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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파타고니아 방문기(7)_파타고니아 CSR 실무자들은 어떻게 일하고 있나?

by Mr Yoo 2018. 8. 19.




파타고니아 방문기(7)


파타고니아 CSR 실무자들은 어떻게 일하고 있나?



인터뷰 그리고 또 인터뷰..


파타고니아 방문 인터뷰는 오늘이 마지막편입니다. 지난 다섯번의 인터뷰는 임원 또는 책임자 수준에서 파타고니아의 CSR(파타고니아 용어로는 ESR)이 어떻게 실행되고 있나를 살펴볼 수 있는 내용이었다면, 오늘은 실무에서 가장 디테일한 작업을 하고 있는 일반 매니저들의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분량상 전체를 싣지 못하고 주요 부분만 요약하여 소개함을 양해부탁드립니다. 인터뷰 기록과 정리는 동행했던 이준석PL(SK 하이닉스)이 했습니다. (*위 사진 : 점심먹고 파타고니아 본사 마당에서 잠깐 멍때리고 있는 우리팀)




- 사진 가운데 왼쪽부터 Todd, Kim, Logan -


Todd Copeland & Kim Drenner / ESR팀 생산협력업체 환경평가 담당자들


Q. 파타고니아 생산협력업체들에 대한 환경평가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Todd : CEIP(Chemical Environment Impact Program : 화학 환경 영향 프로그램)라고 부르는 환경평가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원자재부터 완제품까지 전체 공정상의 생산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물, 에너지 등의 환경영향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저는 파타고니아에서 12년 동안 이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한마디로 말하면 제일 먼저 생산협력업체의 환경영향을 측정 후 이를 출발선으로 해서 점차 단계별로 저감하는 노력을 하는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모두 5개 임팩트 영역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1)환경관리체계(정책, Procedure)관리: 생산협력업체의 총체적인 환경영향관리체계를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것, (2)화학물 관리 : 화학약품의 구입, 저장, 사용, 폐기 등 화학물질의 라이프사이클에 대한 관리를 철저하게 하도록 하는 것, (3)물 관리 : 섬유, 의류산업은 특히 물이 많이 사용되는데 취수, 사용, 재사용, 정화, 배출 관리를 잘하도록 하는 것, (4)에너지 관리 : 에너지 절감, 신재생 에너지 사용 권장, 온실가스배출절감, 온수시스템의 재 에너지화 등, (5)폐기물 관리 : 섬유, 의류산업은 폐기물이 많이 발생함, 재단과정에서 20%의 손실이 발생, 손실된 옷감의 재활용이 중요한 이슈입니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원재료공급 및 생산협력업체들이 현지 국가의 법적 요구사항을 우선 만족하게 하고, 그 이후에 파타고니아의 요구사항을 만족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최소 수준을 제시해서 겨우 만족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을 달성하고 계속 나아질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 이준석PL & Todd -


Q. CEIP 5영역 평가에 금,은,동 등급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등급이 평가되고 구분되는지 알고 싶습니다.


Todd : 원칙적으로 파타고니아의 생산협력업체들은 "동" 등급 이상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금/은/동 비율은 변동이 있습니다. 매월 1회 CEIP 보고서를 작성해서 1차, 2차 생산협력업체 중 누가 "동" 등급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지를 CEO와 COO에게 보고합니다. CEIP 종합평가(현장평가)는 3~4년마다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의류산업분야에서 아동노동이나 최저임금, 근로자의 안전과 같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감시나 평가는 이루어져 왔지만, 환경영향평가는 새로운 흐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지금은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우선 최소 조건을 만족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일단 최소 조건을 만족하게 되면 이후 지속적으로 개선방향과 방법을 제시하면서 그 다음 단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현재 1차 생산협력기업 74개 중 4개가 "동"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데, 빠른 시간내에 이 상태를 넘어설 수 있도록 돕고 있는 상황입니다.


Q. 1차, 2차 생산협력업체 뿐만 아니라 원재료를 공급하는 농장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Todd : 우선 제품별로 전체 공정을 살펴봅니다. 제품소재 중에 원재료를 생산하는 농장의 영향이 큰 제품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면화", "울(양털)", "다운(오리털, 거위털)" 등의 소재는 농장의 영향이 매우 큰 것들입니다. 이런 농장들은 현재 농장레벨의 환경평가인증이 마련되어 있고, 계속 발전시켜가고 있습니다. 1990년대는 살충제를 많이 쓰는 면화에 대한 이슈가 크게 있었습니다. 그래서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는 100% 유기농면화를 사용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현재는 그 다음단계, 즉 ROC(Regenerative Organic Certification : 재생 유기농 인증)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ROC는 단순히 살충제를 쓰지 않는 정도를 넘어 건강한 토양을 회복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토양의 회복 가능성과 홍수, 가뭄에 대한 대응력 등 기후변화문제를 농장단계에서 해결해보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울과 다운 소재에 대해서도 기준을 만들어 가고 있으며, 천연고무소재도 화학약품 사용 여부를 체크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는 합성소재에서 천연소재로 또는 재생가능한 소재로 방향을 잡고 있으며 석유화학소재기반에서 농장 유기농기반으로 소재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이것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농장단계에 대한 추적(traceability)이 필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파타고니아 제품의 거위 농장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과정을 보여주는 그림 -



Q. 2년전 파타고니아에 방문했을 때에는 Regenerative라는 용어를 듣지 못했습니다. 이 용어는 언제부터 사용했는지요?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 사용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Todd : 2년보다는 더 된 것 같은데요. 아무튼 몇년전부터 사용했고 지금은 파타고니아내에서 유행어가 되었습니다. 핵심지표가 되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지속가능성이라는 것의 의미는 현재 상태를 '유지' 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Regenerative는 현상태를 유지하는 정도가 아니라 현상태를 개선(+)하는 것을 강조하는 의미입니다. 현재는 탄소중립을 말하고 있지만, 파타고니아는 더 나아가 공기중의 탄소함양을 줄이는 것까지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농장단계에서 표토층을 살리는 것으로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Regenerative 용어는 경영진에서 제시한 것입니다. Regenerative Organic은 저희팀에서 파일럿으로 몇몇 농장들을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Rodale Institute(로데일 인스티튜트 : 1947년 J.I 로데일이 설립한 미국 유기농 농업 연구 개발사), Dr. Bronners(미국 유기농 비누, 샴푸 브랜드) 와 협력하면서 함께 만든 용어입니다. 현재 상황은 로데일 인스티튜트나 닥터 브루너스의 경우 농장레벨에 더 집중하는 상황이고 우리 파타고니아는 생산협력업체단계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생산협력업체를 직접 방문해서 점검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Higge Index나 Blue sign 등 기존에 의류업체에서 사용하고 있는 국제인증을 생산협력업체들이 획득하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들 인증의 경우 기본적인 위험요소를 예방하고 제거해주기 때문에 시작단계에서는 이런 인증들을 활용하는 방법이 더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생산협력업체들과는 평균 몇년동안 계약관계를 유지하고 있나요? 그리고 협력업체 관리방법은 무엇인가요?


Todd : 현재 기준으로 보면 대략 20년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파타고니아는 한번 협력관계를 맺으면 오래동안 신뢰를 쌓으며 상호 성장해 가는 방식으로 파트너십을 맺는 것을 지향합니다. 하지만 파타고니아의 기준이 높아지고 정교해짐에 따라서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업체들의 경우 자연스럽게 계약을 종료하기도 합니다. 파타고니아는 갑자기 일방적으로 계약을 끊어버려 해당 기업이 곤란해지고 근로자들의 생계가 어려워지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해당업체가 우리의 기준에 맞출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생산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은 우선 지역별 파타고니아 필드 매니저들이 지역의 상황, 환경, 법, 제도를 잘알고 있는 컨설팅업체를 선정하여 그들과 함께 해당 기업의 역량강화를 돕고 있으며, 교육훈련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책임자, 관리자 뿐만 아니라 생산공장의 실무, 라인 근로자에게도 파타고니아의 제품철학과 생산원칙이 전달 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히 화학약품의 경우 사용하는 근로자 대상 안전교육을 굉장히 중요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우수사례가 나오면 동영상이나 온라인 컨텐츠를 만들어 다른 협력업체들에도 공유하고 있습니다.





- 파타고니아 제품책임팀 / Elissa, Steph, Elena -


파타고니아 제품책임팀은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4년간 파타고니아는 환경 이슈를 비즈니스에 통합하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파타고니아의 가치사슬 중 환경영향 비중의 85% 정도가 원자재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원자재의 환경영향연구와 환경 오염을 시키지 않는 원자재 개발이 매우 중요한 상황입니다. 파타고니아 제품책임팀의 업무 중 50%는 제품의 환경분야 데이터 수집 및 관리입니다. 예를 들면 셔츠 제품을 만들고 유통하고 소비하고 폐기하는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CO2 배출양을 측정하고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일입니다. 나머지 50%는 환경 분야에 대한 순수한 연구입니다. 제품책임팀 엘리사, 엘레나, 스테피는 모두 환경분야 학위를 가진 전문 연구원들입니다.


Q. 최근들어 마이크로 플라스틱과 마이크로 페브릭이 국제적인 환경이슈입니다. 파타고니아는 언제부터 이것들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습니까?


Elissa : 2015년 말 아웃도어 관련 컨퍼런스에 직원이 참여했습니다. 그때 한 연구자가 '의류의 닳음(clothing shedding)현상'에 대한 발표를 했습니다. 그 연구와 관련자료를 보고 파타고니아에서도 이 이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UCSB(캘리포니아 샌타바버라 대학교)대학원과 공동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이것에 대한 핵심연구과제는 마이크로 페브릭이 실제로 환경오염을 시키는지,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해양 폐기물로 얼마나 발견되는지 등을 명확하게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이 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 다른 연구들과 논문을 통해 마이크로 페브릭과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확실히 환경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파악하였습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연구과제는 파타고니아 제품의 닮음 현상으로 인해 마이크로 페브릭이나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생성되느냐 하는 것입니다. 연구결과는 파타고니아 제품에서도 세탁과정 중에 마이크로 페브릭, 플라스틱이 생성되고 이것들로 인해 환경오염이 발생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솔루션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마이크로 플라스틱 발생의 원인이 되는 폴리에스터, 나일론의 경우 대부분의 제품소재이기 때문에 당장 사용을 중지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재를 개발해야 하고 섬유의 닳고 헤짐을 보다 적게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섬유뿐만 아니라 세탁과정 중에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세탁기나 하수구의 필터 등에 대한 연구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파타고니아와 협력하는 일본 전자제품기업(히타치, 파나소닉, 도시바 등)들은 세탁기에 별도의 필터를 장착하게 되면 마이크로 플라스틱을 걸러낼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개발하였습니다. 




Q. 환경과학자, 환경연구가로서 파타고니아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Elissa : 솔직히 말하면 몇년전까지만 해도 연구팀과 비즈니스부서가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비즈니스부서의 경우 환경영향이나 환경오염에 대해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직원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년동안 환경이슈와 제품개발을 조직적으로 통합하게 되면서 현재는 같은 부서안에서 협업하고 있습니다. 빠르고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신기술팀(Advanced technology)이 있는데, 이 팀은 5년 이후에 도입될 새로운 기술에 대해 모색하고 특정기술이 확산될 것인가, 또는 지속할 것인가에 대해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팀 또한 새로운 소재와 기술의 환경영향을 주요 포인트로 보고 있고 우리팀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원자재 개발팀(Material Development)과도 협업하여 신기술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도 확인하고 있습니다


우리 제품책임팀은 원자재 개발팀의 R&D 파트와 주로 협업을 많이 하는데, 새로운 물질, 식물성 원자재, 새로운 화학약품 등이 신제품에 적용될 경우 원자재 개발쪽은 제품의 품질이나 성능을 우리팀은 그것의 환경영향을 분석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보면 환경 연구가로서 파타고니아는 환경이슈, 특히 환경오염이슈에 대해 비즈니스를 통해 해결하려고 하는 의지가 매우 강한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파타고니아는 진정성있는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그 부분에 대한 집중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제조, 마케팅 등 모든 영역의 책임자와 실무자들이 사회, 환경 가치를 염두해 두고 비즈니스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파타고니아가 점점더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측면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CEO 로즈 마카리오는 최근들어 팀간의 연결과 협업을 무척 강조하고 있는데 특히 우리 제품책임팀은 환경이슈와 관련하여 다른 부서에게 내부적인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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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 본사방문 인터뷰를 이번 글로 마무리합니다. 아직 다 싣지 못한 인터뷰와 다른 내용들은 8월25일, 9월1일 두번에 걸쳐 다른 형태의 글을 통해 정리해보겠습니다. 어느 해보다 무더웠던 이번 여름 파타고니아와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계속 더 더워진다고 하는데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뭔가 혁명적인 변화와 결단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큰 일 날 것 같습니다. 블로그 찾아주셔서 늘 감사드리며, 10월에 있을 파타고니아 컨퍼런스, 11월에 진행될 파타고니아 CSR 아카데미도 기대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