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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CSR의 역사 3편 _ 1970년대 전반기 _ CSR 수면위로 떠오르다.

by Mr Yoo 2019. 5. 6.



CSR의 역사 3편

1970년대 전반기_CSR 수면위로 떠오르다.


<침묵의 봄 : 1962> 이후 10년


미국의 생물학자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은 1962년 9월 <침묵의 봄>이라는 한권의 책을 세상에 선보입니다. 이 책은 그녀가 <뉴요커>라는 잡지에 투고한 짧은 글들을 책으로 묶은 것으로 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서 살포된 DDT, BHC와 같은 살충제나 제초제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것입니다. 이 책은 미국을 비롯한 서구에서 환경운동이 시작하는 계기가 된 책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 책의 (주된)영향으로 1963년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환경문제를 다룬 대통령특별자문위원회를 구성하게 되었고, 1969년 미국의회는 청문회를 열어 DDT가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증거를 인정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1972년 미국 EPA(환경부)는 DDT의 사용을 금지하게 되었습니다(참조 : 위키피디아).



하지만, 침묵의 봄이 발표된 직후 DDT를 비롯한 살충제를 생산하던 기업들은 일제히 반박성명을 내고 그녀를 공격했습니다. 1960년대는 미국 농업이 본격적으로 공업화되던 시기로 사람이 아닌 기계와 화학비료, 농약으로 농업생산량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키던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잘 알려지지도 않은 젊은 여성 생물학자가 화학약품이 해충뿐만 아니라 사람을 비롯한 생태계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으니 화학기업들로써는 잘 나가던 비즈니스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었습니다. 기업들은 자체 연구소를 비롯해 많은 연구자들에게 연구비를 지원하며 농약이 해충에게만 영향력이 있다는 증거들을 내놓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레이첼 칼슨의 책은 그 어떤 합리적인 증거도 갖추지 못했다는 주장을 다른 학자들, 농민, TV, 신문을 동원해서 여론몰이를 했습니다. 칼슨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계란으로 바위치기였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계란은 당시 미국에서 막 싹을 티우기 시작한 시민운동, 환경운동, 베트남 전쟁 반대운동, 평화주의, 자연주의, 히피문화, 인종차별반대 운동과 맞물려 미국 사회전체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1960년대 이후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와 변화는 1970년대 이르러 환경경영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수면위로 그 모습을 드러내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베트남전 반대운동_부자들의 전쟁을 반대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사회(정부, 법과 제도, 경제상황, 종교, 문화, 역사, 시민, 시장, 지역 공동체, 소비자 등)가 기업에 대해 어느 정도, 어떤 형태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느냐에 따라 그 정도와 방식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그 기업이 속한 사회의 특징에 따라 매우 다양한 모습을 나타냅니다. 1970년대 미국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여론이 형성되었던 것은 '베트남전쟁(1955년~1975년)' 의 역할이 어느정도 있었습니다. 태평양 건너 베트남에서 미국 청년들이 아까운 목숨을 잃는 동안 무기와 군수물자를 생산했던 미국 대기업들의 매출과 주가는 엄청나게 치솟았습니다. 미국의 베트남전 파병(1964년~1975년)의 명분은 베트남의 공산주의화를 막는 것이었지만 베트남에서 미군에 의한 인권유린, 민간인학살, 베트남 내부의 부정부패, 닉슨 대통령과 미군의 거듭된 전략실패로 인한 미군의 참패가 반복, 지속되면서 전쟁의 명분은 약화되었고 반전운동의 화살은 정부뿐만 아니라 군수물자와 무기를 공급하던 대기업들에게 향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미국은 1975년4월30일 베트남에서 철수했고 베트남 전쟁은 끝났습니다.

 


Social_Responsibilities_of_Business_Corporations.pdf


1971년_CED의 Social Responsibilities of Business Corporations



1942년에 설립된 미국의 비영리단체이자 기업가들의 커뮤니티 단체인 CED(The Committee for Economic Development of The Conference Board)는 1971년 Social Responsibilities of Business Corporations 이란 61페이지짜리 소책자를 발간합니다. 원문 PDF를 위에 첨부합니다. 이 소책자는 미국 CSR분야에 획기적인 공헌을 한 책으로 기록되며 이후 1976년  OECD '다국적기업의 가이드라인' 제정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CED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그 어느 때 보다 사회에 더 큰 책임을 지고 더 넓은 범위의 인간적 가치를 제공하도록 비즈니스는 요구받고 있다. 사실상 기업들은 단순히 상품과 서비스를 많이 제공하는 것 보다 미국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 비즈니스의 미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에 대한 기업의 봉사에 대한 대중의 기대를 얼마나 경영진들이 잘 반영하는가에 달려있다' 고 했습니다. 




CED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세가지 동심원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가장 중심에는 경제적 기능(제품, 일자리, 경제성장 등)의 효율적 실행을 위한 기본책임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중간 원은 사회적 가치와 우선 순위의 변화에 대한 민감한 인식으로 중앙에 있는 경제적 기능을 행사할 책임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마지막 바깥쪽원은 사업이 사회적 환경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데 보다 폭 넓게 관여 할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후 CED의 동심원은 학계와 기업계에서 CSR의 정의와 체계를 잡아가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1972년 로마클럽 _ 성장의 한계


1960년대 미국 서부 샌프란치스코를 중심으로 시작되었던 히피문화는 자유와 평화, 자연주의를 실천하는 개인들이 힘을 모아 전체주의와 산업문명에 대응하면 전쟁이 종식되고 평화로운 세상이 온다는 것을 믿는 문화운동이었습니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로 세상을 보다 좋은 곳, 특히 환경오염으로부터 지구를 지킬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만든 단체가 있었으니 바로 <로마클럽>입니다. 로마클럽은 이탈리아의 기업가인 아우렐리오 페체가 환경 오염 문제에 대한 연구의 시급함을 절감하고 1968년 설립한 민간단체입니다. 서유럽의 과학자, 경제학자, 교육자, 경영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구의 유한성에 대하여 문제의식을 갖고, 특히 천연자원의 고갈, 공해에 의한 환경오염, 개발 도상국의 폭발적인 인구증가, (당시) 핵무기를 비롯한 미국과 소련의 군비경쟁 등 인류의 위기에 대하여 각성하고 그에 대응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활동을 합니다. 지금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로마클럽이라는 이름은 1968년 4월에 로마에서 첫 회의를 가졌기 때문에 붙은 것으로 클럽의 본부는 로마에 있으며 제네바와 헤이그에 연구소를 두고 있습니다(참조 : 네이버 학생백과).


그 로마클럽에서 1970년 6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이 프로젝트 명칭은 '인류의 위기에 관한 프로젝트' 이며 미국 MIT의 도넬라 H. 메도우스를 중심으로한 네명의 컴퓨터 공학자가 결성한 'Systems Dynamics Group'이 이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그리고 1972년 <성장의 한계>라는 보고서를 발표하여 유럽과 미국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면 현재의 인구 증가나 환경 악화 등의 경향이 이대로 계속되면 100년 이내에 인류의 성장은 한계에 달할 것이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성장억제 정책, 인구 안정화 정책, 환경오염방지정책 등을 조속히 실천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성장의 한계>는 많은 찬반논란을 일으켰으며 이후 환경보호, 지속가능경영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성장의 한계> 40년 이후..


<성장의 한계>가 발표된지 40년이 지난 2012년 호주의 물리학자인 그레암 터너(Graham Turner)는 1970년부터 2000년의 실제 자료들을 <성장의 한계>가 예측한 그래프와 대조하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위의 그래프와 같이 실제 값과 예측치가 거의 일치함이 밝혀졌습니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2030년을 기점으로 인류의 성장이 멈추고 하향곡선을 그리게 됨을 알 수 있습니다. 터너는 "이 사실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으며 인류에게 매우 분명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우리는 지속가능한 길을 가고 있지 않다"고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2011(국영문).pdf


1976년_ The OECD Guidelines for Multinational Enterprises


1970년대는 CSR이란 용어가 완전히 정착되거나 공용화되지는 않았지만, 그 개념이 미국을 중심으로 확산되던 시기임에는 확실합니다. 1971년 CED의  CSR소책자 발간, 1972년 로마클럽의 <성장의 한계>에 이어 지속가능경영과 사회책임경영의 한 획을 긋는 원칙이 발표됩니다. 바로 1976년 발표된 OECD(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경제개발협력기구, 1961년 설립, 프랑스 파리)의 다국적기업의 가이드라인입니다. 이 가이드라인에 CSR이란 용어는 사용되지 않았지만 다국적기업이 본국외의 다른 나라에서 비즈니스를 할 때 어떤 가이드 라인을 지켜야 할지에 대한 부분을 제시하였기 때문에 CSR 영역에서는 최초의 국제적인 CSR 가이드라인이라고 인정받고 있습니다.  OECD 가이드 라인은 1976년 제정된 후 오랜 시간동안 선언의 역할만 하고 실질적인 가이드 라인의 기능을 해오지 못하다가 2011년 원래 9개였던 일반정책을 15개로 확대하고 실천방법을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을 거쳐,  현재는 ISO26000, UNGC 10대 원칙과 함께 국제적인 CSR 가이드라인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11년 한국어판을 위에 첨부합니다.


OECD의 다국적 기업 가이드 라인의 일반정책은 다음 15가지입니다.


1. 지속가능한 개발을 달성하기 위해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발전에 기여 한다.


2. 자신들의 기업활동으로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인권을 존중한다.


3. 기업단체를 포함한 지역공동체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현지의 역량을 강화하면서, 국내 및 해외 시장에서의 건전한 상관행의 필요성에 부합 하는 기업활동이 개발되도록 장려한다.


4. 특히 고용기회를 창출하고 종업원의 훈련 기회를 활성화하여 인적자원 개발을 장려한다.


5. 인권, 환경, 보건, 안전, 노동, 조세, 금융 인센티브, 기타 현안과 관련된 법적, 제도적 기본 틀에서 고려되지 않은 면제를 추구하거나 수용하지 않는다.


6. 모범 기업지배구조 원칙을 지지 및 준수하며, 전사적으로 모범 기업지배 구조 관행을 개발 및 적용한다.


7. 기업과 당해 기업이 활동하는 사회 간 상호 신뢰관계 구축을 위하여 효과적 자율규제 관행 및 관리 체계를 개발 및 적용한다.


8. 훈련 프로그램 등을 통한 기업정책의 적절한 전파를 통해 다국적기업 종업원의 기업정책 인식 및 준수 수준을 제고한다.


9. 법률, 본 가이드라인, 또는 기업정책에 반하는 관행에 대해서 종업원이 선의에 따라 이를 경영진 또는 관련 당국에 보고한 경우 해당 종업원 에 대한 차별적 또는 징계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10. 리스크에 기반한 실사를 수행한다. 예를 들면 이러한 실사를 전사적 리스크 관리 체계에 포함시켜서, 11, 12 항에 명시된 실제적, 잠재적 부정적 영향을 파악, 예방, 완화하고, 이 부정적 영향이 어떻게 해결되 었는지 파악한다. 실사의 성격과 범위는 구체적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11. 본 가이드라인에 명시된 부정적 영향을 야기하거나 이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활동을 피하고, 그러한 영향이 발생한 경우 이를 해결한다.


12. 기업이 부정적 영향에 기여하지 않았지만, 비즈니스 관계에 의해 부정적 영향이 기업의 운영, 제품, 서비스에 직접 연관되어 있는 경우, 부정적 영향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는 부정적 영향을 야기한 사업장으로부터, 당해 사업장과 비즈니스 관계에 있는 다국적기업으로 책임을 전가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13. 본 가이드라인에 명시된 사안에 관한 부정적 영향을 해결하는 것 외에도, 가능하다면, 공급업체와 도급업체를 포함하여 비즈니스 협력업체가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사회책임경영 원칙을 적용하도록 장려해야 한다.


14. 지역공동체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계획 또는 기타 활동에 대한 기획 또는 의사결정에 이해관계자의 관점이 반영될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이해관계자를 참여시킨다.


15. 현지의 정치활동에 어떠한 부적절한 관여도 하지 않는다


15개 일반원칙에 추가하여 2개의 권장사항이 있습니다.


1. 인터넷 상의 표현의 자유, 집회 결사의 자유와 관련하여, 인터넷 상의 자유를 촉진하기 위한 적절한 논의의 장에서, 상황에 따라서 협력을 제공한다.


2. 책임있는 공급망 관리에 대한 민간 또는 다수 이해관계자 이니셔티브나 사회적 대화에 적절하게 참여하거나 지원하고, 이러한 계획이 개도국에 미칠 사회적, 경제적 영향 및 국제기준을 적절히 반영하도록 한다.




이렇듯 1970년대 전반기는 CSR이 수면위로 떠올라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때로 지속가능경영, 환경경영, 사회책임경영의 시작점이 되는 주요한 보고서, 발표, 원칙들이 발표된 시기였습니다. 다음 회에는 1970년대 하반기를 중심으로 CSR에 대한 학문적인 연구성과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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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한참 바쁠시기인데 건강 유의하시고 다음 주에 또 뵙겠습니다. 블로그 찾아주셔서 늘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Balanced CSR 유승권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2011(국영문).pdf
1.14MB
Social_Responsibilities_of_Business_Corporations.pdf
3.32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