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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ESG, 당신은 누구입니까?

by Mr Yoo 2021. 11. 6.

 

우리 공동의 미래를 고민하는 궁극적인 질문, ESG

ESG, 당신은 누구십니까?

 

※ 통역자원봉사 민간단체인 『(사)bbb 코리아』의 매거진 "Heart & Communication"에서 제 인터뷰를 아주 매력적인 글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신연선 작가님>이 쓰신 "ESG, 당신은 누구십니까?" 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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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ESG
는 환경 Environment, 사회 Social, 지배구조 Governance의 앞글자를 딴 개념으로, 기업활동에 있어 그동안 비재무적 요소로 인식되어 왔던 친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투명한 경영 등의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방대한 범위의 이야기를 하는 개념인 만큼 중요한 것은 과연 ESG가 무엇인지, 이것이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질 트렌드인지 정확히 이해하는 것. 그런 이유로, 우리는 ESG를 한 명의 인물로 가정하고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했다.

 

<인터뷰 - 이노소셜랩 ESG 센터장 유승권>

 

 

 

인류의 불안을 안고 태어난, ESG

 

떠오르는 슈퍼스타로 ESG를 인식하고 있다면 놀랄 것이다. 그가 세계 공식 무대에 등장한 것은 지난 세기의 일. 1987, 당시 노르웨이의 수상이자 UN 환경위원회(UN WCED) 의장이던 할렘 브룬트란트(Harlem Brundtland)우리 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라는 보고서(일명 브룬트란트 보고서’)를 발간한다. 이 보고서는 ESG의 척추가 되는 개념이기도 한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을 처음 공식적으로 정의한 보고서로도 잘 알려져 있다. 보고서에서는 지속가능발전을 미래세대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잠재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현재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발전이라고 정의했다.

 

제가 공식적으로 태어난 해는 1987년이에요. 그리고 저(ESG)는 갑자기 등장한 개념이 아닙니다. 단호한 시대적인 요구가 있었다고 봅니다. 1980년대를 기억하시죠? 신자유주의에 의해 기업들이 글로벌로 확장되던 시기였잖아요. 이전부터도 문제가 되어 왔지만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기업, 자본에 의한 사회, 환경적 피해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었어요. 그 와중에 체르노빌과 같은 사고가 터지고, 냉전으로 인한 핵의 위협이 점차 커졌죠. 1986년에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1984년에는 인도 보팔 가스유출 사고가 있었잖아요. 이에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의 북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목소리를 낸 것이 우리 공동의 미래라는 보고서고요. 거기서 제가 태어났습니다. 따라서 저는 인류의 불안을 안고 태어났다고 할 수 있어요.”

 

1987년 브룬트란트 보고서를 채택한 유엔은 이어 1992, 브라질 리우 회의에서 리우선언을 채택한다. 리우선언에서는 ESG 가운데 환경영역(E)의 기반이 되는 3대 환경협약으로 기후변화협약 생물다양성협약 사막화방지협약을 신설했고, 국제사회는 이를 중심으로 꾸준히 3대 환경협약의 세부 목표를 구축해나갔다.

 

저의 성장을 위해 UNEU가 많은 힘을 쏟아줬어요. 고마운 분들이죠. 1990년대는 저의 성장기라고 말할 수 있을 텐데요. UNEU같은 국제사회에 의해 꾸준히 저라는 사람의 체계가 만들어지던 시기였습니다. 미래에 대한 꿈을 꾸면서 저의 지향성을 구축하던 시기이기도 해요. 1994년에는 영국의 작가이자 언론인인 존 엘킹턴(John Elkington)이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해서는 경제, 사회, 환경이라는 3대 기본 축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내용의 TBL(Triple Bottom Line)을 제시했거든요. 그 덕에 지금도 영국이나 유럽에서는 제가 ESG라는 이름보다 TBL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려요.(웃음)"

 

 

 

"한편 이러한 논의가 지속되던 시기에 또 한 가지 엄청난 사건이 벌어졌어요. 제 존재의 필요성을 더욱 널리 알리게 된 계기이기도 한데요. 1996<라이프> 매거진에 하루 종일 맨바닥에서 나이키의 축구공을 꿰매는 아동의 사진이 실린 것이죠. 이 사진 한 장의 파급력은 엄청났습니다. 덕분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확대하게 되었거든요. 해당 기사 이후 나이키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주가는 떨어지고, 심지어 본사 앞에 직원들의 어린 자녀들까지 와서 시위를 했으니까요."

 

"그 결과 미국 기업들이 저를 데려다 CSR팀을 만들게 되었고요. 공식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것을 단순히 기업 내부 범위로 한정하지 않고 가치사슬(Value Chain) 전체로 확대하게 되었습니다.”

 

환경영역에 더불어 사회적 책임 영역(S)에 관한 논의가 그렇게 확산했다. 이러한 담론을 기반으로 1998년 국제노동기구(ILO)는 기본 4대 원칙인 강제 노동의 철폐 결사 및 단결의 자유 아동노동의 폐지 고용 및 직업에 대한 차별철폐를 발표한다. 이는 CSR 및 지속가능경영과 관련된 국제적 가이드라인에서 노동영역의 핵심 지표가 되는 내용과 동일 선상에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인권과 노동권, 환경 전반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 수준이 높아진 1990년대. 그 역동의 시대를 지나 2000년대에 들어서자 국제사회는 본격적으로 강제의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다. ESG가 활동할 수 있도록 먼저 UN이 기업 주체들을 더욱 압박하기 시작했다. 2000, 당시 UN의 코피아난(Kofi Annan) 사무총장이 밀레니엄 개발목표(Millenium Development Goals, MDGs)를 채택하며 2015년까지 세계의 빈곤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가장 신속하게 해결할 능력이 있고, 많은 자원을 가진 곳인 기업들의 동참을 장려하기 위해 유엔글로벌컴팩트(UN Global Compact, UNGC)를 발족시켰다.

 

 

 

말씀드렸지만 제 성장의 든든한 배경에는 UN과 EU가 있습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유럽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유럽을 만들자던 움직임이 주축이었어요. 저의 십대 시절이기도 한 2000년대가 되면 드디어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유럽뿐 아니라 인류 모두가 지속가능한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 UN코피아난 사무총장의 신념 덕분이죠. 그는 세계 수천 개의 기업들과 협력해 UNGC를 결성하고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등에 관한 원칙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UNGC원칙이 기대만큼 잘 실현되지는 않았어요. 제가 보다 기업들과 함께 원활히 활동할 수 있는 더욱 강력한 방법이 필요했어요. 그리하여 제가 스무 살이 되는 2006, 현재 ESG투자의 출발점이 되는 유엔책임투자원칙(UN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 UN PRI)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세계의 글로벌 투자사, 각국의 연기금 등이 여기에 서명했고요. 향후 투자에 있어 ESG 경영을 하는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협의했습니다. 저를 기준으로, 앞으로 지구 환경과 인류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었습니다.”

 

 

ESG를 둘러싼 커다란 오해들

 

1987년부터 지금까지, ESG30년이 넘는 시간동안 공식적인 무대에서 자신의 기반을 다져왔다. 점차 중요성을 인정받았으며 그 결과 ESG는 이제 세계무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2010년대가 되면 ESG는 유럽, 미국을 거쳐 아시아에 도착해 자신의 영향력을 증명하는데 2015년부터 싱가폴, 홍콩 증시는 상장 기업의 ESG 지표 공개를 의무화했고, 2017년에는 일본의 후생연금이 ESG 투자를 선언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한국은 ESG를 어떻게 만나고 있을까.

 

“2006, 6가지 책임투자원칙을 세운 UN PRI는 당시 이 원칙에 서명한 각 서명기관들에게 어느정도 준비기간을 주었습니다. 투자기관들이 한 번에 체질을 개선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 점진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한 조치였죠. 한편 한국은 말이죠. 2020년이 될 때까지 준비를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국민연금이 PRI에 서명을 한 것이 2009년이었는데요. 서명만 했을 뿐 구체적인 실행은 별로 없었어요. 한국은 저와 제대로 만나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 이유로 2017년과 2018년에 열린 UN PRI 총회에서 ESG 투자를 제대로 실행하지 않으면 서명기관의 자격을 박탈하겠다는 경고가 연달아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압박때문인지 202010, 국민연금도 ‘2022년부터 투자의 50%ESG 투자에 반영하겠다고 발표합니다.”

 

말하자면 한국 사회와 ESG는 점차 커져가는 국제사회의 압박에 따라 더는 그 만남을 미루지 못한 측면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한국에는 ESG에 대한 여러 오해가 존재하는 것이 현실. 가장 기본적으로는 이름에 대한 잘못된 이해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ESG를 낯설게 느끼고, ESG가 전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인물이라는 오해에는 “ESG라는 이름은 현재 한국의 금융계에서 많이 부르는 이름이다. 앞서 말했듯 내가 태어날 때의 이름은 지속가능한 발전이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영역에서는 나를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로 부르고,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주요하게 생각하는 영역에서는 지속가능경영(Sustainable Management, SM)이라고 부른다.”라는 그의 설명을 덧붙일 수 있다.

 

 

“2021, 지금 시점에서 보자면 한국만 제 이름에 대해 유난을 떨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은데요. 유럽에서 2000년대 초반, 미국에서는 2010년에 개봉해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영화가 이제야 한국에 들어와서 대박을 터트린 것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이미 서른이 넘었잖아요. 저는 이미 세계의 중심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걸 기억해주시면 좋겠어요. 다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저를 CSR로도 부르고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으로도 부르고 있죠. 아마도 문제는 여기에 있을 겁니다. CSR이라는 저의 또 다른 이름이 한국에서는 기업사회공헌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잖아요. 이것이야말로 한국이 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죠.”

 

 

 

ESG는 자신을 동전에 비유했다. 대의적(사회, 환경적) 지속가능성은 동전의 앞면에 해당한다. , 지구환경과 인류 공동체의 지속가능 발전에 기여한다는 측면이다. 한편 실리적(개별기업) 지속가능성은 동전의 뒷면에 해당한다. 이때 지속가능경영이란 앞면의 대의적 지속가능성과 뒷면의 실리적 지속가능성이 서로 분리되지 않도록 앞면과 뒷면을 견고하게 이어주는 옆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현재 한국은 ESG를 논의하는 데 있어 동전의 뒷면, 기업의 기속가능성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고 있는 형편이다. 한 인물의 반쪽만 보고 그를 전부 이해할 수는 없는데도 말이다.

 

ESG의 다층적이고 궁극적인 요구들

 

그의 설명대로,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셈이다. 1990년대 들어 한국에 CSR이 들어올 때 이 개념이 기업사회공헌으로 잘못 이해되었고, 2000년대에는 지속가능발전과 지속가능경영이 동전의 뒷면에 해당하는 기업의 실리적 지속가능성으로만 이해되어 자리를 잡았던 탓이다. 이러한 맥락 때문에 한국사회는 ESGCSR과 지속가능경영의 다른 측면을 이야기하는 하나의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존재가 나타났다는 듯 혼란을 겪고 있는게 아닐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내동생, 곱슬머리로 시작하는 동요 아시죠? 이름은 하나인데 별명은 서너개(웃음) 그것과 같아요. 기업의 사회적 측면을 강조하는 기업의 경영철학과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기업이라는 존재를 이야기할 때는 CSR, 기업이 자체적인 지속가능성에 더불어 지구 환경과 사회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달성하는 성과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지속가능경영, 그리고 이를 평가하기 위한 지표로서의 세 가지 구분을 이야기할 때는 ESG라는 호칭으로 저를 부르는 것이에요. 집에서는 저를 이름으로 부르고, 회사에서는 저를 직책으로 부르지만 저는 저고요. 부르는 말이 다르다고 각기 다른 몸이 아닙니다. 이 모든 이름이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몸, 저라는 사람임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ESG라는 인물의 성품이나 태도, 성향 등 그의 됨됨이를 CSR이라고 말 할 수 있다. 한편 그가 걸어온 사회적 성과는 지속가능경영으로, 그에 대한 평가는 ESG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 사람의 대외적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 ESG 지표에만 집중하고 있는 형편. 이런 상황에서는 기업과 사회 모두가 ESG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개념 즉, 지구 환경과 사회적 책임 등이 근본적으로 개선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어렵다. ESG는 지속가능발전에 관한 깊은 수준의 인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과 기업의 대응전략이 하나로 이어지는 고도의 작업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저는 기업의 근본적 체질 개선과 방향전환을 요구하고 있어요. 제 요구가 고도의 작업이고 동시에 지난한 작업이기도 할 겁니다. 그래서일까요. 한국은 제가 요구하는 진짜 중요한 작업에는 집중하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외부에, 언론에 제 이름을 붙이고 보도자료를 내기에 급급한 상황 같아요. 흉내만 내고 있는 거예요. 그러나 제 이름만 붙인다고 제가 되는 건 아닙니다. 한국의 지금 상황만 두고 보면 한국사회가 제 요구대로 변화할 거라는 기대를 하기가 힘들어요. 제가 진정으로 바라보는 곳은 따로 있으니까요.”

 

기후위기 앞에 놓인 세계, 인권이라는 자명한 명제 앞에 놓인 기업의 활동과 투명한 의사결정을 통한 체질 개선. 우리가 당면한 이 시급하고도 간절한 과제를 단번에 해결할 마법과 같은 방안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다만 ESG를 통해서라면 지난하지만 분명하게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ESG라는 인물의 심장은 다름 아닌 인류 공동체와 지구환경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지와 열망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그의 다층적이고도 궁극적인 요구를 정확히 이해하고, 실천해야하는 이유다.

 

 

 

ESG는 점점 더 중요해질 것

 

어느덧 한국 사회에 선택이라는 과제가 놓인 시기가 지나가고 있다. 인류 공동체와 지구환경 지속가능성의 의지라는 ESG의 심장에 아무리 한국이 관심을 두지 않고, 여전히 ESG를 겉치레로만 다룬다고 하더라도 ESG는 앞으로도 국제사회의 중심에서 활발하게 움직일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의 패러다임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제가 유럽이나 미국에서 잠시 유행하는 모델 정도로 소비되고 있는 것 같아요. 저의 외모만 따라하고 있는 중이랄까요. 일종의 메이크업에 가까운 양상인데요. 한국이 저를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하든 관계없이 제 목소리는 앞으로 점점 더 중요해질 겁니다. 이미 유럽과 미국에서는 저를 중심으로 한 산업화가 구축되었거든요. 또 금융은 다름 아닌 저에게 투자하겠다고 확고하게 밝히고 있어요. 세계적인 투자회사들이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돈을 투자하겠다는 거잖아요. 화석연료 기반으로 굴러가던 많은 산업의 판도를 탈탄소에너지 사회로 바꾸는 것이 돈을 굴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투자회사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어요. 이른바 에너지 혁명인데요. 여기에 거대 자본들이 투입되면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새로운 공장, 새로운 산업이 등장할거고요. 이렇듯 가장 많은 자본이 들어가는 곳의 패러다임이 바뀌면 결국 한국도 저라는 대세를 따르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석탄 사업의 비중이 총 매출의 25%를 넘는 기업에서는 투자금을 회수하겠다고 밝힌 상황. 실제로 지난 20204, 블랙록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에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전력에 서한을 보내 석탄 사업에 계속 투자하고 있는 근거를 밝혀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실질적으로 환경오염의 주범인 석탄 사업을 그만하라는 압박을 한 것이었다.

 

여기에 더해 같은 해, 세계 3대 연기금 중 한 곳인 네덜란드 연기금 ‘APG'는 한국전력에 투자했던 투자금 6,000만 유로(800억 원)을 모두 매각했다. 탄소배출 감소를 위한 노력에 소홀했던 한국전력의 행보를 문제 삼은 것이다. 그러니 주지해야할 것은 ESG가 단지 가치의 문제, 선한 영향력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세계의 투자회사들은 탈탄소에너지가 다음 세대를 주도하는 산업이라는 산술적인 평가 아래 본격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 블랙록의 CEO 래리 핑크(Lawrence Fink)“ESG 경영을 잘하는 회사가 경쟁사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ESG에 대한 투자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제 겉모습을 살짝 따라해 놓고 착한 기업 선언이라는 말을 하고, 저의 요구에 따라 체질개선의 노력을 하는 곳을 선한 기업이라고 말하는 걸 가끔 목격하는데요. 그건 정말 순진하고 안일한 표현이에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이른바 ‘ESG 워싱이라는, 저를 마케팅으로만 이용하는 눈가림 기업들이 존재하는 거거든요. 그런 기업들은 앞으로 꾸준히 비판받을 거예요. 더구나 지금 한국의 상황을 생각해보세요. 더 많은 중소기업들이 저의 세례를 받아야 하지 않습니까? 한국에서 발생하는 많은 노동문제, 산업재해 문제 등이 중소, 중견기업에서 벌어지잖아요. 제 목소리를, 제 요구를 듣지 않는다면 한국에서는 제가 그저 대기업의 광고놀음, 홍보놀음으로 끝나버릴 가능성이 농후해 보입니다. 저는 결코 그것을 원하지 않아요.”

 

 

 

개인과 기업, 나아가 사회는 지구라는 거대한 상자 안에 자신을 고스란히 의지하고 있다. 기후위기에 대한 시급한 목소리들은 이 지구라는 상자가 받고 있는 강력한 위협을 인식한 것으로, 당장 그 상자를 구성하는 구성원들이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 방법론으로서 ESG는 존재한다. 환경을 해치지 않으면서, 인권을 해치지 않으면서, 지배구조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를 물으며 ESG는 조직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길로 나아갈 것을 요구한다. 국제사회와 세계의 금융 흐름은 이미 여기에 동의하고, 동참했다.

 

지금의 세계가 법과 규제를 동원해 본격적인 ESG의 실행을 강제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할 것이다. 2014년에 의결되고 2017년부터 실행된 EU‘ESG 공개법’, 파리기후협약TCFD(Task Force on Climate Related Financial Disclosures)에 기반한 환경경영 정보의 의무적 공개 결정 등 세계 각국의 움직임을 한국이 언제까지 외면할 수 있을까.

 

이제 ESG가 한국에 묻는다. 21세기의 변화된 흐름에 얼마나 참여할 것이냐고. 이 흐름은 잠깐의 유행도, 곧 묻혀버리고 말 이상적인 발상도 아니라고. 미래 세대를 위해, 그리고 지구 전체를 위해 우리 공동의 미래를 고민하는 궁극적인 질문이 점점 더 간절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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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bbb 코리아>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을 써주신 <신연선 작가님>께 거듭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본 블로그 글에 이미지들은 <bbb코리아> 본문에는 없습니다. 이해를 돕기위해 따로 넣은 이미지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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