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기업의 사회공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주4일 지방출장은 힘들다.
지난 주간 주4일 지방출장을 다녀왔습니다. 화요일과 수요일엔 부산.. 기장군 지역 폭우피해복구 지원활동을.. 목요일엔 대구에 회의참석을... 금요일엔 목포에서 지역영업팀과의 봉사활동 행사를 위해... KTX를 나흘 연속으로.. 그것도 최장노선들로만 다니는 건.. 정말 고된 일이었습니다. 몇년 전만 해도 주 5일 지방출장을 다녀도 그럭저럭 다닐만 했는데.. 마흔이 넘고나니 (선배님들 죄송합니다..^^)... 어제 금요일 밤.. 나흘째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은 허리와 어깨가 하도 아파서... 거의 2시간을 객차사이 통로에서 서서 오다시피했습니다.... 지난 주간 지방출장을 오가는 KTX안에서 오랫동안 고민하고 있었던 것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그리고 오늘 블로그에 다시 정리해봅니다. 바로.... 지방기업 사회공헌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내용입니다.
'니'가 지방을 알아?
'니'가 지방을 알아? 라고 물으신다면....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지방출신입니다. 그것도 완전히 시골촌구석 강원도 정선이 제 고향입니다. 지금도 부모님이 그곳에 사시고... 저는 중학교때까지 정선에서 살았고.. 고등학교는 강릉에서... 대학교는 춘천에서.. 군생활은 원주에서 했습니다. 대학원과 직장생활은 서울에서 했고... 하고 있지만 서울시민으로 산 적은 한번도 없었고, 지금도 경기도민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방을 '쬐끔'압니다.
그룹홈 대안학교에서 사회복지일을 처음 시작했던 안산에서도 후원을 받기 위해 시화공단에 있던 기업들을 문전박대 당하면서도 많이 찾아다녔고, 이랜드에서 일하던 시절에는 회장님의 고향에 사회공헌활동을 하기위해 뻔질나게 남도를 다녀왔고, 긴급구호활동을 하기위해 자연재해가 발생한 지역에는 울릉도를 포함한 전국 어디에나 안가던 곳이 없었습니다. 모금회시절에는 모금회 전국지회들과의 연계사업을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모금회마크가 그려진 자동차를 몰고 네비게이션도 없던 시절.. 지도책을 한손에 들고 운전하고 다녔습니다. 한미글로벌에 다니던 때에는 전국 100여곳의 사업현장에 자원봉사활동을 연계하기 위해 또.. 열심히 싸돌아 다녔고... SPC에 와서는 전국에 흩어진 공장과 영업팀의 사회공헌활동을 지원하고 함께하기 위해... 또 이렇게 전국을 누비고 있습니다. 이런상황이니... 지방에 있는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을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지방에 있는 기업들은 다른가?
지방은 서울과 다른가? 에 대해서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학교다니고.. 직장생활을 해온 분들은 잘 이해하시기 어렵겠지만, '다릅니다' ... 뭐가 다른데? 라고 되물으신다면.. ' 문화가 다르고, 환경이 다르고, 사람사이의 관계가 다르고, 문제에 대한 인식이 다르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이거.. 서울과 지역간의 분열과 차별을 조장하는 거 아니야?' 라고 문제를 제기하신다면.. '분열과 차별'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 와 '통합' 이라는 대전제를 무조건 밀어부쳐 반발과 반작용을 자초하기 보다는..'다르다'는 것을 제대로 '인지'하고 '소수'와 '다양성' 에 대한 인정을 바탕으로 ' 실제적인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서울분들은 무심코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을 모두 '시골'이라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게 '차별'이고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서울이 아닌 곳이 전부 '시골'은 아닙니다.
지방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
서울에만 계셨던 분들은 잘모르시겠지만... 그리고 서울에 있는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을 제일 오랫동안, 잘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겠지만..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양적으로 숫적으로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이 압도적으로 기업사회공헌활동에 투입되는 자원이 많고, 사회공헌활동을 시행하고 있는 기업들도 많지만.. 이건 뭐.. 당연히 서울과 수도권에 압도적으로 기업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질적인 측면에서 보면 지방에 있는 기업들이 더 잘하고 있는 곳이 꽤 있습니다. 특히 기업이 설립한 공익재단의 경우는 역사가 오래된 재단들이 서울보다는 지역에 더 많습니다. 서울과 수도권지역이 IMF이후 200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야 기업사회공헌의 붐이 일어났다고 본다면... 지방에 있는 기업들은 훨씬 전 1970년대, 80년대 부터 지역사회공헌활동을 해온 곳이 꽤 여럿 있습니다. 즉.. 기업사회공헌의 역사는 서울과 지방이 그렇게 다르지 않고, 오히려 지방기업이 오래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죠.
지방기업 사회공헌활동의 한계
지방기업들의 사회공헌의 역사는 서울 못지 않지만, 서울에 있는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몇가지 한계점이 보이기는 합니다.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의 경우.. 서울 본사 사회공헌팀이 주도권과 예산을 가지고 있다보니.. 지방에 있는 지사나 공장이 주체적, 주도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기 보다는 서울본사 사회공헌담당자가 기획해 놓은 틀에 의해 수동적, 피동적으로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본사의 사회공헌담당자가 지방을 잘 이해하고, 지사나 공장을 자주 방문해서 지역상황을 잘 파악하려고 노력하면 그나마 다행인데... 그냥 전화나 이메일로 자원봉사 매뉴얼이나 목표치, 평가사항만 '띡' 하고 '통보'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지사나 공장의 사람들은 '기분이 나쁩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그 지역에서 필요하고 해야 할 사회공헌활동은 서울본사의 사회공헌담당자가 책상에 앉아 네*버 검색을 통해 계획한 사업과는 다르거든요...
서울에 본사가 없고, 그 지역에서 오랫동안 자생적으로 성장해온 기업의 경우는 나름대로 활동을 하기는 하는데.. 최신 정보와 기업사회공헌의 트랜드를 쫓아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꼭 트랜드를 쫓아가야만 되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사회공헌에 대한 보다 효율, 효과적인 방법론이 제기되고 기업사회공헌에서 CSR로... CSR에서 지속가능경영으로 확대되는 기업사회공헌의 영역을 이해하고, 기업경영전략에 반영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한계점이 있습니다. 이부분은 기업사회공헌분야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부분에 있어서도 그런데... 대부분의 교육과 세미나, 포럼, 워크숍 등이 서울에만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D-CUBE 아카데미 기업사회공헌실무자양성과정에 청강생으로 오는 분들 중에도 먼 지방에서 오시는 분들이 몇분 계신데... 모두들 하시는 말씀이 이런 교육프로그램이 지방에도 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십니다.
지방기업분들과 만나면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씀이... '지방기업은 아직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다' '우리지역에서 어떤 사회공헌활동을 해야할지 막막하다' ' 사회공헌활동을 위한 기업내 전문인력이 없다' '사회공헌활동을 하기 위한 지역내 파트너십 NGO/NPO를 찾기가 쉽지 않다' '기업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정보를 얻거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을 받기 어렵다' 등등등 입니다.
단점을 탓하지 말고, 장점과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
지방에 있는 기업들이 서울에 있는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을 Copy할 필요는 절대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울과 지방을 막론하고 모든 기업들이 삼성, 현대기아자동차, 포스코, LG 같은 거대그룹의 사회공헌활동을 Copy할 수 없는 것 처럼 말입니다. 각자의 형편과 상황에 맞게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에 있는 기업들은 최신 정보와 교육, NGO 파트너십 등에 장점이 있지만... 지방에 있는 기업들은 그 지역만에 집중할 수 있는 선택과 집중의 장점이 있고, 그 지역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지역문제를 보다 깊고 분석적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그 해결점을 찾아내는 방법도 서울기업들은 그저 '돈' 밖에 해결방법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지역은 '돈' 말고도 활용할 수 있는 가치있는 지역자원을 더 많이 알고 있고 더 잘 활용하기 좋다는 매우 큰 장점이 있습니다.
서울이든 지방이든.. 성공적인 기업사회공헌을 위한 조건은 같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과 불평이 가득하고,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무리한 욕심을 부릴 때 우리는 '사고'를 칩니다. 우리사회가 현재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사회문제가 이런 이기적인 욕심에서 비롯된 '사고'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업사회공헌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우리회사는 사장님의 마인드가 없어서, 우리회사는 사회공헌 전문인력이 없어서, 우리회사는 너무 지방에 치우쳐 있어서, 우리회사는 B to B 회사라서, 우리회사는 예산이 없어서, 우리지역에는 함께 할 복지시설이나 민간단체가 없어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을 잘할 수 있는 조건 보다는 잘하지 못할 조건들을 더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모든 조건을 갖추고 시작하는 경우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조금씩 할 수 있는 것들부터 시작하고, 그리고 잘할 수 있는 조건들을 조금씩 스텝바이스텝으로 갖추어 나가다 보면.. 어느새... 기업사회공헌을 잘 하는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느끼 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아예 맨땅에 헤딩하듯이 처음부터 시작해야 되는 기업은... 그래도 '용기' 하나만 가지고 '밑져야 본전' 이라는 생각으로 무모하게 도전해 볼 수 있는데... 그동안 어느정도, 나름대로 해왔고... 그 지방에서 '사회공헌 잘하는 기업이다' 라고 소문난 기업들이 그 다음 단계로 어떻게 나가야 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진짜 문제이고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건.. 서울에 있는 기업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본 블로그를 통해 여러차례 말씀드렸지만... 우리나라 기업사회공헌 자체가 몇년 전 부터 정체상태에 있습니다. 기업사회공헌을 CSR(기업의 사회적책임)영역으로 확대하지 못하고, 그것을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전략과 연계시키지 못한 채... 엉뚱한 CSV 같은 신조어에 관심을 빼앗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50 대 50
성공적인 기업사회공활동을 위해서는 서울이던 지방이던... 50%의 공통적인 요소과 50%의 개별적인 요소가 있다고 봅니다. 50%의 성공적인 요소는 위에 제시한 그림과 같은 '성공적인 기업사회공헌을 위한 8가지 조건'입니다. 이건 지역이나 기업의 규모와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부분입니다. 나머지 50%는 각각의 개별기업의 '개성'에 달려있습니다. 그리고 그 개성을 단점으로 보고 투덜대느냐, 장점으로 보고 살려내느냐는 각 기업의 '기업사회공헌실무자'에게 100% 달려 있습니다. 제가 이 블로그를 쓰고 사회공헌실무자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것도 바로 그 점 때문입니다. 기업의 사회공헌실무자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잘 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지요... 당연히 저.. 자신을 포함해서 말입니다.
지방기업에서 일하는 사회공헌실무자분들을 두팔벌려 환영합니다.
서울도 그렇지만, 지방기업에서 일하는 사회공헌실무자분들은 '사회공헌업무만' 전담하시는 경우가 드뭅니다. 그러다 보니... 잘 안되죠... 어떻게 해야할지... 무엇부터 해야할지.. 어떻게 하면 현재 막힌 부분을 뛰어 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지... 고민하고 계신다면...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저랑 같이 고민하시죠.. 저도 해답, 정답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그동안의 경험과 고민으로 쌓은 아주 쬐끔의 노하우를 나눌 수 있을 것이고, 제 곁에는 10년 이상 기업사회공헌바닥에서 뒹굴 뒹굴한 믿음직한 동료들이 있습니다. 제가 도움이 안되면 그 분들을 소개시켜 드릴 수 있습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시고, 언제든지 찾아와주시고, 언제든지 불러주시면 그곳으로 가겠습니다. (차비는 좀 주시면...^^;;)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 엥... 지방기업의 사회공헌 잘 하는 방법을 알려줄 줄 알았더니... 두리뭉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다가 만다고요...^^ 제목을 다시.. 잘 읽어보세요.. '지방기업의 사회공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입니다. 고민을 나누자는 의도였습니다..... 저도 뚜렷한 해답이나 정답이 없습니다. 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기업사회공헌이라는 것이.. 시대와 상황과 기업이나 지역에 따라.... 회장님과 사장님.. 심지어 사회공헌팀의 팀장과 그 위 임원에 따라... 게다가 실무자의 성향과 역량에 따라 워낙 변수가 많다보니... 이렇게 하면 잘된다. 저렇게 하면 성공한다. 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리지 못하겠습니다. 세상 다른 일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기업사회공헌이라는 이 일도 하면 할 수 록 어려운 것 같아요.
다만... 기업사회공헌을 잘해보려고.. 그래서.. 조금 더 행복하고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보고자... 생각하고 고민하는 실무자 분들과 그 고민을 함께 나누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보는 노력을 해보고 싶을 뿐입니다.
진짜...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 늘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8월의 마지막 주말 평안하게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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