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lanced CSR & ESG

CSR사례 : 삼성의 투모로우 솔루션 _ 기업사회공헌 + 소셜벤처(1)

by Mr Yoo 2019. 5. 18.


CSR 사례소개

소셜벤처 + 기업사회공헌



기업의 일자리 창출, 고용없는 성장


누가 뭐래도 기업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사회적 역할은 '일자리 창출' 입니다. 그런데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기업의 성장에 비해 고용의 성장은 같은 속도를 못내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실업률이 증가하고 있는 대부분의 다른 나라들에서도 똑같이 일어나고 있는 현상으로 흔히  '고용없는 성장' 이라 불리웁니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이 '고용없는 성장' 이 앞으로 큰 이변이 없는 한 지속될 것이라는 데 있습니다.


여러분이 잘 알다시피 기술의 발달은 점점 더 사람의 고용을 줄이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과 결합한 로봇의 발달은 사람보다 더 튼튼하고, 더 똑똑하며, 더 힘 세고, 더 섬세하며, 더 안전하고, 더 저렴하며, 실수를 거의 하지 않는 아주 훌륭한 노동력 활용을 가능하게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사람 노동자의 역할은 그런 기계들을 관리하는 아주 작은 일부 영역에 머무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기업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면 사람들은 어디에서 일을 하고 어떻게 생활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까요? 국민 전체를 공무원으로 만들면 가능할까요? 아니면 기본소득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일자리는 모든 권력의 일순위 과제.. 


영화 '월컴투 동막골'의 명대사가 있습니다. 동막골 이장님에게 그의 탁월한 리더십의 비결에 대해 묻자 백발의 이장님은 "뭘 좀, 잘 먹여야...." 라고 답합니다. 역사적으로 일자리(먹거리) 문제는 정치적 특성과 이데올로기를 넘어 모든 권력의 가장 큰 우선 과제입니다. 일자리는 정권유지와 직결되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최고 권력자가 되든 가장 많이 신경쓰고 가장 많은 국가자원이 투입되는 문제입니다. 지난 10여년 동안 우리나라를 돌아보면, 이명박(前)대통령은 "그린 뉴딜정책"을 내세우며 4대강을 비롯한 토목과 건축으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고, 박근혜(前)대통령은 박정희대통령이 그랬던 것 처럼 재벌 대기업에 특혜를 주어 대기업 중심의 일자리를 늘리는 방식(소위 낙수효과)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촛불혁명 이후 문재인대통령이 당선되었습니다.




100대 국정과제 : 26번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통한 좋은 일자리 창출


100대 국정과제.pdf


2017년 8월에 발표된 문재인 대통령의 100대 국정과제에도 단연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과제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과제에서 눈에 띄는 한가지는 "과제 26. 사회적 경제의 활성화를 통한 좋은 일자리 창출"입니다. 구체적으로 이 과제의 담당부서인 기획재정부는 이것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중의 하나로 "청년소셜벤처육성과 지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실제 문재인대통령은 2017년 10월18일 한국의 '소셜벤처벨리'로 불리고 있는 성수동 헤이그라운드를 공식 방문하여 소셜벤처 사업가들을 만나서 소셜벤처육성과 지원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소셜벤처가 과연 정부가 기대하는 것 만큼의 새로운 "좋은" 일자리 창출을 가능하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지만,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고 싶은 '가치지향적 삶'을 원하는 요즘 청년들에게는 분명히 매력적인 (그러나 이상적인) 선택지임에는 틀림없습니다.


10여년전인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이 발효되면서 활성화된 '사회적기업(Social Enterprise)'은 취약계층고용과 사회, 환경문제해결이 비즈니스 모델의 최우선 과제였기 때문에 경제적 가치보다는 사회적 가치가 앞섰고 실제 사회적기업을 설립하고 운영한 주체도 사회복지단체, 시민단체, 환경단체, 지역자활공동체 등이었습니다. 이때도 SK와 교보생명을 중심으로 사회적기업과 기업사회공헌을 연결시키려는 시도가 있었고 덕분에 초기 사회적기업들이 어느정도 성장할 수 있는 기반과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었습니다.


법적 테두리 안에서 조건을 갖추고 인증을 받아야 되는 사회적기업보다는 경제적 가치창출에 대한 우선순위가 높고 운영면에서 자유롭다고 할 수 있는 소셜벤처는 사회적기업보다는 약간 뒤인 2010년경부터 싹을 틔우기 시작했습니다. 아름다운 재단 대표시절에 우리나라 1호 사회적기업 '아름다운 가게'를 만든 박원순서울시장이 소셜벤처에 관심을 갖고 청년소셜벤처육성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친결과 불광동, 성수동, 서울 숲을 중심으로 소셜벤처클러스터가 형성되었습니다. 문재인대통령의 소셜벤처지원사업 모델은 서울시 모델을 대부분 벤치마킹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소셜벤처에 대해 우리나라 기업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CSR실무자인 제가 CSR과 기업사회공헌영역에서 기업과 소셜벤처의 관계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준비해봤습니다. 우리나라 5대 기업 삼성(전자), 현대기아자동차, SK, LG, 롯데의 대표적인 소셜벤처 지원사업을 하나씩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첫번째로 삼성전자의 "투모로우 솔루션" 입니다.


삼성전자 투모로우 솔루션..  (홈페이지 바로가기 ☞ 클릭)


삼성전자 대표 사회공헌사업


"2013년 시작한 삼성전자 투모로우 솔루션은 우리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발전시키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솔루션을 발굴, 실현하는 과정을 통해 미래 인재를 육성하고 사회 현안을 해결하는 삼성전자의 대표 사회공헌사업입니다(투모로우 솔루션 홈페이지)." .. 음... 그렇군요.. 삼성전자의 '대표' 사회공헌사업이라고 합니다. 저도 이번에 조사하면서 알았습니다. 그렇다면, 올해 초에 발표한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의 사회공헌은 앞으로 아동청소년인재육성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발표와는 어떻게 연결되는 건지, 좀더 지켜봐야 겠습니다. 아무튼..


물론 '공모사업'인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이 소셜벤처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이와 소속에 상관없이 누구나 참여가능한 사회공헌 프로젝트이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자신만의 아이디어가 있으면 제한 없이 제안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특별히 소셜벤처들이 이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소셜벤처들이 이 영역에서 실제적인 역량을 가지고 있고 단기간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일겁니다. 소셜벤처를 위한 설명회를 따로 열고 있는 것을 보면 그렇습니다.


 





아이디어와 임팩트..


투모로우 솔루션의 공모는 크게 두 분야로 나뉘어 집니다. 첫번째, 아이디어 부문은 매해 처음으로 제안하는 팀을 대상으로 '1.교육, 2.건강/의료, 3.지역사회, 4.환경/안전' 이라는 4대 영역의 사회문제를 발굴하여 해결가능한 솔루션을 제안하고 예심과 본선을 거친 후 삼성전자의 임직원으로 구성된 멘토들과 함께 시제품(제품 또는 서비스)을 만들어 최종 심사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시상을 합니다. 두번째, 임팩트 부문은 이전 대회 수상팀 중 올해 가장 큰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한 팀에게 시상합니다.





완벽한 심사기준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 깊게 본 것이 심사기준입니다. 다섯개의 심사기준이 있습니다. 첫번째_독창성 : 문제의 발견이나 접근방식이 새로운가? 기존의 솔루션과 차별화 되는가? 두번째_사회적 영향력 : 사회의 편익 증대, 사회 시스템에 어떤 변화를 가져 오는가? 얼마나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가? 세번째_실현 가능성 : 현재의 기술과 자원으로 구현이 가능한가? 법,규제 등을 고려했을 때 사회 적용이 가능한가? 네번째_ 공감성 : 우리 사회의 현안을 반영하고 있는가? 문제의 심각성을 사회 구성원이 충분히 공감하는가? 다섯번째_지속성 : 지속 가능한 솔루션인가? .... 이 다섯가지 기준을 모두 만족하는 사회공헌사업 아이디어가 있다면 어느 기업이라도 지원하지 않을 수 없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역시 완벽과 안정을 추구하는 삼성의 사회공헌답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래도 변화하려는 노력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다만, 좀더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심사기준을 제시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이념과 가치


이념과 가치를 따로 소개하고 있는 것도 나름 괜찮아 보입니다. 우리나라 기업사회공헌 공모사업에서 '이념과 가치'를 본 경험이 거의 없는데 투모로우 솔루션은 이 부분에서 참신한 느낌을 줍니다. 1. 사람중심, 2.열린마음 열린 생각, 3.서로 다른 이들과 함께, 4.모든 것은 가정과 실험, 5. 우리 모두 혁신가.. 좋습니다. 삼성을 비롯한 우리나라 기업들이 사회공헌 뿐만 아니라 경영과 비즈니스에서도 이렇게 하면 참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사회적 약자, 소외계층에 초점이 맞춰진 수상작


2013년에 시작해서 2018년까지 지난 6년동안 총 60여개의 아이디어가 채택되어 수상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대부분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술이나 저개발국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정기술, 친환경에너지 분야에 수상작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수상 후에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가 훨씬 더 궁금합니다만, 이후 진행사항은 투모로우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 좋은 아이디어들이 어떻게 발전하고 실행되는지를 알 수 있다면, 그리고 그것을 삼성이 지속해서 계속 지원하고 발전할 수록 도와 준다면 정말 좋은 사회혁신사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혹시, 이후에도 계속 지원되고 있는 건가요? 아시는 분 있으시면 꼭 알려주세요.





그런데, 그런데...  2019년 공모알림을 보니, 상금과 지원금이 총 1억8천4백만원입니다. 참고로 2018년 삼성전자 순이익은 44조 3,440억원이었고, 삼성전자 지속가능보고서에 공개한 2017년 나눔경영에 지출한 비용은 3,850억원 입니다. 1억8천4백만원은 3,850억원에 0.00047%입니다. 뭐... 대표 사회공헌사업에 꼭 가장 큰 지출을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생각보다, 기대보다 지원규모가 크지 않았습니다. 지원규모를 보니 소셜벤처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자금이 부족하고 급한 소셜벤처라 하더라도 투입되는 시간과 노력, 자원에 비해서 얻을 것이 적은, 당선될 확률이 낮은 공모사업에 선뜻 참여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혹시나 싶어.. 삼성이 소셜벤처를 지원하는 다른 사업이 있을까 싶어서, 네*버, 구*글, 삼성홈페이지, 이런데 다 들어가봤는데 저는 잘 못 찾겠습니다. 알고 있는 분이 있으면 꼭 알려주십시오. 삼성전자 스스로 대표 사회공헌사업이라고 자랑하고 있으면 좀더 자원을 썼으면 합니다. 투모로루 솔루션 가지고 광고도 많이 하던데, 최소한 광고제작비와 광고비 보다는 더 지원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심사기준에도 "지속가능성"이 나와 있던데, 이런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이 실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3년이든 5년이든 어느정도 인내심을 가지고 계속 지원해주고 힘을 보태줘야 뭔가 변화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야.. 실력있는 소셜벤처들이 투모로우솔루션에 참가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참고로, 삼성은 소셜벤처 외에 일반 벤처창업과 스타트업에는 막대한 자금과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소셜벤처에도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은 삼성전자의 소셜벤처지원사업이라고 하는 "투모로우 솔루션"을 살펴봤습니다. 살펴보고 나니 소셜벤처지원사업이라고 부르기에는 아쉬움이 많은 프로그램입니다. 혹시 삼성전자의 다른 소셜벤처지원사업을 알고 계시는 분이 있으면 꼭 저에게 알려주십시오. 저도 더 많은 것을 더 자세히 다시한번 소개하고 싶습니다.  다음 주는 CSR 책 소개 시간입니다. 그리고, 현대기아자동차의 소셜벤처지원 사례는 6월 셋째 주에 소개하겠습니다. 


블로그 찾아주셔서 늘 고맙고 감사합니다.


Balanced CSR 유승권




100대 국정과제.pdf
1.54MB