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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2019년 1월_ CSR 이슈 : 새로운 출발_ 어디로 갈 것인가?

by Mr Yoo 2019. 2. 1.



2019년 1월_CSR 이슈


New Start_어디로 갈 것인가?


가장 위대한 발명품 "시간"


해와 달, 별의 움직임에 따라 시간과 계절을 구분하고 하루 24시간 365일의 시간이 지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1일 되는 "시간" 발명은 인류에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다시 시작' 의 개념을 선물했습니다. 새로운 해 2019년이 시작되었고, 대개의 우리는 새로운 계획들을 세우고 새로운 출발들을 하기위해 흐트러졌던 마음과 몸을 다시 바로잡고 있습니다. 다시 돌아온 새로운 시작이 우리를 어디로 이끌 것인지 사뭇 기대됩니다. 


2019년 Balanced CSR의 매월 첫째주는 지난 달에 있었던 일들 중 CSR측면에서 살펴볼 가치가 있는 것을 '제맘대로' 골라 살펴보는 글로 채우려고 합니다. 오늘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국내 CSR실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 3가지를 골라봤습니다.  



광주형 일자리 협약(1월30일) _ 비즈니스 모델 변화를 통한 사회문제 해결

 

1월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광주형 일자리 협약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알다시피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광역시와 현대자동차가 광주 빛그린 국가산업단지에 연 1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새로 설립하는 사업입니다. 이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초임연봉 3,500만원이라는 임금에 있습니다. 현재 현대자동차 제조 노동자의 평균임금이 연 9,200만원 정도인데 이것에 훨씬 못미치는 적은 임금으로 지역 고용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것입니다.


지난 23년간 국내 최대 자동차제조회사인 현대기아자동차는 중국, 미국, 유럽, 인도 등에 수십개의 자동차 공장을 세워 수십만명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었지만, 정작 국내에는 단 하나의 공장도 세우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현대기아차는 국내 자동차 생산 노동자의 높은 임금 때문에 한국에서는 자동차 공장을 새로 짓기 어렵다는 이유를 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에서 청년 실업률이 가장 높은 광주,전남에서 3,500만원 정도의 임금만 주면 우리지역에 공장을 세우는 편의를 제공하고 근로자를 위한 공동주택, 탁아, 교육시설 등 공적복지지원을 하겠다는 약속을 한겁니다. 광주시와 현대차는 이번 사업으로 인해 직접고용 1,000여명, 간접고용포함 10,000명 정도의 고용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편, 현대차 노조에서는 (당연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광주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이런  중저임금 공장들이 생기면 기존 공장의 노동여건이 나빠질 수 밖에 없으니까요. 1월을 넘기지 않고 협약식이 가까스로 치뤄졌지만 노동계의 반발, 기존 노동조건과의 균형유지, 타지역으로 확대방식, 1,600억원 이상의 추가 투자유치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상황입니다.


광주형 일자리 모델은 그동안 세계 여러곳, 여러 기업에서 실행되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독일의 폭스바겐이 독일통일(1990년) 후 구동독 지역의 심각한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저가 자동차 생산공장을 구동독 지역에 세웠고 임금을 서독의 50%정도에 맞추었습니다. 이후 이 모델은 여러 국가에서 실업난이 심각한 지역과 이주민 문제가 있는 지역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양한 형태로 변형, 발전되어 진행되고 있습니다.


광주형 일자리 모델은 기존 우리나라 기업들의 사회공헌차원의 일자리 창출과 매우 다른 형태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그 추이를 잘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사회공헌차원의 일자리 창출은 대개 '장애인고용촉진법'에 따른 장애인고용에 대한 부담(분담금, 비판여론)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이루어 지거나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거나 지원하는 것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방식, 즉  "소외계층" 을 위한 일자리 창출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외에 기업사회공헌 프로젝트를 협력하는 NGO에 인건비 일부를 지원하는 방식도 있었지만 일자리 창출효과는 미미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알다시피 사회공헌차원의 일자리 창출은 투입대비 효과가 적을 뿐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그리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인구와 산업구조가 점점 바뀌는 상황에서 정부와 사회의 압력을 이유로 신규고용을 한없이 늘릴 수 없는 것이 현재 우리 기업들의 상황이기 때문에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돌파구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광주형일자리는 사회공헌이 아니라, 아예 비즈니스 모델자체를 새롭게 설계하고 정부(지자체)와 협업방식을 여러차원 높이고 다양화 함으로써 우리사회의 가장 큰 문제인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고자하는 새로운 실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수도권에 집중된 일자리로 인해 발생하는 지역소외/공동화, 수도권 주거비상승, 수도권 인구과밀화에 따른 사회/환경비용의 증가 등 많은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수의 경제와 산업 전문가들은 만일 이 모델이 성공한다고하면 광주뿐만 아니라 타지역으로 빠른 속도로 확산될 것이며, 향후 남북경제교류가 활성화되면 외국에 나가있던 많은 국내기업의 공장들이 이 모델을 가지고 북한에 공장을 설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CSR, 기업의 사회적 책임 중 가장 기본이 되는 책임은 경제적 책임입니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사람들의 생활수준을 높이는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며, 이를 판매하여 이익을 남겨 재투자를 하고, 세금을 납부하여 국가의 재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기업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자 책임입니다.


일자리 문제는 어떤 특별한 한가지 프로젝트로 '짠' 하고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 국면, 4차산업혁명으로 인한 노동에서의 인간배제, 저개발국가와의 임금격차, 산업구조의 변화, 인구구조의 변화, 고학력 청년들의 급격한 증가, 3D 업종에 대한 기피현상 등 많은 복잡한 이해관계와 사회현상이 얽히고 설켜서 점점더 꼬여가는 것이 일자리문제입니다. 광주형 일자리 프로젝트가 이 모든 문제의 해결점을 한번에 제공하진 않겠지만 다양한 실험 중에 하나로 보고 기대하며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또한 일자리 뿐만 아니라 기업과 연결된 여러가지 다른 사회, 환경적 문제에 대한 해결방식도 사회공헌과 자선적 방법만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변화시키고 혁신하는 방법으로 전환될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인공강우실험(1월25일)_ 환경관련 비즈니스와 CSR의 새로운 기회


역시 아시다시피 지난 1월25일 군산 앞바다 하늘에서 올해 처음으로 인공강우실험이 진행되었습니다. 결과는 비가오지 않은 것으로 판명났지만, 원래 인공강우'실험'이라는 것이 데이터 축적이 가장 큰 목적이기 때문에 이번에 비가 오지 않았다고 해서 실험자체를 실패로 폄하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미국(1946년), 호주(1955년), 중국(1958년)은 이미 60~70년 동안 인공강우실험을 진행하여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강우확률을 높이고 비용은 줄여가고 있습니다. 인공강우는 수자원확보가 어려운 지역에 강수문제를 해결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미국, 중국, 호주의 경우 사막화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해 실험을 시작하였지만, 우리나라는 중국발 미세먼지를 서해안에서 막기위한 방안의 하나로 실험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공강우실험자체를 CSR과 억지로 엮을 생각은 아닙니다만..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 경각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환경산업과 환경관련 CSR이 올해 큰 주목을 받을 것은 확실해보입니다. 여전히 국내 기업의 사회공헌은 사회복지와 장학사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기업들이 이 영역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뿐만 아니라 언론과 전 국민의 중요 관심사인 환경오염문제로 사회공헌의 방향을 트는 것은 전략적 측면에서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지난해부터 대기오염의 가장 큰 원인인 자동차배기가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차장에 전기자동차 충전기를 설치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대형 유통기업의 경우 환경관련사회공헌활동으로 백화점, 마트 주차장에 전기자동차 충전기를 확대 설치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렌트카 업체들은 전기자동차, 하이브리드 자동차 보유비율을 높이고 있기도 합니다. 한때 시들했던 나무심기나 도시공원가꾸기 등의 봉사활동도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태양광발전을 위한 태양전지판 설치와 보급 지원이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L기업, H기업이 태양광발전기 설치지원을 주력 사회공헌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뒤를 따르는 기업들이 하나둘 늘고 있습니다. 전기, 에너지, 건축기업들은 각자가 보유한 에너지 절감기술을 활용하여 사회공헌활동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속가능경영의 중요한 평가지표인 온실가스배출영역에서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의 신재생에너지생산도 일부 포함시켜주게 되면서 해외 사회공헌활동이나 해외사업장에서 태양광발전설비설치가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일부 금융사들이 해외 사회공헌시 전기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제3세계 학교나 병원 등에 태양광전지판을 설치해 주는 프로젝트를 검토 중에 있습니다.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 '문제'는 기업에게 가장 훌륭한 비즈니스 기회다" 라고 했습니다.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비즈니스의 성장, 그리고 환경관련 사회공헌, CSR의 성장이 예상되는 2019년 입니다.




ESG평가_스튜어드십 코드_ 국민연금, 과연 첫 발자국을 뗄 것인가?


역시 아시다시피 2017년부터 국내 유가증권상장사(2100여개 기업)를 대상으로 한국기업지배구조원(KRX유관기관)이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평가를 진행하고 이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외 연금기금 등 공기금 성격의 투자들이 기업에 대한 투자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ESG평가에 대한 관심이 그리 높지 않았던 것은 이것 자체가 투자의 정도를 가늠하는 역할은 어느정도 했을지 몰라도 실제 기업경영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난 몇년동안 오너일가의 문제가 많았던 한진그룹의 경우 3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발휘하여 지배구조 전환이슈에 적극적인 주주권행사를 할 수 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는 서양 부자집의 집안인을 도맡아서 하는 집사(Steward)처럼 공공기금투자를 보다 책임감있게 한다(또는 해야한다)는 의미의 단어입니다. 이를 조금더 확대하거나 적극적으로 보면 ESG지표를 재무지표와 동등하게 평가하거나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책임투자(SRI)로 갈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국민연금 등 공기금투자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적으로 실행한 경우는 '공개적'으로는 없습니다만, 국민연금이 투자했던 기업들 중 지배구조나 최고경영자의 윤리경영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기업들의 경우 은근슬쩍 투자를 회수한 경우는 몇개 있습니다.


한진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국민연금이 3대 주주로서 단순히 투자금을 회수하는 정도가 아니라 지배권 전환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인가 하는데에 있습니다. 얼마남지 않은 정기주주총회에서 이것이 현실화되면 앞으로 국민연금이 대주주로 있는 다른 기업들도 그렇게 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뒤가 구린 기업 오너들이 지배권을 강화하는 현상이 벌어질 것이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기업의 ESG평가에 대한 기업내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내 ESG평가의 중요성이 높아지면 아무래도 기업사회공헌뿐만 아니라 사회책임경영,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저같은 사람의 필요가 더 많아지겠지요.^^..  뿐만 아니라 관련 컨설팅 시장도 호황을 맞을 것으로 보이며, 불보듯 뻔히 보이고 걱정되는 일은 실제는 하나도 그렇지 않은데 포장만 그럴듯하게 해주는 컨설팅 업체들의 난리법석입니다. 지난 서부발전사고관련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고액의 비용으로 컨설팅업체가 만들어준) 서부발전의 지속가능보고서를 보면 안전사고가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정말 안전하고 완벽한 회사가 바로 서부발전입니다. 


올바른 방향으로 사회가 변화하려고 하면 그 기회를 틈타 변화를 왜곡하고 잘못된 방법으로 돈을 벌려고 하는 집단과 사람들이 있습니다. 성경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들은 '무덤에 회칠하는 자'들입니다. 썩고 나쁜 것은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도려내고 빼어 버려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싫은 (그동안 그것으로 이익을 챙기고 자리를 지킨)사람들과 그 사람들로부터 돈을 벌려고 하는 사람들 때문에 늘 문제는 해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속이 많이 쓰립니다. 


국민연금이 한진그룹에 대한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것, CSR 실무자의 입장에서 좋은 방향으로 전개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나라 CSR이 자선사업중심의 사회공헌활동에서 균형잡힌 ESG가 실현되는 사회책임경영으로 발전하는 과정 중에 하나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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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의 CSR관련 국내 주요이슈를 간단히 살펴보았습니다. 해외로 눈을 돌리며 이런저런 재미있고 의미있는 소식들이 많은데 그것들은 다음달부터 소개하겠습니다. 설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가화만사성(家禍萬事成), 가정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순조롭습니다. 나이가 들고 가장의 책임이 무거워질 수록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가족들과 행복한 명절 보내시기를 바라며, 블로그 찾아주셔서 늘 고맙고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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