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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CSR 실무자의 역량개발 어떻게 해야 할까요?

by Mr Yoo 2016. 7. 24.






CSR 실무자의 역량개발 어떻게 해야 할까요?


- 3탄 팀장편 -



지난 10년간 당신은 무엇을 했나요?


오늘은 CSR(기업사회공헌담당자를 중심으로..) 실무자의 역량개발 3탄, 마지막편.. 팀장편입니다. 실상... 우리나라에서 기업사회공헌팀 팀장님들 중에 사원시절부터 사회공헌업무만 주구장창 해 오신 분들은 정말 몇명되지 않습니다. 저처럼 외부 NGO나 사회복지시설, 단체에서 일하다 경력직으로 입사하거나, 신입공채로 입사 후 다른 업무를 보다가, 중간에 사회공헌업무를 맡게 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무튼.. 오늘은 기업의 사회공헌팀장님들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당연... 제 자신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제가 안산에서 그룹홈과 대안학교 교사로 일하다가 이랜드복지재단에 입사한 때가 2004년 6월이니까... 기업에서 사회공헌업무를 시작한지도 만 12년의 세월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세곳의 회사를 거쳤고, 수십개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나름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과연 지난시간 했던 일들이 제가 일했던 회사와 사회에 보탬이 좀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얼마 전 안산에 외근 나갔을 때.. 수박한통을 사들고  장애인그룹홈 한 곳을 찾아갔습니다. 제가 한미글로벌에서 일할 때 소규모 복지시설 개보수 사업을 했습니다. 그때 개보수 한 그룹홈이 잘 운영되고 있는지 궁금해서 찾아갔더랬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뵙는 그룹홈 원장님이 아직도 저를 기억하시고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유팀장님 덕분에 아이들이 편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새집같이 깔끔했던 그 때 모습은 7~8년 세월이 지나면서 조금 낡긴 했지만... 여전히 그때 신경써서 리모델링 한 부분이 잘 작동하고 있어서 참 보기좋고.. 잘했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10년간 당신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요?      


10년 후면 2026년이 됩니다. 저는 쉰셋이 되어있을거고,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회사에서 기업사회공헌업무를 하고 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들 아는 사실이지만... 사무직이 53세까지 회사에 남아 일을 하려면 '임원'이 되어야 하는데... '임원'이 되려면 회사에 몸과 영혼을 온전히 다 바쳐야 합니다. 저는 그렇게 살고 싶지도 않지만... 사회공헌담당자가 임원까지 승진한 예가 없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라 예상됩니다.


근래에 가깝게 지내는 기업사회공헌팀장님들을 만나면, 다들 하는 얘기가 10년 후에는 뭘하며 지낼까? 하는 것입니다. 어떤 팀장님은 다시 NGO로 돌아가서, 은퇴할 때까지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하겠다고 하시는 분도 있고, 고향으로 돌아가 조그만 기업이라도 좋은 뜻으로 일하는 사장님 만나 작은 재단하나 만들어 소박하게 사회공헌을 계속하고 싶다는 말씀을 하는 분도 있습니다. 


저요? 글쎄요.. 확실한 계획이 하나 있기는 한데... 잘 준비해봐야죠...^^ 어쨌거나 10년 후엔 사회공헌업무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회사에서 나가라고 할 때 까지는 사회공헌일을 해야 하니까..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앞으로 10년을 잘 보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를 포함한 기업의 사회공헌팀장은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어야 할까요? 간단하게 세가지만 집고 넘아가겠습니다.




첫째,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합니다.


실무자와 팀장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업무의 레벨입니다. 실무자는 프로젝트와 프로그램 레벨의 일을 하지만, 팀장은 회사레벨의 일을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사회공헌팀을 두개 이상 운영하는 회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즉, 회사내에 사회공헌업무를 하는 유일한 팀의 팀장이 해야 할 일은 우리회사의 사회공헌이 현재 어떤 상황이며, 앞으로 어떤 방향과 체계.. 그리고 성과를 내야 할 것인가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회공헌팀장은 각 개별 프로젝트나 프로그램의 세부적인 것에 신경쓰기 보다는 우리회사 사회공헌의 중장기 발전방향을 늘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큰 틀을 잘 꾸려갈 것인가? 어떻게 하면 우리회사의 비즈니스 발전방향과 사회공헌을 잘 맞춰나갈 것인가? 하는 것을 고민하고, 그것을 구체적인 계획서로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팀장이 빨간펜들고 팀원들이 올린 기안서와 계획서에 빨간줄 긋고, 오타 고치고 그러면.. 그팀은 망한거죠..  


물론 사회공헌팀의 인원이 늘 부족하기 때문에, 팀장들도 프로젝트를 맡아 현장업무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장업무의 1/3이상은 큰 그림을 그리는 일에 늘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변화에 대한 의사결정을 받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기업의 사회공헌팀장이 해야 할 일은 회사 사회공헌의 큰 그림을 그린 후, 그것을 가지고  경영자의 의사결정을 받아내는 것입니다. 일을 진짜 못하는 팀장은 스스로 그림을 그리지도 못할 뿐더러, 행여 팀원들이 그려온 큰 그림을 위에가서 보고도 못하고 의사결정도 받아오지 못해.. 늘 그자리에서 맴돌고만 있는 사람입니다.


팀장과 실무자의 또 다른 차이는.. 실무자는 주어진 일만 열심히 잘 해도 되지만... 팀장은 새로운 계획과 일을 창의적으로 늘 새롭게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피터드러커는 그의 책 변화리더의 조건에서 "리더의 운명은 '혁신'이다" 라고 리더의 창의성과 혁신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기업사회공헌이라는 것은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고, 그 가치라는 것이 '사회'에 우리회사의 '자원'을 투입해서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회는 늘 변하기 때문에, 과거의 방식과 과거의 사업만 가지고는 새로운 가치를 절대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따라서 기업의 사회공헌팀장은 변화하는 사회의 흐름과 환경과 문제를 잘 파악하고, 그것에 적합한 사회공헌활동을 하기 위해 늘 새로운 큰 그림을 그리고, 그것을 경영자에게 보고하여 현실화 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을 받아야 하는데... 그것을 잘못하면... 5년, 10년전 구닥다리 방식과 사업, 전임 팀장이 해놓은 것만 반복하는 그저그런 사회공헌활동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셋째, 협력과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연간 사회공헌예산이 100억쯤 되어서.. 아니 한 30억만 되더라도.. 아쉬운 것 없이.. 돈 쓰느라고 정신이 없겠지만... 대부분의 회사는 늘 예산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사회공헌에 필요한 다양한 회사의 자원을 끌어다가 사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요즘같은 불경기... 그리고, 앞으로 저성장기조가 장기간 지속 될 예상인 상황에서 사회공헌예산은 현재 수준을 겨우 유지하거나, 줄어들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또한 사업부들도 여유가 없기 때문에 사회공헌활동에 인력과 시간, 자원을 선뜻 내주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공헌팀장이 예산만 바라보고 일을 하면.. 일을 정말 못하는 겁니다.


따라서, 기업사회공헌팀장은 우리회사 사회공헌의 큰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을 실현할 수 있도록 경영자에게 의사결정을 받아와야 하고, 의사결정 받은 내용을 실제 프로젝트와 프로그램으로 펼칠 수 있도록 회사 내외부의 다양한 자원을 끌어내야 하며, 그 자원들 간의 합의를 이룰 수 있어야 합니다. 실무자들은 실무자레벨에서 서로 합의하고 협력할 수 있겠지만, 큰 그림과 중요한 의사결정, 협력과 합의를 할 것인가, 말것인가 하는 문제는 팀장선에서 해결해야 되는 겁니다.







자! 그러면 사회공헌팀장님들의 역량은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역량, 그 그림을 가지고 경영자의 의사결정을 받을 수 있는 역량,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팀을 이끌고 회사 내외부의 자원을 끌어내고 협업의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이런 역량들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요? 


어지간한 회사에서 팀장쯤 되려면, 차장급이 되어야 하는데, 차장급이면 15년 정도 회사생활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어디가서 '개념강의' 들으며 배울 짬밥은 아닌거죠... 더군다나 10년 이상 사회공헌을 했다면.. 나름대로 지식과 노하우가 쌓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10년 이상 기업에서 사회공헌팀장을 하신 분들의 '기업사회공헌에 대한 전문성'을 키워주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은 우리나라에 현재 없습니다.


대신, 팀장님들은 스스로 알아서 본인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셔야 됩니다. 특히,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조직관리 등은 좋은 강연과 교육프로그램들이 많으니 찾아서 들으시면 좋겠습니다. 관련분야의 최신 서적,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는 사이트를 가까이 두고, 시시 때때로 읽고 훑어보는 습관도 기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긴 하지만, 대학원 공부보다 요즘 도움이 더 많이 되는 것이.. 다른 회사들의 지속가능보고서, CSR 보고서 들입니다. 특히 유럽과 미국의 이 분야에 앞서고 있는 회사들의 지속가능보고서는 CSR과 관련한 대학원 한 학기 강의보다 훨씬 배울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영어로 되어 있긴 하지만 이 사이트에 가면 관련 보고서를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 클릭  


팀장님들이 스스로 알아서, 개인적으로 본인에 부족한 역량을 배우고 채우는 것 외에 또 하나 꼭 하셔야 할 일이, 주변에 배울만한 동종업계의 선배나 동료팀장님들과 상호 슈퍼비전을 갖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마련하는 것입니다. 다들 알아서 잘하고 계시겠지만, 혼자서 이것저것하다보면 내가 과연 잘하고 있는지 헷갈리때가 있습니다. 그럴때 속 터넣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멘토라고 불러도 좋고, 친구라고 불러도 좋고, 선배라고 불러도 좋습니다. 아무튼 그런 사람이 최소한 한두사람은 있어야 하고... 정기적인 그룹 모임을 만든다면 더 좋겠죠...


수십명씩 떼로 만나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팀장급에서 아주 신입사원까지 다 모이는 자리는 명함돌리기는 좋아도 팀장님들이 고민을 깊게 나눌 수 있는 자리는 아닌 것 같습니다. 3~4명 정도 모여서 식사하고 맥주한잔하면서 깊은 고민과 서로의 상황을 공유할 수 있는 그런 자리를 만드셔야 합니다. 팀장님들은 외롭잖아요... 팀원들하고 너무 친하게 격이없이 지내면... 팀원들이 싫어합니다. 눈치 없이.. 팀원들 노는데 자꾸.. 합석하려고 하면.. 나중에 왕따 당합니다. 팀장님은 1차만 하고, 계산만 잘 해주면 되는거죠...


팀장님들의 역량개발은 1. 혼자 알아서 잘... 2. 다른 회사 사회공헌팀장님들과 상호 슈퍼비전을 통해서... 이게 끝입니다.


오늘은 더워서 여기까지 하렵니다. 전세집 주인이 벽에 에어컨 구멍을 뚫지 말라고 해서, 에어컨은 장식용으로만 있는지라... 더위를 제대로 먹고 있습니다. 무더위에 건강유의하시고, 담주에 또 뵙겠습니다. 내일이나 모레 쯤 기업사회공헌실무자 아카데미 중급반 2기 모집공고 올리겠습니다. 블로그 찾아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사회공헌팀장님들... 친구나 동료가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핕빙수나 같이 한그릇하시죠...

 yoosg@spc.co.kr


* 블로그에 사용된 이미지는 항상 구글에서.. 책 사진은 제가 직접 찍은 것들입니다. 구글 땡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