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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2018년 2월 CSR 핫 이슈 : 돈,섹스,권력... 그리고 me too

by Mr Yoo 2018. 2. 24.




2018년 2월 CSR 핫 이슈

돈, 섹스, 권력... 그리고 me too




평창은 잔치.. 서울은 난리..


매월 마지막 주엔 제가 '마음대로' 정한 그달의 CSR관련 핫이슈를 블로그에 올리고 있습니다. 2월을 되돌아 보니 평창은 올림픽으로 잔치 중이고(갑자기 초등학교 5학년때 같은 반이었던 '영미'가 생각나네요. 영미! 영미~ 영미!영미!영미!). 서울은 이래저래 소란스럽고 평온치 않은 우울한 상태인 것 같습니다. 지난 1월 "기업사회공헌의 두 얼굴 '아르콘'(☞클릭 바로가기)"에 이어 이번 2월 핫 이슈 제목은 "돈, 섹스, 권력.. 그리고 me too" 입니다. 미국의 목회자이자 저술가인 존 파이퍼의 책 제목을 카피했습니다.  





돈과 권력의 야합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삼성전자 이재용부회장이 지난 2월5일 징역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353일만에 석방되었습니다. 물론 향후 상고심이 있기 때문에 어떤 최종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이번 판결을 두고 한쪽에서는 전형적인 대기업 봐주기로 '유전무죄 무전유죄' 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고 있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총수를 감옥에 오래 두는 것은 국가경제를 위해 좋지 않다는 찬성과 환영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CSR, 기업의 사회적 책임 영역에서 기업과 정치권력의 협력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학자나 전문가들도 의견이 다양합니다만... 분명한 것은 각자의 부당한 이익추구를 위해 기업은 뇌물을 주고 권력은 특혜를 주는 '야합'이 아니라 국가경제발전이라는 대의명분아래 일자리창출, 지역사회문제해결, 신기술개발, 해외 신시장개척 등 발전적 '협력'을 해야한다는 것에는 그 누구도 이견이 없습니다. 




기업과 정치권력의 협력, 결합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에 있습니다.  잘알다시피 미국은 공식적으로 기업의 정치로비를 인정하는 나라입니다. 선거때마다 엄청난 기업의 후원금이 후보자들 캠프로 들어갑니다. 그래서 끔찍한 총기사고가 자주 일어나도 총기규제에 손을 못대는 이유는 총기생산기업들의 어마무시한 정치후원과 로비가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2월 14일 미국 플로리다 더글라스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총기참사에 대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총기규제가 아닌 교사의 총기무장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가면 학교에서 교사가 아이들에게 총을 겨누고, 아이들은 등교 할 때 방탄복을 입고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극소수 특정 정치세력과 대기업이 정치, 경제, 사회, 언론의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과 같이 기업의 정치로비를 공식적으로 인정한다고 하면 정말 '삼성 공화국'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함께, 자칫 잘못하면 거꾸로 기업들이 정치권력의 쉬운 먹잇감이 될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늑대에게 양을 맡긴 꼴.. 이 일을 어쩌란 말이요!!


지난 2월9일 영국 <더 타임즈>는 국제구호단체 영국 옥스팜 직원들이 2011년 아이티 대지진 구호 현장에서 성매매를 한 혐의로 4명은 해임되고 3명이 사직한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당시 아이티는 2010년 대지진으로 31만명이 숨진 대 참사를 겪은 후였고 콜레라까지 창궐해 국제구호단체들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아비규환과 같은 상황에서 옥스팜 현장 소장 롤랜드 밴 하우버메런과 직원들은 구호활동을 위해 마련된 임시숙소에서 현지 성매매 여성을 불러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제구호단체 직원들의 이런 비윤리적, 비인권적 행위는 결코 이번경우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2001년, 2004년, 2008년 등 여러해에 걸쳐 국제구호단체직원들과 유엔 평화유지군들이 기니, 라이베리아, 콩고민주공화국, 브룬디, 코트디부아르, 아이티, 남수단 등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성폭행, 성매매, 아동포르노 범죄를 저질렀다는 보고서나 발표되어 국제 구호단체들과 UN을 발칵 뒤집어 놓기도 했습니다. (관련 한겨레 기사 바로가기 ☞ 클릭)


옥스팜은 이에 대해 재발방지를 위한 강력하고 구체적인 행동에 들어가겠다고 하였으나, 그동안 국제구호단체의 대표, 맏형 역할을 해온 곳으로서 치명적인 명예훼손과 함께 영국정부로부터의 자금지원중단과 수천명 개인후원자들의 후원중단이 이어지고 있어 과연 단체의 존속이 가능하겠느냐는 조심스런 의견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2015년과 2017년 두차례에 걸쳐 영국 CSR투어 때 방문하고 인연을 맺은 단체라 안타까움 마음이 큽니다. 


 



그리고 me too...


법을 집행하는 검찰에서 성추행과 성폭행이라니.. 그냥 말문이 막힘.. 




고은.... 노벨상 못받은 것이 천만다행..


술먹고 음담패설을 하고 여자 후배들에게 추태를 부리는 것이 시인, 예술가의 풍류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그동안 노벨상 후보로 추켜세운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상식을 가진 이들인지 이해할 수 없음!!   



이윤택.... 영혼을 울리는 연극이라더니... 여자단원들만 울리고!!

    




수신료 꼬박 꼬박 받아가는 방송국도 마찬가지고....




드라마 주인공도 이런 상황



선교현장의 성직자도 이모양...


이쯤 되면 대한민국은 '권력자에 의한 성추행, 성폭행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나라'라고 해도 전혀 과장된 표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대학때부터 직장생활을 하는 지금까지 보고 듣고 겪었던 선배와 직장상사들의 성추행, 성희롱 사건이 여러건 됩니다. 아마도 제 주변에서 일어났지만 제가 모르고 지나간 사건이 훨씬 훨씬 더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돈, 섹스, 권력... 그리고 CSR


돈과 섹스, 권력은 인간의 본능을 자극하고 쾌락을 주는 아주 매력적인 것들입니다. 항상 이것들의 주변에는 이것들을 차지하기 위한 추악한 악행들이 좀비처럼 죽지도 않고 살아 꿈틀거립니다. 그리고 그 악행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언제나 반드시 존재합니다. 이 세가지는 결코 만족이라는 것이 없어서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을 갖기위해 악행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돈을 많이 가진 사람치고 섹스와 권력을 조심하는 사람이 드물고, 권력을 가진 사람이 돈과 섹스를 멀리하는 경우도 흔치 않습니다. 


당연히 저 또한 돈, 섹스, 권력에 치명적으로 약합니다. 쉽게 더 많은 돈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 없나해서 눈을 두리번 거리고, 수백억짜리 복권에 당첨되어 일하지 않고 세계여행이나 다니며 놀고 먹을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망상을 수시로 하고, 매력적인 이성(異性)을 만나면 이성(理性)을 잃을 때가 다반사입니다. 뿐만 아니라 내 밥줄을 쥐고 있는 직장상사와 권력자에겐 언제나 고양이 앞에 쥐처럼 오금이 오그라들며 비굴해지고, 나보다 조금이라도 못나 보이거나 아래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자연스레 어깨에 힘이들어가고 목소리가 커지고 말이 많아집니다.  


미투의 물결을 바라보는 마음도 한없이 무겁습니다. 한편으로 우리 사회가 전체주의, 조직우선주의에서 개인의 인권과 입장을 존중하는 사회로 변화하는 큰 물결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아 반가운 마음도 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동안 제가 속했던 조직내에서 목격하고 전해들었던 성추행, 성희롱에 대해 저는 제대로 항의하거나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습니다. 비겁했고 비겁했습니다.   


2월을 돌아보며 윤리, 도덕, 인간존중 이런 것들이 과연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 일인가 하는 허무감마저 듭니다. 며칠전 만난 모기업재단 사무국장님은 저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사회 시민 한사람 한사람의 도덕, 윤리의식이 이정도 밖에 안되는데 기업의 사회적 책임, CSR이 과연 가능하겠어요? 시민사회의 인식수준이 사회책임을 말하고 실천할 수 있을 정도가 되야, 그것을 기반으로 기업도 사회책임을 실천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 저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2월의 CSR 이슈는 암울했습니다. 3월에는 봄바람을 타고 조금 더 밝고 따뜻한 소식들이 들려왔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주 3월에 뵙겠습니다. 블로그 찾아주셔서 늘 고맙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