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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ESG 정보 공개 가이던스 해설(2)_중요성 평가

by Mr Yoo 2021. 1. 30.

 

ESG 정보 공개 가이던스 해설(2)

중요성 평가

 

[별첨]+ESG+정보공개+가이던스.pdf
1.08MB

 

Q.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하면 ESG 평가를 잘 받았을 수 있나요?

 

지난 주 블로그 글을 보고 21통의 문의 메일이 왔습니다. 평소와 달리 특별히 많이 와서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21통 모두에 '같은 질문'이 포함되었기 때문에 놀라서 말하는 겁니다. 21통의 문의 메일의 공통 질문은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하면 ESG 평가 점수를 높게 받을 수 있나요?" 라는 것입니다. 

 

확실한 답변을 하기 위해 한국거래소(KRX)의 ESG 평가를 하는 한국지배구조원(KCGS)과 국민연금공단 평가팀의 지인들과 통화를 했습니다. 답변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지속가능보고서를 잘 발간하면 당연히 ESG평가를 잘 받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한다는 것 자체가 그 기업이 지속가능경영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에 관한 모든 정보를 다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시장 영향력이 커서 (공개된 자료가 많기 때문에) 자세하게 살펴보는 주요 기업 외에 (시장 영향력이 크지 않은) 일반적인 기업들은 지속가능보고서 내용을 참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지속가능보고서를 충실히 작성한다면 아무래도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더 나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하면 평가하는 입장에서 정보가 잘 정리되어있으니까 정보를 찾지 못하거나 공개되지 않아서 평가를 제대로 못하는 경우를 예방할 수 있겠죠. 그런면에서 지속가능보고서 발간이 ESG평가에 도움이 되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지속가능보고서 발간 자체가 ESG 평가 등급을 갑자기 올려주지는 않아요. 다른 자료들도 많이 참고합니다. 특히 ESG에 관련된 부정적인 사건, 사고가 평가 자체에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사건, 사고를 지속가능보고서로 메이크업 하거나 워싱을 하더라고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습니다"

 

자! 정리하자면..., 평소에 지속가능경영를 잘하면서도 관련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기업이라고 한다면 지속가능보고서 발간이 평가 점수를 높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왜냐하면 평가기관이 자료를 찾지 못해서 평가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부분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ESG와 관련된 부정적 사건,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ESG 평가를 잘 받지 못하는 기업이 있다면 이 부분을 지속가능보고서로 메이크업하거나 워싱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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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오늘은 지난 1월 18일에 공개된 한국거래소(KRX)의 ESG 정보 공개 가이던스 해설(2)입니다. 오늘은 목차 『5. 중요성 평가』 에 대한 해설과 의견입니다. 원래 계획은 이번 주에 해설을 마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상세한 설명을 원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아주 상세하게는 말고, 조금 상세하게 설명하려다보니, 아마도 (3)편과 (4)편으로 이어질 것 같습니다.

 

          

얼마전까지 지속가능보고서를 대행해주는 회사에 다닌 후배에게 카톡을 보냈습니다. 후배가 보낸 답변은 이랬습니다. 

 

Q. 그 회사에선 중요성 평가를 어떻게 했어?

 

A. 잘 아시겠지만, 워낙 보고서를 찍어내다시피하니까.. 제대로 하지는 못해요. 기본적으로 언론기사 검색해서 이슈 리스트 만들고, 동종업계 외국 기업들 지속가능보고서에서 제시한 중요 주제랑 연결해봐서 적당하다 싶으면, 회사 담당자에게 보내서 검토받고 별 의견 없으면 그걸로 끝내죠. 예전에는 이해관계자 설문조사와 인터뷰도 했었는데 오히려 기업 담당자들이 대상자 섭외를 부담스러워하고 개인정보보호법이 강화된 후로는 설문 문자나 이메일을 보내는 것도 어려워져서 최근에는 설문조사는 임직원 대상으로만 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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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일부) 기업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다룰 주제들은 매우 다양하며, 기업의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영향을 반영하거나 이해관계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제들이 보고서에서 다루어질 잠재적인 주제들이다. 각 기업은 잠재적인 ESG 이슈 중에서 그 정보의 중요성(Materiality)을 고려하여 공개할 정보의 범위와 내용을 결정할 수 있다.

 

‘중요성’이란 특정 주제를 보고서에 포함할 것인지 결정하기 위한 기준이 되는데, 중요성을 평가하기 위한 기준과 방법은 그 목적에 따라 다양하다. 

 

(해설) 국내기업들이 거의 대부분 따르고 있는 지속가능보고서 가이드라인인 『GRI STANDARS 2020』의 경우 핵심(Core)보고지표가 144개 입니다. 포괄/확장(Comprehensive)으로 넘어가면 더 많아집니다. 아무튼 144개 지표에 따라 보고서를 만들긴하지만 그 내용을 똑같은 비중으로 다루다보면 보고서 양이 몇 백페이지가 넘어갈겁니다. 그리고 보고지표가 GRI만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여러가지 보고지표에 똑같이 대응하다보면 지속가능보고서를 만드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질리게 될 겁니다.

 

그래서, 지속가능경영의 여러지표나 내용 중에 우리회사에 가장 중요한 주제를 선정해서 그 주제 중심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유니레버와 같이 거의 모든 지표에 동일한 수준의 대응을 하는 넘사벽 회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회사가 매년 지속가능경영에 관한 중요성 평가를 하고 5개~10개 정도의 중요주제를 선정하여 그 주제를 중심으로 지속가능보고서를 제작합니다. 

 

그렇다면 지속가능경영 중요성 평가는 어떻게 할까요? 

 

GRI STANDARDS 2020_14p

 

이해관계자, 경제, 환경, 사회 영향력 등

 

GRI 스탠다드를 보면 보고주제의 중요성을 평가할때 세로축은 '이해관계자에게 미치는 영향과 관련된 평가 및 결정', 가로축은 '기업의 경제, 환경, 사회적 영향력에 미치는 영향들' 로 하라고 나와있습니다. 즉, 세로축은 '비즈니스가치사슬의 이해관계자의 지속가능성에 미치는 영향력' 이고 가로축은 '기업경영자체의 지속가능성에 미치는 영향력'입니다.

 

예를 들어 'COVID-19'의 경우 기업의 이해관계자의 지속가능성에도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기업의 지속가능성에도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좌표에서 4/4분면에 위치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작년 하반기에 발간된 주요 기업의 지속가능보고서를 보면 COVID-19를 중요주제로 다루고 있는 회사들이 제법 많습니다. 따라서, 올해 발간될 지속가능보고서에 COVID-19에 대한 대응을 보고하는 기업들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지속가능보고서에 보고할 중요주제를 누가 정할까요? 회장님, 사장님, 아니면 회사의 지속가능담당 임원이나 팀장일까요? 

 

ISO26000을 보면 '사회적 책임의 중요도에 관해서는 이해관계자들의 소통과 참여를 통해 결정한다.' 로 나와있습니다. 그리고 이해관계자는 중요도에 따라 구분할 수 있는데, 핵심이해관계자, 직접이해관계자, 간접이해관계자로 나눌 수 있습니다. 

 

 

https://www.marketing91.com

       

핵심 이해관계자, 직접 이해관계자, 간접 이해관계자...

 

전통적인 이해관계자 이론에서는 이해관계자를 크데 내부 이해관계자와 외부 이해관계자로 나누지만, 지속가능경영에서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절대절명의 영향을 미치는 사람/대상을 '핵심 이해관계자', 절대절명까지는 아니지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대상을 '직접 이해관계자', 그리고 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대상을 '간접 이해관계자'라고 합니다.

 

핵심/직접 이해관계자의 경우 '고객, 오너, 주주, 임직원, 협력업체 등' 이 포함됩니다. 간접 이해관계자의 경우 '정부, 시민단체, 언론, 국제기구 등' 이 포함됩니다. 그런데, 정부가 주요 고객인 B to G 기업은 정부가 핵심/주요 이해관계자가 되기 때문에, 기업의 이해관계자구분은 그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지속가능보고서에 어떤 주제를 중요하게 보고할 것인가는 회장님이나 CSR팀의 팀장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회사의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모아서 정하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지속가능보고서의 중요 주제를 선정하는 절차는 보고하는 연도의 1. 지속가능경영 주요 이슈 풀을 만든 후, 2. 이해관계자를 분류하고, 3. 핵심/중요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설문/인터뷰를 하고, 4. 거기서 나온 주제를 우리회사와 관련된 언론보도, 유사기업의 중요성 평가 결과와 비교한 후, 5. 지속가능경영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여, 6. 지속가능보고서의 보고 주제를 선정하는 것입니다. 

 

 

 

2019 코카콜라 지속가능보고서 중요성 평가 결과 

     

※ 코카콜라 지속가능보고서 다운 받기 ☞ 클릭

 

중요성 평가의 사례 _ 코카콜라 

 

코카콜라가 지속가능경영을 제일 잘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속가능보고서는 잘만든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일반 대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기 때문입니다. 코카콜라의 장점인 커뮤니케이션/마케팅 역량을 잘살린 보고서라고 생각합니다. 

 

코카콜라 지속가능보고서의 중요성 평가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는 우리회사와 이해관계자들이 최우선 순위로 생각하는 환경, 사회 및 거버넌스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비즈니스와 기업경영 전략을 개발합니다. 우리는 글로벌 기업이기때문에 광범위한 글로벌 차원의 지속가능경영 중요 주제를 선정합니다. 이를 위해 기업 내부(주주, 경영자, 임직원)와 외부(NGO, 학계, 비즈니스 파트터, 고객,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한 후 교차분석합니다. 또한, 2015년 이후에 제기되었던 중요한 주제에 대해서도 다시 검토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18개의 주제를 선정하였으며, 이 주제들에 대한 우선 순위를 검토한 결과 8개의 주제가 코카콜라와 이해관계자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주제로 선정되었습니다. 우리가 선정한 8가지 주제는 1. 제품내 설탕감소, 2. 기후문제, 3. 제품 폐기물, 4. 물, 5. 지속가능한 농업, 6. 인권, 7. 여성역량강화, 8. 지역사회 환원(사회공헌)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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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성 평가는 지속가능보고서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가만히 잘 생각해보면 지속가능경영 중요성 평가는 1년에 한 번 지속가능보고서를 만들때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경영활동에서 끊임없이 계속해야하는 일입니다.

 

우리 회사의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우리 회사의 지속가능경영에 어떤 주제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를 파악했다면, 그 주제들은 지속가능보고서를 간편하게 쓰기위해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우리 회사의 지속가능경영에 반영이 되어야 합니다. 당연한 얘기죠.

 

그런데, 애써 중요성 평가를 해놓고 이걸 보고서 쓸때만 사용한다면 아깝지 않습니까? 주요 이해관계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제를 반영하지 않은 지속가능경영이 가능할까요? 그리고, 지속가능경영의 중요성 평가를 인터넷 검색만으로 할 수 있을까요? 또는 우리회사의 지속가능경영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주제를 선정하는 그 중요한 일을 우리 회사 사람도 아닌 보고서 대행사에게 맡기는 일이 과연 적절한 일일까요?

 

지속가능보고서에 반영되는 중요 주제가 정말 그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진짜 중요한 주제라고 생각한다면 보고서 쓸때만 조사하거나, 그 주제를 선정하는 일을 남에게 맡겨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지속가능보고서가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제대로 반영하는 진짜 가치있는 보고서가 되기 위해서는 중요성 평가는 경영 일상에서 항상 진행되어야하며, 그 진행된 결과들을 1년에 한 번 잘모아서 보고서를 제작하는 것이 지속가능경영을 제대로하는 것이고, 진짜 지속가능보고서를 만드는 일입니다. 

 

 

2019년 유니레버 런던본사 방문

 

2019년 10월 유니레버 런던 본사를 방문했을때 CSO(위 사진 오른쪽 세 번째)와 면담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실무 매니저(위 사진 오른쪽 네 번째)와 잠깐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유니레버가 지속가능경영을 제일 잘하는 회사로 평가받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라고 질문했더니 그 매니저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유니레버가 지속가능경영을 제일 잘하는 기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유니레버가 잘하는 것이 있다면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언제나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니레버의 이해관계자들이 유니레버에 기대하는 지속가능경영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것을 기업 전략과 목표에 반영하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유니레버의 지속가능경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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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서 다시 답변을 드리자면,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속가능경영의 주제를 잘 반영해서 지속가능보고서를 제작한다면 ESG 평가에 도움이 되겠지만, 중요성 평가를 얼렁뚱땅 한다면 ESG 평가에 별 도움이 안될것입니다. 왜냐하면 중요성 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말은 지속가능경영의 전략과 목표에 이해관계자의 기대와 생각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말이고, 그것은 곧 지속가능경영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말과 같기 때문입니다.

 

요약하자면 "지속가능경영 중요성 평가는 중요하다. 제대로 하자!!" 입니다.

 

다음 주엔 '지속가능보고서 제작 절차'에 대한 설명을 하겠습니다.

 

블로그 찾아주셔서 늘 고맙고 감사합니다. 

 

다른 질문과 댓글도 많았는데 일일히 답변 드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능한 빨리하겠습니다. 너른 마음으로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Balanced CSR 유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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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노소셜랩이 첫 번째로 발간한 책 "행동주의 기업_서진석"이 1월31일에 출간됩니다. 기대하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