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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CSR 실무자의 독서.. 팩트풀니스 & 명견만리(4)

by Mr Yoo 2019. 4. 27.


CSR 실무자의 독서

팩트풀리스 & 명견만리

미래를 생각하려면 현재를 알아야 한다

Think about the future, Know about the present.



토요일 아침의 카더라 뉴스..


오늘 아침, 바로 이 블로그 글을 쓸 생각을 하며 식탁에 앉아 '명견만리(4권)' 마지막 장을 읽고 있었습니다. 아내가 슬며시 앞에 앉더니 제게 말을 겁니다. "요즘 강남엄마들이 고등학생 아들 정관수술을 시킨데... 사고쳐서 애날까봐 미리 수술시키고, 나중에 다시 복원해준다고 하더라고..", 순간 무슨 말을 해야할지 고민했습니다.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뜬금없는 카더라 뉴스를 말하는 이유가 뭘까? 순간, 어제 밤 아내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요즘, 당신 아들이 아무래도 스마트 폰으로 이상한 것들을 보는 것 같아. 당신이 아빠니까 잘 타일러봐, 그러다 사고칠 수도 있고...." 


저와 제 (남자)친구들.. 그리고 그동안 만났던 수많은 이성애(異性愛,heterosexuality)성향 남자들의 사례를 모아보면 한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중고등학교시절, 여체(女體), 그것도 나체(裸體)에 대한 강한 관심과 호기심을 가졌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성상대와 직접 관계가 어려웠기 때문에 성인매체(선*이 서울이나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플*이 보이, 그리고 애*부인 씨리즈)를 통해 그 욕구를 해결했다는 것입니다. 우리 아들이 보는 유*브에 비하면 매우 건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3~4초 동안 저의 중고등학교 시절 기억이 주마등처럼 지나간 후 제가 아내에게 조용히 물었습니다. "아들한테 정관수술 시킨다는 건 어디서 나온 얘기야...?"  아내가 스마트 폰 화면을 내밀었습니다. '강남*동엄마' 라는 카페에 올라온 글이었습니다. 카페 글의 내용은 조S일보 기사를 인용한 것으로 강남엄마들이 비뇨기과를 찾아 아들의 정관수술을 시켜줬는데 그 이유는 혹시나 사고를 쳐서 아이를 갖게될까봐 하는 걱정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글 아래에는 "나도 비뇨기과에 가서 상담받아봤다". "사고친 아들 애 봐주는 것 보다 정관수술 시켜주는 것이 낮지 않냐?" 라는 답글들이 달려있었습니다. 


저는 그 카페 글과 제목을 카피해서 다시 몇번의 재검색을 통해 사실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확인한 사실은 조S일보 기자가 강남엄마들이 고등학교 아들 정관수술 시켜준다는 카더라 소식을 듣고 강남에 있는 몇군데 비뇨기과에 전화 인터뷰를 했고 몇몇 의사가 그런 상담을 한 적이 있다고 대답한 것을 (정관수술을 해줬다는 뉘앙스로) 기사로 낸 것입니다. 이후 이 기사를 본 엄마들이 인터넷 카페에 기사를 퍼나르면서 이슈가 되었고, 그래서 비뇨기과의사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생겼고... 논란이 되다보니 조S일보 인터뷰에 응한 의사들이 "그런 상담을 받은 적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었으며, 절대 미성년자에게 정관수술을 한 적이 없다. 만일 그런 일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비뇨기과의사협회 윤리위원회에 고발해야할 정도의 심각한 사안이다. 조S선일보 기사는 과장되고 선정적인 기사이다" 라고 공식적인 의견을 밝힌 것이었습니다. 


아내에게 의사들의 해명이 올라온 페이지를 찾아 보여주었습니다. 아내가 "그럼.. 그렇지, 아무래도 그렇겠지, 아무튼.. 이 조S일보 *같은 기레기들..". 이라고 말하며 다행히 이성을 되찾았습니다. "여보, 아들이 밤늦게 야동 좀 본다고 정관수술시키면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남자애들 전부다 정관수술 해야돼요. 당신은 이해가 잘 안되겠지만 나도 예전에 친구들과 성인잡지도 보고, 야한 비디오도 같이 보고 그랬어, 이것도 우리 아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과정이니, 걱정하지 말고 아들을 믿읍시다"라고 제가 답했습니다.  




사회를 잘 모르는 사회공헌실무자, 사회책임경영실무자...


이 블로그를 보고 저를 찾아오는 사회공헌실무자, 사회책임경영실무자들을 종종 만납니다. 이분들과 만나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명세기 직업이 사회공헌실무자, 사회책임경영실무자인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현상, 문제, 실제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물론 그렇지 않는 분들이 훨씬 더 많지요). 그런 분들과 몇마디 나눠보면 회사에서 어떻게 하면 기업사회공헌 또는 CSR 실무자로 일을 잘 한다고 인정받을 수 있을까? 또는 뭔가 이 사람(저)을 만나면 우리회사 사회공헌을 한방에 살릴 수 있는 극적인 반전 아이디어(대개는 핫한 사업 아이템)를 얻을 수 있겠지라는 헛된!! 헛된!! 기대가 대부분이고 정말 사회공헌이나 CSR을 잘해야 겠다, 제대로 해보고 싶다라는 깊은 고민을 나누고 싶어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TV 뉴스나 신문을 정기적으로 보세요?" 또는 "사회현상이나 문제에 대한 리서치는 좀 하시는 편인가요?" 라는 다소 무례한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분들의 한결같은 공통적인 대답은 "아니오. 회사 업무가 바쁘다 보니... 시간이 없네요. ㅎㅎㅎ " 입니다.   


사회에 대한 관심과 공부없이 사회공헌, 사회책임 실무자를 한다는 것은 수영을 할 줄 모르면서 바다에 뛰어드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자기(실무자 자신 그리고 기업) 스스로의 목숨도 살릴 수 없을 뿐더러 남(사회공헌과 사회책임활동의 이해관계자와 대상자)도 위태롭게 만들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두권의 책은 기업사회공헌실무자, CSR 실무자라고 한다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입니다. 저와 함께 일하는 팀원에게도 사주었습니다. 팩트풀리스는 스웨덴의 통계학자이자 공공보건전문가, 의사이기도 한 "한스 로슬링"과 그의 아들 올라 로슬링, 그리고 며느리 안나 로슬링 뢴룬드가 지은 책입니다. 이 세사람은 '사실에 기반한 세계관을 갖자'라는 모토를 가지고 심각한 무지와 싸우겠다는 사명을 실천하기 위해 "갭 마인더 재단(gapminder foundation_ 클릭 ☞ 바로가기)"을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자신이 태어나고 자라고 살고있는 제한된 '환경'과 과거의 잘못된 세계관과 지난 자료에 바탕을 둔 '교육', 그리고 선정적이고 편향적이며 편집적인 '언론매체의 보도' 때문에,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의 이상한 '직관' 때문에 잘못알고 있는 세계의 현황, 현상에 대해 사실은 근거로 제대로 알려주는 책입니다. 




TED의 가장 유명한 강의자..


저는 한스 로슬링을 책보다는 TED 강연으로 먼저 알았습니다. 워낙 유명하고 재밌는 강연을 많이 하기 때문에 그의 강연을 자주 찾아봤습니다. 2017년 2월2일 그가 췌장암으로 생을 마감했을때 TED사이트에는 그를 추모하는 메시지와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그의 최근 TED강의를 꼭 보셨으면 합니다. 2014년 한스 로슬링 TED강연 <클릭 ☞ 바로가기> 이 영상을 보시면 이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책을 살 돈이 없으면 저한테 오십시오.




세계가 버겁다면 일단 대한민국부터...


팩트풀니스는 정말 우리의 무지와 무지의 원인, 무지를 깨트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아주 재미있고 유머러스하고 사실에 근거하여 설명해주기는 하지만, 통계학자, 공중보건학자의 관점에서 세계 전체를 큰 그림으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아 그렇구나" 라는 개인적인 깨달음은 얻을 순 있지만 실제 우리회사의 사회공헌이나 CSR 실무에 적용하기에는 너무 큰 그림입니다. 우리에게는 그렇게 큰 그림을 그릴 도화지가 없죠.. 


아무리 글로벌 선도기업을 꿈꾸는 회사라고 해도 전 세계를 대상으로 뭔가 큰 변화를 일으키겠다는 야망을 갖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일단 우리 "대한민국"에 집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대한민국 사회의 현상, 문제,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안(벤치마킹)사례를 찾기위해 "명견만리" 만한 책이 있을까 싶습니다.


제가 뉴스말고 일부러 찾아보는 TV 프로그램이 딱 두개가 있는데, 하나는 "냉장고를 부탁해" 그리고 또 하나는 "명견만리" 입니다. 최근에 "대화의 희열"이 세번째 프로그램 후보에 올라있습니다. 명견만리의 좋은 점은 "이해하기 쉽다" 라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TV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책을 낸 것이기 때문에 흐름이 자연스럽고 읽기가 쉽습니다. PD와 방송작가들은 어렵게 글을 쓰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딴길로 새지 않고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많이 아는 분들이 쓴 책들은 아무래도 내가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을 자랑하기 위해 종종 딴길로 새는 경우가 많고 일부로 좀 어렵게 쓰는 경우도 있는데, 명견만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 쉽고 이해가 잘됩니다. 고1인 우리집 아들도 지난 겨울방학에 명견만리 1,2,3을 읽었는데 이해가 잘 된다고 했습니다.


얼마전 발간된 네번째 명견만리는 "불평등, 병리, 금융, 지역"을 주제로 하고 있어 기업사회공헌의 소재를 찾기에도 적합한 내용입니다. 책과 함께 TV 프로그램도 병행해서 본다면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마트 폰만 켜면 가짜뉴스, 카더라 뉴스가 넘쳐납니다. 내가 보고 싶고, 믿고 싶은데로 정보들을 편식하다보면 어느새 거짓 정보도 걸러내지 못하는 까막눈이 되고 맙니다. 한스 로슬링이 테드 강연에서 늘 강조하는 "미래를 생각하려면, 오늘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는 사실에 근거한 세계를 보는 눈이 우리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Balanced CSR 유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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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는 CSR의 역사 네번째 시간으로 이어가겠습니다. 블로그 찾아주셔서 늘 고맙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