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R의 체계를 어떻게 세워야 하나...?

CSR의 체계를 어떻게 세워야 하나....

- 생각이 너무 많아 잠을 이룰 수 없는 Mr Yoo -

재탕은 싫다. 새글을 올려라...

지난 주에 다른 곳에 원고청탁으로 올린 글을 '재탕' 하였더니... 어떤 분이 비밀 댓글로.. "이러시면 안됩니다" 라고 말씀하셔서.. 뜨금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재탕하지 않고.. 요즘 고민꺼리를 여러분과 나누려고 합니다.

고민의 주 내용은 새로운 직장에서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입니다. 지난 글을 통해 말씀드렸지만.. 12월 1일 부터 새로운 직장에 출근하고 있습니다. 'JB금융지주'라고 전북은행을 모체로 광주은행과 JB우리캐피탈, JB자산운용이 한 우산아래 금융그룹을 이루고 있습니다. 저는 JB금융지주 사회공헌팀의 팀장으로 앞으로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사회공헌활동을 지원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입사 후 부지런히 전주와 광주를 오고가며, 그동안 사회공헌활동을 어떻게 해왔는지... 협력기관, 지역사회와는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얼마간의 현황조사와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2017년부터 JB금융그룹의 사회공헌을 어떻게 기존보다 더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로드맵을 12월 중에 그려서 윗분들께 보고 할 예정입니다. 머릿속에는 하고 싶은 일, 해야만 할 일 들이 가득차서 무엇부터 어떻게 정리하고 시작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하지만 하고 싶다고 해서 다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니까.. 일단 순서대로.. Step by Step 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구상하고 있는 앞으로의 JB금융지주 CSR의 로드맵에 대한 생각.. 고민 몇가지를 나누고자 합니다. 물론 이것은 지극히 제 개인적인 생각이며 아직 구체화되지도 않았고, 윗분들께 결정 받은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그냥 현재 진행 중 인 생각과 고민 정도로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1. 기업사회공헌 넘어 CSR실현을 목표로...

기본 방향은 자선사업 중심의 기업사회공헌이 아닌.. 총체적인 '사회책임경영'의 관점.. 즉 CSR관점에서 사회공헌부분을 새롭게 리모델링하겠다는 것입니다. CSR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어느기업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사회공헌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라 쉽진 않겠지만... 기왕 새롭게 시작하는 마당에.. 멀리...큰 그림을 그리고 가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사회공헌이 회사경영과 별개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와 연계되어 자연스럽게 경영을 통해 실현될 수 있는 쪽으로 큰 그림을 그리려고 합니다. 또한 지역은행이라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전북과 광주의 지역특성을 충분히 반영하고, 기업사회공헌에 대한 지역의 필요와 욕구도 잘 반영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최고 경영자를 비롯한 전임직원이 CSR에 대한 이해와 각자의 역할과 업무에서 CSR이 잘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찾고 있습니다. 단순히 강의나 교육을 통한 일방적인 전달이 아니라..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활용해, CSR, 기업사회공헌,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각자의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간단한 Tip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2. 적은 자원을 가지고 분산하면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기업사회공헌이나, CSR에서 자원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잘게 쪼개서 조금씩 여러가지를 하는 것은.. 결국 성적표를 C.C.C.C... D.D.D.D..로...하향 평준화하는 것 밖에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여러가지 사업에 조금씩 지원하는 백화점식 사회공헌을 하다보면... 3년.. 5년이 지나도.. 열심히 많이 한 것 같기는 한데... 실속은 별로 없고, 지역사회의 긍정적인 변화에 우리기업이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파악하기도 힘듭니다. 무엇보다 백화점식으로 여러가지를 하다보면 1년 내내 실무자는 전달 행사만 하다가 쉽게 지치게 됩니다.

지역사회의 필요와 욕구, 우리회사에 대한 기대.. 그리고.. 중요한 건.. 우리회사가 비즈니스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는 5년, 10년 중장기 목표와 전략에 CSR과 사회공헌의 방향을 맞추고 집중해야 할 분야를 선정해서 적절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래서.. 기존 사업들 중에 정말 필요한 사업들은 더 잘 할 수 있도록 조정하고, 자원을 집중시키며...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사업들은 개선할 것인지 종결할 것인지를 선택 할 예정입니다. 물론 우리가 놓치고 있는 사업이 있다면 새롭게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3. 사회공헌 실무자 혼자가 아닌 조직전체가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자선사업을 중심으로 기부와 봉사활동 정도만 사회공헌의 범위를 한정하는 기업들이 쉽게 빠지는 '함정(또는 우물)'이.. 그렇게 3..4년 기업사회공헌을 하다보면... 담당 실무자들과 늘 참여하는 소수의 임직원 몇명만 열심히 하고 있는 현상을 발견하게 됩니다. 기업내 다른 부서의 업무와 마찬가지로... 기업사회공헌도 그냥.. 수많은 기능부서 중에 하나가 되고 마는 것입니다.  

봉사활동 시간을 KPI에 넣고.. 인사고과에 반영하고... 임직원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밤새도록 이벤트를 준비해서 감동과 재미를 주어도... 이쪽에 관심있는 몇몇 임직원들만 늘 참여하고... 회사 전체는 꿈쩍도 안합니다. 이걸 바꾸기가 쉽지 않습니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기일만 해도 늘 야근하고 스트레스를 한계치까지 받는 회사원들이 본인 업무 외에 다른 일에 관심을 갖고 자발적으로 참여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본인이 일하는 바로 그 현장에서.. 그리고 업무 중에 자연스럽게 사회공헌, CSR이 실천될 수 있도록 하는 것... 어렵겠지만.. 이상적이지만... 그렇게 해 보려고 합니다. 사회공헌 실무자 혼자서 아둥바둥하면서, 다른 직원들이 관심도 없고, 참여도 안한다고 맨날 툴툴거리는 사회공헌이 아닌... 회사 조직전체가 사회공헌과 CSR을 잘하기 위해 애쓰는 그런 일,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4. 열매를 얻으려면 나무를 키워야 한다. 지역사회 파트너와 함께 자라자

위 그림은 우리나라 HG자동차회사의 CSR로고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CSR 로고 중에 하나입니다. 앞으로 제가 일하는 회사도 이 로고만큼만 하면 참 좋겠습니다. 특히 지역사회에 뿌리를 두고 있는 기업이 사회공헌이나 CSR을 잘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NGO, NPO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더 나가서 그들이 지역사회의 다양한 사회문제를 잘 파악하고 해결 할 수 있는 전문성과 역량을 키워주는 일을 기업사회공헌을 통해 해야 합니다.

기업사회공헌은 100%...  지역의 NGO, NPO들과 함께 일하게 되는데... 파트너를 맺은 기관과 단체가 일을 잘 못하면.. 회사의 사회공헌도 망치게 되는 것입니다. 서울처럼.. 같이 일하고 싶어하는 NGO,NPO들이 널려 있으면.. 선택이라도 할 수 있는데... 지방으로 가면.. 선택할 다른 단체나 기관들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파트너 기관과 단체들이 함께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돕고, 그곳의 실무자들의 전문성과 역량을 키우는데 많은 지원과 노력을 해야 합니다. 

자....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있으니.. 밤에 잠도 안오고... 머리가 계속 돌아갑니다. 마치.. 전원장치가 고장난 컴퓨터 같습니다.

암튼.. 오늘은 여기까지 고민하고.. 또 내일 고민해보겠습니다. 담주에도 고민하고 있는 내용들을 함께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블로그 들려 주셔서 늘 감사드립니다.  

** 234!! 이제부터 본 게임 시작인거죠.... 힘내서 광화문으로...

** 이미지는 항상 구글에서.. 땡큐 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