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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History of CSR(2) _ 자본주의 4.0_ 자본주의의 변화와 기업

by Mr Yoo 2019. 3. 9.





History of CSR(2)

 자본주의 4.0_ 자본주의의 변화와 기업


CSR의 역사는 자본주의의 역사..


올해 매월 둘째 주는  CSR의 역사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현대적 의미의 기업이 탄생한 산업혁명때부터 1950년대 이전의 CSR 역사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은 1950년대 이후의 CSR 역사를 살펴보기 전에 살짝 삼천포로 빠져 자본주의의 변화를 간단히 알아보려고 합니다. CSR의 역사를 공부하면 할 수록 (당연한 말이지만) CSR의 역사는 기업의 역사와 한몸이고, 기업의 역사는 곧 자본주의 역사의 일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동안 자본주의 변화와 역사에 대해 많은 학자들이 정리했지만 최근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아나톨 칼레츠키'의 <자본주의 4.0> 구분방법입니다. 제 생각에도 CSR의 역사를 설명하기 위해서 <자본주의 4.0>이 적절한 프레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본주의 1.0> : 고전 자본주의


지난 1회에서 기업의 탄생과 성장에 산업혁명이 어머니의 역할을 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기술적 측면에서 산업혁명이 근대적 기업의 어머니 역할을 한 것은 맞지만 사상적으로는 자유주의, 경제 제도적으로는 자본주의가 기업의 잉태를 함께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기업은 자유주의, 자본주의, 산업혁명이라는 세 어머니를 둔 셈입니다.



 

1776년 미국에서 독립선언이 선포되던 해 영국의 경제학자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 Wealth of Nations>을  출간했습니다. 그는 "각 경제주체가 자유롭게 사익을 추구할 여건을 마련하면 국부(國富)와 사회후생이 저절로 증대된다" 는 사익추구의 자유와 권리를 주장했습니다. 또 그는 "경제는 공급과 수요라는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저절로 작동하며, 국가는 개인과 시장의 치안과 안전, 국방의 역할을 하면 된다"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은 자유방임주의적 자본주의 체제의 이론적 기반이 되었고 산업혁명으로 창출된 막대한(유발 하라리의 표현을 빌리자면_인류역사상 유래가 없었던) 부가 국가와 제도의 별다른 규제 없이 개인과 개인에 의해 자유롭게 시장에서 거래되고 확대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중세 절대왕권이 시민혁명으로 무너지고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그리고 부의 소유가 보장되는 시민사회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부의 자유를 얻은 개인들이 기술발달과 산업혁명의 날개를 달고 기업을 설립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지금은 <고전자본주의>라고 불리는 자유방임적 자본주의는 이렇듯 산업혁명의 토대가 되었고 19세기와 20세기 초에 걸쳐 경제와 사회발전에 강력한 동력이 되었지만, 1차 세계대전 이후 1920년대 경제대공항이 발생하면서 한계에 부딪치게 되었습니다. 지난 1회에도 간단히 말씀드렸지만 1920년대 경제대공황은 1차 세계대전과 전후 복구사업으로 호황을 누리던 경제가 전쟁 이후 대량실업과 공급 과잉문제를 시장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면서 발생한 것입니다. 경제대공황은 시장의 자유에만 맡겨둔 자본주의는 완전하지 않다는 강력한 증거가 되었습니다. 


20세기 전반의 경제학을 대표하는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즈는 1936년에 발표한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에서 '완전한 고용을 실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유방임주의가 아닌 정부의 보완책(공공지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자유방임주의적 자본주의는 경제대공항과 케인즈학파에 의해 정부의 시장개입을 허락했습니다. 후대의 경제학자들은 이 일을 두고 <케인즈 혁명>이라고 부릅니다. 





<자본주의 2.0> :  수정자본주의


<케인즈 혁명>과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정책 : 대규모 국가주도 토목사업으로 일자리 창출과 경기부양>으로 대변되는 <자본주의 2.0>은 시장을 자유롭게 내버려 둬선 안되고 정부의 강력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정책 철학은 자연스럽게 강력하고 큰 정부를 만들게 되고 기업활동에 대한 규제의 증가를 불러오게 되었습니다.


1930년대부터 40년 동안 제2차 세계대전 등을 겪으며 정부의 관리 아래 전성기를 누렸던 수정자본주의는 1970년대에 이르러 정부의 시장개입이 강했던 여러 국가에서 경제가 활력을 잃고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인 '스테그플레이션'의 문제가 반복되었습니다. 이것에는 단순히 정부의 시장개입문제 뿐만 아니라 주요 산유국인 중동의 정치불안으로 인해 국제 유가가 폭등한 1차(1973~1974), 2차(1979~1980) 오일쇼크의 영향도 컸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경제와 기업들의 규모가  <자본주의 2.0>이 등장했던 1930년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해졌습니다. 정부의 통제역량을 훌쩍 뛰어넘게 된 것입니다. 정부의 관리와 규제가 중심인 <자본주의 2.0> 은 시장과 경제의 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지면서 정부의 통제가 불가능해지고 정부의 규제는 정부와 기업의 유착이라는 부패로 이어지면서 시장의 효율적인 작동을 방해하는 악순환구조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이런 악순환은 결과적으로 고물가와 저성장, 뇌물과 비리로 정부와 결탁된 일부 기업들의 시장독점을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자본주의 3.0> :  신자유주의


이런 부작용이 속출하자 "시장을 믿고 자유롭게 내버려두자" , "정부의 역할은 필요한 부분에서 제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핵심인 <신자유주의>가 나타났습니다.  1970년대를 대표하는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만'의 "시장에 대한 정부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 는 주장을 바탕으로 케인즈 혁명을 비판하고 작은 정부와 탈규제, 법인세 감면 등을 강조하며 시장의 자유로운 공급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제사상이 바로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3.0>입니다. 


1980년대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 영국의 대처수상 등이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여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법인세 감면과 기업규제완화, 국영기업의 민영화 등의 정책이 대대적으로 시행되었습니다. 이와 동시에 기술적으로는 새롭게 등장한 퍼스널 컴퓨터와 IT기술의 발전, 정치적으로는 동서 이데올로기 냉전의 종식, 경제적으로는 동유럽과 중국 시장이 개방되면서 기업의 글로벌화를 급속도로 촉진시켰습니다. 


글로벌 거대 기업들의 급속한 성장은 '세계화(Globalization)'라는 인류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으며 자유무역과 국제사회의 활발한 자본이동, 개인의 해외이동을 급증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었습니다. 특히, 1980년대 국제적인 M&A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1990년대 세계화의 파도가 최고조에 이르면서 국가와 국가, 기업과 기업간의 '초경쟁(hyper-competition)'의 막이 오르게 되었습니다. 초경쟁시대에 직면한 경영자들은 빠른 변화의 파도에서 생존하기 위해 단기성과에 집중, 집착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세계경제는 유례없는 빠른 성장을 이루었지만 동시에 부의 편중과 양극화, 환경오염문제, 인권문제 등이 심각해지며, 1990년대 후반부터 반세계화, 반기업의 움직임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자본주의 4.0> : 포용적 자본주의


2000년대에 들어서 신자유주의로 인해 발생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자본주의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세계 각지에서 제기되었고 이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이러한 주장과 공감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파산으로 인해 발생한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더욱 증폭되었습니다. 




경제분야 언론인이자 저술가인 '아나톨 칼레츠키'는 '현재의 경제위기는 이론 경제학과 정치 이데올로기의 해로운 상호작용 때문에 비롯되었다' 고 주장하면서 정부와 시장의 한계를 인정해야 하며 지금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시장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습니다. 그는 이러한 배경하에 <자본주의 4.0> 개념을 제시하며 새로운 버전의 자본주의가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자본주의 4.0>이 학문적인 개념으로 인정받거나 경제체제의 주류로 작동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여전히 신자유주의는 현재 진행형이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위기와 문제는 차곡차곡 누적되어 '시한폭탄'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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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간단하게 자본주의의 변화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CSR이 뿌리박고 있는 자본주의에 대해서 아는 것이 CSR 역사를 제대로 알 수 있는 지름길이라 생각해서 이렇게 정리해봤습니다. 다음 세번째 시간에는 다시 원래 길로 돌아가 1950년대~1970년대 CSR의 역사를 살펴보겠습니다. 블로그 찾아주셔서 늘 고맙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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