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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회장님들이 쓴 CSR 책...

by Mr Yoo 2017. 6. 11.




회장님들이 쓴 CSR 책




기업사회공헌실무자 입장에서, 우리 회장님이 CSR이나 사회공헌에 관해 잘 아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아무래도 회장님을 직접 뵙고 말씀드릴 기회가 굉장히 드문 실무자급이다 보니...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나.. 중장기 계획, 발전방향 등을 세울 때.. 중간에 여러단계의 보고절차를 거치다 보면, 실무자인 제가 기획한 의도나 방향이 왜곡 될 때나, 어느 한 방향으로 편향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 회장님이 CSR이나 사회공헌에 대해 잘 아신다면.. 실무자의 기획의도를 잘 파악하시고, 적절한 의사결정을 내려주실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런 고민은 비단 저만 그런 건 아니고... 대개의 기업사회공헌, CSR 실무자들의 공통된 것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CSR에 대해 쫌.. 많이 아시는 회장님들이 쓴 CSR관련 책 몇권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기업사회공헌이나 CSR에 대해 책을 쓸 만큼 잘 아시는 회장님을 모시고 실무자로 일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좋은 점만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아예 관심없는 회장님 아래에서 일하는 것 보다는 낮지 않을까 싶습니다.    






책임혁명 (제프리 홀렌더 / 세븐스 제너레이션 공동 창업자, 회장 / 2010)


첫번째 소개할 책은 미국의 대표적인 친 환경 가정용품 및 퍼스널 케어 용품 브랜드인 세븐스 제너레이션의 공동 창업자 겸 회장인 제프리 홀렌더가 쓴 '책임혁명'이란 책입니다. 세븐스 제너레이션(Seventh Generation)은  '이뤄쿼이 인디안'이 부족의 중요한 일에 대해 앞으로 7세대에 거쳐 어떤 영향이 있을까를 심사숙고 한 후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것을 모티브로하여 지은 이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해외직구로 구할 수 밖에 없는 브랜드이긴 하지만, 미국에서는 친환경 가정용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대표적인 브랜드이자 체인 판매점입니다.


제프리 홀렌더는 기업가이기도 하지만, 세계 경제포럼, 하버드환경포럼, 그린 페스티벌, 세계자원연구소, 유엔지속가능성장 정상회담 등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을 맺고.. 스스로 환경경영의 전도사를 자칭하는 저술가이자 강연가이기도 합니다. 


'책임혁명'은 굉장히 많은 기업들의 CSR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입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글로벌 대기업과 브랜드에서 부터..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조그만 회사까지.. 환경경영, CSR과 관련된 주요 이슈와 실행사례를 알 수 있습니다. CSR, 환경경영, 사회공헌과 관련된 발표를 하거나, 논문을 쓰거나, 아는 척하고 싶을 때가 있다면 이 책을 권해드립니다.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한 구절을 소개합니다.


- 한 기업의 성적을 알아보는 궁극적인 시금석은 향후 몇 분기 동안 얼마나 빨리 성장하느냐가 아니라, 몇 년, 그리고 몇 십 년에 걸쳐 얼마나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느냐이다. 기업의 궁극적인 '책임감'을 말해 주는 것도 그 기업이 얼마나 번듯하게 사명 선언문을 작성하느냐가 아니라, 종업원들의 가슴과 머릿속에 그 가치와 비전을 얼마나 깊이 심어 줄 수 있느냐이다. 끊임없이 변하는 사회에서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들이 전심전력을 다해 그 사명에 몰두해야 한다. 89p -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이본 취나드/ 파타고니아 공동 창업자, 회장 / 2005)


파타고니아에 대해서는 최근 이 블로그에서 자주 언급 했습니다. SK SUPEX 사회공헌위원회 서진석팀장님의 말을 빌리자면.."앞으로 몇년 후에는 한국기업들이 파타고니아처럼만 CSR을 하자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 앞서 소개한 책임혁명에서도 환경경영이나 CSR과 관련해서 딱 한기업만 롤모델로 삼으라고 한다면, 주저없이 '파타고니아' 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만큼 파타고니아는 CSR이나 지속가능경영 분야에서 길을 헤맬 때 방향을 찾을 수 있는 '북극성' 과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이라는 제목은 파타고니아 본사를 방문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미국 파타고니아 본사는 LA에서 40분쯤 떨어진 해변도시 벤츄라에 위치하고 있는데, 본사에서 2~3km쯤 가면 파도타기에 아주 좋은 해변이 나옵니다. 파도타기에 좋은 날씨가 되면, 파타고니아 직원들은 업무 중간에도 서핑보드를 챙겨서 파도를 타러 갈 수 있습니다. 그만큼 업무와 자연을 즐기는 것이 연결되어 있고, 자연과 모험을 즐길 줄 아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들이 파타고니아에서 일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파타고니아에 대해서 더 잘 알고 싶으시면, 이 블로그에 소개된 내용을 좀더 참고하시면 됩니다. (☞ 바로가기 클릭)  이 책에서 빨간색 펜으로 밑줄 그은 부분 중 하나를 소개합니다.


- 일은 열심히 해야 하겠지만, 그 '한다는 것' 이 즐거워야 한다는 대원칙이 있다. 직장에 나가는 게 즐거워야 함은 물론 사무실에 올라갈 때 절로 한꺼번에 두 계단씩 뛰어올라가고 싶은 심정이 돼야 한다. 편한 복장을 한 동료들에 둘러싸여 일하면 얼마나 좋은가. 맨발이면 또 어떤가. 멋진 파도가 몰려오면 파도를 타러 갈 수 있어야 하고, 눈이 본 때 있게 오면 스키를 타러 가야 한다. 어린애가 아프면 집에 머물면서 돌봐 주는 게 옳다. 직장과 취미와 가정 사이에 경계를 좀 희미하게 할 필요가 있다. 55p -





인터페이스 (레이 C. 엔더슨 / 인터페이스 창업자, 회장 / 1998)


세계 최대의 기업용 바닥재 생산업체 인터페이스사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레인 C. 엔더슨은..  세븐스 제너레이션의 제프리 홀랜더나 파타고니아의 이본 취나드 보다 한 발 앞서 환경경영을 시작한 업계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1990년대 미국 기업의 환경경영을 이끌었던 대표적인 기업인입니다. 


기업들이 제품을 생산, 유통, 소비, 폐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만 줄여도 환경오염문제를 대폭 감소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는 그는 전 세계적인 쓰레기 전쟁을 주도하였고,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과 발전 프로세스를 선구적으로 개척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 기업가입니다. 1997년 그는 미국 정부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관한 대통령위원회 공동의장으로 선임되기도 했으며, 수많은 기업들에게 환경경영에 대한 영감을 불러일으킨 사람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그는 자신이 창업한 인터페이스에서 단 1톤의 폐기물도 발생하지 않도록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시도하였으며, '요람에서 요람까지' 라는 개념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소비한 후 폐기물을 다시 100% 재활용하는 방식을 다른 기업들에게도 전파하였습니다. 세븐스 제너레이션이나 파타고니아 또한 인터페이스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책에서는 이상적인 논리와 선언보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에 관한 수많은 시도와 개선의 노력들이 아주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으며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상세한 개념도도 나와 있으니, 자원재활용이나 폐기물 관리에 대해 관심있는 기업에서는 꼭 참고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산업폐기물, 생활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에서 인터페이스와 같은 기업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한 구절을 소개합니다.


- 누군가 앞장서지 않는 한 아무도 앞장서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살고 일하는 곳에서 대지(大地)를 위해 선을 행하고, 다른 사람들이 따라 할 수 있는 본보기를 만들고, 또한 '모두가 이런 이상을 실천하면 어떻게 될까?' 라는  정언(正言) 명령이 우리의 행동을 변화하는 데 모두 성공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상의 실천은 변화의 물결을 창조하고 또한 인류가 중간에서 코스를 수정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이것은 하나의 대안이 아니라 인류의 유일한 희망이다. 126p - 

   






탐스 스토리 (블레이크 마이코스키/ 탐스 스토리 창업자, 회장 / 2011)


배낭을 둘러매고 훌쩍 떠난 아르헨티나 여행에서 신발 없이 다니는 가난한 아이들을 보고, 신발을 선물해줘야겠다고 다짐하고 고민한 끝에 2006년 탐스앤탐스를 설립한 블레이크 마이코스키가 쓴 책입니다. 오늘 소개한 회장님들 중에 가장 젊은 회장님이군요... 1+1... 신발 한 켤레를 사면, 제3세계 신발 없는 아이들에게 신발 한켤레를 선물하는 '자선사업'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낸 마이코스키는 한때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개념 창업가' 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항상... 가장 밝은 곳 바로 뒤에는 가장 어두운 곳이 존재하는 법... 1+1 기부방식 때문에.. 기부를 받은 지역의 신발사업이 자생력을 잃고 기부를 받은 후엔 신발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기부의 저주' 현상을 탐스앤탐스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이후 탐스앤탐스는 신발 완제품을 기부하는 방식을 개선하여, 신발산업이 그 지역에서 자생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물고기를 그냥 주기 보다는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고, 물고기 잡는 방법과 함께.. 그 지역에 물고기가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산타클로스의 일회성 선물방식이 아니라... 닥터의 지역문제해결 방식이 되어야 한다는 그런 말입니다. 이 책의 밑줄 그은 한구절은...


- 사람들은 자신이 시작하려는 분야에 대해 완전히 알아야만 일을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해요. 모든 걸 다 아는 상태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은 없어요. 좋은 아이디어와 의욕이 있다면 돈을 모아서 최선을 다해 해보는 거죠. 무언가 배우고 공부하는 데만 시간을 다 써버리면 평생 배우고 공부만 하다 죽을 겁니다. 그런 식으로는 절대 사업을 못합니다. 82p -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 (최태원/SK그룹 회장 / 2014)



외국 기업들의 회장님들은 CSR에 대해서도 잘 알고 책도 쓰는데, 우리나라엔 없나? .... 라고 한다면... 이 책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 이 있습니다. 


이 책에는 SK라는 기업이 사회적 기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사회공헌에 대한 비전을 사회적 기업에 포커싱 한 후, 행복 도시락과 같은 사회적 기업을 직접 설립해서 운영하기도 하고, 이런 저런 방법으로 사회적 기업들을 지원하고, 사회적 기업 MBA를 만들어 경영자들을 길러내는 과정을 통해 사회적 기업의 생태계를 확장하고 자생시키기 위한 노력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사업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기업 회장의 입장에서 쓴 글이기 때문에.. 회장님들은 도대체 어떤 관점에서 사회공헌사업을 보실까 하는 것에 대해 아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이제까지 '재벌'이라고 불리우는 한국 대기업들의 사회공헌, CSR은 그리 칭찬 받을 만한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세계적인 CSR 연구자들은 그 근본적인 이유가 한국 대기업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의사결정방식, 오너나 최고 경영자의 비윤리적, 비합법적인 일탈행동.. 그리고 비즈니스와 분리된 생색내기용 CSR, 사회공헌활동에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런 비판적인 분석에 대해 '한국엔 이렇게 CSR을 잘하는 기업도 있다' 라고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는 기업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몇몇기업에서 그런 낌새가 보이고 있습니다.


이 책의 한줄은....


- 이타적인 사람들이 추구하는 혁신이 방향성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진정으로 이타적인 사람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겉으로 드러난 성과만을 보지 않는다. 다시 말해 이들은 '사람'을 본다. 이타적인 사람들은 사람에 초점을 맞춰 사랑을 실천하기 때문에 이기적인 동기를 가진 사람들과 분명히 구별될 수 있을 것이다. 161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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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블로그 찾아 주셔서 늘 고맙습니다. 날씨가 참 좋습니다. 밖으로~~~ 다음 주에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