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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남자나이 마흔 둘.... 기업사회공헌의 길을 묻다.

by Mr Yoo 2014. 2. 15.

 

 

남자나이 마흔 둘.... 기업사회공헌의 길을 묻다.

- HSBC 사회공헌담당 이승훈 차장 -

 

 

 

기업사회공헌에 대한 블로그를 쓰기 시작한 지 일년쯤이 되던 2013년 초여름..이메일 한통이 왔습니다. HSBC (Hongkong & Shanghai Banking Corp) 사회공헌담당 이라고 소개한 그는 나의 허접한 블로그 글들을 보며.. 기업사회공헌에 대한 생각을 다시하게 되었다며, 주옥같은 글을 써 주어서 고맙다고 분에 넘치는 과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꼭 한번 만나서 이야기 하고 싶다고...하지만, 아저씨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저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만나자고 답메일을 보냈습니다. ^^ 그 이후 그를 처음 만난 건 2013년 8월 블로그 방문객 5만을 기념하여 마련된 조촐한 파티 자리였습니다. 마치.. 홍콩의 부유한 사업가와 같은 넉넉하고 친근한 그의 첫인상을 기억합니다.

 

5만 파티 이후에도 그는 열심히 제 블로그를 찾았습니다. 급기야.. 블로그 스터디 1기 모임에도 오겠다고 신청메일을 보냈습니다. 마흔 둘이나 되는 (나보다 한살이나 많은..) 이 아저씨가 기업사회공헌의 초보자들인 이십대 처자들 사이에서 스터디모임의 멤버로 잘 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그의 열정에 감복하며 스터디 1기 모임 멤버로 함께 공부하기로 했습니다. 여기까지 오고보니.. 이 아저씨 한번 제대로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를 만났고... 이렇게 오늘.. 기업사회공헌담당자 인터뷰 글로 올리게 된 것입니다.

 

IMF외환위기의 위기와 기회의 파도를 타고 세계적인 은행에 취업하다.

무역학과 92학번 이승훈이 졸업하던 1998년 그의 앞에 닥친 시련은 실로 어마어마한 것이었습니다. 바로 IMF외환위기였죠.. 1997년 12월 한국정부는 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 /  국제통화기금)로 부터 550억 달러의 금융원조를 받고 한국의 경제운영권을 IMF에게 넘깁니다. 부실상태에 있던 수천개의 기업이 도산, 구조조정, 합병, 외국계자본의 인수 등의 절차를 거치는 동안 수십만명의 회사원이 자리를 잃고 순식간에 실업자가 됩니다. 기존에 있던 직원도 해고하는 마당에 신입직원을 뽑을 여력이 없던 시기였습니다. IMF 이전에는 서울 명문대 앞에 대기업 인사팀 직원들이 와서 입사지원서를 돌리고, 입사영업을 할만큼 골라서 회사에 들어갈 수 있었다는 전설같은 이야기들을 들은 바 있습니다.

 

IMF외환위기 직후, 기업 취업이 여의치 않았던 대학 졸업생들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공무원 쪽으로 눈길을 돌립니다. 그이후 지금까지 공무원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습니다. 취업이 여의치 않았던 오늘의 주인공 이승훈은 그래도 전공을 살려 무역을 해보겠노라고, 해외로 눈길을 돌립니다. 지금처럼 해외어학연수가 흔하지 않던 시절이어서, 어학연수라기 보다는 해외에 나가면 살아 볼 길이 있을까 싶어, 가방을 메고 캐나다로 떠납니다. 캐나다에서 자칭 해외문화체험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IMF외환위기로 인해 금융시장이 개방되면서 한국에 진출하기 시작한 외국계은행에서 일자리를 얻습니다. 그곳에 바로 HSBC입니다.

 

생각하지도 않았던 사회공헌업무..

2000년 HSBC의 한 지점에서 텔러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된 그는 안정적이긴 하지만 반복적인 텔러의 일상에 변화를 주고 싶어, 2005년 기회를 틈타 HSBC 홍보팀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그런데 그는 생각지도 않았던 사회공헌업무를 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회사가 사회공헌활동을 처음하게 될 때는 사회공헌활동을 조금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전문성을 가진 사람을 써야 되겠다는 생각보다는 적당한 부서에서 하면 좋겠다는 결정을 하게 되고, 사회공헌을 하기로 마음먹은 이유가 회사홍보 때문인 경우가 많으므로, 홍보팀이 사회공헌업무를 맡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어쨋거나  은행지점에서 열심히 돈 세고, 계산하고, 예금, 대출 업무를 하던 이승훈 텔러가 회사 홍보팀으로 자리를 옮기자 마자 홍보를 겸한 사회공헌업무는 하게 되었습니다. 아... 이걸 어찌해야 할까요? Mr Yoo의 블로그도 없던 시절에....^^ 

 

글로벌 외국계 기업의 사회공헌..

 "HSBC 그룹의 총 본사는 영국런던에 있습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관장하는 센터는 홍콩에 있구요... 홍콩에서 HSBC는 한국에서 삼성그룹과 같은 존재라고 보면 됩니다. 굉장히 많은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고 거의 대부분의 지역사회 커뮤니티활동을 지원하고 있죠.. 한국 HSBC의 활동도 홍콩 HSBC의 사회공헌전략의 테두리안에서 이루어지게 됩니다. HSBC는 글로벌 기업답게 '환경'과 '교육' 이라는 두가지 큰 테마를 가지고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HSBC에서 사회공헌활동을 시작할 때, 환경과 교육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사회공헌프로그램을 하게 되었고, 그것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 HSBC 미래세대 섬환경 캠프" 였습니다.

 

양으로 승부할 수 없다면 질로...

"HSBC 미래세대 섬환경 캠프는 여름방학 일주일동안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제주도에서 환경을 주제로한 여행과 다양한 환경관련 체험과 교육을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잘 알려진 관광지 보다는 제주도의 숨어있는 천혜의 자연을 경험하고 자연의 소중함과 그것을 지키고 가꾸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청소년 스스로 깨닫는 프로그램이죠.."  이승훈차장은 이 캠프를 통해 제주도에 처음 가봤다고 합니다. 그는 여름캠프의 효과를 이렇게 말합니다. "섬캠프가 12회를 지나니, 많은 청소년들이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섬캠프를 통해 본인의 진로를 환경공학쪽으로 잡은 친구들도 있고, 대학생이 되어 다시 섬캠프의 자원봉사자로 오는 친구들도 생겼습니다. 잘 계획된 여름방학 캠프는 짧지만 청소년 시기에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제공할 수 있을 만큼 강렬한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봅니다."

 

"국내 큰 은행들의 1년 사회공헌예산은 거의 천억대를 넘어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 HSBC는 기업을 상대로한 영업만(기존에는 개인고객업무를 했지만, 최근 개인고객업무를 하지 않게 됨..) 하고, 사업규모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사회공헌에 사용할 수 있는 예산도 국내 은행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적습니다. 적은 예산으로 남보다 잘 하기위해서는 양보다 질로 승부할 수 밖에 없죠.. 작은 캠프 프로그램이지만.. 정성을 다해 준비하고 최선을 다해 진행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행장님을 감동시켜라...

"외국계 은행의 특성상 2~3년에 한번씩 행장님이 바뀌십니다. 당연히 외국인이 행장님으로 오시죠... 행장님들은 2~3년이란 짧은 시간동안 한국에도 적응하셔야 하고, 본사에 보여줄만한 경영성과를 내야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사회공헌활동에는 관심이 적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실무자 입장에서는 지속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 부임하신 행장님에게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머리를 써야 합니다. " 

 

그래서, 이승훈차장은 행장님을 사회공헌행사에 VIP로 직접참여하게 하는 방법을 씁니다. "행장님이 잠깐 오셔서 축사하고 바로 가시는 정도가 아니라.. 섬캠프에 참여한 친구들과 직접 만나고 캠프의 효과를 접할 수 있게 합니다. 한번은 섬캠프 홈커밍데이 행사에 행장님을 초청한 적이 있습니다. 300명 정도가 참여한 홈커밍데이 행사에서, 섬캠프 출신의 대학생 친구한명이 행장님과 '본인이 중학생 시절에 섬캠프에 참여한 후 본인의 진로를 아름다운 지구를 가꾸고 지키는 것으로 정하고 현재 외국대학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하고 있다고' 영어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 행사에 다녀온 행장님이 섬캠프 참여인원을 2배로 늘리라고 지시하셨죠... 예산도 당연히 두배가 되었구요..^^"  

 

파트너십이라는 것은 함께 참여하고 행동하는 것..

'섬 환경캠프'를 비롯한 한국 HSBC의 '청소년 경제교육프로그램', '사회적기업에 대한 소액대출사업' 등은 모두 그 분야의 전문단체들과 협력을 통해 사업을 진행합니다. 현재 한국HSBC의 사회공헌담당자는 이승훈차장 한명밖에 없기 때문에 혼자 그 모든 것을 진행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죠.. 그는 협력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편하게 일하려고 한다면, 협력단체에게 돈만주고 나중에 사진과 보고서만 받으면 되지만.. 그렇게 되면 사업 효과를 제대로 알 수도 없고, 제가 그 사업의 가치를 제대로 모르게 되죠...

 

협력단체 입장에서는 지원기업이 현장에 오면 조금 귀찮을 수도 있지만.. 계획단계에서 부터, 실행, 평가단계에 이르기까지 최대한 저도 사업의 실행스텝이라고 생각하고 현장에 함께 참여하고 행동합니다. 단순히 한국 HSBC가 사업의 자금을 지원한다고 해서, 그 프로그램의 주인행사를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프로그램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함께 행동하며 현장에서 어려운 일을 같이 해결하고 성과와 실패를 공유할 때 비로서 그 프로그램이 한국 HSBC의 사회공헌사업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외국계기업도 한국사회에 맞는 기업사회공헌의 그림이 필요하다.

2012년 부터 이승훈 차장은 홍보팀에서 분리되어 독립적으로 사회공헌업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홍보팀에 소속되어 사회공헌업무를 할 때에는 홍보(PR)적 입장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그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했는데... 막상 사회공헌업무가 독립적인 업무로 분리되고 나서, 그는 고민을 하기 시작합니다. "외국계 은행들이 수익은 많이 내면서 사회공헌활동은 조금 밖에 하지 않는다고 언론이 보도하기 시작했어요.. 당연히 우리회사도 고민할 수 밖에 없었고, 사회공헌업무를 홍보가 아닌 별도의 업무로 구분하기로 결정을 했죠.. 그동안 내심 바라는 바이기도 했지만, 실제로 그렇게 되고 보니.. 어떻게 해야할지 방향을 잡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한국 HSBC의 사회공헌업무를 맡게 된 이승훈차장은 사회공헌과 관련된 책도 보고, 세미나도 가고, 모임에도 열심히 참석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Mr Yoo의 블로그도 알게 됐습니다.

 

"한국 HSBC의 특성을 살린 사회공헌의 큰 그림을 그려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홍콩 사회공헌 본부에서 총괄하는 글로벌 사회공헌전략이 있긴하지만, 한국사회만의 특징이 분명이 있잖아요.. 그래서 시작한 것이 청소년경제교육프로그램과 사회적기업에 대한 저리소액대출사업입니다.. 청소년경제교육프로그램은 '창업'에 초점이 맞춰져있어요... 대기업, 공무원 취업이 청소년들의 꿈이 되고 있는 한국의 현실에서, 뭔가 돌파구를 마련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기존 은행들이 사회공헌사업으로 많이 하고 있는 경제교육은 대부분 '돈' 에 집중되어 있는데, 그것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사회를 위해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청소년들을 키워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사회적기업에 대한 낮은 이자의 소액대출사업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창업교육을 통해 성장한 청소년들이 무한경쟁속에서 기존형태의 기업을 창업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창의적이고 대안적인 사회적기업 창업을 통해 꿈을 이룰 수 있게 하고, 우리사회를 조금 더 나은 사회로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남자나이 마흔 둘.. 기업사회공헌의 길을 묻다.

이승훈차장은 요즘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사십대에 들어선 회사원들 누구나 그렇지만.. 내가 언제까지 이 회사에서 일할 수 있을까? 내가 계속 일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더 노력해야 할까? 앞으로 실무자가 아닌 조직의 관리자나 책임자가 되면 어떻게 행동을 해야하나? 그런 고민을 하던 중에 이승훈차장은 우선 기업사회공헌에 대한 전문성을 갖는 것이 먼저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요즘.. 공부를 더 해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런데 사회복지를 해야할지.. 아니면 경영대학원을 가야할지 잘 모르겠어요..기업사회공헌에 대한 대학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책이나 세미나, 블로그만 가지고는 분명한 한계가 있으니까요.." 이런 고민을 가지고 있는 그에게  Mr Yoo는 '교육대학원'은 어떻냐고 제안을 했습니다. 한국 HSBC 사회공헌의 주요테마가 교육이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청소년'과 '교육' 에 대한 전문성이 있어야 하는데.. 사회복지나 경영대학원에서는 그 부분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분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쨋거나 그의 고민은 계속 될 것 같습니다. 정답이 '짠'하고 나타나는 종류의 고민은 아니니까요...  남자나이 마흔 둘.. 인생의 절반 정도에 위치한 그는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내가 하는 일(기업사회공헌)을 좀더 잘할 수 있을까?"  나이도 비슷하고, 일한 경력도 비슷한 그와 저는 앞으로 함께 고민하며 같은 길을 걸어갈 좋은 동료이자 친구가 될 것 같습니다. 우리 열심히 잘해봅시다!! 이승훈 차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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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주에 또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