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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CSR 피라미드... 사회공헌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기업이 욕먹는 이유는?

by Mr Yoo 2014. 2. 1.

 

 

 

사회공헌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기업이 욕먹는 이유는?

 

 

Mr Yoo의 블로그를 아껴주시는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이제야 실제로 갑오년(甲午年)이 된거죠^^ 청말띠해라고 하는데.. 저는 말탈 형편은 안되고...  

 

 

 

멋지게 말같이 생긴.. 오토바이 하나 장만해서.. 탑건의 톰크루즈처럼 신나게 한번 달려봤으면 하는 소원이 있습니다만...  전세금 올려줄 날이 얼마남지 않아 언감생심.. 그림에 떡이죠^^ 암튼 라이더의 꿈은 가슴 속에 고이 간직한 채.. 올해도 버스, 지하철 타고 열심히 일하러 다녀야겠습니다. 오늘은 기업사회공헌과 기업이 욕 먹는 것 사이에 상관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쫌 해보려고 합니다.

 

경영학과 교수님이 말하는 한국의 반기업 정서...

저는 며칠 전 은퇴하신 경영학과 교수님 한분과 S기업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 나누었습니다.  설날을 앞두고 인사 드릴 겸 찾아뵈었는데.. S기업에 대한 칼럼을 한편 부탁 받았다고 하시면서... '유국장은 기업사회공헌에 대해 잘 아니까.. S기업의 사회공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대뜸 물으시는 겁니다. 그 교수님은 한국경영학회 회장님도 하셨고.. 30년 넘게 S기업에 대한 연구도 하셨던 분이라... S기업에 대한 내용이면 저보다 훨씬 더 많이 아시는데... 왜..물으실까.. 의도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교수님 앞에서 S기업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씀드릴 만큼 잘 알지 못합니다." 라고 말씀드렸더니...  교수님께서 질문을 조금 바꾸시더라구요... "그럼.. 유국장은 S기업이 우리나라에서 사회공헌을 가장 많이 하는 것은 알고 있지? " 라고 물으시길래.. "예" 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랬더니.."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S기업은 맨날 욕을 먹을까? 기업사회공헌은 제일 많이 하는데.. 왜..욕도 가장 많이 먹을까?" 라고 되물이시는 겁니다. 

 

잠시 생각을 정리한 후 교수님께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기업이 사회공헌을 잘 한다고 해서.. 욕 먹을 짓 한게 잊혀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욕 먹을 짓을 하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하고, 정당한 대가를 치루고, 다시는 욕 먹을 짓을 하지 말아야 하는데 우리나라 기업은 그게 잘 안되는 것 같습니다" .. 교수님 앞에서 욕자를 마구 써가며 대답을 드렸더니.. 가만히 들으신 후에.. "그렇지.. 애초에 욕 먹을 짓을 안하는 것이 중요한 거지...." 

 

"S기업을 비롯해서 한국의 대기업들은 국가의 전폭적인 지지와 국민(노동자)의 희생을 발판으로 해서, 성장한 거야... 물론 뛰어난 몇몇 기업가들이 있었지만.. 정당한 방법으로 기업을 키운 사람은 얼마 없어.. 국민들은 그걸 너무 잘 알고 있지... 그런데, 기업오너들은 자기들이 잘나서 그렇게 된 줄 알아.. 그래서..과거의 좋지 않은 습관을 아직 못 버리고 있어..  그러니 국민들이 기업을 좋아할 수가 없지.. 반기업 정서가 이렇게 팽배한 상태에서 지금의 저성장위기를 극복할 수가 없어.."

 

잠깐 인사만 드리려고 했던 老교수님과의 대화는 두시간 가량의 특강이 되고 말았지만, S기업의 성장과 역사에 대한 좋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Archie B. Carroll 교수가 말하는 기업의 사회적책임? 

 

미국 조지아 대학의 아치 캐럴교수는 1991년에 기업의 사회적책임의 피라미드 (Pyramid of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라는 아티클을 발표했습니다. 원문을 첨부합니다. 다운받아 보시면 되고요^^ 번역은 각자 알아서^^;;

 

pyramid of csr.pdf

 

 

교수님과의 대화를 마친 후 집에 돌아오는 길에 기업이 사회공헌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욕은 욕대로 먹는 이유를 좀더 고민하다가, 아치 캐럴교수의 CSR피라미드가 번뜩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CSR피라미드로 기업사회공헌을 잘하는 기업도 욕 먹을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 보려고 합니다.  

 

1) 경제적 책임 - 기업의 기본적인 책임

파라미드의 가장 아래 단이며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기업의 경제적 책임입니다. 자본가는 자본을 바탕으로 서비스와 제품을 생산합니다. 생산과 유통, 판매과정에서 일자리가 창출되어 관련된 피고용자(노동자)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게 되는 소비자는 소비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제품과 서비스의 생산, 유통, 판매를 통해 경제적 가치가 창출되도록 하는 것이 기업의 경제적 책임이며, 이 책임이 기업의 다른 모든 책임의 기본이 됩니다. 경제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기업은 '파산' 즉.. 망하는 것이지요. 

 

기업은 가장 기본적인 경제적책임을 성실히 이행해야 됩니다. 좋은 제품과 좋은 서비스를 생산해서 정당한 대가를 받고 판매해야 됩니다. 그리고 기업을 위해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급해야 됩니다. 판매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됩니다. 기업경영자는 기업이 잘 경영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지요.. 그런데, 그게 잘 안되서 욕을 먹는 경우가 생깁니다. 문제가 있는 제품을 생산하여 판매하고, 소비자에 피해가 가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속임수를 씁니다.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가치가 창출되는 것이 아니라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노동자들에게 노동의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도 않고, 기업의 오너는 기업의 공적자금이나 주주, 근로자에게 돌아갈 이익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기업의 가장 기본적인 경제적 책임조차 성실히 이행하지 못해서 발생한 일들이 우리나라 IMF외환위기나, 미국의 엔론사태, 금융위기사태입니다. 기본도 못하면서 기업의 자금을 빼내서 사회공헌을 한다고 하고, 기업재단을 설립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욕을 먹을 수 밖에 없지요. 

 

2) 법적 책임 - 법대로 생산, 유통, 판매한다.

기업의 법적 책임에 대해서는 너무 쉽고, 당연한 것 아닌가? 라고 말할 수 있지만.. 자발적으로 법을 지키는 않는 기업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결코 쉬운 책임이 아닙니다. 기업이 서비스나 제품을 생산,유통, 판매하는 모든 과정은 물론이고, 기업자체를 경영하는 일에 있어서도 법을 준수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일상다반사입니다. 고용노동법, 환경법, 각종 세금관련법, 기업경영 및 소유에 관한 법, 상속법, 장애인고용촉진법..등등등.. S기업을 비롯하여 우리나라 기업들이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합의인 법적책임도 다하지 못한 상태에서 외부 PR용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하다보니 당연히 욕을 먹고 있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3) 윤리적 책임 - 옳고, 공정하고, 정당한 것을 이행한다. 피해를 주지 않는다.

제가 요즘 읽고 있는 책 중에 일본기업의 CSR에 관한 책이 있는데, 우리나라가 CSR을 기업의 자선적 책임과 동일시하고 있는 것에 비해, 일본기업들은 법적책임과 윤리적책임을 굉장히 중요시 여기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을 가장 중요한 미덕으로 여기고 있는 일본의 정서와 문화가 기업의 CSR에도 많은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어떤 것을 윤리적 책임으로 봐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국가마다 문화와 전통, 인식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명확히 정의할 수는 없지만, 사회구성원들이 느끼는 윤리적 공감대라는 것이 분명히 있습니다. 법적으로는 그 기업의 책임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정황상.. 그리고 도리상.. 책임을 다해야 하는 경우가 분명히 있습니다. 태안 앞바다의 기름유출사고, 반도체공장 직원들의 백혈병 사망 등.. 법정에서 재판을 통해서는 그 기업의 책임이 아니라고 판단 받더라도..또는 법적으로 배상해야 할 범위가 정해진다 하더라도, 그것을 넘어선 도의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S기업을 비롯해 많은 기업들이 법적책임도 제대로 못하고 있지만.. 윤리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더더군다나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역시 욕을 먹고 있는 것이죠.

 

4) 자선적 책임 - 좋은 기업 시민이 된다. 공동체에 자원을 제공한다. 삶의 질을 개선한다.

CSR 피라미드를 제안한 캐럴교수는 자선적책임을 다른 책임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경제적 책임, 법적 책임, 윤리적 책임만 잘 지키더라도 매우 훌륭한 기업이라는 것이죠.. 실제로 이 세가지 책임을 완벽하게 다하고 있는 기업을 찾아보기한 정말 어렵습니다. 심지어 '책임의 시대'의 저자인 웨인비서박사는 다른 책임들에 비해 자선적책임을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들은 개발도상국의 기업들이다라고 폄하하기도 했습니다. 아마 한국 기업들의 CSR행태를 비꼬아서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회사를 비롯해 대부분의 우리나라 기업들의 CSR팀은 경제적책임, 법적책임, 윤리적책임, 자선적책임을  모두 총괄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중에서 자선적책임만을 담당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기업의 경영자들도 CSR과 기업사회공헌을 동일어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CSR에 대한 인식의 폭이 매우 좁은 것이죠.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세계수준의 기업들 못지 않게 기업사회공헌(기업의 자선적 책임)을 열심히, 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욕을 먹고 있는 이유는 기업사회공헌의 바탕인 기업의 윤리적책임, 법적책임, 경제적 책임을 다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다음 주엔 기업사회공헌담당자가 읽어야 할 책 두번째 시간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yramid of csr.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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