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어떻게 기업사회공헌담당자가 되었나?
- 하나투어 CSR팀 김미경과장 -
아직은 봄 기운을 말하기엔 이르지만, 오후 두세시경 양지에 나가면 햇살에 따스함이 볼살에 느껴지는 그런 2월 중순의 어느 저녁에 광화문 교보생명 빌딩 1층 파리크라상에서 그녀를 만났다. 페이스북을 통해서 언제인가 모르게 친구가 되어버린 그녀를 페이스북의 페친들은 열혈 사회공헌담당자로 불렀고, 그녀의 사진과 글에는 어김없이 십수명의 페친들이 팬을 자처하며 달려들어 "역쉬.. 김미경 과장님이셔~~"를 외치며 찬미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드디어 직접 만났다.
봉골레와 해산물 토마토 스파게티를 먹인 후 본격적인 인터뷰에 들어간다. (실제 교보문고 파리크라상은 식사보다는 빵이 맛있다는..^^;;)
유 : 어떻게 하나투어(국내 1위 여행사 - 여행업계의 삼성) 같은 좋은 회사에 입사할 수 있었나?
김 : 어렸을 때 부터 여행을 좋아했고, 내가 대학교 진학 할 때 쯤 호텔리어를 소재로한 드라마가 유행했다. 여행을 직업으로 삼기위해서 관광경영학과에 입학했다. 그런데 실제로 4학년이 되어서 여행사로 실습을 나가보고, 인턴으로 한국관광공사에서 일하기도 했는데, 역시 드라마와 현실은 많이 다르더라.. 관광공사에 일하시던 분들이.. 여행을 업으로 삼으려면.. 아무래도 큰 여행사에 입사하는 것이 좋다고 추천하셔서.. 하나투어에 입사시험을 보고, 입사하게 되었다.
유 : 그럼, 처음 입사할 때 부터 사회공헌업무를 담당했었나?
김 : 아니다. 입사했을 당시에는 사내에 사회공헌업무를 하는 별도의 담당자가 없었다. 관광경영학과를 졸업한 전공자들은 여행사에 입사하면 대개 영업부에서 일한다. 입사 후 4년여를 영업부에서 일했다.
유 : 그럼... 어떻게 사회공헌담당자가 되었나...
김 : 그게.. 참.. 우연이고 운이 좋았다. 어렸을 때 부터 카톨릭신자라 중고등학생 때 부터 꽃동네 같은 곳에 봉사활동도 다녔고, 월드비전이나 그런 복지단체에서 주관하는 기아체험24등 자원봉사와 관련 된 행사에 참가했다. 대학에 입학하고 봉사동아리활동 (그녀의 남편도 여기서 만났다. 그녀의 남편은 국내 굴지 대기업의 요리사업부 요리사)을 했다. 입사 후에 일을 하면서 봉사활동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는데, 회사 홍보팀에서 사회공헌업무를 볼 사람을 사내공모했다. 사내공모를 통해 사회공헌업무를 맡게 되었다.
유 : 역시.. 준비 된 인재였군.. 실제로 사회공헌업무를 해보니 어떤가?
김 : 처음에는 홍보팀소속이라 홍보일과 사회공헌업무가 반반이었다. 기자들 상대하는 일도 힘들고 부분적으로 사회공헌업무를 하는 부분도 좀 그랬는데, 조직이 개편되면서 사회공헌업무만 전담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잘 모르고 했던 일들인데, 주위에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운 좋게 다양한 사업들을 할 수 있었다.
유 : 일반사원으로 입사해서, 사회공헌담당자가 되었는데.. 이런 경우가 바람직하다고 보나?
김 : 물론, 외부에서 사회복지나 NGO현장에서 일하시던 분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경력으로 입사하는 경우도 좋다고 본다. 반면 회사에서 일반직원으로 일하다 사회공헌담당자가 된 경우에는 현장 전문성은 부족할지 몰라도, 회사에 대한 이해가 많고, 회사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자원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보다 빠르게 사회공헌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고 본다.
유 : 동감이다. 경력직으로 입사하면 회사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원래 회사에 있던 직원이면, 그 아까운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유 : 최근에 사회복지대학원을 졸업했는데, 일단 졸업을 축하하고, 공부를 하니까 사회공헌업무에 도움이 되던가?
김 : 공부로서는 도움이 많이 되었다.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대학원은, 특히 사회복지대학원은 네트워크 때문에 많이 간다고 하시는데, 나 같은 경우는 동기나 같이 공부하던 사람들 중에 기업사회공헌담당자는 나 밖에 없고, 대부분 현장에 계신 분들이었다. 처음에는 조금 실망했는데, 공부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었다. 과제도 많고, 회사 눈치 보면서 일찍 퇴근해서 야간에 대학원 다니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잘 한 일 같다.
유 : 대학원 다니면서, 대학원 동기들과 사회공헌프로그램 공모전에 나가서 입상도 했다.. 대단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나?
김 : 대학원 2년 공부를 하면서 뭔가 결과물을 남기고 싶었는데.. 그래서 논문을 쓰려고 했는데... 교수님을 비롯해서.. 많은 분들이 말리셨다. 논문쓰는데 드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서 얻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래서... 맘이 맞는 동기들과 사회복지결사대(?)를 조직하여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회공헌정보센터가 주최하는 기업사회공헌 프로그램 공모전에 응모하고 상을 받았다. 대학원 다니면서 좋은 추억이 됐다.
유 : 이제.. 일 얘기로 넘어가서.. 하나투어에서는 어떤 사회공헌활동을 주로 하나?
김 : 역시 여행사이다 보니... 여행과 관련 된 사회공헌활동을 주로한다. '여행으로 희망을 나눕니다' 가 우리회사 사회공헌 모터이다. 대표적인 사회공헌프로그램으로 희망여행이 있는데, 형편이 어려워 신혼여행을 못가신 분들을 위한 '아주 특별한 허니문', 역시 가정형편이 어려운 가족을 위한 가족여행 '가족의 재발견'.. 소외아동 청소년을 위한 여행프로그램 '지구별 여행학교' 등을 운영하고 있다. 장애를 가진 분들을 위한 여행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는데,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분들도 여행지에서 많은 것들을 느끼시는 것을 보며.. 일반인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하나투어의 자세한 사회공헌활동은 http://www.hanatourcompany.co.kr/kor/contribution/dreamtour.asp )
유 : 정말 부럽다. 좋아하는 여행과 사회공헌활동까지 같이 할 수 있다니... 하나투어 사회공헌팀에 빈자리 없나?
김 : ㅎㅎ 일로 하는 여행은 여행이 아니란 말이있다. 업무상으로 여행을 많이 다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출장이고 늘 긴장하기 때문에, 여행을 즐길 수 없다. 나도 휴가 때 개인적으로 여행을 다니고 싶은데.. 남편과 휴가일정이 맞지 않아.. 혼자 가야되나 고민 중이다.
유 : 기업의 특성을 살려서, 여행을 중심에 놓고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것이 정말 좋은 것 같다. 실제로 사업을 수행하는 입장에서는 어떤가?
김 : 여행이라는 것이 아무래도 의식주 같이 필수적인 것이 아니다 보니까.. 사회공헌활동으로 지원하는데 거부감이 있을 수 있지만, 형편이 어려운 분들의 대부분이 소원이 제대로 된 여행 한 번 가보는 것인데.. 그 소원을 이루어 주는 것이 분명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유 : 동감이다. 복지라는 것이 먹고 사는 것에만 집착하다보면.. 삶은 놓치고 생활만 남게 된다. 여행을 통한 사회공헌 정말 좋다.
유 : 알겠지만... 내가 기업사회공헌관련해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글 올리면 읽는 사람이 대여섯명 밖에 안되는 것 같아.. 계속 써야하나 고민이긴 한데..... 블로그를 보고 어떻게 하면 기업사회공헌담당자가 될 수 있는지 물어보는 대학생들이 많다. 그런 대학생들을 만난적이 있는가?
김 : 최근에 그런 대학생들을 만날 기회가 종종있었다. 그런데.. 대학생들이 꿈꾸고 생각하는 기업의 사회공헌담당자와 실제와는 차이가 좀 있는 것 같다. 대학생들은 뭔가 기업내에서 상대적으로 스트레스 덜 받고 이상적이고 좋은 일만 하는 곳이 사회공헌담당부서라고 생각하는데... 기업사회공헌팀도 기업내 다른 조직과 마찬가지로.. 기업내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는 회사조직이다.
유 : 그 부분엔 나도 동감이다.
유 :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
김 : 회사내에서 사회공헌조직도 제법 갖춰졌고, 사회공헌프로그램도 잘 자리잡고 있다. 이제는 우리회사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나 다른 단체들과 협력하는 사업을 많이 하려고 한다. 기업사회공헌도 여러 기업이 함께 손을 잡고 한다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당장은 아니지만 회사차원의 재단설립도 고려 중이다. 개인적으로도 여행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여행재단을 하나 만들어서 운영해 보는 것도 희망사항이다.
유 : 바쁜 시간 내 주어서 고맙다. 오늘 미팅 내용을 내 블로그에 올리려고 한다. 괜찮은가?
김 : ㅎㅎㅎ 올리시면 꼭 보겠다.
유 : 그럼.. 사진도 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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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를 전공하거나, 뭔가 대안적인 직업을 가지고자 하는 대학생과 취업준비생들이 선호하는 직업으로 기업사회공헌담당자를 손꼽는다. 월급도 회사수준으로 받으면서 좋은 일도 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일면 그런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다. 하나투어 CSR팀의 김미경과장은 기업사회공헌담당자가 되는 하나의 전형적이고 모범적인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그녀의 주변인들이 왜 그녀를 열혈 사회공헌담당자로 부르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인정하는지, 짧은 시간 만났지만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녀를 롤모델로 삼고 뒤를 따르는 기업사회공헌의 좋은 후배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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