기업이 사회공헌이라는 것을 광고모델로 이용하여 고객에게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면, 해당 사회공헌활동에 간접적으로 참여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500원짜리 생수한병에서 부터 수억에 이르는 자동차까지 많은 기업들이 이런 기업사회공헌을 활용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결국, 기업사회공헌에 있어 기업이 원하는 바인... 좋은 이미지를 얻는 다는 것은 고객이 그것을 인정해 줄 때 비로서 완성되는 것이다. 기업사회공헌담당자는 우리회사의 주요고객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 고객이 관심있어 하는 사회공헌활동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업사회공헌을 둘러싼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만족 - 수혜자
'수혜자' 라는 표현이 정확하고 적절한 표현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 소비하는 고객과 구분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수혜자라는 표현을 쓴다. 개인적으로는 ' 또 다른 고객' 이라고 말하고 싶다. '수혜자'는 기업사회공헌활동을 통해 혜택을 받는 대상자라고 말할 수 있다. 기업의 장학금이나 치료비 후원을 받는 개인에서 부터, 시민단체, 복지시설, 문화단체, 학교나 병원 등의 공공시설, 지방자치단체, 중앙정부에 이르기까지 굉장히 넓은 범위에 속한다. 이 수혜자집단은 어떤 측면에서는 해당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고 소비하는 또 다른 고객이기 때문에... 앞서 말한 고객과 상당부분 겹치는 부분도 있다.
기업사회공헌은 크게 복지분야, 교육분야, 문화분야, 환경분야 등 네가지 분야로 나눌 수 있는데, 각 분야별로 수혜자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기업사회공헌담당자들은 각 분야의 사업을 진행할 때 각각의 특징을 파악하고 수혜자와의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다. 각 분야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하도록 하자.
어찌되었건 기업사회공헌담당자에게 있어 수혜자와의 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칙은 '존중' 과 '맞춤' 이다. 초보 기업사회공헌담당자들이 저지르는 실수 중의 많은 부분이 수혜자에 대한 존중과 맞춤의 원칙을 지키지 않아서 발생한다. 기업사회공헌담당자들은 '우리가 저들을(수혜자) 돕는다' 는 개념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가 많다. 돕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돕는 기업이 수혜자보다 '우월'하다는 것은 아니다. 수혜자에게 돈을 주고, 집을 주고, 옷을 주고, 먹을 것을 주기 때문에.. 수혜자는 대신 우리에게 고마움과 감사의 표시를 해야하고, 기부자인 기업이 원하는 어느정도의 요구는 당연히 들어주어야 한다는 암묵적인 태도가 기업에게는 있다. 물론 100% 이해가 가는 부분이지만... 반대로 수혜자의 입장에서 보면... 어느 날 갑자기 어떤 기업의 사회공헌담당자라는 사람이 나타나서 당신을 도와줄테니... 불쌍한 표정으로 사진한장 만 찍게 해주쇼... 우리 회사 사장님과 직원들이랑 손잡고 고마운 표정 한번 지어주쇼... 라고 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이러한 상황은 최근 국내에서는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외국에 나가 기업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경우에는 빈번하게 발생하는 일이다. 기업사회공헌담당자 입장에서는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우리기업이 도왔다는 성과를 대내외에 홍보하기 위해서 가능하면 불쌍하고 어렵게 수혜자의 상황을 몰고 가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존중'의 원칙을 벗어나는 경우이다. (이 부분은 나 또한 회사에서 홍보팀과 가장 많이 부딪치는 부분이기도 하다.)
'맞춤' 이라는 것은 기업의 주고 싶은 것, 줄 수 있는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가능하면 수혜자가 원하는 것, 필요한 것을 주는 것을 말한다. 의류회사의 사회공헌담당자로 일할 때... 아동복지시설에서는 아이들 신체 사이즈에 맞게, 아이들 컬러에 맞는 옷을 지원 받기를 원했는데.. 회사의 의류재고는 국방색 어른사이즈 면바지만 있어서.. 그 면바지만 잔뜩 복지시설로 보냈던 아픈 기억이 있다. 물론 해당기업이 가지고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당연하 이야기이지만... 기업사회공헌담당자는 가능하면.. 대상자에게 가장 적절한 것으로 맞춰서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기본적인 태도라고 볼 수 있다. (오늘은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 여기 까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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