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 나와 친구들은 같은 반에 "소속"되어 있던 학교 운동부 애들을 "꼴통"이라고 놀렸다.
일년내내 반에서 운동부 애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은 중간고사 두번, 기말고사 두번, 고작 네번이었고,
그나마 시험지에 이름만 쓰고 업드려 자는 모습을 보는 것이 운동부 친구들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다.
전국대회 4강을 커녕, 어디 대회에 나가서 변변한 입상도 하지 못했던 그 친구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 나는 갈매기" 는 부산에 둥지를 틀고 있는 프로야구팀 롯데 자이언츠의 2009년 정규시즌을 담담히 기록한 스포츠 다큐멘터리이다.
스포츠에 그닥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올림픽이나, 월드컵 또는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 그리고 야구라고 해봐야 한국시리즈 정도만 보는...
즉 매우 수동적인 TV 스포츠 소비자로 분류될 수 있는 나는 어쨌건 이 영화를 보고 운동선수들이 "꼴통"은 아니구나 라는 한가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식적인 발언상 운동선수들에 대해 "꼴통"이라고 한적은 없지만, 지금까지 여전히 가지고 있었던 "낙인" 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수업참여 권리를 빼앗긴채 운동에만 전념할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 학생선수들은 본인의 잘못으로 꼴통이 된 것이 아니라,
그렇게 만든 사회의 책임이라고 본다.
어쨋든 영화는 볼만하다.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쉽게 이야기는 하는 1승과 1패에 얼마나 많은 땀들과 고생이 담겨 있는지...
이 영화는 그렇게 멀지도, 그렇게 가깝지도 않게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그 누군가의 '부산'을 느낄 수도 있다.
한번, 찾아서 보시면 좋을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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