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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2019년 CSR 키워드... 우리는 어디로 가야할까요?

by Mr Yoo 2018. 12. 23.




2019년 CSR Keyword 다섯.. 

우리는 어디로 가야할까요?


2019년 CSR 전망은 어떤가요?


12월에 들어서, 저를 비롯한 CSR이나 기업사회공헌바닥에서 일하는 실무자들에게 "2019년 CSR(기업사회공헌포함)의 전망은 어떤가요?" 라고 묻는 곳(분)들이 종종있습니다. 지난 주에도 모바일 설문, 전화 인터뷰, 이메일 설문 여러개에 응답하다보니 그냥 블로그로 쓰는게 낮겠다 싶어 오늘 블로그 주제를  "2019년 CSR 키워드" 로 정했습니다. 당연히 지극히 개인적인 추측입니다. 




2019 CSR Keyword 1 - 안전


2019년 CSR의 시작은 '안전'이 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세월호참사 이후 안전불감증에 걸린 대한민국에 대한 질타와 반성이 이어졌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의 안전은 그리 나아진 것 같지 않습니다. 2018년 하반기 들어 연이은 안전사고 발생은 서부발전 김용균씨와 강릉 펜션 고3학생들의 일산화탄소중독사고로 정점에 이른 상태입니다.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사고도 있었지만, 미리 예방하고 주의하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가 대부분이였기 때문에 안타까움이 더하고 더합니다.


올 연말 안전이슈가 크게 부각되면서 2019년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공기업의 중점추진과제 또는 평가지표로 "안전"이 최우선 순위에 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이들과 직간접적인 이해관계에 있는 민간기업들도 안전이슈를 중요하게 다룰 수 밖에 없습니다. 또 정부나 공공 쪽과 특별한 관계가 없는 민간 기업들도 비즈니스와 관련된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예전보다 훨씬 더 크게 주목받고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기 때문에 안전에 대해 민감해질 것으로 예상 할 수 있습니다. 기업내 안전사고 이슈 뿐만 아니라 기업사회공헌에 있어서도 안전은 주요 테마가 될 것으로 봅니다.  




    





2019 CSR Keyword 2 - 일자리


"일자리"는 앞으로 꽤 오래동안 정부, 공공영역을 비롯한 민간에서도 가장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될 것입니다. 기업사회공헌과 CSR영역에서도 일자리 창출은 우선순위 해결과제가 될 것으로 봅니다. 특히 "안전" 이슈와 결합되면서 "안전한 일자리=좋은 일자리"의 공식이 성립되고 거기에 비정규직과 계약직 이슈까지 더해 "좋은 일자리= 안전하고 지속적인 일자리"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질 것이라 봅니다. 


하지만, 빠른 시간안에 서둘러 관련 법과 규정을 강화하고 예산과 자원을 즉각 투입함과 동시에 지속적인 점검과 개선활동을 어느정도 지속하면 비교적 단기간내에 해결되거나 개선의 성과를 볼 수 있는 "안전" 문제와 달리 "일자리"는 경제, 산업, 인구, 교육 등 단기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총체적인 사회구조와 연결되어있고 더욱이 우리나라만 잘해서 될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상황과 연동되기 때문에 쉬운 대안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2019년 정부와 공공쪽에서는 이번 안전이슈를 일자리 문제와 연결시켜 공공안전, 산업안전과 관련된 공공부문 일자리를 크게 확대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민간기업들은 오히려 글로벌 저성장기조의 지속과 산업구조 변화 등을 이유로 신규고용을 줄이고 기존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지난 십수년간 일자리문제는 어느 정부를 막론하고 기업사회공헌에서 주요하게 다룬 이슈였지만... 그래서, 사회적 기업, 소셜벤처, 청년창업, 청년인턴, 장애인연계고용, 청소년 직업교육, 중고등학교 직업체험 등과 관련된 기업사회공헌 프로젝트, 프로그램들이 굉장히 많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딱히 이렇다할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한 상황입니다. 기업사회공헌으로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하는데는 분명히 한계가 있고 영리 비즈니스 쪽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데 이것은 경제 전문가들의 말마따나 우리나라 산업구조 전체가 바뀌어야 하기 때문에 극복해야 할 난관이 많습니다.  


 




2019 CSR Keyword 3 - 환경(미세먼지, 플라스틱)


예상치못한 자연재해나 갑작스런 사고를 제외하면 우리 일상에 가장 크게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환경오염입니다. 올해에 이어 2019년에도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과 플라스틱 쓰레기 때문에 발생하는 해양오염이 환경영역에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미세먼지는 아시다시피 대외적 원인과 대내적 원인이 각각 반반인데, 중국에서 건너오는 미세먼지(황사를 제외한)는 중국정부의 강력한 환경규제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해결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이건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라 국내기업의 CSR로 어찌 할 수 없습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해결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위의 그림을 보면 국내 미세먼지의 주요원인은 자동차(33%), 건설기계(22%), 냉난방(12%), 발전소(11%) 등입니다. 이중에서 CSR로 풀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디젤과 휘발유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자동차와 건설기계를 전기나 수소자동차로 완전히 바꾸지 않는 이상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2030년 이후 디젤자동차 생산을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도 그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운송, 물류회사나 비즈니스의 특성상 자동차 운행을 많이 해야하는 기업들의 경우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버스나 트럭에 기준 높은 고효율 매연저감장치를 설치하는 CSR 활동을 한다면 사회적, 환경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월마트의 경우 2000년대 중반부터 GPS와 자체 실시간 교통정보공유시스템을 구축, 활용하여 운송트럭이 최단경로로 이동하게 끔 하고, 공회전을 하지 않도록 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 결과 연료비용 절감 뿐만 아니라 매연 발생율을 현저히 줄일 수 있었습니다. 영국 유통기업 M&S도 운송트럭에 법이 정한 것 이상의 고효율 매연저감장치를 설장착하고 유선형으로 트레일러 모양을 바꿔 연료소모를 줄이고 매연을 절감하는 CSR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쓰레기의 경우 우리나라는 일회용 프라스틱 제품을 구입하고 사용하는 소비자의 자율적인 행동변화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만 자율적인 문제해결은 이상적이기는 하나 현실적이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 스웨덴, 독일 등 외국사례를 보면 기업에게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수거와 재활용 비용을 100% 부담시키고 기업은 제품에 그 비용을 반영합니다. 그리고 소비자가 제품 사용 후 반납하면 환급금을 주는 방식으로 가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주류와 음료수 일부 유리병에만 환급금을 주는데 플라스틱 음료수통과 컵, 빨대, 용기에 추가금을 부과하고 환급금을 준다면 길거리에 플라스틱 쓰레기를 찾아볼 수 없을 것입니다.




2019 CSR Keyword 4 - 남북경제협력


올 한해동안 세계가 우리나라를 주목한 두가지 이슈가 있다면 남북관계개선과 BTS의 월드투어라고 생각합니다. BTS 월드투어도 CSR차원에서 억지로 엮어 볼라면 어떻게 말을 만들어 낼 수 있겠지만, CSR과 관련되어 더 중요한 것은 단연 남북관계개선입니다. 특히 내년에는 연초부터 올해보다 더 실질적인 남북교류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한국, 북조선, 미국 등 직접적인 이해관계에 있는 정부들이 뭔가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민간기업들의 북한 진출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인도적차원의 기업사회공헌은 활성화 될 것으로 봅니다. 최근 아동, 보건, 의료, 식목, 농업, 예술분야 등의 국내 NGO들이 북한에 다녀왔고 협력 프로젝트들을 기획하고 있으며 이 프로젝트를 후원 할 기업들을 물색하고 있습니다. 창업주가 북한에 고향을 두거나 향후 대북 경제협력사업에 관심이 있는 기업들이 먼저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2000년대 초중반 김대중, 노무현 정부시절 남북협력이 원활했을 때를 회상해보면 많은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으로 대북지원사업을 했었습니다. 그런 일들이 2019년에 다시 시작되리라 예상해봅니다. 평양에서 먹었던 옥류관 냉면의 슴슴한 맛이 생각나는군요.. 





2019 CSR Keyword 5 - 기업간 사회공헌협력


2013년 여름, 판교 IT벨리가 막 자리잡기 시작하던 때에 "판교 CSR 얼라이언스" 라는 '신박한' 모임이 만들어졌습니다. 판교 IT벨리에 입주한 몇몇 기업들이 모여 사회공헌을 함께해보자고 뜻을 모은 이 연합체는 당시 신선한 실험으로 주목받았지만.. 아쉽게도 기존 사회공헌활동영역을 넘어서지 못했고 모임을 주도했던 초기핵심멤버들이 흩어지는 과정을 겪으며  2017년 이후 공식적인 활동이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입니다.


사회공헌활동의 기업간 협력은 실무자들 중심으로 그 필요성과 당위성이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고 몇차례 시도들이 있었지만 눈에 띠는 성공사례는 없었습니다. 전경련이나 은행연합회, 신용카드협의회, 생명보험협의회 등 기업협의체에서 회원 기업들에 빨대를 꽂아 기금을 모으는 방식은 있지만 그 많은 기금들이 과연 투명하고 효과적으로 잘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입니다. 전경련에서 주요 회원사들의 돈을 모아 미르재단과 K재단을 후원한 일은 우리나라 기업사회공헌의 흑역사로 두고두고 남을 것입니다. 


협력방식의 기업사회공헌이 성공하지 못한 여러 이유들이 있겠지만 제 생각엔 크게 두가지인 것 같습니다. 첫번재 이유는 기업사회공헌을 단지 홍보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기업들이 대부분인 국내상황에서 자사의 이름이 독립적으로 들어나지 않는(또는 얻을 게 별로 없는) 연합 사회공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두번째 이유는 힘을 모아서 해야할 만큼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가 되는 기업사회공헌 타겟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것은 연합사회공헌을 기획하는 주체의 역량부족이기도 합니다.  


어쨋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행복얼라이언스' 와 '용산 드레곤즈' 그리고 '부산사회공헌협의회'의 활동은 관심을 끕니다. SK행복한재단은 SK의 이름을 들어내지 않은 채 '행복얼라이언스'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고, 용산 드레곤즈와 부산사회공헌협의회는 실무자 중심으로 나름 재미있게 모임을 성장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2019년에는 이런 기업간 협력관계들이 보다 더 다양하게 생길 가능성이 있어보입니다. 기부나 자원봉사 등 전통적인 방식의 기업사회공헌활동 중 소소한 프로젝트나 프로그램들은 실무자 중심으로 충분히 협력관계가 만들어 질 수 있고, 영리기업과 소셜벤처, 사회적 기업 등 서로 다른 성격의 기업들이 하나의 사회적 이슈를 해결하기위해 각각의 역량으로 참여하는 형태(기존 영리기업과 사회적 기업의 협력이 일방적인 지원형태인 것에 비해..)가 현재보다 좀더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해봅니다.




길은 모였다 다시 흩어지고...


예상은 해보았지만, 내년에 어떤 일이 갑작스레 터질지.. 어떤 이슈가 우리사회에 중심이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작년 이맘때도 비슷한 글을 썼지만 예상대로 된 것도 있고 전혀 맞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세상일이 다 그런거죠.


CSR 실무자로서 2019년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정부와 시민사회, 소비자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공헌에 조금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그래서 칭찬도 하고, 비판도 하고, 욕도 하고, 대안도 제시해야 기업들이 지금보다 더 잘하려고 노력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CSR을 기업 스스로 알아서 잘하면 참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기업은 이익은 최대로 가져가되 책임은 가장 적게 지려고 하는 것이 본성이라서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이 CSR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기업도 알면서도 모른척하고 그냥 넘어가게 됩니다.   



유홍준 교수님의 책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보면 "길은 모였다 다시 흩어지고..." 란 짧은 글이 있습니다. 우리 앞에는 항상 여러 갈래 길이 있지만 어떤 길을 갈지 선택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이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은 길이 아니라 온전히 걷는 이에게 있다는 내용입니다. 2019년에도 그 끝을 알 수 없는 여러 갈래 길이 우리 앞에 놓일 텐데 가능하면 옳은 길, 바른 길을 선택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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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 'CSR의 선구자' 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고 했습니다만..  예전 글을 찾아보니 비슷한 글을 쓴 적이 있더군요. 내용을 좀 더 보완해서 새로운 관점으로 쓰겠습니다. 올해가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마무리 잘하시구요. 다음 주엔 올해 마무리 글을 올리려고 합니다. 블로그 찾아주셔서 늘 고맙고 감사합니다.


Balanced CSR 유승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