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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전략적사회공헌' 말고 SMART 사회공헌

by Mr Yoo 2014. 3. 15.

 

 

 

 

'전략적 사회공헌' 말고 SMART 사회공헌

 

오늘은 기업사회공헌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전략적(Strategic)사회공헌' 이란 말에 대해 짚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젠 전략적사회공헌이란 용어보다는 'SMART 사회공헌'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이전 블로그 글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전략적사회공헌은 '경영전략(coporate/business strategic)' 이라는 경영용어에서 유래되었으며, 전략(戰略)이라는 말은 여러분이 잘 알다시피, '전쟁에서 상대에게 승리하기 위한 책략'이란 뜻으로 전쟁용어입니다.

 

전략이라는 말이 기업의 경영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미국에서 현대 경영학이 발전하기 시작한 1950년대 이후부터입니다. 1,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이 끝나면서 미국기업의 호황기가 시작되었고, 경영학적으로는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인) 피터드러커가 1954년 '경영의 실제'를 발간한 이후, 미국 경영대학원(MBA)이 양적으로 급속하게 성장하였습니다. 미국이 세계 1위의 경제대국으로 확고히 자리를 굳히는 동시에, 1990년 독일통일과 1991년 소련붕괴에 이르기까지 40년간의 동서냉전시대를 겪으면서, 총과 폭탄을 가지고 세계대전을 하던 시대에서 경제력과 무역을 가지고 전쟁을 하는 시대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1990년대에 이르면, 어지간한 국가보다 훨씬 큰 경제규모를 가진 글로벌기업들이 등장하면서, 기업들이 한 국가의 정치나 경제, 국제관계를 쥐락펴락하는 시대가 오게 된 것입니다. 

 

1970년대의 베트남 전쟁까지는 영토, 이데올로기를 위한 전쟁이었다고 한다면, 이제는 경제적 우위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쟁이 되어 버렸습니다. 1980년까지 세계시장에서 독점적 위치를 누리던 미국의 기업들도 1990년대 유럽과 일본, 2000년대 한국과 중국의 기업들이 국제기업 전쟁에 뛰어들면서, 기업들 간에도 무한경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기업을 이기고 시장을 선점, 독점하기 위한 경영전쟁의 틈바구니에서 '경영전략'은 기업의 일상적인 용어가 되었습니다. 상대기업을 이기고 시장을 빼앗기 위한 전쟁 , 한치의 양보도, 피도 눈물도 없는 기업간의 사투는 '경영전략'을 통해 모든 것이 실현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경영전략' 이라는 말이 일상화되다보니, 자연스럽게 사회공헌에도 '전략적' 이라는 말이 붙어, '전략적 사회공헌' 이란 말이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한편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전략' 이라는 말이 이제는 전쟁용어라기 보다는 뭔가 계획적이고, 성과지향적이고,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라는 뜻으로 많이 이해되기 때문에, 사회공헌도 이제는 두리뭉실, 어물쩡하게 하지 말고, 똑떨어지게 하라는 의미에서 '전략' 이라는 말을 쓸 수도 있겠죠... 그런데, 이게 잘못사용되면, 기업사회공헌도 기업의 다른 경영활동과 마찬가지로, 경쟁적인 활동으로 몰아 가 버릴 수가 있습니다. 

 

경쟁기업보다 잘해(잘하게 보여야..)야 하는 것, 경쟁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신문에 10번 나면, 우리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20번 나와야 되는 것, 경쟁기업이 하는 사회공헌활동분야에는 우리 기업은 하면 안되는 것, 경쟁기업의 임직원 자원봉사활동 참여율이 70%면, 우리기업은 80%가 되어야 하는 것, 경쟁기업이 사회공헌관련 상을 5개 받으면, 우리기업은 6개 받아야 하는 것으로.. 자꾸 경쟁적으로 하다보면, 기업사회공헌의 본질을 잊고... 그저, 초등학생 수준의 유치한 싸움 밖에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Mr yoo는 기업사회공헌분야에 있어서 만큼은 기업들이 전략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전략이 포함하고 있는 뜻 중에 좋은 것만 골라 담은 'SMART(영리한) 기업사회공헌' 이란 말을 사용하였으면 좋겠습니다. 뭐.. 이 블로그에 쓴다고 해서, 사람들이 다 그렇게 써줄리는 만무하겠지만.. 그래도.. 저는 앞으로 SMART 사회공헌이라는 말을 사용하겠습니다. 

 

Sustainability (지속가능한, 지속적인)

SMART의 첫 글자는 Sustainability (지속가능한, 지속적인)를 의미합니다. 성공적인 기업사회공헌활동의 예를 찾아보면, 대부분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해 온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10년 이상을 지속적으로 해왔다는 의미는, 그 계획부터가 상당히 잘 되어있고, 사회적 필요와 욕구를 충분히 잘 반영하였으며, 그 기업의 특성과 핵심역량을 잘 살려서 기업사회공헌을 해 왔다는 것입니다. 기업사회공헌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1년, 2년, 3년을 바라보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10년.. 더 나아가 우리 기업이 존속하기까지 지속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충분히 심사숙고하고, 연구조사하여, 세밀한 계획을 수립함과 동시에 원대한 비전을 가지고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Mensurablility (측정가능한, 측정할 수 있는) 

SMART의 두번째 글자는 Mensurablility(측정가능한, 측정할 수 있는)를 의미합니다. 측정 가능하다는 말은 '성과' 가 분명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기존에 우리나라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빈독만 있으면 그 독에 물을 냅다 붇는 방식이었습니다. 독이 비었으니 물을 붇는 것은 맡기는 한데, 그 독이 밑이 빠져있는지, 이미 넘치고 있지는 않은지, 붇는 물이 독으로 들어가지 않고 옆으로 새고 있지는 않은지, 독 바닥에 똥이 들어있지는 않은지, 또 부어놓은 물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 지... 등등등에 대해 살펴보지 않고.. 그저 계속 물만 붇고 있는 형국이었습니다.

 

어떤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독에 물을 붇는 행동 자체.. 즉 우리기업이 사회공헌활동에 3천억을 사용했다. 500억을 기부했다. 임직원 100%가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했다.  임직원 자원봉사(억지로 동원하였으니.. 자원봉사는 아니고, 사회봉사) 3만시간을 달성했다. 에만 열을 올렸지... 3천억과 500억을 기부해서, 사회가 어떻게 더 나아졌는지, 임직원이 3만 시간동안 자원봉사를 통해 지역의 어떤 복지문제가 해결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나타내보이지 못했습니다.

 

이제까지의 기업사회공헌활동이 독에 물을 붇는 행동, 그 자체에만 관심을 기울였다고 한다면, 앞으로의 사회공헌활동은 독에 물을 붇는 행동 뿐만 아니라, 그 물이 어디에 사용되고, 얼마나 가치있게 사용되었는지를 측정하여, 그 다음 독에 물을 부을 때에는 좀더 잘 붇고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봅니다.    

 

Assignability(지정할 수 있음, 지시할 수 있음, 책임소재를 명확히 할 수 있음)

SMART의 세번째 글자는 Assignability (지정할 수 있음, 책임소재를 명확히 할 수 있음)를 의미합니다. 실제로 이 단에는 PM(project management)에서 많이 사용하는 단어인데, 프로젝트에 포함된 수많은 과업들이 누구의 역할과 책임인지를 명확하게 나타낼 수 있어야 된다. 라는 의미입니다. 기업사회공헌에 있어서도, 기업은 좋은 역할, 쉬운 역할만하려고 하고, 힘들고 어렵고, 손에 물 묻히고, 똥 묻히는 일은 협력단체(말이 좋아야 협력단체이지, 대행사나 다름없는..)가 다 알아서 하는 모습을 많이 봅니다. 기업사회공헌담당자들의 수가 적고 현장경험과 전문성이 없어서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하지 말고,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현장경험과 전문성을 키워야 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성공하는 기업사회공헌 프로젝트나 프로그램을 분석해 보면, 그 속에 참여하는 주체들의 역할과 책임이 분명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임직원이 참여하는 단순한 봉사프로그램도 임직원의 전문성과 역량에 따라, 경험과 경력에 따라 나이와 성별에 따라 역할과 책임이 분명할 때 순조롭게 계획한 대로 잘 이루어집니다. 복잡한 프로젝트는 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분명한 역할과 책임, 할일은 하고, 책임 질 것은 지는 기업사회공헌이 되었으면 합니다. 좋은 일은 성과로 가져가고, 잘못된 일은 협력단체의 탓을 하는 그런 쪼잔한 짓은 이제 하지 맙시다.

 

Relationship (관계- 관계지향적 relation oriented)

SMART의 네번째 글자는 Relationship(관계)의 뜻입니다. 더 명확히 말하자면 관계지향적(relation oriented)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모든 경영활동이 관계에 의해서 이루어지지만, 기업사회공헌은 모든 경영활동 중에 더욱 더, 매우 관계지향적인 일입니다. 이해관계자(steak holder) 란 말을 요즘 많이 사용하는데, 기업사회공헌활동에도 이해관계자들이 많습니다. 우선 기업내부의 이해관계자 (오너, CEO, 임원, 직원, 노동조합, 계열사, 협력업체, 업무관련부서 등등등)와 기업외부의 이해관계자 (언론사, 소비자단체, 지역사회단체, 관공서, 정부, 지역복지단체, 소비자 등등등)가 있겠고, 무엇보다 기업사회공헌활동의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인 수혜자(사회복지에서는 클라이언트라고 부르는..)가 있습니다.

 

수많은 이해관계자들 중에 누가 가장 중요할까요? 상식적으로는 기업사회공헌활동의 수혜자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할 수 있겠지만, 실상은 기업의 오너나 CEO, 어떤 경우에는 기업사회공헌팀의 팀장이나 담당임원, 심지어 기업사회공헌담당자 본인이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일 경우가 종종있습니다. 기업사회공헌담당자 본인의 호불호나 성향, 개인적인 관계, 업무의 수월성, 의사결정 당일의 피로도나 심리상태에 의해서 중요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생명이 달린 아주 중요한 일일 수도 있는데 말이죠.

 

관계지향적인 일일 수록, 관계성에서 오는 여러가지 한계와 함정을 조심해야 합니다. SMART한 사회공헌에서 관계성이 중요하다고 하는 말은 관계지향적인 일이기 때문에, 이해관계자들의 욕구와 필요를 균형있게 잘 맞추라는 뜻이며, 모든 이해관계자를 만족시킬 수 없을 때에는 이해관계자들 중에 우선 순위를 정해 그 우선순위에 맞도록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우선순위에는 사회공헌담당자 본인이 아닌,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도움이 필요한 사업)이 가능한 가장 우선적으로 위치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관계지향적이라고 해서 무조건 덮어놓고 나하고 친한 관계, 나에게 잘해주는 관계, 내 승진에 도움이 되는 관계에 잘 해주라는 뜻이 절대 아닙니다. 우리나라가 이 모양 이꼴이 된 것이 바로 너무 이기적인 관계지향성 때문이잖아요...

 

Targeting (명확한 목표)

SMART의 마지막 글자는 Targeting(명확한 목표)입니다. 저는 Targeting이란 말을 병원에서 제일 많이 들었습니다. 울 아버지가 거의 20년 가까이 암투병을 하고 계신데, 병원에 모시고 가서 의사 선생님과 면담을 할때 의사 선생님이 Targeting이 잘되었다. 잘안되었다. 란 말을 사용합니다. 의학용어로 Targeting란 말은 암이나 질병의 원인점을 명확히 하고, 그 부분에 대한 치료나 제거를 집중적으로 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사회공헌을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20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제 어지간한 대기업은 대부분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사회가 좀더 살기 좋아져야 하는데, 여러분은 그렇게 느끼십니까? 2012년과 2013년 기업들이 스스로 발표한 자료(그러니까 100% 믿을 수 없겠지만..)에 따르면 약 3조가 넘는 어마무지한 돈이 기업사회공헌활동에 쓰여졌습니다. 그러면, 뭔가 사회문제 하나 정도는 해결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나라 기업사회공헌의 고질적인 문제가 바로 Targeting, 즉 선택과 집중을 못하고 있는데 있습니다.  매출 1위 기업도, 매출 50위 기업도, 매출 100위 기업도, 엇 비슷한 활동을 엇 비슷하게 그럭저럭 하고 있습니다. 유행따라, 지역아동센터로 갔다가 다문화가정으로 갔다가, 사회적기업으로 갔다가, 요즘에는 똥,오줌 못가리고 기업사회공헌팀이 CSV를 한다고 난리입니다. 

 

매출 1위 기업인 바로 그, 바로 그... 회사가 어떤 특정한 사회문제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5년 정도만 투자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저는 국가, 사회적으로 충분히 의미있는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봅니다. 서울 강남에 있는 회사도 부산 광안리에 있는 회사도 충북 옥천에 있는 회사도 그저 그런 활동들을 비슷하게 하고 있습니다. 지역에 맞게 지역의 문제에 집중해서 해결하려고 노력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회사는 지역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 확실하게 자리잡을 것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빌게이츠&멜란다 재단도 그 많은 돈을 가지고 5가지 이내의 문제에 집중해서 그 문제해결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지속적으로 투입하고 있습니다. 그 돈에 1/100도 되지 않는 사회공헌예산을 가지고 한해에도 수백가지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다른 기업들이 다 한다고, 신문에 그런 기사가 많이 난다고, 우리회사도 똑 같은 사회공헌활동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회사 규모에 맞게, 우리회사가 위치한 지역에 맞게, 선택과 집중을 통해 그 타켓에 명중할 때 까지, 그 문제가 해결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SMART한, 영리한, 성공적인 사회공헌활동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제, 살벌한 전략적사회공헌이라는 말보다, 훨씬 세련되어 보이는 'SMART 사회공헌' 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걸로~~ ^^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