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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파타고니아 방문기(6)_파타고니아에 입사하고 싶다면?

by Mr Yoo 2018. 8. 17.



파타고니아 방문기(6)

파타고니아에 입사하고 싶다면?

- HR 책임자 Dean Carter 인터뷰-



여섯번째 직장에 다니는 이유....


파타고니아 본사방문 일주일동안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파타고니아 본사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스스로 아주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를 통해 이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뜨거운 열정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일한다면 나 또한 슈퍼맨처럼 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1999년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후 다섯번의 이직을 거쳐 지금 여섯번째 직장을 다니는 이유도 '내가 어떤 곳에서 일하면 보다 나은 일을 할 수 있을까? 세상에 보다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때문입니다.


오늘은 파타고니아 HR 부문장 딘 카터(Dean Carter)와의 인터뷰를 싣습니다. 과연 파타고니아에서 일하기 위해선 어떤 자질을 갖취야 하는지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 기록과 정리는 동행했던 이준석PL(SK하이닉스)이 해주었습니다.





- 딘과 김광현과장 -


백수청년 김광현의 이야기...


딘과의 인터뷰를 소개하기 전에 이번 방문을 가능하게 했던 파타고니아 ESR담당자 김광현과장의 이야기를 잠깐 해야겠습니다. 김광현과장은 산을 좋아하는 산 사나이입니다. 대학시절부터 국내외 산을 오르며 외국 산사나이들로부터 파타고니아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들었습니다. 그때는 아직 파타고니아가 국내에 진출하기 전이었습니다. 그는 산사나이들이 직접 만든 친환경 브랜드 파타고니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스스로 자료를 찾아가며 파타고니아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파타고니아를 알게 되면 알게 될 수록 매력을 느낀 그는 벤추라에 있는 파타고니아 본사에 무작정 찾아가 어떤 일이든 좋으니 시켜만 달라고 떼를 써볼까도 생각했지만 아무것도 없던 백수시절이라 비행기표를 구하지 못해 그러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후 파타고니아가 한국에 진출했지만 백수청년 김광현은 파타고니아 브랜드와 제품철학이 한국에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상황을 안타깝게 여기고 파타고니아 코리아에 파타고니아의 브랜드 PR을 좀더 적극적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여러차례 했다고 합니다. 


파타고니아 코리아는 그의 끊질긴 제안을 받아들여 파타고니아 역사, 경영철학, 홍보자료 등을 번역해서 파타고니아에 납품하는 파트타임일을 맡기게 되었고(그래 얼마나 잘하나 보자.. 라는 의도? ^^;;), 그 일을 성실히 수행한 이후 그는 정식으로 파타고니아 코리아의 ESR 담당자로 채용되었습니다. 김광현과장의 이야기는 어떤 사람이 파타고니아의 구성원이 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됩니다. 딘의 인터뷰를 들어보면 더욱 그렇게 느껴집니다. 




Dean 의 성경


딘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파타고니아 HR 부문의 책임자 딘 카터입니다. 파타고니아에 입사전 P&G, Sears, Fossil의 HR 부문에서 일했습니다. (손에 든 책을 보여주면서) 저는 파타고니아의 창업자 이본 쉬나드 회장이 쓴 책 "let my people go surfing" 을 매분기마다 읽고 있습니다. 읽을때 마다 새로운 것을 찾아내곤 하는데, HR이나 기업문화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업무를 실행하고 의사결정을 하는데 있어서 이 책은 저에게 성경 또는 매뉴얼 북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이 책을 읽어보면 파타고니아의 HR원칙이나 기업문화에 대해 훨씬 더 자세히 그리고 깊게 알 수 있을 겁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5년 동안 브랜드 측면에서 파타고니아는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브랜드가 젊은 고객층에게 많이 알려지면서 프로패셔널 아웃도어에 한정되지 않고 일상적인 캐주얼로 인식되고 소비되기 시작한 변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설립초기에 정립한 경영철학, 제품철학, 환경과 사회적 철학을 지켜가고 우리의 미션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의 강도는 점점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이본회장과 CEO인 로즈 마카리오의 경영방침이고 HR부문의 방향이기도 합니다.


Q : 짧은 기간이지만 방문하는 동안 파타고니아는 정말 좋은 회사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좋은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이직하는 직원들은 어느정도 되는지요? 그리고 이직의 이유는 무엇인가요?


딘 : 파타고니아의 연평균 이직율은 4%정도 됩니다. 미국 기업들의 평균이직율은 17% 정도고, 그중에 파타고니아가 속해있는 판매유통기업들의 경우 14% 정도입니다. 파타고니아의 이직율은 굉장히 낮은 수치입니다. 그리고 파타고니아를 그만두는 직원들의 이직사유도 회사의 문제라기 보다는 개인적인 이유가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스노우보드와 스키를 즐기는 직원들의 경우 날씨가 따뜻한 벤추라에서는 할 수 없기 때문에 눈이 오는 추운 도시로 이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하나는 벤츄라의 경우 흑인들이 거의 살지 않는데 흑인 커뮤니티를 그리워하는 직원들의 경우 그런 곳을 찾아 이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Q : 파타고니아의 승진 기준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해고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은데 해고는 어떤 경우에 일어나는가요?


딘 : 승진은,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주어진 업무에 얼마나 공헌하고 성과를 냈는가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리고 파타고니아만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파타고니아란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환경철학, 아웃도어 라이프에 대한 가치를 충분히 알고 그것과 업무를 강하게 연결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는 사람이 승진에 유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어떤 기업이든 기본적으로 나쁜 인성을 가진 사람, 조직 내부의 협력을 저해하는 사람들은 승진하기 어렵습니다. 또 하나는 파타고니아의 문화가 상하관계를 중요시하는 관료적인 문화가 아니기 때문에 담당 리더에 보고하지 않고 실무적으로 필요한 곳과 바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협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수평적 의사결정과 문화, 담당자 스스로의 책임성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 승진하기 어렵습니다. 





-  파타고니아 본사 여기저기에 걸려있는 직원들의 서핑복 -


일을 마치고 서핑하러 가라.


딘 : 신입직원들의 경우 파타고니아의 문화에 대해 오해하는 재미(?)있는 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가끔 let my people go surfing을 읽고  글자그대로 해석하는 직원들이 있기도 합니다. 업무시간에 자기 마음대로 서핑하러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거죠. 그렇진 않아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업무시간을 조정할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기 업무는 책임감을 가지고 제대로 마치고 나서야 서핑을 하러 갈 수 있어요. ^^. 자유는 항상 책임과 공존하는 법이죠.


승진 비율은 직영판매점에서 85~90%로 매우 높은 편이예요. 아무래도 고객들과 직접 만나는 직원들이기 때문에 파타고니아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도 높고 열정이 넘치는 직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무기간과 승진이 큰 비례관계는 아닙니다. 오래 일했지만 책임자가 아닌 직원들도 있습니다. 


HR부서는 직원 인사관리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관리업무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직원들의 자녀양육에 대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아이들과 함께 출근하고 일하는 동안 회사에서 내 아이를 잘 돌보고 있다는 믿음이 생기면 일에 집중도도 높아지고 회사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집니다. 직원만족도 조사에서도 사내 보육시설이 매번 최고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30~40년 근무한 직원들과 젊은 직원들과 함께 잘 어울려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오래 일한 직원들이 초창기 경험과 브랜드 역사에 대해 얘기하는 기회를 자주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커뮤니티 활동은 파타고니아의 경영철학과 초기의 마인드를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Q. 파타고니아 벤추라 본사 직원수는 몇명이며 어느 정도 인원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나요?


딘 : 본사에는 600여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습니다. 파타고니아는 현재 연 10억달러 매출을 올리는 회사이지만, 내일이라도 당장 70만 달러 규모의 작은 회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런 회사입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10억 달러 매출을 올리면 내년에는 13억 달러 규모로 성장하는 것을 당연한 목표로 여기는데, 파타고니아도 당연히 성장도 준비하지만 축소도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적정한 직원수라고 생각하는 것의 85%정도 선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조금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파타고니아는 급속한 성장전략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예를들어 현재 미국에서 가장 큰 인터넷 마켓인 아마존에서 파타고니아 제품을 팔고 있지 않습니다. 만일 아마존에서 파타고니아 제품을 팔면 매출이 급격히 증가할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직접 브랜드 스토리와 판매전략을 컨트롤 할 수 있기를 원하기 때문에 아마존에서 판매하고 있지 않습니다. 아마존에서 파타고니아 제품을 아마존의 방식으로 똑같이 팔게되면 파타고니아가 고객들에게 알리고 소통하고 싶은 제품철학, 환경철학을 놓치게 됩니다. 만일 파타고니아 제품을 다른 브랜드의 자켓들과 같이 클릭 한번으로 살 수 있게 된다면 다른 자켓들과 차별성 없는 제품이 되는 것입니다. 아마존이 파나고니아 제품을 판매하면서 파타고니아의 제품철학과 환경가치에 대한 스토리를 우리만큼 고객들에게 잘 말해줄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우리는 아마존에서 판매하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에 의류유통업체인 Zapos가 아마존에 인수되었는데 그동안 파타고니아와 수백만달러 규모의 거래를 했지만 현재는 협력을 중단했습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파타고니아는 월마트와도 거래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또 최근에 서핑수트를 유통하는 어떤 회사가 있었는데 파타고니아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납품을 중단했습니다. 


또, 일반적인 기업들은 비즈니스에 지장을 받을 것을 걱정해서 감히 대통령을 고소하지 못하겠지만 우리는 우리의 미션을 지키기 위해 기업 축소를 각오하고 있고 언제나 그것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 블랙 프라이데이에 트럼프 대통령을 고소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립공원과 국유지 개발허가에 대한 행정소송입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이런 결정때문에 매출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습니다. 




- 파타고니아는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국유지개발허가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Q. 파타고니아에서 직원을 뽑을때 어떤 것을 중점을 둡니까?


딘 : 처음에도 말했지만 파타고니아란 회사의 정체성과 얼마나 잘 연결(결합)될 수 있는지가 제일 중요합니다. 보통 이력서 마지막에 개인적인 관심사와 취미활동이 적혀있는데, 저는 그 마지막을 가장 먼저 봅니다. 서핑을 좋아하는지, 환경분야 봉사활동 경험이 있는지, 파타고니아 캠페인에 참여한 적이 있는지도 눈여겨 봅니다. 또 인터뷰 할 때 휴가에 주로 무엇을 하는지? let my people go surfing 을 읽어봤는지도 물어봅니다.  


파타고니아의 관료적이지 않은 수평적인 문화, 또 우리가 의도적으로 지속적으로 촉진하는 창조적이며 혼돈스러운 환경에도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부분도 중요하게 파악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협력과 연결을 잘하는 사람을 선발하고자 노력합니다. 즉, 사람들과 협력을 잘하고 좋은 관계를 맺는데 훌륭한 사람을 선호합니다. 파타고니아는 나름대로 나쁜 사람을 걸러내는 필터가 있습니다. 타인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수 는 있지만 비열하거나, 강압적인 태도, 약자를 괴롭히는 그런 사람은 파타고니아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요약하면, 아웃도어 활동에 적극적이고 환경에 관심이 많고, 기후변화의 위기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며, 사람들과 협력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선발한다고 보면 됩니다.  지금 파타고니아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은 여기가 꿈의 직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일하고 있는 직원들을 위해서도 이런 가치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을 뽑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파타고니아 본사 주차장에 세워진 푸드트럭에서 점심식사를 즐기는 직원들 -



Q. 보수적인 정치성향의 사람들도 선발합니까?


딘 : 공화당이건 민주당이건 정치성향과 상관없이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한다면 선발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현재 미국 트럼프 정부가 행하고 있는 환경보호구역 해제조치가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진다면 정치성향과 상관없이 파타고니아에 입사하기가 어려울 겁니다. 우리회사 직원들 중에는 자동차에 트럼프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파타고니아는 정치적으로 포용적인 입장입니다. 




- 2016년 블랙프라이데이 수익 100%을 환경캠페인에 기부함 -


Q. 앞에 말씀 중에 고의적인 혼돈, 혼돈스러운 환경을 지속적으로 만든다고 했는데 무슨 뜻인가요?


딘 : 새로운 창조는 혼란속에서 태어난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고정된 패러다임을 깨고, 편안한 상태, 안락한 상태를 벗어나는 시도를 해야 뭔가 창의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2년전 블랙프라이데이에 새로운 것을 해보자는 경영진의 논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판매점에 검은 커튼을 창문에 건 다음 '오늘은 환경 자원봉사를 하세요' 라는 메세지를 붙이려고 했습니다. 그때 입사 1년차된 주니어 직원이 모든 것을 환경에 초점을 맞춘다는 취지를 살려서 블랙프라이데이에 발생한 수익 전액을 환경 캠페인에 기부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미친(crazy) 아이디어를 냈고, 이것을 곧바로 CEO에게 이메일로 제안했으며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 CEO는 이본 쉬나드 회장에게 다시 의견을 물었습니다. 단 10분만에 의사결정이 났습니다. 보통 블랙프라이데이에 3백만달러 정도 매출이 발생하는데 그때는 1천만 달러가 팔렸습니다. 우리의 의도와 정 반대의 결과가 난 겁니다. 당시 뉴욕타임즈에 7만 달러 광고를 냈는데, 1억 2천만 달러의 홍보효과를 창출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날 구매한 고객들의 60%는 이전에 파타고니아 제품을 한번도 구매하지 않은 사람들이었습니다.  



- 이본과 멜린다 부부(1986년 크리스마스 파티) -


Q. 이본 쉬나드는 어떤 사람입니까? 당신은 이본의 책을 성경처럼 읽는다고 했는데 혹시 이본을 예수님처럼 생각하는 겁니까?


딘 : 하하!! 이본은 예수님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본은 매우 특별한 사람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는 경영,철학,종교,리더십을 포함한 다양한 서적을 많이 읽는 다독가인 동시에 등반가이며, 여전히 등산장비를 스스로 만드는 대장장이입니다. 또한 젊은 시절부터 다양한 경험을 많이한 사람입니다. 그는 많은 지식과 대단히 용기를 동시에 갖추고 있는 사람으로 그 용기는 지식과 경험이 단단히 받쳐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본이 등산장비사업을 시작할 때도 그랬고, 파타고니아로 의류사업을 시작할때도 마찬가지였는데 그는 돈을 많이 버는 것이 그의 삶의 목적이었던 적이 없습니다. 가능하면 환경에 나쁜 영향을 적게 미치는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것이 그의 유일한 지향점입니다. 옆에서 지켜보면 그는 심오한 이야기를 하면서 유머를 잃지 않는 장점을 가진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이 하나 있는데.. 우리가 아는 이본의 업적의 절반은 그의 아내인 멜린다 쉬나드의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두 사람은 가정에서나 회사에서나 좋은 파트너이며, 멜린다가 이본의 성공비밀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실제로 멜린다의 업적은 과소 평가되어 있습니다. 잘 드러나지 않았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당하겠네요. 멜린다 스스로가 나서지 않는 것을 좋아하고 항상 미팅 중에 이야기하기 보다는 미팅 후에 말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장 현명한 생각과 판단은 멜린다로부터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Q. 파타고니아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빠른 성장속에서 기업문화는 어떻게 유지하고 있습니까?



딘 : 브랜드가 성장하고 기업이 커질 수록 인위적으로 기업문화를 유지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건 어느기업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파타고니아의 경우 경영철학과 역사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파타고니아에 자석처럼 모여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입사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우리는 파타고니아와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을 선발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새로운 직원을 뽑을 때부터 파타고니아의 철학과 문화에 대해 잘알고 기존 직원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사람들을 뽑는 것이 우리의 기업문화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뽑은 후 인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파타고니아 문화를 갖도록 가르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 회사 앞마당 잔디밭에서 자유롭게 점심을 즐기는 파타고니아 직원들 -



Q. 며칠동안 여기서 느낀바는 파타고니아 직원들이 매우 행복해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명은 불만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불만이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제기하는 통로와 해결방법은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딘 : 파타고니아 직원들도 당연히 불만이 있습니다. 매년 직원들을 대상으로 핵심가치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합니다. 기업의 경영활동이 핵심가치에 의해 실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7가지 질문을 익명으로 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관심갖는 바, 불만 사항은 지역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벤추라 본사의 경우 불만사항이 가장 적습니다. 책임자에 대한 불만도 적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중앙물류센터가 있는 리노의 경우 임금과 주택비용에 대한 불만이 있습니다. 파타고니아는 동종업계 기준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급여를 주고 있지만 리노 지역의 집값이 계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직원들의 불만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런 현실적인 불만뿐만 아니라 "왜? 우리빌딩에는 태양광발전패널이 전체 면적에 비해 적게 설치되어 있나?" , "우리회사 주차장에는 연비가 좋지 않은 큰 차들이 너무 많이 있다", "사무실에서 인쇄물을 너무 많이 사용한다"와 같은 환경 분야 불만도 자주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불만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쓰기도 하는데 성공도 하고 실패도 합니다. 예를 들면 스키와 같은 스노우 스포츠를 좋아하는 직원들이 벤추라 본사에서 일할 경우 주말 이틀동안 스키타러가기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이때문에 몇명은 그만두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기존 하루 8시간 근무를 9시간으로 바꿔 격주로 금요일 휴무제도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주말 3일 휴일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하루 근무시간이 9시간으로 늘자 주중에 노부모를 모시거나 아이들을 돌보는데 지장이 있는 직원들도 생겼습니다. 격주로 3일 주말 휴일을 운영하는 것에 70% 정도는 좋아했지만 30% 정도는 불만이 있었습니다.


네.... 시간이 다되어서 저는 여기까지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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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에서 기업경영전략을 공부하는 동안 언제나 경영철학, 리더십, 미션이 제일 중요하다고 배웠지만 실상 그것을 매출이나 수익보다 우선 순위에 두는 기업을 찾아보기는 어려웠습니다. 파타고니아는 그런 면에서 경영전략의 원칙을 가장 잘 지키고 있는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사람" 이 있다는 것, 그래서 학벌이나 배경, 역량에 앞서 경영철학과 미션에 적합한 사람을 우선적으로 선발한다는 점이 파타고니아를 훌륭한 회사로 만들고 있는 핵심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는 나머지 인터뷰를 다 정리해서 올리고 8월까지 파타고니아 방문기를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주는 집안에 일이 있어 블로그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다음주에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